이르미 드림으로 친구와 얘기해보던거

이르미도 좀 평범하게 사랑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칭구가 이르미를 조아하니까 이르미의 행복한 모습을 그려보자 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일단 이르미는 자만추 절대 불가능하니까 처음에는 의뢰같은 것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게 될 여자를 알았으면 좋겠다. 여자는 갠적으로 이르미의 양 극단에 있는 인물이었음 좋겠음 마냥 밝고 햇살같고 따스한 사람, 봄의 중간끝, 여름의 초입같이 기분좋은 바람이 불고 적당한 열기의 습도가 공존하는 것만 같은 곳에 살고 태양같기도 한 밀빛머리에 두 눈은 청록색으로 반짝였으면 좋겠다 


이름은 선샤인 에버뉴라고 하자 직업은 꽃집 주인이고 험한 세상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살아서 제법 강단도 있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도 이겨내고 누르고 그래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도심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작은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곳 가장자리에 살아서 한적하고 단골은 꾸준히 있고 가끔 주말에 연주회에서 바이올린을 켜고 평일에는 꽃을 보충하고 청소하고 나면 바이올린을 연습하거나 수채화를 그리는 걸로 ㅇㅇ 그런데 무슨 부자 한명이 한없이 선샤인을 조아했으면 좋겠다 근데 이 부자가 넹글 돈 사람이라 선샤인을 처음 보고 나서 바로 의뢰를 넣었던 거였음 좋겠다 내가 청혼할 때, 이 여자를 죽여주세요. 이르미는 돈 많이 주는 의뢰니까 받았지 그게 몇 년이 걸릴 거란 것도 알았어, 의뢰에 기간도 적혀 있었거든 그렇게 이르미는 부자와 선샤인을 지켜보게 될거야 매일매일, 부자와 선샤인이 붙어있는 동안은 항상 언제 청혼하나 부자가 처음에는 그냥 보고 돌아가서 바로 의뢰한거라 부자가 우연을 가장해서 첫 만남 때부터 쭈욱 지켜보고 있겠지 부자가 선샤인한테 수작 부리는 것부터 부자는 정말 스윗하게 잘해줬으면 좋겠음 이르미는 관찰하고 있었고 경계심 낭낭한 얼굴이 점점 부드럽게 풀리고 한가득 휘어지는 것도 지켜보고 있었겠지 풀물이 든 앞치마에 태양을 등지고 웃는 걸 본 이르미가 숨을 잠시 멈추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자기는 알아차리지도 못했으면 좋겠음 둘이 데이트 하면서 머리에 베이지색 리본 핀을 꽂는 것도 보고 더없이 빛나는 선샤인의 눈도 봤으면 좋겠음... 이르미는 뭔지 모르지만 선샤인은 부자를 찐으로 사랑했다.. 부자도 마찬가지였고 둘이 들판에 나가서 피크닉도 하고 선샤인 다리를 베고 누워있는 부자도 보고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선샤인도 보고 둘이 그런 분위기에서 뽀뽀도 하고 둘이 손을 잡는 것도 보겠지 선샤인은 씻어온 사과를 자르고 부자는 석류알을 고르고 있고 서로의 입에 넣어주고 기념일에는 서로 챙겨주고 같이 초콜릿도 젤리도 사탕도 만들고 할로윈에는 호박 속을 파내서 펌킨 잭도 만들고 주변에 아이들이 트릭 오어 트리트 이러면 웃으면서 귓가에 꽃송이 하나를 꽂아주고 맛있는 젤리와 사탕을 나누어 주고 그렇게 손을 마주잡고 산뜻하게 뽀뽀하는 두사람의 얼굴에는 어느 누구도 침범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행복한 기운이 서려있었으면 좋겠다 서로 평일이면 부자는 꽃집 바로 앞 거리에서 클라리넷을 불고 선샤인은 부지런하게 꽃집 정리를 하고 손님들에게 밝게 인사하고 진상이 오면 부자가 이러지 마시죠 하고 쫓아내는... 부자야 왜 그랬니..


주말이면 둘이 연주회에서 합주하고 생일 때는 서로 케이크 만들어주고 생크림 얼굴에 묻히면서 놀았으면 좋겠고 폭죽도 터트리고 동네 아이들 불러서 생일파티 해주고 가끔 분위기 낼 때는 레스토랑에 화려하고 예쁜 선샤인 눈 색에 어울리는 청록색 머메이드 입고 부자의 정장 상의를 걸치고는 둘이 와인을 들고 축배하고 이르미는 그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서 부자와 선샤인을 무기질하게 응시하며 스테이크를 썰어 질겅질겅 씹고 있겠지.. 맛은 하나도 없을 것임.. 이 레스토랑 요리사 죽여야 겠네 생각했다가 그냥 고기만 씹다가 선샤인이랑 부자랑 창 밖에서 터지는 불꽃놀이 구경하고 둘이 레스토랑을 나가는 걸 뒤쫓아갔을 좋겠다.. 어느새부턴가 이르미는 선샤인 눈동자에 시선 고정되어 있을 듯... 부자 첫 의뢰가 선샤인 죽이는게 아니라 부자를 죽이는 것도 괜찮았음 좋겠다, 왜냐하면 첫눈에 반한 사람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러고 선샤인이랑 부자랑 어두운 밤에 별만 초롱초롱한데 커다란 나무 둥치 아래에서 둘이 함께할 미래에 대해서 즐겁게 떠들고 있을 때 이르미는 그 반대편에 어둠에 녹아들게 앉아있으면서 의뢰 생각만 하고 있었을 듯 청혼 후면 죽을건데 쓸모없는 말들을 하고있네 속으로 생각하고 바늘이나 다듬고 있어


둘이 말다툼을 할 때도 이르미는 창가 앞 벤치에 앉아서 한 쪽 무릎에 팔 올리고 가만히 듣고 있었으면 작게 한숨도 간간히 쉬어주고 둘이 싸우는 내용은 상상이 안가기는 하는데 어쨌든 싸워서 결국 선샤인 울고 부자는 나가버렸으면... 이르미는 이제 퇴근? 해도 되는데  눈물 가득한 선샤인을 보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한참동안 선샤인 고개 숙이고 울고 있는거 바라보고 있다... 속으로 왜 저렇게 의미 없는 걸로 우는걸까 이해가 안돼 이러고 꼭 이해를 해야하는 걸까 속으로 궁금증 터졌다가 이르미 정체성 때문에 다시 묻히는 ㅋㅋㅋ 내가 무슨 생각을 했지 이러면서 그렇게 밤을 지새며 선샤인만 계속 쳐다봐라 의뢰라고 생각하면서.. 팔로 둥지틀고 얼굴 파묻어서 흐느끼는데 어깨랑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부자찾아 왔으면 이르미는 눈 가늘게 뜨고 죽일까 생각하는 거.. 둘다 거슬렸던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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