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 어떤 무엇을 생각하든 나는 꽤나 자신 있었습니다. 내게 관심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건 날 알지 못했을 때고, 우리가 알게 된 후 난 정말 진심을 다해 노력했죠. 매일 당신의 어젯밤 꿈결을 물으며 안부를 주고받았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행복했죠 아 물론 지금도,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행복할수록 불안이 드리워진 느낌이라 할까요. 음, 안될 건 아마 그때 알았나 봅니다.


우리가 함께 한 날들마다 당신에게 장미를 선물했죠. 들고 다니면서 곁눈질로 보는 게 또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당신의 집에 한 송이씩 쌓여갈 때마다 보는 기분이 썩 괜찮았는데 말이죠.


반짝거리는 것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던가요. 당신도 눈길을 가게 만들죠. 그날은 아마 두 달 하고도 하루 전이었던 것 같네요. 어김없이 꽃을 주고, 근처에서 밥을 먹고 나와 길거리의 노점상들을 구경하며 예쁘게 빛나는 그 눈이 나를 향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시선의 끝을 빼앗겼죠. 눈만 빼앗겼으면 모를 일이었을까, 아주 곱게도 웃더군요. 짜증스러웠죠. 흠, 지금 제 말 잘 듣고 있는 건가요?


이제부터가 중요한 겁니다. 집중해주세요. 이어서 얘기를 계속해보자면 그 누군가에게 나를 아는 지인이라고 소개하는 게 부아가 치밀었는데 말이죠. 여하튼 그 후 올망졸망하게 생긴 인형을 바라보길래 하나 사줬습니다. 고마워하는 당신이 조금 귀여웠죠. 그리고 바래다주며 당신 집 앞에서 입을 맞추었을 때 나도 사람인지라 조금 복합적인 감정에 휩쌓이더군요. 숨을 조금 몰아붙인 것 같아 미안했는데 한편으론 그 짜증스러움을 눈치채지 못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한시름 놨다 싶었는데 음? 그게 지금 당신이 여기 묶여있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니 하, 몰라서 묻습니까? 그야 당연히 사랑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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