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 나 궁금한 거 있는데에..."

 

"응, 뭔데 진영아?"

 

"형아는 눈이 왜 금색이야? 가끔 번쩍번쩍 하자나"

 

"..."

 

"나 봤는데에... 형이 막 눈 빛내는 거"

 

 

박지훈이 우리 집에 들어와 산 지 딱 일년이 되었을 때, 그러니까 내가 여덟 살, 형이 아홉 살 때, 나는 그 동안 마음속에서 수십 번도 더했을 그 질문을 꺼냈다. 

 

우리 엄마 손을 잡고 형이 처음 집에 왔던 날에도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가 순간 황금색으로 번쩍였었지. 어린 마음에 그 빛이 너무 예뻐서 나는 문가에 선 채로 "형아 이뻐"만 계속 중얼거렸다. 이후에도 이따금씩 그 큰 눈 속에서 황금 빛이 반짝였는데, 그게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님을 안 건 그와 한 집에 산 지 일 년쯤 되었을 때였다. 여덟 살의 나는 진지하게 그 이유를 물었고, 아홉 살의 박지훈은 그에 더 진지하게 대답해주었다.

 

 

"역시 네 눈엔 보이는구나."

 

"웅..."

 

"어쩐지 너한텐 안 통하더라니"

 

"..."

 

"진영아, 형은 사실..."

 

"...(꿀걱) (끄덕끄덕)"

 

".....외계인이야."

 

"...?"

 

"사람 홀리는..."

 

"????????????????"

 

 

그러면서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또 한번 눈을 번쩍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그때 도망쳤어야 했는데. 외계인에게 잡힌 운도 지지리도 없는 나 배진영.

 

 

 

 

 

#주문을 걸어 1편#

 

 

 

 

 

처음에는 그저 신기했다. 눈을 황금색으로 번쩍 바꾸면 덩치 큰 동네 형들이든 슈퍼 아저씨든 심지어 우리 엄마든 상대방은 형이 하자는 대로 따랐다. 생판 남이었던 박지훈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에 와 내 형으로 살게 된 것도 엄마의 마음을 움직여서라고 했다. 우리 엄마가 예쁘고 다정해서 선택했다나 뭐라나.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내 형이 된 박지훈은 나를 퍽 귀여워했다. 형아 형아 거리며 지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나를 키우는 똥강아지 정도로 생각했는지, 까맣고 말라서 허구헌날 동네 형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나를 몇 번이고 찾아내 황금 눈을 번쩍여 구해줬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온갖 욕을 해대고 눈을 치켜 뜨던 양아치 형들은 별안간 순한 양이 되어 "진영아, 우리가 미안. 놀랐지?" 하고 웃었다. 형 뒤에 숨어서 그들의 감정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지켜볼 때면 나는 마치 내가 신이라도 된 양 묘한 쾌감을 느꼈다.

 

'너네는 이런 형 없지? 우리 형아가 세상에서 제일 쎄!'

 

속으로 의기양양하면서. 형은 어린 시절 내 우상이었다.

 

사실 박지훈은 굳이 초능력을 쓸 필요도 없었다. 외모 자체가 이미 능력인 걸 뭐. 그 큰 눈으로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사람들은 뭘 해줄까 뭘 해주면 얘가 좋아할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망할 외모지상주의. 물론 거기에 제일 선봉자는 나였다. 집에서 자고 일어나 잔뜩 부은 얼굴마저 잘생긴 형을 내가 싫어할 리가. 하루종일 형 얼굴만 쳐다본 적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형 방으로 달려가 늦잠 자는 형 얼굴을 고사리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감상했고 형이 어딜 가든 손을 꼭 잡고 꽁무니만 조르르 따라다녔다. 형아, 이뻐. 진짜 이뻐. 만화 속에서 본 주름 많고 징그러운 대머리 외계인이 아니라 하얀 얼굴에 선명한 눈매와 입술을 가진, 꼭 백설공주 같았던 형은 내 첫사랑이었다.

 

그렇게 형이라면 죽고 못 살던 내가 박지훈과 사이가 틀어진 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내가 초6, 형이 중1이던 시절, 잠깐 떨어진 그 일 년 사이에 형은 인기 스타가 되어 있었다. 맨날 코 찔찔이 뒤치다꺼리만 하다가 혼자 중학교에 들어간 박지훈은 날개라도 돋친 듯 훨훨 자유를 즐겼고 어느새 주변에 사람을 잔뜩 몰고 다녔다. 드디어 형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잔뜩 기대에 찼던 꼬꼬마 나는 중학교 입학식 날 친구와 논다고 코빼기도 안 보이던 형이 처음으로 미워졌다. 외계인 주제에. 비밀을 지켜주는 이 의리 넘치는 동생을 두고 혼자 인간 행세라니. 내 13년 인생의 전부였던 박지훈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내가 중2가 되고 박지훈이 중3이 되면서 사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 한집에 살아도 얼굴을 보는 시간은 거의 없었으니까. 박지훈은 공부를 한답시고 독서실을 끊고 거의 매일 밤 늦게 들어왔는데 교복에서는 늘 담배 냄새가 났다. 외계인 주제에 별걸 다 하네. 점점 나를 잊어가는 형이 짜증 났다.

 

어느 날은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왔길래 대뜸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박지훈은 침대에 누워 통화 중이었는데 그 평온한 얼굴을 보자니 꾹 참아왔던 화가 밀려 올라왔다.

 

"야!! 박지훈!!"

"....잠만.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씨이. 전화를 끓고서도 일어날 생각은 않고 귀한 몸 그대로 누인 채 시선만 힐끗 돌려 쳐다본다. 뭐야? 왜? 이러면서 쳐다보는데 내가 예전에 알던 그 다정하던 형이 맞나 싶다. 예전 같았으면 벌떡 일어나서 “우리 진영이" 하고 안아줬을 텐데. 이제 친구도 많아지고 사람들이 잘생겼다고 여기저기 떠받들어주니까 코흘리개 동생은 거들떠도 안 본다 이거냐. 분해. 나는 다짜고짜 가서 누워 있는 박지훈의 몸 위로 올라갔다. 양 팔을 단단히 붙잡아 꼼짝 못하게 해놓고.

 

“배진영, 미쳤어? 왜 이래?”

“박지훈 너 진짜 싫어. 짜증나. 열 받아!!”

 

그냥 열 받아. 나보다 힘도 세면서 가만히 내 손에 잡혀주고 있는 것도 짜증나고. 내 속을 훤히 다 아는 것처럼 쳐다보는 그 눈도 짜증나고. 이 상황에서도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괜히 또 마음 약해지게 하는 것도 짜증나고. 미치겠네, 진짜. 서러우니까 눈물이 다 나잖아. 아씨 나는 이럴 때 왜 우는 거야 쪽팔리게. 나는 괜히 몸을 숙여 박지훈의 목 언저리를 세게 물었다. 이를 세우고 진짜 세게. 콱.

 

“아아아! 야 너 진짜 미쳤…!!”

 

그제서야 나를 밀쳐낸다. 거 봐. 진작 이렇게 밀칠 수 있으면서. 꼬맹이라고 봐주는 척하는 거 진짜 싫어. 쪽팔리게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씩씩대며 노려보고 있자니, 박지훈은 벌떡 일어나 걱정하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양 손으로 감싼다. 우니까 이제야 봐주네.

 

“너 왜 울어? 뭐 땜에 우는데?”

“씨이…”

“누가 또 괴롭혀? 맞았어?”

“형아야…”

 

예전처럼 다정하게 봐주길래 용기를 내어 불렀다. 얼마 만에 하는 형아 소리인지. 그때 나는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생각할 새도 없이 좀 뜬금없이 툭 던지듯 그렇게 고백을 해버렸다.

 

“나 형아 좋아.”

“…”

“좋다구! 좋아한다구!! 그러니까 다른 애들이랑 놀지 말고 내 형아만 해!!”

 

지금 돌아보면 정말 이불 킥 하고 싶은 어이없는 흑역사 고백이었지만, 그런 쪽팔림도 잠시. 내 고백에 대답 대신 눈에서 황금색 빛을 번쩍이는 박지훈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자신이 외계인임을 밝힌 이후로, 박지훈은 내게 그 눈을 보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그 황금 빛을 유일하게 나만 볼 수 있었으니까 대놓고 내 마음을 조종하려 들지는 않았다. 그건 박지훈이 내 ‘형아'일 수 있는 일종의 불문율과 같았다. 다른 사람들 마음은 다 조종해도 나한테는 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약속.

 

그런데 그걸 박지훈이 깨고 내게 주문을 걸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 나는 그 눈을 본 순간 깨달았다. 박지훈과 나의 사이는 끝이 났다고. 더 이상 동생을 지켜주는 평범한 형도, 형을 따르는 평범한 동생도 될 수 없다고. 외계인과 인간. 딱 그만큼의 차이였다 우리는.

 

“씨발. 나한테 하지 말라고!”

“배진영, 이거는…”

“나한테 그딴 거 걸지 말라고!!!!”

 

나는 이성을 잃고 빽 소리를 질렀다. 이런 상황에도 형은 평온하지. 그게 얼마나 열 받게 하는지 알아?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형이 그냥 내 형으로만 남아줬어도 좋았는데, 이제는 나까지 조종하려들다니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우리 남이 된 거잖아.

 

“…어차피 너한테는 안 통하는 거...너도 알잖아.”

“꺼져! 이제 너 형도 아니야!”

 

박지훈은 내게 주문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니, 나는 그날 이후로도 이 구질구질한 짝사랑을 버리지 못했다. 중2 때의 좋아하는 마음이 형 동생 사이의 풋풋한 우정 같은 거였다면 지금은 순정도 이런 순정이 없을 만큼 절절한 짝사랑으로 커져버렸다. 나도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혹시라도 학교에서 박지훈을 발견하면 괜히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빨개졌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넓어져 가는 그 어깨와 등을 보면 설렜다. 집에서도 안 마주치려고 내가 얼마나 피해 다니는데, 대체 접점이 하나도 없는데 마음이 커진다는 게 말이 되냐고. 그때 주문에 걸린 게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이 되질 않는 상황이었다. 결론은, 박지훈. 나쁜 새끼. 그러고 보면 애초에 내가 박지훈을 좋아하고 따르게 된 것도 다 그 빌어먹을 주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현재. 내가 고2. 박지훈이 고3. 박지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전설을 갈아치웠다. 10:1로싸워서 이겼네, 아니 15:1이라더라. 점점 부풀어가는 숫자로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지만 나는 생각했다. 에게? 그 정도는 우습지, 외계인인데. 또 그 야릇한 눈을 번쩍이면서 상대방 마음을 홀라당 조종했겠지. 세상 참 편하게 살아.

 

"와...존나 멋있다...그런 분이 우리 학교 선배라니 나 진짜 감격했잖아...얼굴도 탈지구급 존잘인데 싸움은 탈우주급 존잘이시네."

 

그게 가슴에 경건하게 두 손까지 모으고 할 말이냐. 친구란 놈도 박지훈 빠. 학교 전체가 온통 박지훈을 찬양하는 말뿐이다. 다들 단체로 주문에 걸렸나. 10:1? 15:1? 그건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갖고 논 거지. 애초에 외계인이랑 우리는 싸움이 안 된다고.

 

"일진놀이잖아. 존나 유치하네. 무슨 90년대냐."

"배진영 넌 90년대에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뭔 소리야."

"아 몰라. 말이 그렇다고!!"

"또 어디 가??"

"양호실. 체육쌤한테는 아프다 해줘."

"당당하구만. 아픈 게 아주 자랑이지?"

"진짜 아파. 나 간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나는 눈에 띄게 몸이 약해졌다.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고 어지러웠으며 한 달에 하루 이틀 정도는 꼬박 누워 고열에 시달렸다. 대형병원이란 병원은 다 가봤지만 결론은 항상 똑같았다. "몸에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정신과 진료를 한 번 받아보세요." 다른 사람들은 안 보이는 외계인의 황금색 눈이 보이더니 이제 정신까지 미쳤나.

 

고열을 동반한 통증은 아주 정기적으로 찾아왔는데 (칼같이 한달 사이클을 지켰다) 그때마다 양호실 신세를 졌다. 한번은 억지로 참으려 하다가 교실에서 쓰러진 적이 있어서 그날 이후로 선생님들은 내가 양호실에 간다고 하면 말리지 않았다.

 

그래서 겸사 겸사 매주 월요일 5교시 체육 시간이 되면 양호실로 향했다. 그 시간은 불쌍한 내 자신에게 주는 유일한 쉼이었다. 맨날 박지훈 피해다니느랴 골골 대는 몸 챙기느랴 멘탈이 갈릴 대로 갈린 내게, 양호실 침대에 앉아 창문 너머 운동장을 바라보는 그 시간은 외계인이고 주문이고 다 잊고 감정에만 충실할 수 있는 휴식이었다.

 

창문 커튼을 빼꼼 열어놓고 운동장에 있을 박지훈을 찾았다. 어라, 오늘은 안 나왔나? 일주일 중에 딱 한 시간. 우리 반과 박지훈 네 반 체육 수업이 겹치는 월요일 5교시. 유일하게 마음껏 볼 수 있는 시간인데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고3들 사이에 박지훈은 없었다.

 

"에이 허탕이네"

"뭐가 허탕이야?"

"아 씨발 깜짝이야!!!!"

 

창가에 턱을 괴고 힘 없이 밖을 보는데 갑자기 옆으로 불쑥 얼굴이 다가왔다. 운동장에 있었어야 할 박지훈이 커튼을 한 손으로 살짝 제치고 방금 전까지 내가 보던 곳을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언제부터 와 있었지? 내가 지 찾고 있던 거 알았을까? 그러면 진짜 쪽팔린데. 심장이 벌렁벌렁한다.

 

"뭔 상관이야. 볼일이나 보고 가."

 

양호실엔 뭔 일이지? 어디 아픈가? 말은 퉁명스럽게 가라고 했지만 나는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눈알만 최대한 구석으로 굴려 옆에 선 박지훈을 몰래 위아래로 훑었다. 딱히 아파 보이진 않고 그냥, 잘생겼다. 뭔 외모가 갈수록 완성형이냐고. 덕분에 눈치 없는 내 심장만 열심히 나대는 중이다. 그만 좀 쿵쾅대자. 다 들린다.

 

"이거. 왜 약 안 가져갔어."

 

그러면서 박지훈은 내 침대 위로 검은 봉지 하나를 던졌다. 내가 아프고 난 이후로 박지훈은 꼬박꼬박 내 약을 챙겼다. 외계인들이 먹는 약이 더 잘 듣는다는 어이없는 말과 함께였는데, 어떤 해열제나 진통제를 먹어도 안 듣던 통증이 이 약을 먹고 나서 거진 70~80% 정도 줄은 걸 보니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외계인들은 약도 잘 만드나? 대체 이런 건 어디서 사오는 거야. 외계인들끼리의 커뮤니티가 있는 걸까.

 

"...냄새 못 참겠으니까 지금 당장 먹어."

 

내가 고열에 시달리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으면 박지훈은 꼭 저렇게 오만상을 하고 코를 막았다. 대체 무슨 냄새가 난다는 거야. 아무리 팔에 코를 대고 킁킁 맡아봐도 아무 냄새 안 나는데. 하여간 유별 나. 나는 또 기분이 상했다. 이왕 약 가져와서 챙겨주려면 다정하게 대해주던가. 주면서 사람 속 긁는 건 또 뭐냐고.

 

"안 먹어."

"지금 너 상태 몰라? 빨리 먹어."

"싫어."

"먹어.”

“싫다구!! 싫어!! 내가 먹든 말든 니가 뭔 상관인데!”

“…”

“…”

“말 좀 이쁘게 해라. 먹어.”

 

내가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면 박지훈은 대답 않고 가만히 내 흥분이 가라 앉길 기다렸다가 한참 후에야 저렇게 소름 끼치는 저음으로 말했다. 천사 같은 얼굴로 정색할 때면 나는 깨갱 하고 말을 들을 수 밖에없다. 그래도 박지훈이 화 내는 건 싫으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 결국 이 비정상적인 관계의 약자는 맨날 나다.

 

던져진 약 봉지를 뜯어 파란 약 한 알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아직 그렇게 안 아픈데 왜 난리야. 박지훈이 코를 막고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조만간 아플 예정이긴 한가 보다. 박지훈은 늘 내 통증을 귀신 같이 알아챘다. 냄새가 지독하게 난다고 하면서. 약이 목 울대로 꿀꺽 넘어가는 걸 보고 나서야 박지훈은 똥 씹은 표정을 풀고 다가와 내 머리를 손으로 두어번 흐트러뜨렸다. 아직도 똥강아지 취급이지.

 

“너 아플 땐 밖에 돌아다니지 마.”

 

남이사.

 

“약 먹어도 통증만 좀 줄여주는 거니까 위험해. 알았어?”

 

아주 맨날 아팠으면 좋겠네. 이렇게 맨날 설레게.

 

“알았어, 몰랐어?”

“아, 알았어. 왜 이래. 귀찮게.”

 

신경질적으로 손을 쳐내자 두 말도 않고 휙 뒤돌아 가버린다. 매정한 자식. 주문을 걸었으면 책임도 져야 할 거 아니야. 이 빌어먹을 주문은 대체 언제쯤 풀리는데.

 

 

 

 

 

 


 

##############

'서툴러서 그래' 이후 새이야기를 구상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소재라 짧게 단편으로 쓰려 했는데

하다 보니 또 2편으로 넘어가는 거 실화입니까. 저는 프로 분량 조절 실패러. 단편 고자...

심지어 제대로 된 이야기는 2편부터 시작될 예정...

이러다 대장편으로 가면 안 되는데.

이건 1편인가 프롤로그인가.

외계인이라니 정말 취향 타는 소재라 단편으로 했어야 하는데...

제 손을 원망합니다 허허

그냥 심심할 때 가볍게 읽으셨기를.

그럼 저는 다시 페어플레이4편을 쓰러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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