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퀘글


옹녤은 서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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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저게 바로 핑크 스타(Pink Star)!" 팬시 비비드 핑크 컬러로 수줍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재환이 탄성을 내질렀다.

[보여?!] 곧바로 인이어를 타고 다니엘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이거 얼마냐?" 

[750억. 무려 5억 5,300만 홍콩 달러에 낙찰됐어.]

"그럴 만하다... 때깔이 다른데? +_+ 이건 안 팔고 내가 갖고 싶다."

[헛소리하지 말고 시간 잘 봐.]

"아 걱정 말라니까~ 니엘양은 얌전히 기다려요. 이 오빠가 잘 해결할테니까." 재환은 다니엘이 사용한 '헛소리'라는 단어에 발끈해서 일부러 다니엘이 제일 싫어하는 호칭으로 불렀다.

[야!!!!] 역시나 바로 도발에 넘어온 다니엘이 소리를 질렀다. 

"야야야 아우 귀청 떨어지겠네. 나 인이어 끼고 있거든? 님 배려좀요."

[넌 진짜 한 번 혼나봐야 돼.] 다니엘은 완전 삐친게 확실했다.

손목에 찬 시계를 내려다보니 새벽 3시 5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3분 남았네."

[내가 한 얘기 기억하지? 이 전시관이 새벽 4시에 모든 시스템이 리셋되면서 30초 정도 틈이 생겨. 그 안에 커팅하고 꺼내야 돼. 알았지?]

"아 안다니까 그러네. 여기 보완 엄청 허술하더만 뭐." 

재환은 벌써부터 성공한 것처럼 행동했다.

[재환아. 이거만 하면 이제 우리 이런 짓 관두고 조용히 살자. 응?]

인이어를 타고 흘러드는 다니엘의 차분한 목소리는 재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고아원에서 만나서 세상에 단 둘 뿐인 두 사람이었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달랐다. 다니엘은 큰 덩치와는 달리 소심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소위 컴퓨터 오타쿠였고, 재환은 활동적인 성격으로 나다니는 걸 좋아했고 기계치였다. 

자신들을 길러준 수녀님이 불치병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됐고, 마음 여린 다니엘이 매일 같이 울기만 하자 재환은 치료비를 위해 덜컥 사채를 빌려서 썼다. 

"... 그래, 그러자. 미안하다. 나 때문에."

[아니야. 그래도 수녀님 수술 잘 됐잖아. 난 그거면 됐어.]

"이제 59분이다." 더 얘기했다가는 다니엘이 울까봐 재환은 황급히 말을 돌렸다. 

[응. 55, 56, 57, 58, 59, 지금이야!]

다니엘의 카운트다운을 들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재환은 '지금'이라는 다니엘의 신호와 동시에 날렵하게 레이저 광선 사이를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좋아. 핑크 스타 도착까지 10초. 다시 돌아가는데 10초니까 10초 안에 하면 돼.'

재환은 여유롭게 머릿속으로 남은 시간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 때, 인이어를 타고 다니엘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뭔가 이상해! CCTV를 분명히 다운시켰는데 더 이상 컨트롤이 안돼! 얼른 나와! 재ㅎ...]

[쿵!]

'헉!'

분명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금속 셔터가 내려와서 재환은 그 안에 꼼짝 없이 갇히고 말았다.

두꺼운 금속 셔터는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 더는 다니엘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안에 갇힌 사람은 분명히 자신 혼자여야 했는데 인기척이 났다.

재환이 주변을 경계하며 조심스레 손목시계에 달린 라이트 기능을 켰다.

아니나 다를까 등 뒤에 뭔가가 있었다.

"누구ㅇ.." 뒤를 도는 순간 누군가가 재환의 뒷목을 내리쳤다.

정신을 잃기 직전, 재환은 무표정 꽃미남의 서늘한 눈빛을 보았다.



*          *          *



다시 눈을 떠보니 취조실이었다.

"제기랄! 꽁꽁도 묶어 놨네." 손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세게 포박되어 있어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재환은 아까 다니엘과 나누었던 대화를 회상하며 다니엘의 말을 듣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을 후회했다.

유리로 된 돔형 천장에 동그란 구멍을 내고 안으로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아니, 다니엘의 비명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오늘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관이야.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사파이어래."

"응응.."

어제 오후의 브리핑 시간이었다.

탁자 한가득 커다란 지도와 전시관 내부 설계도를 펼쳐놓은 다니엘은 계획을 설명할 때면 언제나 그랬듯이 매우 신나보였다.

반면에 재환은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너는 떠들어라 나는 관심 없다'하는 표정이 너무 얼굴에 드러나 있었기에 다니엘은 설명을 하다 말고 버럭했다.

"야, 내가 브리핑할 때 좀 듣는 시늉이라도 해라. 저번에도 제대로 안 듣고 갔다가 잡힐 뻔했던 거 벌써 잊었어?"

"그러면 네가 구해줄 거잖아~♡"

"야!! 이번에 잡히면 너 그냥 버리고 간다!"

"에이~ 그래놓고 또 울면서 나 구해줄 거면서~"

"울긴 누가 울었다 그래!!"

"아 알았다니까 거참 되게 시끄럽게 떽떽 거리네."

"야!!!!!"

이렇게 다니엘과 즐겁게(?) 투닥이던 것이 불과 몇 시간 전인데...

재환의 회상은 계속되지 못했다.

육중한 철문이 열리면서 아까 자신의 뒷목을 내리쳤던 남자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얼핏 봤는데도 꽃미남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는데 제대로 보자니 눈을 뗄 수 없었다. '무.. 무슨 경찰이 저렇게 생겼대..?' 

180을 넘을 큰 키와 연예인에 적합할 것 같은 슬렌더 체형. 하얗다 못해 뽀얀 피부. 갸름하면서 베일 것 같은 턱선. 오똑하고 날렵한 콧날.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비현실적으로 생긴 사람이었다.

'꿀꺽'

재환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남자의 서늘한 눈매가 특히 너무 취향이어서 자꾸 보다간 사랑을 고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환은 이건 자신이 게이라서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라도 저런 냉미남 앞에서는 그럴 거라고 합리화를 했다.

겉쌍꺼풀 없이 끝이 살짝 치켜 올라간 속쌍 눈매로 자신을 무표정하게 내려다 보는데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이미 남자가 등장한 이후에 전의를 상실한 재환이었지만 잡혀온 입장에서 기싸움에서 질 수는 없었기에 큰소리를 쳤다.

"야! 너! 경찰이 말야! 대한민국 국민을 이렇게 막 때려도 돼? 엉?!" 재환은 일부러 아까 남자의 손날에 맞은 뒷목이 아프다는 사실을 어필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좀 민망하긴 했다. 도둑질 하다가 잡힌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으랴.

"..." 남자는 대답 없이 이리저리 재환을 뜯어봤다.

슬쩍 명찰을 보니 '황민현'이라고 써져 있었다. '뭐야... 왜 이름까지 멋있는 거지?' 

"나 경찰 아닌데?"

"뭐?!" 경찰이 아니란 얘기에 재환의 포커 페이스가 무너졌다. '그럼 대체 뭐지..?'

"궁금해?"

재환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민현은 살짝 웃었다.

"귀엽네. 고분고분하니까 얼마나 좋아."

"... 뭐?" 

"절대 못 잡는 괴도라길래 흥미가 생겼어."

"..."

"근데 이렇게 섹시한 줄 알았으면 진작에 잡을 걸 그랬네." 민현은 묶여 있는 재환의 허리부터 엉덩이 허벅지를 차례로 쓸었다. 몸에 딱 달라붙는 타이즈를 입고 있어서 재환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야 이 미친놈아! 이거 안 풀어?!"

"네가 지금 그렇게 나올 입장이라고 생각해?"

"뭐뭐뭐! 어차피 경찰도 아니라며! 왜 잡고 지랄인데!"

"그만! 반말은 ok지만 욕은 no! 또 욕하면 재갈 물린다." 민현이 정색하자 조금 무서웠다. 

"..." 재환은 재갈을 물기는 싫었는지 조용해졌다.

"욕은 섹스할 때만 해." 민현은 굳이 재환의 귓가에 속삭였다. 가까이 다가오니까 민현의 살냄새가 훅 끼치는데 그것 마저도 재환의 취향이어서 위험했다. 

"..." 재환은 순간적으로 '미친'이라고 할 뻔했지만 잘 참았다. 

"아니다. 그냥 해라. 욕 한 번에 펠라 한 번 받지 뭐."

!!!!!!!!!!!!!!

재환은 깨달았다. 신이 모든 걸 다 준 것 같은 이 남자에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은 주지 않으셨음을. 민현의 손은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자, 그럼 내가 뭘 원하는지 알겠지?" 민현은 성적인 의도가 다분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도 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특SSS급이랑 잘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정도로 자신의 정조 관념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 남자에게선 뭔가 위험한 냄새가 났다. 아니, 저 이름조차도 실제 이름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었다.

재환은 그래서 민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재환은 아직 자신의 손목에 시계가 그대로 차여져 있다는 사실에 조금 안도했다. 이것만 있다면 다니엘이 자신의 위치를 추적해서 구해주러 올 것이었다.

다만 이 장소가 문제였다. 경찰이 아니란 얘기는 여기도 경찰서가 아니란 것인데, 여긴 아무리 봐도 TV에서 숱하게 본 취조실 내부 같았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아무튼 다니엘이 구해주러 올 거라고 철석같이 믿는 재환은 최대한 겁 먹지 않은 척 도도하게 굴었다.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몰라."

"너 뭔가 착각하는 것 같다?" 재환이 단답으로 모른다고 대답하자 살짝 미간을 구겼다 편 민현이 의기양양하게 얘기했다.

재환은 불안해졌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궁금하지 않아?"

"... 뭐가?"

"네 친구에 대해서 안 묻네?"

!!!!!!!!!!!!!!!!!!!!!!!!! 

낭패였다. 다니엘에 대해서까지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컴퓨터 오타쿠 녀석이 감옥에 가면 얼마나 괴로울까?"

"겨.. 경찰 아니라며! 걘, 걘 제발 풀어줘! 아무것도 모르는 애야!" 재환은 자존심을 버리고 애원했다.

"흐음... 그~을쎄? 네가 하는 거 봐서?" 민현은 앉아 있는 재환의 얼굴에 자신의 사타구니를 들이댔다. 

"..." 

재환은 펠라 따위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자신에겐 자존심 보다 다니엘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마음 먹는 것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또 달랐다. 막상 부풀은 민현의 앞섶을 보자니 겁이 나서 그대로 굳어 있었다.

그러자 민현은 씩 웃으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네가 안 움직이면 네 친구가 대신 귀여움을 받을지도 몰라. 네 친구한테 붙여놓은 애는 나처럼 인내심이 깊지가 않거든~" 얼굴은 웃지만 내용은 협박 그 자체였다. 

"하면 되잖아!" 재환은 두 눈을 치켜뜨고 앙칼지게 외치며 민현을 노려봤다. 그 모습이 더 민현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재환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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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완전 늦어서 12시 전에 못 올리는 줄 알았어요!

'황제펭귄'님, Happy Birthday💗💙💚💛💜

내용은 급조해서 조금 마음에 안 들지만... 일단 올려요 ㅠㅡㅠ

녤른! 특히 윙녤에 환장하고 워너원 고루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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