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미역국


지역: 경상도

불린 미역을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붓고 국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토막 낸 가자미를 넣고 끓인 국이다. 가자미는 몸 한쪽이 거무스름하고 다른 쪽은 희고 긴 타원형의 납작한 생선이다. 비타민이 풍부하고 씹히는 감촉과 맛이 좋아 회, 구이, 찜 등으로 이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자미미역국 (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 2010. 7. 5.,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나는 2n년을 살면서 가자미 미역국이란 것이 있다는 걸 올해 처음 알았다. 그것도 팬픽을 보고서. 팬픽 속 주인공 둘은 서로를 쌍놈이라 생각하는 선후배인데 클리셰적으로 게이클럽에서 마주치게 된다. 둘은 또 클리셰적으로 떡을 치게 되고… 그 다음 날 해장으로 먹으러 간 음식이 가자미 미역국인데 B가 가자미 미역국을 처음 접하고 느낀 감동이 아주 생생하게 표현됐다. 생선이 미역국에? 처음엔 비릴 것 같았지만 막상 한술 떠 보니 그 시원하고 깊은 맛에 완전히 반해버리고… 이후 B는 A가 보고싶은 것과 가자미 미역국을 먹고 싶은 것을 완전히 혼동해버려 가자미 미역국 집착남이 된다. 아주 시도 때도 없이 A만 보면 가자미 미역국을 먹으러 가자며 조른다. A는 ‘이 새낀 뭐지…? 나를 보고싶은 게 아니라 진심 가자미 미역국친놈인가 본데…?’해서 B의 가자미 미역국 한 사발 하러 가자는 요청을 번번히 거절하고… 무튼 이런 이야기 인데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머리 속에 자세한 줄거리는 기억이 안 날지 몰라도 분명 가자미 미역국에 대한 강렬한 인상만큼은 남아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며 이번 달 안으로 가자미 미역국을 먹기로 결심했다. 서울에도 가자미 미역국 체인점이 있는데 검색해 보니 ‘오복미역’ 아니면 ‘보돌미역’이다. 오케이 제가 한번 먹어볼게요. 나도 미역국친놈이기 떄문에

나는 북어미역국과 소고기미역국을 비등하게 좋아하지만 그래도 북어 육수를 조금 더 좋아하는 편이다. 무조건 해물 육수파로 닭칼국수 / 명동칼국수 / 바지락칼국수 셋 중에 고르라면 무조건 바지락 파인 편. 미역국을 삼삼하게 한솥 끓여 한 이틀째 데워 먹을 즈음이 되면 미역의 흐물거림과 간이 가장 적절한 때가 된다. 밥을 말아다가 GOD김치랑.. 총각김치.. 알타리김치…얼갈이김치…파김치…열무김치…등과 먹으면 그저 내 안의 코리안니스를 강렬히 느끼며 허버버 두 그릇씩 먹게 되는 것이다.

미역국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만큼 꼭 생일 때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미역국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생일 날 아침 미역국은 먹어야지..!’ 코리안 소울이 내 안에 너무나 강렬하게 살아 숨쉬는 탓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끓이는 미역국은 특별하다. 엄마의 생일 전날 소고기나 바지락을 사다가 밤늦게 끓이는 미역국은 매번 편지쓰기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팔팔 끓이고 약한 불로 졸이는 동안 그 사람을 생각하며 마음을 쓰고 정성을 들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게 미역국을 끓이는 동안 엄마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한 50년은 미역국을 끓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는 다른 사람을 위해 너무 많은 미역국을 끓였다. 아빠는 정 미역국 먹고 싶으면 생일 날 알아서 끓여 먹으라 그래 한번을 엄마 미역국 끓여줄 생각을 안 했으면 그냥 사 먹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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