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을 오래 바라보지 못했다. 꽤 근원적인 물음이다. 잠시 말을 멈췄다. 그 찰나가 길어졌다. 


"글쎄."


 나는 그 한 마디를 뱉고 한참 아래를 보고 있었다. 그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린 오랜 세월동안 묻어 두고 꺼내지 않았던, 그 옛날의 이야기를 꺼내야만 한다. 나는 대답 대신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최재현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하얗고 탄탄한 다리에 남은 흉한 수술자국을.


"...많이 아팠겠다."


 최재현은 입을 다문다. 나는 최재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래로 떨어트리는 고개를 억지로 들어 내 쪽을 보게 했다.


"그때 얘기 해줘."


 최재현의 안색이 눈에 띄게 파리해진다. 나는 그 애의 목덜미에 짧게 입맞추고 품에 안는다. 


"얘기 하고 싶지 않아."

"해 줘. 우리 사이에 비밀이 있는 거 싫어."


 최재현이 느리게 한숨을 뱉어낸다. 싫다는 내 말에 억지로 입을 벌린 최재현은 말을 시작했다. 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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