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에필로그


이정의 전시회덕에 준표와 준표의 누나 준희, 재경, 지후와 서현, 우빈, 일현과 은재까지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들은 방금 전, 갑작스레 전시회에 나타나 사라진 한 여자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중이었다.


“이정이 스토커 아니야? 저번 전시회 때도 한명 있었잖아.”

“그건 일반 전시회였고, 오늘은 초대권 없으면 출입이 안 돼.”

“내가 모르는 이정이의 여자라면, 둘 중 하나야.”


우빈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뭔데?”

“하나는 스토커나 팬. 하지만 그건 준희누나 말처럼 오늘 같은 경우에 말이 안 되지.”

“그럼 나머지 하나는?”

“소이정 첫사랑.”


우빈의 말에 모두가 말이 안 된다며 야유 비스 무리한 것을 보내고 있을 때, 일현만이 우빈의 편을 들어주었다.


“아냐, 이정이 분명히 첫사랑 있어.”

“그죠, 형? 역시, Ma bro!”

“이정이가 첫사랑이 있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어 오는 서현에게 지후가 조용히 대답했다.


“있어. 어쩌다 가끔 술 취하면 소울메이트가 어쩌고 하거든.”

“야, 첫사랑은 첫사랑이지 전시회에 첫사랑이 왜 오냐?”


퉁명스레 말하는 준표에게 우빈이 대꾸했다.


“넌 그렇게 오래 이정이 봐왔으면서 모르냐? 걔라면 첫사랑한테 초대장 보낼 만하지.”

“하긴. 그건 그래. 의외로 고집 센 구석이 있어.”


재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빈의 말에 동의했다.


“그럼 이정이가 밖에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한건, 그 첫사랑이라는 거야?”


은재의 의문에 준표가 못 참겠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럼 내기하자! 난 그 여자가 그냥 손님이라는 쪽!”

“콜! 난 첫사랑 쪽!”


이로써 준표와 재경은 손님파, 우빈과 일현, 지후는 첫사랑파로 갈리고 나머지는 내기참여를 거부하면서 시끌벅적한 가운데, 전시회장의 문이 열리며 한 남녀의 대화가 들리기 시작했다.


“진짜 내가 억울해서……. 그쪽…!”

“그쪽 아니라니깐?”

“아 그래, 소이정씨, 아무리 그래도 10년은 너무 했잖아요? 간간히 연락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내 아까운 10년 어쩔 거야?”


여자가 종알거리는 말이 전혀 웃긴 말이 아님에도 이정은 크게 웃고 있었다. 그것도 이정의 최측근이라 자부하는 이들도 자주 보지 못하는 웃음. 손을 꼭 잡고 서로를 바라보며 아옹다옹 대화를 이어가는 둘의 모습은 누가 봐도 행복한 연인이었다.

하지만 준표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겠는지, 이정에게 소리쳤다.


“야 소이정!”

“아, 다 모여 있었네? 미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누구야?”


가을은 갑작스레 자신에게 몰린 시선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곤 잡고 있던 이정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아버렸다. 하나같이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가진 그들의 눈빛은 무한한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아, 이쪽은 추가을. 내…….”


이정이 잠시 뜸을 들이자 준표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소울메이트.”

“…그게 뭐야?”


소울메이트란 소리에 정신을 차린 가을이 이정을 돌아보았다. 가을의 시선을 느낀 이정이 가을을 돌아보며 속삭였다.


“저쪽은 내 최측근들. 나중에 하나하나 설명할 테니깐 일단 가을양 소개부터 할래요?”


이정의 말에 가을이 다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꼬불머리, 노란머리, 눈이 큰 여자, 매우 고급스럽게 생긴 여자, 민서현 같은 여자, 눈이 큰 남자, 이정과 닮은 듯한 남자, 부드럽게 생긴 여자. 가을이 침을 꼴깍 삼키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저, 소이정씨 여…자친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소이정의 여자 친구라는, 아직은 어색한 호칭을 내뱉고 나자 밝아지는 표정, 어두워지는 표정, 마냥 웃는 표정의 사람들의 모습에 가을은 당황하여 이정을 바라보았고, 이정은 마냥 좋은 듯 가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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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던 출연자 모두 등장시킨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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