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그리고 봄.


손 끝이 마주 닿은 것 처럼 시선도 닿았다. 시선처럼 입술도 맞닿았다. 가벼운 입맞춤, 아쉬운듯 떨어지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웃음을 흘렸다. 살랑 불어 오는 바람에 떨어진 분홍 꽃잎이 주변을 맴돌다 떨어졌다.


그 계절은 봄이었다.


"대장, 우리 환생하면 또 같이 꽃 보러 오자."

"...그래."


대답을 하는 그의 얼굴은 어쩐지 씁쓸해 보였지만 별일 아니려니, 그도 환생이 다가오니마음이 싱숭생숭 한가보다. 그리 생각하고 넘겼다.


염마라사에게 환생을 명 받은 그 날, 그는 내 손을 꼭 붙들었다.


"해원맥."

"일직차사 해원맥."

"..., 맥아."

"네, 대장."

"잘 지내. 나랑 다시 만날 때 까지."

"당연하죠. 걱정마요. 내가 대장 빨리 찾아갈게."

".. 그래. 약속, 한거다."


그는, 또 그런 얼굴이었다. 어딘가 씁쓸한, 어딘가 아픈 그런 얼굴. 꼭 붙든 손을 놓고 그의 뺨을 잡았다. 입술을 가볍게 부비고서 떨어진다.


"우리 꽃도 같이 보러 가기로 했잖아요. 내가 대장 꼭 찾아갈테니까. 같이 꽃 보러가요."

"..., 얼른 가."


그는 제게 손을 흔들었고, 저는 눈을 감았다.


짧은 인간의 생. 내내 어딘가 빈 것처럼 그렇게 살았다. 아주 중요한 무언갈 잃어버린 것 처럼. 생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잃어버린 중요한 것을. 그것을 찾기 위해 행방을 알고 있을 이를 찾아갔다.


"강림은 안식을 찾았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더구나. 약속을 지켜달라는 말도."


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꽃은 이제 보지 못한다. 그 웃음의 의미도, 슬픔도 그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고 혼자 짊어진 채 제게 무거운 약속 하나만을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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