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희녕제희(嬉寧帝姬)가 병문안을 위하여 경왕부(慶王府)로 찾아가니, 경왕(慶王)은 자신의 이복누이를 내실(內室)로 맞이하였다. 이윽고 걸음을 멈춘 희녕제희가 경왕을 향하여 몸을 굽히자, 경왕은 곧바로 손을 뻗어서 희녕제희를 붙잡았다. 희녕제희의 근심과 달리 경왕은 침상에 누워있지 않았으나, 그 모습은 밤새 내리는 눈을 맞아 새하얗게 얼어붙은 석상(石像)과 닮아있었다. 하여 몸을 일으키던 희녕제희는 이복아우의 메마른 얼굴을 바라보다 옅고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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