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이하진 X 대표님 소유현

*지난 2020년 12월 18일에 출간된 [주인님X대표님 - 더 비기닝]의 집필 후기입니다.

*작품에 대한 스포로 가득한 글입니다.



 이 시리즈에서의 하진이와 유현이는 처음 등장했던 1편에서부터도 이미 2년 이상을 만난, 아주 사이 좋은 연인이었어요. 그래서 이 둘이 과연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서로에게 감겼는지, 어떻게 서로에게 고백하고 연인이 되었는지, 또 연애 초기는 어떠했는지 등등... 과거에 관한 이야기는 작품 속에서 언급만 살짝 하고 지나갔을 뿐 감춰져있었지요.

 시리즈화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2편에서 바로 둘의 연애 초기, 둘이서 제대로 벌였던 첫 플레이를 다뤘었는데, 그러면서 쭉쭉, 둘의 과거 모습.. 지금과는 약간 다르기도 한 풋풋한 모습들을 간간히 다루면서 시리즈를 쌓아가야겠다, 고 생각하고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ㅠ 현재의 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느라 정신이 없었고, 제가 거기에 심취해 있었어요ㅋㅋㅋ

 둘이 했던 첫 아힝흥행... 즉, 성향도 모르고서 내숭 잔뜩 떨면서 했던 그 첫날밤은 정말, 언젠가는 반드시, 곧 다뤄야지!! 하던 소재였는데, 그걸 드디어 썼던 것이 바로 [더 비기닝]이었습니다. 첫날밤과 더불어 둘의 연애 쌩초기 모습과 풋풋한 데이트까지 같이 다뤘었지요ㅋㅋ


 2편에서도 과거 모습은 회상 장면으로 중간에 삽입되는 형태였는데, 이번 [더 비기닝]은 통으로 그냥 과거 이야기였습니다. 어떠셨나요?? 저는 이런 식으로 한편 통째로 과거로 돌아가보는 것도 쓰는 재미가 꽤 있었는데, 독자 분들께서는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

 아직 다뤄야 할 과거 장면... 예를 들면, 둘이 사귀게 된 계기라던가... 하는 이야기들 역시 이번 편처럼 통으로 과거로 돌아가볼까, 싶었는데 그럼 또 둘이 눈치 실컷 보면서 썸타던 장면과... 자기들만 모르지 이미 서로 좋아서 환장 중인ㅋㅋㅋㅋ 아주 속터지는 모습들까지 함께 들어가게 될 테지만 그럼 싯구싯구 장면을 쓸 수가 없어서^_ㅠ..... 통으로 과거로는 못갈 것 같고... 그렇다면 현재의 모습과 어떻게 엮어야 하나, 열심히 고민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에피소드를 아직 못 쓰고 있어요ㅠㅠ!!

 그 문제를 두고 계속 고민 중인데 아직도 답이 나오지 않네요. 하지만 조급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해온 경험상, 계속 고민하다보면 답은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오더라고요... 샤워를 하거나 산책할 때 갑자기 전구가 팟!

 게다가 꼭 그 에피소드 아니어도 지금 미리 계획해 둔 에피소드가 잔뜩 쌓여있어서...ㅎ ㅏ.... 이미 17편인가..? 거의 20편 가까이 쓰고 있다는 데에서 갑자기 현타가 와서.. '아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슬슬 끝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하기 시작했는데, 계획해둔 에피소드들을 다 쓰려면 올해는 꼼짝없이 계속 써야할 것 같아요... 그러므로 아마 이 시리즈, 특히 오리지널 버전의 완결은 내년 이후쯤으로....^_ㅠ

 그때되면 저 혼자 쓰고 읽고 하고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대체 시리즈가 언제 이렇게 많아졌을까요...?ㅠㅠ 20편이 넘어가면 진짜 너무 많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갑자기 쭈굴쭈굴....


 이야기가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샜는데, 다시 [더 비기닝]으로 돌아와보자면... 저는 이 편 쓰면서 꽤 재미있었습니다. 둘이 어울리지 않게(ㅋㅋㅋ) 서로 눈치 엄청 보고, 스킨십도 참고, 상당히 음란하며 정력적인(?!ㅋㅋㅋ) 본능도 참아가며 삽질만 하는 모습 쓰는 게 아주 재밌더라고요ㅋㅋㅋ 낄낄낄...

 게다가 하진이가 참... 많이 애를 썼죠ㅋㅋㅋ 형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안 입는 앞치마도 미리 구비해 놓고, 취향 같은 척 하려고 안 먹던 스위트 와인도 맛들여 놓고, 자기 욕망은 채우되 너무 변태같지 않게(ㅋㅋㅋ) 형 입힐 옷도 미리 준비해두고.. 그러면서 가장 작은 옷이 그거라는 둥, 아주 태연하게 여우짓을.....

 반면 유현이는 참 순수했던 것 같아요ㅋㅋㅋ 하진이의 그 수작들을 다 곧이곧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이며 좋아하고... 사실 유현이가 그렇게 순진한 캐릭터는 아닌데, 삽십몇년 인생 처음으로 사랑을 하게 되어 마음이 말랑말랑, 사랑에 눈이 멀었던, 그런 상태였습니다...ㅋㅋㅋㅋ 사실.. 그럴 만하지 않을까요...? 외모부터도 너무 내 이상형인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내 애인이 됐고, 날 집에 초대해서 날 위해 요리해주고 뭐해주고 정성스럽게 굴어주고... 게다가 다섯살 연하고...(????)

 하진이 역시 처음 해보는 연애인 것도, 유현이가 너무 사랑스러운 것도 마찬가지였지만 유현이와는 사뭇 다른 태도(여우짓)였던 것은...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자기를 가꾸고 꾸며서 형이 계속 날 좋아하게, 형한테 완전 맞춤인 애인이 되어 오래도록 사귀고 싶어서... 뭐 그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당.

 물론 과거의 이야기고, 지금의 하진이에게는 여유가 많이 생겼죠. 좀 흐트러지기도 하고, 나름 투정도 부리고, 의지도 하고, 자기의 안 좋은 심리까지도 다 솔직하게 털어놓고... 갑자기 든 생각인데, 만약 [더 비기닝] 시기쯤이었으면 유현이가 아무리 조른다고 해도 자기 술버릇은 절대 안 보여줬을 거예요. 형 앞에서 망가지는 모습,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은 절대 안 보여주려고 하던 때였으니까요..

 그러니 아힝흥행 중에 자기도 모르게 유현이 궁디팡팡을 저질러버렸을 때 그의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을지는......ㅎㅎㅎㅎㅎ


 무튼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꽤 쏠쏠한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갑자기 자신감 하락..ㅋㅋ) 현재와 다르기는 할 거예요... 뽀뽀의 빈도도 훨씬 덜하고.... 서로 눈치도 많이 보고..... 네......

 위에서 고민 중이라고 썼던 그 사안이 얼른 해결되어... 다시 이 환장스러운 연애초보 커플의 풋풋한 모습을 쓰고 싶네요... 하진이가 예전에 선물했다던, 유현이가 사무실에 놓고 쓰는 무릎담요.. 그 장면도 어서 쓰고 싶고... 둘이 사귀는 계기가 된... 그 사건도 얼른 쓰고 싶고...

 벌써 20편 가까이 왔는데 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자꾸 생겨나고 또 쌓이기만 하는가아..... 껄껄껄.....


 영 정신없는 글이 된 것 같지만, 이번에도 이 후기글까지 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을 읽어주신 건 당연히 너무너무너무 감사하고요!!!!!)

 너무 머지 않은 때에 [술버릇] 후기글로 또 찾아올게요!!!



BL작가 이하진입니다~ 달콤하고 행복한 글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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