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풍경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갔다. 마구 밟고 있는 차의 조수석에서 아카시는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아무리 사람이 없는 도로라고는 하지만 진작에 고속 딱지가 몇번이고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요하지 않는아카시를 흘낏 쳐다 본 운전석의 내쉬 골드 주니어가 칫, 혀를 차고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아카시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먼저 두 손을 든 건 결국 내쉬였다. 아우토반에서 달리는 것처럼 달리던 내쉬는 도시가 근방에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한숨을 쉬고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아카시는 조금 얼굴을 돌려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밤이었다. 

 

"이제 만족해?"

도시로 진입하자 아카시가 입을 열었다. 처음 와보는 작은 도시에서 묵을 호텔을 찾아보고 있던 내쉬가 휴대폰 네비게이션 앱에서 고개를 들었다.

"뭐?"

내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았다는 듯, 아카시는 길가에 주차되어 있던 차에서 내렸다.

"어이!"

탕하고 문이 닫혔다. 요요히 길 저편으로 사라지는 아카시의 뒷모습을 보며 내쉬가 인상을 마구 찌푸렸다.

"빌어먹을!"

빠앙하고 클락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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