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입니다. 4년만이네요.

2020년에 썼던 블언블 관련 글이 제 탐라에 보이길래 한 번 접속해봤습니다. 

저는 여전히 오타쿠입니다. 여전히 커뮤를 뛰고, 여전히 장르를 찾아 헤매고, 여전히 적폐 캐해와 편파에 뒷목을 잡고 있어요.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덜 분노하고, 더 수용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력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일 수도 있고요.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와 임시보관함에 저장된 포스트를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꽤나 재밌고 흥미로웠습니다. 4년 전의 저는 상당히 화가 많고 공격적이었네요. 사용하는 단어, 표현하는 방식, 글 자체의 뉘앙스 모두 분노에 차있어서 조금 웃기기도 합니다. 대체 무엇에 그렇게 화났던 걸까 싶어요. 지금 돌아보니 그냥 넘길 수도 있는 일들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포스타입에 포스트들을 업로드할 때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말이 전부 맞다고요. 사실 확신이 없었다면 올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니 동의하지 못하겠는 부분이 몇 있네요. (비단 블언블 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4년 전의 제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강하게 확신했던 건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물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도 동일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어떤 부분은 작성자인 저조차도 무슨 말을 이따위로 하나 싶었습니다. 나는 다 알고 있다는 오만함이 오퍼시티 70 정도로 보여서 수치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수치스럽다는 이유로 글 내용을 수정하거나 포스트를 삭제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중에 '내가 다 맞다', '나는 다 안다'는 생각이 또 들면 정독하고 괴로워하면서 정신 차리는 용도로 쓸 거라서요.


자의식 과잉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자의식 과잉은 잘 안 고쳐지네요. 4년쯤 뒤에는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든 행복하세요. 사랑으로 가득한 2024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만 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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