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을 속이는 왕의 모습이 슬펐습니다.



한가로운 날들이 지나던 어느날. 토니는 방에서 쉬는 로키를 프라이데이를 시켜 거실로 불러냈다.


"왜?"

로키는 토니를 마주보며 쇼파에 앉았다. 그런 로키에게 토니는 아무렇지 않게 초대장 하나를 내밀었다.

"파티에 가야해. 준비해."

"준비?"

"초대장은 토니 스타크 이름으로 왔지만 지금 내 모습으로는 참석 할 수가 없으니까. 당신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잖아? 내 모습으로 변해. 나는 토니 스타크의 파트너로 참석 할 거니까."

"나는 상관 없는데.. 내가 네 모습으로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그런 일을 부탁하지?"

초대장을 받아 읽던 로키는 토니를 보며 눈 웃음을 지으며 말했지만 토니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 시시한 짓을 할 사람으로 안보이니까. 코디는 내가 해줄께. 너도 파티 참석 많이 해봤을 것 같으니까 따로 예절이라던지 이런건 넘어가도 괜찮지?"

"뭐... 그렇지."

"프라이데이가 파티에 초대 된 사람들 얼굴과 이름, 직업이라던지 어떤 식으로 대응 하는지 메뉴얼을 알려줄거야. 잘 봐둬. 실수는 좀 해도 상관은 없으니까. 참석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거지."


로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과거 자신이 알던 토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잠시 뒤 토니의 앞에는 토니가 앉아있었다. 눈앞에서 보니까 제법 신기한 광경이라 토니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로키를 바라보았다. 그의 그런 귀여운 반응에 로키는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잘 참아내고 토니에게 물었다.

"이정도면 똑같나?"

"호오... 뭔가 이런 말 하면 나를 칭찬하는 것 같아서 이상 할 것 같은데... 뭔가 원래 내 모습보다 우아한것 같기도 하고. 내가 내 모습을 이렇게 볼 일이 없으니까. 잠깐 봐도 될까?"

로키가 고갤 끄덕이자 토니는 자리를 옮겨 로키 바로 옆에 앉아서 그의 얼굴을 자그마한 손으로 덥석 잡아 요리조리 돌리며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분명 자신의 모습은 맞는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풍기지만 생김새는 토니 스타크 그 자체였다. 볼을 잡아당겨보고 귀를 만져보고, 이제는 로키가 입고 있던 티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를 더듬거리더니 손이 점점 위로 올라간다.

"잠.."

"신기해서 그래. 가만 있어봐 좀."

로키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토니가 단호한 눈으로 먼저 선수를 쳤다.


"진짜 신기하네..."


가슴을 쓰다듬던 손이 로키의 등을 더듬는다.

"원래 내 몸 보다 근육이 더 탄탄한 것 같은데 기분 탓이야?"

"아니. 몸의 차이가 좀 있으니까 아무래도."

"흐응... 그런거야?"

토니는 로키의 상체에 호기심을 충족했는지 손이 이제는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토니의 양 손목을 로키가 잡아 저지 한다.

"이봐.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나? 다 큰 여자가 어디 남자 몸을 그렇게 겁도 없이 주물러."

로키의 말에 토니의 눈이 다시 동그랗게 변하더니 이해 할 수 없다는 어투로 대꾸 했다.

"다 컸으니까 주물러대지? 너도 다 컸고 나도 다 컸는데 다 큰 성인들이 몸 좀 만진다고 큰일이 날 것 같진 않은데? 그게 뭐가 이상해?"

"서로 동의 하에..."


"나 방금 잠시 봐도 되냐고 물어봤고 너도 알겠다고 동의한거잖아?"


로키는 토니가 장난치나 싶었지만 토니의 맑은 눈에는 호기심 말고는 찾아볼수가 없었다. 결국 정말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한것이 매우 궁금한것 뿐인것에 허탈함을 느꼈다.


"손 좀 놔줘. 아프단말이야."


자신은 살살잡는다고 잡았지만 연약한 여자의 몸을 한 토니의 손목이 빨갛게 변했다.


"미안."


로키가 손목을 놔주자 토니는 입술을 삐쭉삐쭉거리며 투덜거렸다.


"나는 그냥 네가 내모습으로 변해서 예전의 내것과 크기 차이가 얼마나 날까 궁금해서 만져보려고했던거야. 흥. 치사해서 안해."


로키는 잠시 이게 과연정말 치사한 일인지 궁금증이 일었지만 그걸 걸고 넘어지면 저 작고 깜찍하다못해 가끔 무서운 지구인 또 말도안돼는 소리로 자신을 뜻대로 만져댈것이 분명했다.


"내가 너의 벗은 몸까지 아는건 아니니까. 네가 궁금한 물건의 크기는 그냥 내거야."


"그럼 더 궁금한데?!"


"...옷이나 골라놔. 나는 메뉴얼을 익힐테니까."


로키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방으로 사라진다. 토니는 그런 로키를 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르며 생각했다. 함께 지내면서 느낀점은 의외로 로키는 상식적이고 매너가 있다. 자신을 보는  눈빛도 다른 이들처럼 욕망이 넘치지도 질투가, 살의가, 시기, 미움이 넘치지도 않는다. 호수처럼 맑고 깊게 그저 자신을 바라볼 뿐이다. 이제껏 겪어왔던 다른 이들처럼 자신의 감정에 응해달하고 하지 않고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선을 넘지 않는다. 항상 아침에 일찍일어나 식사를 챙기고 토니를  깨워 먹인다. 그리고 커피를 마실수있게 내려주고 여자의 몸에 익숙하지 않아 배너와 피터가 왔을 때 생길 뜻하지 않은 반 탈의 상태가 아니게끔 옷을 챙겨 입혀준다. 언제나 먼저 토니를 챙겼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로키를 관찰하게 되었다. 큰키와 어울리는 마르고 적당한 근육이 인상깊다. 머리카락이 제법길어 언제나 하나로 묶어서 단정하게 정리한다. 그 모습이 금욕적이여서 가끔은 묘하게 흐트러트리고 싶은 마음이든다. 어쩌다 이야기를 섞으면 나름의 유머도 발휘하고 여러방면으로 아는것도 많은것을 보니 그들의 나라에서도 꽤나 지식적으로도 인정받은것 같았고, 듣기좋은 목소리가 울릴때마다 오후 햇살에 나른하게 졸고있는 고양이의 기분을 알것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목소리하나로 심리상태가 꽤나 느슨해져 한번은 정말 잠에 빠진적도 있었다. 여러모로 여자들이 놓치면 후회할 남자다. 토니 자신과 다른 타입에 정말 사람하나로 놓고 봤을때 그 자체가 매력이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있다 있을 저녁 초대에 입고 갈 그의 옷과 자신의 옷을 고르는게 중요하다. 토니는 자신의 드레스룸으로 사라졌다. 






로키는 방 안에서 프라이데이가 보여주는 초대 된 여러분야의 유명인사들, 정치인, 사업가, 교수 등이 나열되어있는  정보를 확인 중이었고 또 추가적으로 토니와의 친분관계, 앞으로 친목을 다져서 유익한 관계, 그리고 토니에게 절대 가까이 하면 안돼는 인물들의 정보들이 넘쳐났다. 한참을 읽다가 문득 한 인물에서 로키의 눈이 멈춘다.

*인물정보*

이름: 마크 스미스(남)
직업: 스미스철광 산업 CEO
나이: 61세
특이사항: 사람들 사이에서 난봉꾼이라고 소문남. 토니에게 동의하지 않은 관계를 시도하려고 함. 미수로 그침.
주의할점: 교활한 사람. 만나게 된다면 인사정도만 할 것을 권장.


정보를 확인하고 다음으로 넘겼지만 그 이후로 비슷한 상황이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약물, 납치, 폭력 등을 동원해서 토니에게 말도 안돼는 짓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정보가 쉼 없이 뜬다. 그 인물들은 각 분야에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꽤나 포함이 되어있었고 아마 토니의 지휘와 힘이 없었다면 그대로 그들이 원하는 뜻대로 되었을 것은 안봐도 뻔하다.

"프라이데이. 토니는 이럴때마다 어떻게 자력으로 빠져나온거지?"

- 보스는 무술 유단자입니다. 그리고 저런장소의 음식,물,음료등은 절대안드십니다. 몇년전부턴 스티브 로저스씨가 동행했습니다.

하긴 그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다면 캡틴 아메리카가 그 옆을 지키는데 저런 더럽고 추잡스러운 짓을 하지는 못했을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저들 사이에서도 팀의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문이 돌기에 다시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생길것이다.

"음식이나 음료에 무언가를 타도 나는 영향을 받지 않으니 먹고 마셔도 상관은 없겠군. 다 봤으니까 이제 그만 보여줘도 괜찮아."

로키의 말이 끝나자 방안을 가득 메웠던 정보들이 일순간 사라진다.

"어릴때 부터라..."

로키는 방금의 정보들을 떠올리며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정말 어느 곳이나 쓰레기는 넘처나는 것 같다. 토니의 몸을 한 로키의 얼굴엔 비웃음이 가득 했다.




토니는 자신의 모습을 한 로키에게 골라두었던 정장을 입으라고 주었고 디테일을 잡아 주었다. 그리고 머리스타일까지 만져주니 누가봐도 토니 스타크였고 항상 그랬듯이 스타일도 좋았다.


"음. 이정도면 된것같네. 나도 옷갈아입고 샵에가서 메이크업 받고싶은데 오늘은 그냥 내가해야겠다. 샵까지 갔다오기도 귀찮네."


"화장도  할줄알아?"


로키가 의외란 얼굴로 질문하자 토니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나니까!"


"그래. 음... 설마 지금 내 앞에서 옷갈아입을생각?"



로키는 자신 앞에서 옷을 훌렁 벗는 토니를 보며 질문했고 토니는 아무렇지 않게 속옷을 입으며 말했다.


"응. 뭐 어때. 거기 내가 꺼내 놓은 드레스 좀 줘."


아무리 자신이라도 시선두기가 민망해 눈동자를  슬쩍 옆으로 피해 드레스를 건내주자 토니가 깔깔깔 웃는다. 그리고 건내 받은 드레스를 익숙하게(!) 입고는 다시 로키를 부른다.


"그렇게 있지말고 여기 지퍼 좀 올려줘."


토니가 길고 고불거리는 붉은 머리카락을 잡아 옆으로목선이 들어나게 한 뒤 로키에게 부탁했고 로키는 어쩔수 없이 토니 뒤로 서서 지퍼를 날개뼈까지 올려주었다. 가늘고 하얀 목선이 드레스룸 조명에 반짝거린다. 작고 가냘픈 뒷모습이 예쁘다. 


"다 했어?"


토니의 물음에 넋놓고 목선을 바라보던 로키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어.. 어. 올렸어."


"뭐야??"


토니가 몸을 돌려 로키를 올려다보며 물어봤지만 로키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못했다. 크고 맑은 눈망울이 사슴같고 향수를 뿌렸는지 움직일때마다 향긋한 내음이 후각을 자극시킨다. 


"별로. 거실에서 기다릴테니까 마저하고 나와."


로키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드레스 룸을 탈출했고 다급하게 나가느라 토니의 중얼거림을 듣지는 못했다.


"음... 이거 안통하네."


로키가 들었다면 분명 뒷목을 잡았겠지만 아쉽게도 듣지 못하였다.





거실로 나온 로키는 미리 도착한 배너와 피터를 보았다. 둘다 파티에 초대받았는지 정장 차림이었다.


"토니?!"


"어라. 토니 어떻게 돌아왔어요?"


피터와 배너가 깜짝놀라서 물었고 로키는 그들의 반응에 자신을 밝히지않았다.


"우아~ 남자 모습 오랜만이라서 가슴 떨려요!!"


피터가 다가와서 로키 주변을 돌면서 호들갑을 떨다가 로키를 와락 끌어안으며 신나한다.


"남자던 여자던 토니 너무 좋...!"


피터가 말을 끝내지않고 로키를 안은체 고개를 갸웃거린다.


"토니 맞아요?"


"응? 내가 토니가 아니면 누구란거야?"


로키의 말에 피터는 껴안은 팔을 풀더니 대답했다.


"토니... 원래 몸이 좋지만 그래도 이정도로 근육이 탄탄하지않고 약간말랑해서 껴안으면 포근하고그랬는데 포근함이없어요. 뭐지..?"


피터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토니의 모습을 한 로키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의심스럽게 쳐다보았고 그 모습을 보던 배너가 말했다.


"혹시 로키예요?"


"아하하. 다들 지금 헷갈린거 맞지? 나 여기있어!"


드레스룸에서 붉은 머리카락과 잘 어울리는 은빛의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나왔다. 드레스는 가슴까지만 올라와 흰 어깨와 가냘픈 목이 들어나고 그 목에는 로즈골드로 되어 붉은 루비가 박힌 단아한 목걸이가 착용되었다. 볼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었고 크고 맑은 눈은 다이아를 갈아서 뿌린것 처럼 빛난다. 붉은 입술이 촉촉하고 도톰하게 빛난다. 길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늘어트렸지만 오른쪽머리에 나비모양의 머리핀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무릎 위로 한뺨정도 올라온 치마는 여러겹으로 퍼져 소녀같은 귀여움이 한층 부각된다. 드레스 상의는 몸매의 굴곡이 들어나게 붙어 언듯 언밸런스 할 수도있지만 그것 조차 더 그녀를 아름답게 보이게하였다. 


그녀, 토니의 등장에 세 남자는 말을 잃은체 바라볼수밖에 할 수있는 일이 없었다.



"...요..."


"요?"


"요정같아요...!!!"


제일 먼저 침묵을 깬 피터가 감탄했다.


"아하하하하~ 진짜? 그렇게 예뻐?"


"피터말대로 요정이 걸어나오는줄 알았어요. 토니. 아름답다고하면 기분나쁠까요?"


"설마! 그러라고 이렇게 힘줘서 꾸민건데."


"더 힘줬다가는 사춘기 소년인 우리 피터 파커군이 기절 할수도 있겠어요."


"놀리지마세요~"


볼이 발갛게 물든 피터가 항의한다.


"로키?"


"음. 확실히 아릅답군."


그의 말에 토니가 웃는다.  



《4》




토니가 초대 된 파티는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취재 열기도 장난이 아니었다. 일반시민들까지 구경 올 정도여서 수많은 경호원들까지 배치가 되었다. 붉게 깔린 카펫위로 여러 유명인사들이 우아하게 차려입고 지나간다. 피터와 배너, 다른 멤버들 마저 이미 그런 시선들을 받으며 파티장으로 들어갔고 잠깐의 공백을 두고 토니의 애마가 미끄러지듯 성난 엔진소릴 내며 도착했고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토니, 그러니까 로키가 운전하던 운전자석 문을 열어주었다. 토니의  모습을 한 그가 차에서 내리자 플래시가 엄청나게 터졌고 로키는 내려서 토니가 그러했듯이 손을 흔들어 웃으며 화답하며 조수석으로 가 문을 열고 왼손을 토니에게 내밀었다. 토니는 우아하고 단아한 표정으로 살짝 미소지으며 로키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 모두의 관심이 과연이번에 토니가 어떤여자를 데리고 나타났을까 기대하는 얼굴들로 바라보았고 그녀가 보이자 일제히 탄성이 터져나왔고 토니의 모습을한 로키가 등장했을 때보다 더 많은 플래시가 터지며 그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없었다. 로키는 토니늘 에스코트하며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바라보았고 토니 역시 그런 로키를보며 수줍은듯 웃으며 카펫위를 걸어갔다.


"제법인데?"


수줍게 입을 가리며 웃는 시늉을 하던 토니의 말에 마치 주변이 시끄러워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애인처럼 로키가 고개를 숙여 토니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쉽군. 저들이 내가 아닌 네가 토니인걸 알면 더 기뻐할텐데."


"흥."


로키의 말에 토니는 코웃음쳤다. 그들의 관심은 자신의 재력, 능력, 외모등에만 치우쳐있다는것을 어릴때부터  뼈져리게 느끼며자라왔기때문에 달갑지 않다.

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파티장으로 장소를 옮겼고 수많은 시선을 받으며 이런저런 사람들사이에 섞여들어가기 시작했다. 로키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애워싸 이야기를 하자며 납치하듯 데리고 가버렸기때문에 토니는 여유롭게  사람들의 시선이 덜 닿는 곳으로 몸을 숨기다싶이 기댔다. 한차례 이곳저곳에서 그녀는 누구냐는 질문에 사랑하는 그녀라고 대답하는 로키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이지만 정말 꿀이 떨어질것같은 눈빛과 말투, 행동에 낯선이를 보는듯했고 정말 그가 자신의 연인인것 같아 가슴한켠이 설레이기 까지했다.


'생각보다... 힘드네.'


토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파티장 구석구석을 눈으로 스캔하며 사람들을 살폈다. 꽤나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목이 조금 마르지만 파티에 있는 음료나 음식은 절대 입에 대고싶지않다. 나른한 표정으로 벽에 기대 쉬는 토니에게 세명의 여자들이 다가왔다. 토니도 익히 아는 여자가 하나 껴있다. 끝임없이 자신에게 육탄공세를 펴던 여자. 그리고 그 여자의 시종처럼 붙어다니는 친구라 말하는 여자 둘. 그녀들은 자신보다 재력이 떨어지는 여자들중 예쁜 여자들만 골탕먹이고 다니기때문에 토니가 좋아하지 않는 부류다. 물론 얼굴은 예쁘지만 태생적으로 인성이 천박한 사람은 질색이다.


"야."


그녀들중 리더격인 여자가 거만한 표정으로 토니앞에서 토니를 부른다. 하지만 딱히 대꾸할 필요가 없기에 무시하고 시선도 주지않았다. 


"흥. 근본도 모르는 이상한 여자가 토니옆에  찰싹 붙어있길래 얼굴이나 자세히 보려고 왔더니. 야. 너. 안들려?"


교묘하게 주변은 들을 수없지만 토니에게는 똑똑히 들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부르는 행동이 참 재미있다그 토니는 생각했다. 너가 그렇게 따라다니던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란것을 알면 저 여자는 어떻게 반응할까?


"이익...!!"


"어머나. 저 부르신거예요? 너무 말투부터 행동이 천박해서 미처 반응을 못했어요. 미안해요."


 대꾸가 없어 또 화를 내려는 그녀의 말을 자르며 토니는 정말 몰랐다는 순진한 얼굴과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토니의 대답에 그녀는 토마토 마냥 얼굴이 벌겋게 변해 어찌할바를 몰라하자 그녀의 왼쪽에 서 있던 여자가 말한다.


"어디서 말을 그따위로 하는거야!"


"네? 제말이  뭐가 잘못된건가요?"


"흥. 얼굴만 반반한 바보인가?"


토니의 반응에 그녀들은 더 노골적으로 토니에게 막대하기 시작했다.


"그 목걸이 얼마짜린지 알고 네까짓게 하고 있는건지 알곤있어?"


"어머? 물건을 살때 가격을 알고 살만큼 제가 한가하지않아서 몰랐어요. 많이 비싼가요? 집사가(프라이데이) 항상 알아서 고르기때문에... "


"물건의 가치도 모르고 하고다닌다는거야?"


"가치가 있기때문에 집사가 골라줬겠죠. 저는 그녀를 믿으니까요."


"드레스는 꼴에 비싼거 입으셨네?"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토니가 선물해준거예요."


토니는 그녀들에 시비에도 상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어머. 저거봐. 토니를 홀려서 이것저것 받아냈나봐."

"그러게. 주제파악 못하게 생겨서는. 로라. 토니가 네가  바쁜사이에  잠시 저런 질떨어지는 여자를 만난것같은데?"

"그러게~ 내가 너무 바빠도 토니도 차암~"


건수를 잡았다는듯 본인들끼리 토니가 들으라는듯이 말하기에 토니는 다시 순진한 얼굴도 물었다.


"저어. 토니와 어떤관계세요?"


"보면 몰라? 토니의 약혼녀잖아! 이 반지 안보여?"


보면 당연히 모르지. 그렇게 말하려다 로라라는 여자가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을 토니앞으로 들이밀며 말하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쳤다.


"토니가 전에 나에게 준거야. 이게 얼마나 비싼건지 당신같은 여자는 모를껄? 토니가 관심 좀 준다고 우쭐거리지말란말이야!"


호오... 대체 나도 모르는 어떤 토니가 저 여자에게 저런 반지를 선물했을까. 그것도 가짜로. 토니는 속으로웃었다.


"앗! 저 그거랑 같은 반지 토니가 선물해 줬어요! 세상에서 딱하나라고 했는데. 토니가 잘못알았나봐요. 저도 오늘 하고 왔거든요...  그랬구나. 하나만 있는게 아니었네... 토니 너무해."


토니의 맑고 큰 눈엔 눈물이 고였지만 로라는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토니의 오른 손을 낚아채 반지가 껴진 네번째 손가락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가느다랗고 고운 손가락엔 고급스럽게 반짝이는 금빛반지에 정가운데는 핑크다이아가 박혀있고 그 주변으론 다이아들이 은하수처럼 박혀있다. 빛의 각도마다 반짝임이 다르고 색도 아름답다. 진짜다. 로라는 힘으로 토니 손가락의 반지를  빼려고했다. 저것이 가짜라고 우기고 버리는척 자신이 가지면 되는것이다. 그럼 아무도 모를거야. 그녀의 나쁜머리는 거기 까지밖에 떠올리지못하였고 토니는 여자라고 얕잡아봤다가 황소처럼 씩씩거리며 자신의 손가락의 반지를 빼려는 그녀를 저지하려다 휘청하며 밀려 쓰러졌다.


"꺄악!"


넘어지며  깜짝 놀란 토니가 순간 새된 비명을 질렀고 모두의 시선이 토니에게로 쏠렸다. 굽높은 구두를 신어 옆으로 최대한 덜아프게 쓰러지려 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인어공주처럼 주저 앉아버렸다.

일순 조용해진 파티장 안에 토니의 반지가  챙-.하고 맑은 소릴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honey!!"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토니의 모습을 한 로키가 다급히 뛰어온다. 토니는 부끄럽게 넘어진 이 상황 속에서도 걱정가득하고 놀란 얼굴로 뛰는 로키를 보며 정말 헷갈릴정도 연기를 잘한다고 느꼈다.


"토니..."


옷이 더러워지는것도 신경쓰지 않고 로키가 토니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토니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으응."


"정말?"


"응. 하지만 당신에게 실망했어요. 토니 나빠."


갑작스런 토니의 반응에 로키는 당황해 말을 하지 못했다. 토니의 눈꼬리에서 눈물이 흐르는걸 봤기때문에.


"사랑한다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반지를 선물한다고 준거 잖아요. 약혼녀도 있잖아요!! 반지보다 내게 거짓말한게 너무 속상해요. 거짓말쟁이! 나빠!"


토니의 작은 손이 토니의 모습을한 로키의 가슴을 투닥투닥 때린다. 대충 무슨일인지는 귀를 열어 듣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넘어진 토니때문에 당황했던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그마한 그 두손을 잡았다.


"honey.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 하지만 당신이 어떤 이유라도 나를 믿지 못한다면 그건 내 잘못이야."


로키는 토니의 손에 키스하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 고운손이 망가지게하지마. 내게 약혼녀가 있다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뿐이야.  같은 반지가 있었다면 이 반지도 필요 없어." 

 

로키는 그렇게 말하고 반지를 집어 토니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건 당신 좋을대로해. 내가 다시 세상에서 단하나뿐인 반지로 당신에게 또 사랑고백을할테니까."


"히잉... 진짜로 나뿐인거죠?"


"당연하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사랑인걸."


로키는 그렇게 말하고 토니를 조심스럽게 공주님안기처럼 안아 치마속이 보이지 않게 신경쓰며 일어났다. 파티장안에 사람을은 대충 무슨일인지 눈치챘고 로라를 비롯한 두여자를 두고 수군거렸다. 그들의 비웃음이 들리자 로라는 다급하게 로키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토니!! 내가 만나주지 않아서 그런 여잘만나는거예요?! 다시 내가 받아줄게요. 돌아와요!!"


마치 자신이 토니를 받아주는것같이 소리치는 그녀에게 로키는 혐오를 담은 눈빛으로 말했다.


"너. 누구야?"


"토니...!!!"


" 이상한 여자군."


"나를 기억...못한다고!?!!!"


그녀는 믿을 수없다는듯 비명에 가까운 소릴질렀다.


"으으응..토니 무서워요..."


로키의 품에 안겨있던 토니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고 로키는 바로 표정을 바꿔 자상한 목소리로 안심시키듯 말했다.


"쉬-. 괜찮아."


자신과는 너무 다른 대우를 받는 여자의 모습에 그녀는 이성을 잃고 로키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런 그녀를 막는 손이 있었다.


"거기까지."


"놔!!!!"


"진정하세요. 무서운 누나~~"


배너와 피터가 정신을 놓은 여자를 말리며 자리를 피하라는 신호를 주었고 로키는 토니를 품에안고 빠르게 파티장을 벗어났다. 주변소음이 점점 멀어진다.


"하암. 진짜 피곤하다."


토니가 로키의 품에서 하품한다.


"항상 이런식인가?"


"응? 뭐가?"


"저런 상식밖에 일들?"


토니는 그말에 쿡쿡 거리며 웃었다.


"자신보다 아름답고 예쁜여자가 온몸에 비싼거란 비싼건 다둘렀는데 거기에 토니 스타크까지 끼고 있으니 열등감이 폭발했겠지. 다음에 또 귀찮아 질까봐 일부러 살살 긁은것도 있지."


"그건 들어서 알고있다."


"그게 들려?"


"불가능할건 없지."


"헤에. 신기하네. 사실 뺨한대쯤은 각오했는데."


그 말에 로키의 미간이 꾸겨진다.


"내려줘. 내가 걸을게."


공주님안기가 내심 쑥스러운지 토니가 내려달라고 요청 했지만 무심한듯 로키가 말한다.


"발목 삔거 알아. 무리하지마."


"하..하..."


"이대로 타워로 돌아가지."


토니는 말없이 고갤끄덕였다. 







+ 남는 이야기



"파티장에서 별일없었어?"


다음날 아침 식사를 같이 하던 토니의 물음에 로키는 대수롭지 않은듯 말한다.


"엉덩이 더듬는 자식은 목소리를 내지못하게 막고(마법) 남들 모르게 팔목을 부러트렸고, 수면제 타서 음료 건낸 자식은 강력한 설사약을 타서 음료를 줘서 마시게하고, 미약 쓰던 자식은 같은 성분으로 써서 화장실에 처박아 두고 못움직이게 바지 벗겨두고 묶어놨고 그쪽으로 아주 좋은 남자하나 넣어줬지. 저런짓을 여러번 반복하게 하는 바람에 귀찮은것 빼곤 그럭저럭."


토니는 로키의 대답에 식탁에 엎드려 끅끅 숨도 못쉬고 웃었다. 로키는  웃는 토니를 보며 내심 뿌듯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 우아한 동작으로 커피를 마시며 입꼬리를  감추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알려주지 않았다. 토니의 모습을 한 자신에게 집적대던 남자들은 이제 앞으로 영원히 그들의 분신은 일어 날 수 없다는것을. 














*3,4를 잘라서 올리기 어려워 그냥 한번에;; 오타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이해해주세요.^^;;;

아..냐한거 쓰고싶다.

잘자요^^











마블/토니스타크/판소/무협/기타 등등

OTA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