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단 증상 겪는 정키가 된 기분이야.)


신재현은 이틀째 류건우를 끌어안고 잠들지 못해 불만과 불안으로 가득한 상태였음.

깨어있을 때에도 류건우가 계속 거리를 둬서 혈중건우형농도부족에 시달리는 중이었지.


🍒: 하하하! 오윤신 뉴욕 당첨! 통행료로 6일치 식량을 내놔!

🍋: 노오오오우우ㅜㅜ


그 사이 좀비마블은 두 바퀴를 더 돌아 채율의 일방적인 독주가 이어지고 있었음


🍋: 이거 공정하지 못한 게임 아닌가요? 프로 선수랑 일반인이랑 붙는 급이잖아요

🍒: 패배자의 한심한 변명이구나!

🍋: 진채율 너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


-윤신이 운다 울어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채율이 과금이 아니라 찐실력으로 다이아 S찍은거였다고ㅋㅋㅋ

-진채율(18/남) : 밥 먹고 좀블만 함

-ㅋㅋㅋㅋ윤신이 다음 턴쯤 파산하겠는데ㅋㅋㅋ


현재까지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음

1위 채율: 식량 38일치. 무기 12마리분. 도시 11개 지배

2위 주단: 식량 27일치. 무기 4마리분. 도시 6개 지배

3위 건우: 식량 19일치. 무기 6마리분. 도시 4개 지배

4위 신오: 식량 11일치. 무기 5마리분. 도시 3개 지배

5위 청려: 식량 7일치. 무기 4마리분. 도시 2개 지배


-꼴찌 청려라니 그 두 단어가 서로 양립할 수 있었단 말인가

-재현이 초반 무인도 3턴이 너무 치명적이었음ㅋㅋㅜㅜ

-ㅋㅋㅋ게다가 하필이면 다 다른 애들이 지배하거나 점령한 땅에만 걸려서ㅜㅜ


📷: 우단아 너 주사위 굴릴 차례야.

🍡: 음. 차라리 폐허에서 쉬면 좋겠는데 말이죠. 앗, 녹슨 열쇠.

🍒: 땅 반값에 팔기 나오면 좋겠다, 히히.

🍋: 좀블이 진채율을 오염시켰어…

🍡: 멸망한 도시의 파티 초대권입니다.


[멸망한 도시의 파티 초대권]

※대중 앞에서 장기 자랑 배틀을 하세요.※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참가자에게 패배한 쪽의 자원 절반을 넘깁니다.※


갑자기 분위기 장기자랑이 되어버린 탓에 멤버들 모두 정적에 휩싸임.

채팅창은 각자 보고 싶은 장기자랑 얘기로 빠르게 불타올랐음.

라이브였다면 그 중 하나를 골라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건 녹화방송이었음.


🍒: 이거 게임에선 없었던 건데?

📷: 규칙 책자를 보니까 장기자랑으로 대결을 하는 건가봐. 초대권을 뽑은 사람이 상대를 지목하는게 아니라, 다른 참가자가 초대권을 가진 사람에게 배틀을 신청하는 거야.

🍡: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군요. 채율이 형, 제게 도전하시죠.

🍒: 내가 왜???

🍋: 쫄?

🍒: 응. 너무 무서워~ 난 배틀 안 할래 잉잉


-진채율 본인 입으로 쫄보인정

-ㅋㅋㅋㅋㅋㅋ잉잉 뭐냐 귀여워ㅜㅜ

-ㅋㅋㅋ주단이 열심히 도발해봐도 안 통하쥬ㅜ


🦋: 내가 도전할게^^

🍡: 거절 할 수 없을까요?

🍋: 정우단 쫄?

🍡: 예, 쫄았습니다.


-아니 브이틱 이 좌식들 왜케 패기가 없어ㅋㅋㅋ

-신재현 어떻게든 막판 뒤집기 해보려고ㅋㅋㅋㅋㅋ

-ㅋㅋㅋ재현아ㅜ 그렇게 건우랑 룸메가 하고 싶어?

-청려: 네

-ㅋㅋㅋㅋ아니 중3 애깅이한테 도전하는 거냐고ㅜ


📷: 안타깝게도 걸려온 배틀은 거절할 수 없어.

🦋: 주단. 선공을 양보할게.

🍡: 이건 양보가 아닙니다. 제가 뭘 하든 재현이 형이 더 강한 걸 시도할 텐데 먼저 장기자랑을 하는 쪽이 불리하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제가 선공을 양보하겠습니다.


-ㅋㅋㅋ재현아 그렇게까지 해야겠니ㅜㅜㅜ

-ㅋㅋㅋㅋㅋ우리 막내 똑부러지는 거 보소ㅋㅋㅋ

-옆에 건우: 한심

-재현이는 건우 형이랑 룸메가 되고 싶을 뿐인데ㅜ


🍋: 재현이 형이 이기면 내가 꼴찌되나?

🍒: 우단이가 자원 절반 잃어도 너보다 많으니까 네가 꼴찌지.

🍋: 정우단 이겨라! 정우단 화이팅!


-ㅋㅋㅋㅋ죽어도 꼴찌는 되기 싫은 오윤신ㅜㅜ

-ㅋㅋ신오야 청려 눈빛 좀 봐ㅜㅜㅜㅜ

-아 미치겠다 얘네 진짜ㅋㅋㅋㅋㅋ


🦋: 흠. 그래. 내가 챌린저니까 먼저 선공하지 뭐.

🍡: 뭔가 불길하지만 예. 부탁드립니다.

🦋: 그래, 잠깐만^^

📷: (이 새끼 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지)


티카들 역시 신재현이 보여줄 장기자랑이 뭔지 궁금해함.

예상은 압도적으로 춤과 관련된 것이었음. 신재현이 브이틱의 메인 댄서인만큼 브이틱 안무의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담당하고 있었으니까.


자기 휴대폰으로 무언가 검색하던 신재현은 스피커를 키우고 노래 하나를 틀었음.

그리고 흘러나온 것은…


-여기서 캔디가 나온다고!!!

-신재현 이 앙큼한 쉑ㅋㅋㅋㅋㅋㅜㅜㅜ

-ㅋㅋㅋ아 미치겠다 재현아아악!!!


H.O.T의 캔디였음.

마침 이 즈음 90년대~00년대 노래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능이 방영되고 있었던 만큼, H.O.T의 노래와 무대도 인터넷에서 다시 주목을 끌고 있었음.

신재현은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친숙하고 또 발랄한 노래를 고름.


-아 이거 애들 다 같이 해주면 좋겠다 제발제발

-사실은 오늘 너와의~ 만남을 정리하~고 싶어~

-널 만날 거야~ 이런 날 이해해~


티카들은 채팅으로 노래 따라부르며 신재현의 깜찍한 안무를 구경함.

트레이드 마크인 커다란 장갑은 없어도 신재현이 그간 보여준 무대와 달리 앙큼상큼한 안무를 추고 있다는 것 만으로 티카들은 대만족이었음

몇몇은 나의 청려는 이렇지 않아! 하고 절규했음. 쏟아지는 채팅에 밀려 금방 사라졌지만.


🦋: 그렇지만 널 사랑 않는게 아냐~ 이제는 나를 변화시킬 테니까^^


-악 X발!!!

-바닥 콩콩 뭔데ㅜㅜㅜ 재현아아악!!!!

-신재현 너무 귀여워서 터트리고 싶어ㅜㅜ

-청려 그는 신인가 청려 그는 신인가 청려 그는 신인가

-ㅋㅋㅋㅋㅋ와 내가 이렇게 대놓고 애교부리는 신재현을 보게 될 줄이야


📷: …


-건우 지금 들썩거리는 거 같은데

-ㅋㅋㅋㅋ재현이 말릴 각 잡는 거 아님?ㅋㅋㅋ

-폭주 기관차 핸들 놓친 기관장 표정ㅋㅋㅋㅋ


티카들은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하는 건우를 보며 신재현의 폭주에 건우가 당황했다고 생각함

당황한 건 맞았음. 이렇게까지 이기고 싶어할 줄은 몰랐으니까.

근데 그것 보다는…


📷: (미친새끼 귀엽네.)


애인이 귀여워서가 더 컸음.


-와아~ 짝짝짝~

-잘 봤습니다. 제 점수는요…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ㅋㅋㅋ이건 재현이가 이겼다ㅋㅋㅋ

-ㅋㅋㅋㅋㄹㅇ 여기서 주단이가 뭐해도 캔디 임팩트에 안될듯ㅜ

-신재현 독기 미쳤어 진짜ㅋㅋㅋㅋㅋ


노래가 끝났을 때는 브이틱 멤버들도 같이 박수를 짝짝짝 치고 있었음.

신재현은 카메라를 향해 잔망을 좀 떨고는 자리로 돌아와 앉음.

본인 노래는 아니지만 춤을 추고 나니 쌓인 짜증이 좀 풀렸는지 슬쩍 건우한테 기대는 얼굴이 밝았음.


류건우도 이번에는 모른척 엉겨오는 신재현을 받아줌.

기분에 따라 다른 보상을 주면 안된다던 행동교정 전문가의 말 따윈 소리소문없이 기억 저편으로 날려보냈지.


🍡: 제가 졌습니다.

🍋: 시도도 안 해보고?

🍡: 지금 뭘 해도 저건 못 이길 텐데 어중간한 장기자랑으로 안쓰러운 패배자가 되느니 깔끔하게 결과에 승복할게요.


-ㅋㅋㅋ고건 고렇취ㅋㅋㅋ

-캔디 청려를 어케 이겨요ㅋㅋㅋㅋㅋ

-여기서 주단이가 이기려면 코로 밥 먹는 장기자랑 같은 거 말곤 답이 없음

-ㅋㅋㅋX발 아이돌이 코로 밥 먹는 걸 누가 보고 싶어해ㅋㅋㅋ

-그 정도면 기인열전 아니냐ㅋㅋㅋㅋ


🦋: 꼴찌를 벗어났네요^^*


-신재현 신났다ㅋㅋㅋㅋ

-ㅋㅋㅋㅋㅋ신오 억울해하는거 개웃김ㅋㅋㅋ

-신오: 나는 가만있었는데 왜 내가 꼴찌야!!

-억울하면 너도 캔디 춰 윤신아ㅋㅋㅋㅋ


📷: 그럼 지금 순위를 다시 정리하면…


1위 채율: 식량 38일치. 무기 12마리분. 도시 11개 지배

2위 건우: 식량 19. 무기 6. 도시 4개

3위 청려: 식량 20. 무기 4. 도시 2개 

4위 주단: 식량 14. 무기 4. 도시 6개 

5위 신오: 식량 11. 무기 5. 도시 3개


신재현이 단번에 3위까지 치고 올라감. 자원은 건우보다 많아졌지만 지배 중인 도시의 수와 보유 무기 수에서 아직 밀리고 있었음.


🦋: 1등까지 힘내보겠습니다.

🍒: 지지않을 거예요! 어흐흡…

📷: 게임은 게임일뿐이니까 너무 과몰입하지 말자.

🦋: 룸메이트가 걸려있지 않았다면 그랬겠지만요^^


-아 모르겠고~ 재현이는 1등해서 건우 형이랑 같방 쓸 거라고요~

-ㅋㅋㅋ채율이가 건우랑 같방 하고 싶다고 안했으면 신재현 2등이어도 만족했을듯

-ㄹㅇㅋㅋ

-채율이 패기 좋게 외쳐놓고 재현이랑 눈 마주치자마자 고꾸라지는 거 왤케 짠하지ㅋㅋㅜㅜ


다시 시작된 좀블은 신재현의 턴으로 이어짐.

신재현은 주사위를 굴려 매마른 상파울루에 도착함.


🦋: 제 땅이네요. 마지막 남은 좀비 1마리를 처치하고 보상과 정화 축하금을 가져가겠습니다.

🍡: 보상 카드 뽑아주세요, 형.

🦋: 즉석식품 3일분이네^^


-재현이 반짝 2등ㅋㅋㅋ

-근데 다음턴 바로 건우라서 건우가 다시 수금하면 2위 탈환임


📷: 음, 5*4. 아, 이런.

🍋: ㅋㅋㅋ건우 형도 기부금 갈취 당했네

🍒: 이번 기부금도 내가 먹을 거야~


건우는 사회보장기금으로 3일치 자원을 기부하게됨. 앞서 신오가 기부한 기부금은 채율이가 받아갔었음.


-이러면 재현이 2위 굳히기 가능?

-ㅋㅋㅋㅋ채율이랑 차이가 너무 크지 않아?

-아모르직다

-ㅋㅋㅋ좀블은 진심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님


다음 턴인 채율이는 현재 녹으로 뒤덮인 파리에 있었음. 물론 파리도 채율이가 지배중인 땅이었고.

채율이는 이번에도 자기 땅에 도착하길 바라면서 주사위를 던짐.


🍒: 아! 녹슨 열쇠. 헉 나도 파티 초대권 나오면 어쩌지?

🍋: 땅 반값에 팔기나 걸려라ㅋㅋ

🍒: 우왓!!

🦋: 뭐 나왔어?


채율이는 밝은 얼굴로 카드를 내밈


[폐허를 휩쓰는 폭풍]

※폭풍을 만났습니다. 곧장 버려진 폐허로 가십시오.※

※출발지를 지나더라도 일주 지원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 타이밍이면 무인도 쌉이득이지ㅋㅋㅋ

-ㅋㅋ남의 땅 가서 통행료 뜯기느니 다른 애들한테 수금 받으면서 짱박혀 있는게 나음ㅋㅋㅋ

-채율이 진짜 주운이랑 열쇠운은 기깔난다ㅋㅋㅋ

-ㅋㅋㅋ신재현 대놓고 실망한 티 내지 마라ㅋㅋㅋ


🍒: 저는 폐허에서 쉬고 있겠습니다!

🍋: 하… 얄미워… 다음 저 던질게요. 어… 타이베이 누구거…는 진채율 거지?

🍒: 어서오십쇼 고객님~ 통행료는 식량 2일치입니닷~

📷: 참아. 같은 멤버를 죽이면 안 돼.

🍡: 같은 멤버가 아니라도 원래 사람은 죽이면 안 돼요.


-ㅋㅋㅋ오늘 윤신이 채율이한테 엄청 볶이네ㅋㅋㅋ

-진짜 좀블이 이스포츠 경기되면 채율이 나가서 금메달 따오라 해라 군면제 받아오라해

-어허! 누가 군대 소리를 내었어! 누구야!


🦋: (시무룩하게 자기 자원이랑 채율이 자원 계산함)


-ㅋㅋㅋ재현아 힘내ㅜㅜㅜ

-울지마 신재현! 울지 마!!

-나 신재현이 이렇게 나약한 모습 처음봐ㅋㅋㅋ

-ㅋㅋㅋ아이돌 서바이벌에서도 꿋꿋하던 재현이가 고작 좀블에 격침당하다니ㅋㅋㅋ

-아니지 지금 쟤는 건우 형 뺏기게 생겨서 저러는 거라고ㅋㅋㅋ


그게 맞음. 좀블따위 이기든 지든 관심도 없고. 게임 좀 못 해도 팬들은 알아서 '다른 건 다 잘하는데 주사위 게임은 더럽게 못하는 재현이><' 같은 걸로 착즙해줄 테니 상관없었음.

신재현이 서글픈건 꼼짝없이 다음 방 배정 타이밍까진 건우랑 따로 자게 생겼다는 거임.


🦋: (이대로면 며칠 정도 끌면서 이제 괜찮으니까 같이 자자고 끌어들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 (딱 봐도 대충 며칠 뭉개다가 은근슬쩍 같이 자려던 계획이 틀어져 꼴받았군.)


-주단이 아까 재현이한테 자원 털리면서 운빨도 같이 털린듯ㅋㅋㅋ

-거기서 월드컵이 걸리냐ㅋㅋㅋ

-은행이 주단이 자원 다 털어간다ㅜㅜㅜ


다시 신재현에게로 차례가 돌아옴. 출발지는 시드니, 그리고 도착한 곳은…


-부산?

-뭐여 진짜 부산이여?

-ㅋㅋㅋㅋ재현아 미인계! 미인계 써!!


🦋: 형… (처량)

📷: …자원 10일치.

🦋: 건우 형… (속눈썹 팔랑팔랑)

📷: …8일치만…

🍒+🍋: 그런 게 어딨어요!


-ㅋㅋㅋㅋㅋㅋ류건우 미인계 안 통한다면서ㅋㅋㅋ

-ㅈㄴ 잘 통하죠? 완전 껌뻑 넘어갔죠?ㅋㅋㅋㅋ

-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시도하는 신재현이나 넘어가는 류건우나ㅋㅋㅋ

-부창부수

-※RPS 발언 자제해주세요.※

-아닌데요? 전 그냥 제가 아는 사자성어를 자랑했을 뿐인데요?

-졸렬한 변명ㅋㅋㅋㅋㅋㅋ


📷: …자원 10일치.

🦋: …알았어요.


그렇게 신재현이 품었던 대 역전극의 희망은 덧없이 꺾이고 알았음.

중간에 이변이라면 이변이 있었는데 바로 신오가 3등이 되었다는 거임.


1등인 채율이에게 먼저 룸메이트와 방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짐.


🍒: 저는~ 건우 형과 같은 방을 쓰겠습니다! 방은 지금 방 그대로!

📷: 그래, 그럼 내가 큰 방으로 옮길게. 나는 건너뛰고… 윤신이가 룸메이트랑 방 골라.

🍋: 저는 주단이랑 중간방 쓸게요.

🍡: 형 독방 쓰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 글킨 한데. 생각해보니까 작은방은 싱글 침대잖아. 구겨져 자다 담 걸릴 것 같아.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았음.


큰방: 건우+채율

중간방: 신오+주단

작은방: 청려


🦋: 벌써부터 외롭기그지없네요.

🍡: 독방도 나쁘지 않아요, 형.

🦋: 아, 그래.


-신재현 주단이 말 들을 맘도 없음ㅋㅋㅋㅋㅋ

-아 진짜요?의 일상버전

-ㅋㅋㅋ비건우 차별을 멈춰주세요ㅜㅜ

-이 와중에 막둥이 자기 위로 먹힌 줄 알고 뿌듯하게 고개 꾸닥이는거 왜케 귀엽지?

-정우단 한 입에 삼켜버려ㅜ


📷: 오랜만에 다시 룸메이트네.

🍒: 잘 부탁해요, 형!

🍋: 뭐, 우단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 윤신이 형에겐 모르는 문제를 물어볼 수 없어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함께 생활하며 조금 더 친근해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 (외롭)


-나는~ 개똥벌레~ 친구~가~ 없네~

-재현이는 원래도 친구 없었어요

-건우 있잖음

-연인은 보통 친구라고 안 하지

-미친 새끼야ㅋㅋㅋㅋㅋ

-ㄴㄴ 보이프렌드도 프렌드임

-보이프렌드도 프렌드 ㅇㅈㄹㅋㅋㅋㅋㅜㅜㅜ

-이제 알페스 자제하란 말도 안 함

-채팅관리자: 서렌칩니다ㅋ


룸메이트가 정해진 다음은 이사가 곧장 이어짐.

사전에 방송에 내보이기 곤란한 물건들은 따로 빼서 공용 드레스룸에 처박아둔 상태라 이삿짐 싸는 모습도 여과없이 방영됨


원래 방을 그대로 쓰게 된 채율이만 짐싸기에서 해방된 채 자유를 즐겼음


🍒: 흠, 흠~ (둠칫둠칫)

🍋: 또 발작왔어?

🍒: 발작 아니야ㅜㅜ


큰방의 투닥거리는 동갑내기 다음으로 화면에 비친 것은 주단이었음.

주단이는 작은방에 있는 데스크탑을 아련하게 바라보다가 짐을 싸기 시작함


-ㅋㅋㅋ우리 애 이제 크아하려면 재현이 허락 받아야함

-ㅋㅋㅋㅋㅋ어떡해ㅜㅜㅜㅜ

-주단이 계속 콤퓨타 아련하게 돌아봄ㅜㅜㅜ

-중간방에도 콤퓨타 놔주자ㅋㅋㅋ

-재현이 어차피 랩탑 있던데 데탑은 막내 들고 가라 하자ㅋㅋㅋㅋ

-중간방에 데탑 둘 자리가 없음ㅋㅋㅋㅜㅜㅜ


그리고 마지막은 대망의 중간방.


🦋: …이대로 헤어지는 건가요.

📷: 방문 열면 바로 보이는데 뭔 소리야.


-ㅋㅋㅋ이쪽은 데탑이 아니라 건우 아련하게 바라보는 신재현임ㅜㅜㅜ

-재현이 지금 찐으로 슬퍼하고 있으니까 웃지마라

-X를 눌러 조의를 표하십시오

-X

-X


🦋: 하… 보고 싶을 거예요, 형.

📷: 내가 너랑 뭔 말을 하냐.


신재현은 눈썹을 축 늘어뜨리고서 울적하게 짐을 챙김.

이제 최소 2달은 건우와 따로 방을 쓰게 됐음.

와이즈 때도 숙소 방을 제작진이 정해서 불만이었는데 이번에는 고작 주사위 때문에 건우와 헤어지다니.

신재현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음.


🦋: (그나마 독방이라 다행이군.)

📷: (저 자식 지 방에 날 끌어들일 심산이군.)


생각하는 족족 건우에게 들키고 있는 신재현임.

예전에는 저 새끼가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 건우지만 이젠 그냥 얼굴만 봐도 뭔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음.


각자 짐을 싸서 방을 나서는데 신재현이 독방 앞에 서서 또 아련하게 건우를 돌아봄.


🦋: 가끔은… 날 보러와주세요.

📷: 그러니까 방문만 열면 보인대도.


-ㅋㅋㅋㅋ재현이 얼굴만 보면 지금 견우와 직녀임

-건우와 직현이ㅋㅋㅋㅋㅋㅋㅋ

-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아 류건우 독하다 독해 저 절대 안 넘어가주네ㅋㅋㅋ

-아까 부산 통행료는 깎아줄라 하더니ㅋㅋㅋ


잠깐 한숨을 쉬던 건우가 슬그머니 신재현에게 다가가 무어라고 속삭임. 귓속말을 들은 신재현이 잠깐 움찔했다가 푸스스 웃음.


-내 궁예: 밤에 찾아갈 테니까 기다려

-ㅋㅋㅋㅋㅋㅋㅋㅋ아십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이 안 되네

-그거 아니고서야 재현이가 저렇게 활짝빵끗해맑게 웃겠냐고요

-류건우 유죄

-ㅋㅋㅋㄹㅇ 류건우 죄가 깊다 신재현 옆에서 종신형 살면서 갚아야함


하지만 티카들의 예상과 달리 건우가 한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음


📷: 지금 패배를 승복하는 건가? 이대로 내기는 포기? 시시한데….


그야말로 '쫄?' 하는 도발이었지. 신재현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음. 웃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불꽃이 튀었지. 아무리 신재현이 그와의 관계에서 져주는 방식으로 이겨나가는 수싸움을 오랜 시간 이어왔다고 해도 이번 일에서는 그럴 수 없었음.

류건우에게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자신이 류건우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할 일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싸움임. 승복? 어림도 없지.


그렇게 한 차례 신재현을 눌러 놓은 건우가 짐을 이제 자기 방이 된 큰 방으로 들어감.

큰방은 아직 신오의 이삿짐 싸기가 한창이었음. 정확하게는 신오가 짐을 싸고 채율이 그걸 돕다가 추억의 물건들을 보며 수다 떠는 행위가 한창이었음.


🍒: 와 너 이거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이거 우리 와이즈 때 건우 형이 짜준 연습 루틴표 아냐?


화면에 15분 단위로 짜인 훈련 계획표가 비춰짐. 이때 실시간으로 촬영한 건 아니었고 나중에 제작진이 추가로 인설트 촬영을 해서 편집 과정에 붙여넣은 것이었음. 덕분에 티카들은 건우가 손글씨로 달아놓은 각주까지 전부 캡처할 수 있었음.


🍋: 나도 있는 줄 몰랐어. 이거 처음 받았을 때 느꼈지. 와, 이 형은 백퍼 데뷔하겠구나.

📷: 그렇게 생각했을 줄 몰랐네.

🍋: 우왁, 건우 형!?


방으로 들어온 건우는 아직 짐싸기가 끝나지 않은 신오를 보고 고개를 내저음. 신오가 머쓱하게 웃으며 다시 방 정리를 시작했음. 옆에서 뺀질거리던 채율이도 냉큼 손을 거듬.


📷: 마저 치우고 있어. 나는 가서 재현이랑 막내 보고 올 테니까.

🍒🍋: 네, 형!


들고 온 박스를 침대 위에 올려둔 건우가 다시 방을 나갔음. 

주단이 쪽을 슬쩍 보니까 야무지게 책부터 정리하고 있었지. 문제집은 대충 책상 위에 던져두고 판타지 소설부터 각잡아 진열하고 있었지만…

건우는 픽 웃고는 이제 신재현의 독방이 된 작은 방으로 향함.


📷: 도와줄 거 있어?

🦋: 맏형의 권위로 제 방을 채율과 스위칭 해주세요.

📷: 될 것 같은 소릴 해라.


-재현아 그만 포기해ㅋㅋㅋㅋㅋ

-청려: 포기? 어림도 없지

-ㅋㅋㅋㅋ어림도 없는 건 같방쓰기 같은데ㅜㅜ


시무룩한 얼굴로 방 정리를 이어가는 신재현을 보며 건우는 약간의 측은함을 느낌.

이렇게까지 해서 애를 떨어뜨려 놔야 할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많이 안정 되기는 했는데…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음. 건우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독하게 먹기로 다짐함.


📷: 정리하고 있어봐.

🦋: 어디 가요?

📷: 주방에.

🦋: 같이 가지.

📷: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정리나 하고 있어.


[보호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보호자는 안전하고, 또 언제든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해요.]


지난 이틀간 꾸준히 건우는 신재현에게 '기다려' 훈련을 반복해왔음.

어딜 가든 쫓아오고 건우가 눈앞에서 5분 이상 사라지면 초조해하는 신재현에게 반복학습으로 건우의 부재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걸 거듭 주지시킨 거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방에서 물을 한 잔 따라 마신 건우가 거실 시계를 확인함.


📷: (이번엔 10분으로 해볼까.)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고 있긴 했는데 3일째에 와서야 겨우 10분이 고작일 만큼 진도가 느렸음.

답답하기는 건우도 마찬가지였음. 어제 혼자 방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워서는 헛생각을 할 정도였음.

스마트 워치를 사서 차고 그걸 신재현의 휴대폰에 연동시켜 자신이 건강히 살아 숨쉬고 있다는 걸 신재현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음.

문제는 1세대 스마트 워치 한국 출시가 내년이라는 것과 해당 워치의 정보를 사생이 탈취할 수 있다는 것, 또 이 워치를 찰 수 없는 상황에선 신재현의 불안증이 도로 도질 게 뻔하다는 것이었지.

결국 그 아이디어는 떠올림과 거의 동시에 폐기함.


📷: (답답해도 차근차근 해나가는 수밖에.)

🦋: 형.


작은 방에서 건우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옴. 태연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 안의 초조를 읽어내지 못할 건우가 아니었음.

시계를 보니 건우가 방을 나선지 5분이 지난 상황이었지.

건우는 여기서 바로 대답해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알리는 게 좋을지, 신재현의 주기적인 체크 루틴을 깨놓는게 좋을지 고민함.


🦋: 건우 형. 형. 뭐해요? 건우 형?


반복되는 부름은 갈수록 조급해지고 있었음. 결국 신재현이 방에서 나오는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옴.


📷: 물 마신다.

🦋: …왜 바로 대답을 안 해요.

📷: 물 마시는 중이라 그랬지. 입에 물 담고 대답할까?


-건우 지금 재현이 훈련하는듯?

-분리불안?

-어… 그런 것 같아. 근데…


방송을 보는 팬들도 류건우의 목적을 눈치챘음.

그야 건우가 노골적으로 신재현과 거리를 유지하고 신재현의 독립성을 길러주려 하고 있었으니까.


-ㅋㅋㅋ이거 강아지 훈련법 아냐?

-ㅋㅋㅋㅋㅋㅜㅜㅜ류건우 지금 강아지 분리불안 훈련법 신재현한테 써먹는 중ㅜㅜ

-ㅋㅋㅋㅋ미친 놈들아 그냥 동반 상담을 받아ㅜㅜㅜ


그리고 그 방식이 강아지 훈련법과 같다는 점에서 모두 웃음을 터트림.

이 부분을 제작진이 방송에 포함 시킨 건 고의였음. 1편이 방영된 이후부터 티카들 사이에 신재현의 분리불안을 걱정하는 여론이 생성된 탓이었음. 정도가 어느 정도여야 귀엽다고 눙치고 넘어가지 신재현의 상태는 잠깐 보기에도 심각한 게 눈에 보였으니까.

그래서 류건우가 신재현의 분리불안 훈련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일부러 이 모습을 가볍게 드러내 문제의 심각성을 덜어내려 함. 제작진의 의도대로 방송을 보는 티카들은 신재현을 훈련 받는 대형견 따위로 모에화하며 낄낄 거리고 있었음.


🦋: …빨리 와서 도와줘요.

📷: 맡겨놨냐. 기다려.


-쓰읍~ 기다려!

-재현이 기다려~~~

-ㅋㅋㅋㅋ상으로 간식 대신 뽀뽀해주는 건우 ㅂㄱㅅㄷ

-새 글 파서 썰 풀어조><

-맡겨놨냐. 기다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계획대로 10분을 더 채운 건우가 작은 방으로 돌아감. 신재현은 계속 건우를 기다리며 문을 응시하고 앉아있었음.


🦋: 형.

📷: 정리 마저 하자. 도와줄게.

🦋: …그래요.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곧장 예뻐해주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지만. 고의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보호자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일이 특별한 보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거죠.]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보이는 신재현이었지만 류건우의 무덤덤한 태도에 입을 다물었음.

그런 신재현의 위로 시무룩하게 축 쳐진 고양이 귀가 합성 됨


-ㅋㅋㅋ아 재현이는 강쥐 아니고 고먐미라고요~

-빅티비 제작진 냥청려파였냐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재현이 풀 죽은 거 왜케 애처로워ㅜㅜ

-류건우 마음 독하게 먹은듯…  저 얼굴에 안 넘어가네…


신재현과 류건우가 방을 정리하고 있을 때, 신오가 와서 방문을 똑똑 두드렸음.


🍋: 건우 형. 저 방 다 비웠어요. 형도 형 짐 정리하세요.

📷: 그래? 알았어.

🦋: 가요?

📷: 어. 나도 내 짐 옮겨야지.

🦋: ….


-건우야! 그냥 한 번만 져주자!!!

-재현이 울겠다 울겠어!!!

-야! 류건우! 그냥 니가 재현이 옆에 계속 붙어있음 애가 분리불안 생길 일도 없잖아!!!

-ㅋㅋㅋㅋ미친놈들 신청려 시무룩한 얼굴에 넘어가서 발작중ㅋㅋㅋㅋㅋ

-ㅋㅋㅋㅜㅜ 애가 아픈데 그걸 고칠 생각을 해야지 이 새끼들아ㅜㅜㅜ


하지만 티카들의 생각은 지금 류건우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음.


📷: (애가 이렇게 서운해하는데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보호자의 단호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래. 이게 다 신재현을 위해서다. 류건우는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음.

신재현에게 짐 정리를 계속 하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서는 류건우를 향해 신재현의 애처로운 눈길이 따라붙음. 하지만 건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

건우가 끝내 방을 나간 뒤에 큰 방으로 들어가는 건우를 끝까지 지켜보던 신재현은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남.

그리고는 그대로 털썩 작은방 침대에 엎어짐.


-ㅋㅋㅋㅋㅜㅜㅜ재현아아아아

-야 우냐? 울어? 야 우냐?

-ㅋㅋㅋ얼레리 꼴레리~ 재현이는~ 울보래요~


물론 진짜 신재현이 우는 것은 아니었음. 그래도 침대에 일자로 엎어진 꼴이 참 처량맞아서 티카들은 놀리지 않을 수가 없었지.

엎드린 신재현의 위로 축처진 고양이 귀와 힘없이 늘어진 검은 꼬리가 합성됨. 그야말로 토라진 고양이 그 자체였음. 덩치는 재규어나 호랑이에 가까웠지만.


🦋: 내가… 하…


신재현이 차마 카메라 앞에서 뱉지 못한 말은 이랬음.


🦋: (내가 억울해서라도 고치고 만다, 분리불안.)


건우와 함께 하고 싶어서 안달을 낼 수록 건우가 밀어내니 신재현으로서는 억울하고 분해서 참을 수가 없었음.

이런 일을 겪으려고 시간을 돌린 게 아니란 말임.

신재현은 기필코 분리불안을 고쳐서 류건우에게 들러붙어도 건우의 걱정을 사지 않는 상황을 만들겠다고 결심함.


🦋: ….


다시 침대에서 일어난 신재현은 묵묵히 방 정리를 시작함. 시계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음.

무슨 일이 생기면 채율이가 소리라도 지르겠지. 그래. 별 일이야 있겠나. 뭔가 잘못 되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지.

그렇게 속으로 생각을 되뇌면서 침대 옆 수납장과 책장, 책상 위를 채워나감.


🦋: ….


뭔가 잘못 되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지.

그래.

근데 정말?

모든 사고가 늘 소음을 동반한다고 확신할 수 있나?


🦋: (아냐. 그만.)


신재현은 의식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함. 다음에 낼 곡에 대한 생각, 의상과 안무, 무대 구성, 홍보용 예능, 자체 컨텐츠의 소재…

조용한데. 이렇게 조용한 게 정상이 맞나?


똑똑.


🦋: (휙)

📷: 깜짝이야. 목 안 부러졌냐?


문가에 기대선 류건우를 보자 신재현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으려다 가까스로 멈춤. 그리고 그런 신재현을 보고 류건우는 눈썹을 작게 까닥임.


🦋: …다 정리했어요?


신재현의 물음에 건우가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임. 원래 같았으면 이 정도로 떨어져있다 다시 얼굴을 봤을 때 신재현은 득달 같이 달라붙어 다친 곳이 없나 확인하거나 건우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려 들었을 터였음.

하지만 지금 신재현은 그런 충동을 꾹 눌러참고 있었지.


📷: 어. 너는?

🦋: 아직 남았는데… 곧 다 치울 수 있을 것 같아.


짐을? 아니면 불안을?

건우는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음. 그냥 남은 짐 정리를 도와주기 시작함.

짐 정리든 분리불안이든. 둘이 함께 한다면 치워버리는 건 언제고 끝이 날 테니까.


🦋: 그래도 역시 가끔은 날 보러 와주세요^^

📷: 그러니까… 문만 열어두면 보인대도.


짐 정리 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 위에 쫑긋 선 귀와 살랑이는 꼬리가 합성됨. 건우에게는 검은 강아지 귀와 꼬리가, 신재현에게는 고양이 귀와 꼬리가.

기다란 고양이 꼬리가 풍성한 강아지 꼬리에 슬쩍 감기는 걸 끝으로 빅TV 4화가 마무리 됨.


-하… 미치겠다 진짜…

-이게 시바 빅티비야 우결이야

-ㅋㅋㅋㅋㅋ4화쯤 봤으면 익숙해질만도 한데 매화가 레전드네 ㅅㅂ

-ㅋㅋㅋ채팅 관리자는 확실히 익숙해진듯

-이제 알페스 발언 잡지도 않아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날 밤.


🦋: 건우 형?

📷: 갑작스런 환경 변화는 불안을 키운다니까 오늘 만 같이 자주마.

🦋: (뭔지는 모르겠지만 냉큼 침대 가장자리로 구겨짐)


신재현의 분리불안 훈련이 효과를 볼 수록 건우가 불안해하는 부작용이 생기게 됐지만… 그건 조금 더 나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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