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올렸길래 올리러 왔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히나타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오이카와임. 그 시선이 계속 닿는 걸 아니까, 히나타가 고개를 돌려서 오이카와 쳐다보면 휙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함.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다가 불편하니까 입술 삐죽거리던 히나타가 숟가락을 내려놓는 거지. 식욕이 괴물급인 히나타가 다 먹지도 않고, 수저를 내려놓는 걸 보고는 혹시 어디 아픈 거냐고 물었음. 다들 히나타가 말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히나타가 입을 꾹 다물고 오이카와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을 함.




"혹시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세요?"

"내가?"

"네.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셨잖아요."

"치비쨩, 착각이 심한 거 아닐까?"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히나타 때문에 식은땀이 뻘뻘 흐르려고 하는 오이카와임. 그리고 히나타한테 그런 면이 있는 지 몰라서 다들 놀란 얼굴을 함. 평소 같았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히나타지만, 오이카와 상태가 계속 안 좋아서 이건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이 듦. 마침 히나타가 부상 때문에 연습 참가를 못하니까, 그 시간 동안 오이카와랑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오이카와는 주장인 거지. 자기랑 이야기 하자고 연습 빠지라는 말을 못 하니까, 한숨 푹 내쉬면서 어쩔 수 없겠다라고 단정 짓던 그 때였음.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 툭툭 차면서 이러는 거.




"너 오늘 연습 참가 안한다고 했지?"

"응? 무슨 소리야. 나,"

"안 한다며. 니가 어제 그랬잖아?"

"……응. 그랬던 것 같네."




더 이상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이와이즈미임. 그리고 그렇다는 오이카와의 말에 안색이 밝아진 히나타가 오이카와 팔을 붙잡으면서 말을 함. 자기도 연습 못하니까 같이 산책하는 거 어떻냐고. 편의점 가고 싶은데 혼자서 많이 못 걷게 한다고 울상을 짓는 히나타임. 그렇게까지 말을 해오니까 어쩔 수 없이 알겠다는 말을 하는 거지. 대신 지금 먹던 밥은 다 먹어야 같이 편의점 가줄 거라는 말에 히나타가 고개 끄덕이면서 다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음. 다시 먹으라는 말 안 했으면 나중에 배고프다고 울먹거렸을 정도로 잘 먹어서 다들 혀를 내두름.




"히나타. 물 떠다 줘?"

"아뇨! 괜찮아요!"

"그래? 그럼 내 거 떠오면서 떠올게."




그럴 거면 왜 물어봤냐는 표정으로 아카아시를 쳐다봄. 사실 형식상 물어본 거지, 필요없다고 해도 떠올 아카아시였음. 물 마시고 싶다고 하면 좋다고 떠오는 거였고. 물 떠와서 히나타 주고 마시는 걸 지켜보려는데, 그 때 불쑥 들어온 손이 히나타 물컵을 낚아채감. 그건 바로 오이카와 손이었던 거. 이게 무슨 경우인지 몰라서 아카아시가 눈살 찌푸리며 오이카와 쳐다보는데, 오이카와는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임. 그리고는 히나타 식판이 거의 다 비워진 걸 보고는 묻는 거지.




"다 먹은 거야?"

"어, 네! 거의 다!"

"그럼 식판 갖다놓고 올테니까, 편의점 가서 먹을 것 좀 사올까?"

"좋아요!"




활기찬 히나타 대답에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준 오이카와가 식판을 들고 일어섬. 물론 히나타 식판까지. 히나타가 이 정도는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오이카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거지. 앉아있으라고.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적게 움직일수록 좋다는 말에 반박하려다가 포기를 함. 오이카와 말 중에 틀린 말이 단 하나도 없어서. 오이카와가 식판을 갖다놓으러 간 사이에 스가와라 쳐다보면서 다녀와도 되냐고 그제야 물음. 그에 다들 웃음이 터져버리는 거지. 이미 약속까지 다 잡아놓고 이제와서 왜 묻냐는 식으로. 스가와라 생각도 별반 다를 게 없어서 헛웃음을 내뱉고, 히나타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뒷머리를 매만짐.




"대신 무리하면 안돼."

"네네! 안해요!"

"대답은 진짜 잘해."




스가와라도 히나타를 이길 수는 없음. 연습도 못하게 되었으니 오이카와랑 잡은 약속이라도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섰던 거. 식판을 비우고 물까지 마신 오이카와가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장난을 마음껏 치는 히나타임. 특히나 그 장난의 중심에는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마츠카와랑 보쿠토가 있었음. 마츠카와는 히나타한테 키 더 커야하는데 부상당해서 어떡하냐고. 너 이제 진짜 1센치도 안 자라는 거 아니야? 라면서 놀리고, 보쿠토는 치비쨩이어도 자기 필살기 가르쳐주겠다고 함. 어찌보면 두 사람 다 히나타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방법이 조금 달라서 히나타가 씩씩거릴 뿐임. 입술 삐죽 내밀면서 대답없이 흘겨보고 있을 때, 오이카와가 뒤로 다가와서 히나타 어깨를 감싸쥠.




"치비쨩, 왜 그렇게 심술이 났어?"

"맛층 상이랑 보쿠토 상이!"

"야. 내가 너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

"모,몰라요! 오이카와 상, 얼른 가요. 빨리."




마츠카와가 험악한 표정으로 협박하듯 이야기를 하니까, 히나타가 식겁하면서 오이카와 팔을 붙들었음. 세 명을 번갈아보면서 잠시 분위기 살피다가 어깨 으쓱이고는 히나타 앞에 등을 보이면서 쪼그려 앉는 거. 대체 뭘 하는 건가, 싶어서 히나타는 묻지도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림. 그리고 그 때 말을 하는 거지. 업히라고. 히나타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 아까도 업혀다니던 걸 봤기 때문에 문제없을 거란 걸 잘 앎.




"이렇게 안아서 갈까, 그럼? 공주님 안는 것처럼?"

"으, 그건 더 싫어요!"

"그러니까 얼른 업혀. 나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결국 하는 수 없이 오이카와 등에 업히는데, 업히자마자 오이카와 옷에 잔뜩 벤 향기가 솔솔 나는 거지. 목을 꽉 끌어안은 히나타가 무의식적으로 오이카와 어깨에 코를 박고 오이카와 냄새를 맡음. 섬유유연제향이 은은하게 나는게, 포근한 기분이 들기도 했던 거.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으니까, 못 말린다는 얼굴을 한 오이카와가 히나타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말함.




"내 냄새가 그렇게 좋은 거야, 치비쨩?"

"인정하긴 싫은데, 좋아요!"

"나 참, 인정하기 싫은 건 또 뭐야? 응?"




계속해서 추궁하는 오이카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히나타가 어깨를 툭툭 침. 얼른 가자고.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에서 히나타를 본 1학년들이 저게 무슨 광경이냐고 숙덕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옴.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손을 붕붕 흔들면서 이러는 거지. 맛있는 거 사오겠다고. 해맑은 히나타를 보고 다들 알겠다며 웃음 가득한 대답을 전하지만, 아닌 사람이 딱 한 명 있었음. 파트너의 부상으로 졸지에 혼자가 되어버린 카게야마. 체육관에서 견학이라도 해야 할 이 때, 팔자 좋게 편의점 가는 게 아니꼬왔음. 그래서 멍청이가 뭐 좋다고 저렇게 웃는 거냐고 중얼거리는데, 옆에서 다들 웃는 거지. 그런 말은 좀 더 크게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무튼 오이카와 등에 업혀서 편의점으로 가는 내내 뭘 사야할까, 하고 히나타가 계속해서 고민함. 과자를 사고 싶은데 과자는 히나타한테 굉장히 많았음. 보이는 사람마다 히나타한테 하나씩하나씩 건네줘서 받다보니까 많아진 거지. 뭐 많으면 나눠 먹으면 되는 거라서 문제는 없었지만, 있는 과자를 굳이 돈 주고 더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던 거. 그래서 한참 고민하고 있는 그 때, 오이카와 목소리가 들려옴.




"치비쨩, 혹시 내 등에 업혀서 자는 거야? 왜 이렇게 조용하지."

"졸리기는 하지만 잠들진 않았어요!"

"그래? 그럼 무슨 이야기라도 좀 해봐. 나 굉장히 심심하다고?"

"으음, 무슨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한참 머리 굴리면서 곰곰이 생각하는데, 오이카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이렇게 대답을 함.




"이번 합숙 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줘. 부모님한테 알려주는 것처럼 재미나게."

"엑, 그치만 오이카와 상은 부모님이 아니잖아요?"

"말이 그렇단 거지. 그냥 알고 싶어서 묻는 거잖아."

"에- 뭐, 그렇다면요."




이걸 왜 말을 해야 하는지, 입을 떼려던 순간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 히나타지만 그러려니 하고 생각함. 첫째날부터 할지, 아니면 합숙이 정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심정부터 말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소뇨 / 히나른 연성&썰 / 트위터 @sogno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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