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와는 정직했다. 화장실 문을 조급하게 열고 같은 모양새로 닫았다. 이와이즈미는 그걸 보며 왜 화장실 문에는 잠금장치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오이카와가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온다. 분명 이런 용도는 아닐텐데.

마주잡았던 손은 자연스럽게 몸을 감싸곤 까슬한 뒤통수를 어루만진다. 그리곤 내려가 방금까지 뜨겁게 달궈졌던 뒷목을 쓰다듬어 열을 지핀다. 조금 더 밑에는 툭 불거져 뒤에서 보았을 때 근사한 날개뼈를, 곧게 움푹 들어간 척추께를 어루만졌다. 잘짜인 등근육의 결을 하나한 쓸었다. 피부를 타고 내려갈 수록 소름이 돋은 게 만져진다. 촉감이 몹시 익숙하다. 제 손길에 도무지 익숙하지 못한 이와이즈미가.

그리곤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단단한 근육이 손에 채 담기지 않는다. 이와이즈미는 이제서야 화들짝 퍼덕였다. 예상은 하고 있어도 화끈거리는 촉감은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잘게 몸이 떨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은 담담했지만, 손바닥 아래의 피부가 바들바들 떨리는 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많이 쓰라려?"

마치 포상을 주는 듯한 사근사근하고 걱정이 꾸역꾸역 담겨 있는 목소리다. 이와쨩, 원하는 대답을 알고 있잖아.





"버틸만 해."





둥글게 어루만진다. 손길은 부드러웠으나 간밤새 잔뜩 붉게 달아오른 피부에는 화끈화끈하게 신경을 져몄을 터였다. 심하게 다치지 않도록 힘 조절을 했지만 커다란 손바닥이 연신 내리쳤으니 아프지 않을리가 없었다. 그만하라는 그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미련하게도 그걸 다 받아줘서, 또 미친 놈처럼 거기에 집착해서 벌겋게 부을 때까지 둔부를 내리쳤다. 어제 이와쨩, 눈물까지 고였잖아. 얼얼하고 신경이 사라지다 이제 겨우 살아나 무지막지하게 따갑고 쓰라리겠지. 허벅지와 이어진 살들을 연신 쓰다듬다 위로 움켜잡았다. 기어코 울지는 않았지만.  

"합의한 거였으니까 정신 사납게 굴지마."

빤히 바라보다가 귓가에 입을 붙였다. 이와이즈미가 늘 지적한대로 말이 와르르 쏟아져나오려고 한다. 그게 아니야, 이와쨩. 그런 단순하고 쉬운 문제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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