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상해.. 다시 써야하나..

티비소리도 들리지 않는 거실에서 마츠카와는 자꾸만 서성거리고 있었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는 째깍거리는 소리를 내뱉으며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자신의 손에 있는 핸드폰과 시계를 번갈아보는 마츠카와의 시선은 걱정이 한 가득 담겨있었다.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그가 이렇게 안절부절하며 잠도 못자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애인 후타쿠치가 아직까지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난 지 2년, 동거를 시작한 지는 이제 약 반년이 지났지만, 연락 한 통없이 새벽을 넘길 때까지 들어오지 않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마츠카와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웠다.



"나가봐야하나. 갈만한 곳은 다 전화해봤는데.."



그렇다. 밤 11시가 넘자마자 후타쿠치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연락을 돌린 마츠카와였다. 어찌보면 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애인이 너무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이 정도는 당연한거니까. 잠시동안 생각에 잠긴 마츠카와를 돌아오게한건 자신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타쿠치의 연락이었다.



"여보세요, 후타쿠치 어디야."

-맛츠으응

"후타쿠치.. 너 지금 술 마신거야?"

-응! 오느을 술 마셨는데에!



그렇게 걱정했는데 술까지 마셨다니. 평소라면 누구보다 다정다감하게 '켄지'라고 불렀을 마츠카와지만, 이제 새벽 2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보는 그의 입에선 '후타쿠치'라는 차가운 말만이 쏟아져나왔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후타쿠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한껏 높아져있었다.



-맛츠응! 나 근데에.. 여기..어딜까아..

"뭐? 너 혼자야? 옆에 누구있어?"

-으음.. 아무도 없는데에.. 다들 잠들어버렸어.."



너무도 태연하게 말해오는 애인의 목소리에 마츠카와는 머리를 쓸어넘기곤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술까지 마셨는데 혼자있고.. 우선 혼자있는 자신의 애인을 빨리 데리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그는 다급하게 옷을 입으며 말을 꺼냈다.



"후타쿠치- 거기 주변에 뭐가 보여."

-여기이..? 으음..

"불이 켜져있는 곳이 보여?"

-아..으응- 여기 맛층이랑 밥먹었던 곳인데에.. 밤에.. 튀김..

"튀김? 아, 후타쿠치 그 옆에 편의점 하나 있지."

-편의점.. 응응- 있어.

"거기 들어가있어. 금방갈게. 그리고 전화 끊지마."



신발장 위에 놓인 차키를 집어들고 문 밖으로 나가는 마츠카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자신의 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제 애인의 술주정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사실 지금은 너무나도 미운 애인이지만.



-맛츠응

"응, 듣고있어."

-마츠카와..

"응, 얘기해."



말꼬리를 살짝 늘리며 자신을 불러오는 목소리에 차를 모는 그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보고싶어, 얼르은-



술에 잔뜩 취한 제 연인이 밉지만, 보고싶다고 말해오는 목소리에 입가에는 다시 미소가 걸렸다. 어느새 눈 앞에 보이는 편의점에 마음이 급해져 오는 것은 말릴 수 없었다.



"응, 도착했어. 조금만 기다려."

-응.. 잇세이..



어찌 미워하랴. 어느새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애인의 모습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푹 숙이는 애인의 모습에 마츠카와는 살풋 미소를 지었다.



딸랑-



"일어나, 어서 가자."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리는 후타쿠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집으로, 켄지."

트위터 @Tori_mingming / @toritori_mf / @this_my_lover

토리/쨔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