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돌아와서 제가 칼럼을 연재 중인 월간 토마토에 들렀습니다. 대전의 구도심, 중앙로와 대전역 사이에는 인쇄거리라 부르던 동네가 있습니다. 한약 냄새가 멀리서부터 나는 길목을 걸어 한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갔는데 아뿔싸, 문이 너무 많습니다. 월간 토마토 로고도 보이지 않아 당황하던 순간 첫 번째 철문 앞에 이런 메세지가 있는 걸 봅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은 이런 유머도 세련되게 나오나봅니다. '여기가 토마토'라는 마지막 말이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본 월간 토마토의 건물은 투박하고 넓습니다. 책방 겸 컨퍼런스 룸처럼 사용할 수도 있는 첫 번째 공간과, 생활감이 넘치는 부엌과, 난로를 가운데 두고 빙 둘러 설치된 대표님과 에디터님들의 책상, 그리고 육중한 인쇄기 몇 대가 묵묵히 자리잡고 있는 사무실 뒷편의 인쇄실이 있습니다. 제 오스피스 콩테스 박물관 기사가 실린 이번 달 잡지도 한 가득 있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월간토마토보다 월간 토마토에서 운영하는 카페 '이데'로 더 잘 알고 있었죠. 음료도 좋고, 넓고, 오래 된 고급스러운 소품이 많았던 오래 있기 좋은 장소. 이제 더 이상 카페는 아니지만 여전히 사무실 앞편에는 작고 조용한 이데가 남아있습니다. 천장까지 닿는 큰 책장엔 여행과 마을에 관련된 책들이 꽂혀있네요.

이 대표님과 황 에디터님, 하 에디터님과 얘기도 나누고, 대전에서 정말 유명한 중국 음식점에서 맛있는 중국 우동과 탕수육도 먹고, 글 작업도 했습니다. 다채로운 지역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독립 출판사를 둘러본다는 건 항상 기쁜 일입니다. 제가 그 여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도 뿌듯하구요. 독립 출판사들이 어려운 세월에도 모두 굳건했으면 좋겠습니다.

월간 토마토가 궁금하시다면 : https://www.tomatoin.com/app/main/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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