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본적으로 트위터에서 굴러다니는 편이다.

(대학 다닐 시절에 사회운동 하려고 가입했다가 덕질 목적으로 변질됨)

트위터엔 창작인들이 많다 보니까 재미있는 소재도 많고,

그 중에는 출처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는 것들도 있다.


한동안 저승차사에 대해 아래와 같은 주제가 유행했다.

"저승차사는 보고 싶은 얼굴로 나타난다."

일반인이었을 적 나는 그 소재를 환장하게 좋아했었던 것 같다.


왜냐면...

신과 함께라는 영화에 빠져서 광기의 nn회차를 찍기도 했고.

죽음을 인도하는 이가 내가 죽기 전 보고 싶었던 얼굴이라면 행복하겠구나 싶었으니까.

(참고로 나는 영화의 대사를 거의 알고, 주배우님은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중이다.)


어차피 갈 지옥이라면 동행하는 분이라도 이득을 봐야지 않겠냐고.

내게 좌정해계신 강림도령님을 보면 글쎄다 싶지만ㅋㅋㅋㅋ

(오실 때 내게 심각한 공포와 그 외 등등을 안겨주심)


답부터 내리자면, '보고 싶은 얼굴로 나타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라는 게 내 소견이다.

일단, 차사도 종류가 무척 많고... 어떻게 죽었느냐에 따라서도 담당이 다르고.

차사가 늘 일을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다.(난 이게 중요하다고 봄.)


저승차사의 목적은 '안내자'이다.

차사가 각잡고 잡아가야지 하는 사람은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고,

차사가 한량처럼 부러 놔두는 사람도 이유가 있다.

사람이나 귀신에 가까운 존재라서 실수도 제법 잦은 편이고...


각자가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순 있는데,

그것도 꼭 그렇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차사 성향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이다...


데려가기 편하려고 그렇게 보이게 할 수도 있고, 배려할 때도 있고,

우격다짐으로 무섭게 끌고가기도 하니까 정해져있질 않은 것이다.

저승길 갈 때 편하게 가고 싶으면 맘씨 곱게 쓰며 살자.

무서운 몰골의 무언가에게 울며 불며 질질 끌려가기 싫다면 말이다.


부모님이나 반려동물친구가 마중을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차사가 배려해주는 것이지 늘 그런 건 아니다.

그래도 선한 영가들은 나름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 편인 것 같다.


상문과 차사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차사들께선 죽음을 다뤄야 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그 살기도 어마무시하다.

나처럼 부정에 예민한 사람들은 상문부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재수 없으면 앗차하는 새에 사람이 줄줄이 죽으니까.


몸이 아픈 상황이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으면 장례식장은 피하도록 하자.

탈이 난 때에는 누군가의 죽음에 함부로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다.

소중한 사람이었을수록, 더 유의해야 한다.

상대도 당신이 힘든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죽은 사람의 명함이나 물건 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은 게 아니다.

이유 없이 아프거나 갑자기 일이 안풀린다면, 그런 물건부터 찾아라.

치우고 나면 놀랍도록 편해지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

...반쯤은 내 이야기이다.


기왕에 차사이야기가 나왔으니 여러분이 흥미로울 것을 꺼내본다면...

혼은 환생해서도 어느정도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삼도천 건너고, 뭘 마시고 하면서 기억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보통은 태어날 때까지도 대부분은 전생의 기억이 있다.


내가 예전에 이야기 할 때에, 10세 미만은 거의 사람으로 안보인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 연장선이다. 완전히 혼이 익숙해지기 전까지 그들은 이세상의 사람이라기보다는 '신'에 가까워서 그렇다.

언제 데려가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는 데에는 순서가 없다.

순서가 없기 때문에 불안하고 죽음이 궁금할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그렇기에 더 야무지게 삶을 살아나가기도 한다.

천편일률적인 삶이 아닌, 각자의 '피고 짐'이 있는 것이다.


짧게 살아도 덕을 쌓은 이는, 죽어서 노잣돈 걱정도 없지만.

삶을 제대로 살지 않은 이는, 죽음을 제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

하잘은 이유로 목숨을 버린 이는, 차사가 길을 안내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부디 여러분의 생의 결산에 함께할 이가 상상하는 그대로이길 바라며:)





어느날 신이 오셔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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