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가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 우연히 숲에서 그를 봤던 것 같았다. 왜 그곳에 있었는지 내일 학교로 가 물어보고 싶단 생각을 했지만 그 후로 나츠메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아프단 소식을 들었지만 다른 아이들도 정확히 무슨 일인지 잘 모르는 듯 했다. 집에 찾아가보았지만 몸이 안 좋아서 지금은 못나오는 모양이었다. 정말 단순히 아픈건지, 또 요괴 때문에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사흘정도가 지났다.

밤에 절 근처를 걷고 있으면 숲 속에서 자꾸 누군가 있는 것 같았다. 인기척을 따라가면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모습이 자꾸 나츠메로만 보였다. 숲을 보고 있으면 나츠메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다. 요괴에 얽혀 늘 그렇듯이 내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모습을 감춘 것만 같았다. 나츠메가 웃고 있는 얼굴 뒤편에 숨겨진 일들이 늘 궁금했지만 조금만 다가가려 해도 나츠메가 제일 먼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숲을 보고 있으면 지금 당장 그를 찾아 달려가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언제나 돌아오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유독 오래 쉬네.”

주말이 끝났는데도 나츠메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에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나츠메의 집 근처로 가보았다. 멀리서도 굳게 닫힌 창문이 보였다. 지금은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여전히 만날 수 없는 상태일 것만 같아서 현관을 두드릴 수 없었다. 정말로 아픈 게 맞을까.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당연히 거짓말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내게 숨기고 있단 생각을 하면 그의 말을 믿고 있지 않다는 것과 나를 믿지 않다는 것 두 가지가 동시에 느껴져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서성이기만 하고 집 앞에서 떠났다.

나츠메는 언제나 갑자기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언제 사라졌다는 듯이 평소랑 다름 없는 얼굴로 찾아온다. 이번에도 그랬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숲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츠메가 찾아왔다. 며칠 사이 자취를 감췄던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였다. 나츠메를 반갑게 맞이해주면서 동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물어봐도 괜찮을지 몇 번이고 생각하면서 말을 이었다.

나츠메는 몸이 아팠다고만 말했다. 아픈 게 나으려했던 때 잠깐 방심해서 또 열이 도졌고 그것 때문에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가 집에 찾아왔다는 걸 토우코 아주머니께 듣고 직접 찾아온 것 같았다. 나는 나츠메에게 요괴에 얽힌 게 아닐까 걱정했다고 말했지만 나츠메는 웃고만 있었다. 그게 어떤 뜻의 웃음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그렇다해서 내가 캐물을 순 없었다. 나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나아서 다행이라고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다.

잠깐 이야기를 하고 나츠메가 돌아간다고 말하며 현관문을 열었다. 문 너머로 내가 한동안 봐왔던 숲이 보였다. 나츠메가 없어졌던 동안 계속 그 숲에서 그를 본 것만 같았다. 나는 손을 놓아주지 않고 좀 더 있다가 가도 된다고 말했다. 이대로 쭉 그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만약 다음에 또 이렇게 길게 자취를 감추는 일이 있다면 나는 숲을 바라만보며 나츠메를 기다릴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