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오타쿠판을 빙글빙글 떠돌며 느낀 건데, 

어떤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는 상당히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다.

보통은 좋아, 멋있어. 귀여워~, 내 취향이야. 이 정도가 가장 많은 것 같다는 생각.


그런데 캐릭터를 좋아하는 감정이 그걸 넘어서,

그 캐릭터의 어떤 부분이 내 삶의 방향성에 개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까지 오면 걔를 "인생캐"라고 부르게 되는 것 같다. 오타쿠로 살다보면 한 명쯤 그런 캐릭터가 있지 않나.


많은 경우 그 캐릭터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 그렇게 되는 것 같음.

나는... 오이카와가 겪었던 좌절의 시간들에 상당히 초점을 맞추며 앓는 편인데...

그래서 오이카와 토오루를, 특히 내가 탐라에 던지는 오이카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

그 분들이 뭔가 정말로 하고싶었던 걸 놓아야했던 경험이 있거나, 뭔가 좌절의 시기를 겪고 있거나 하고 있지 않으신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그럼에도 내가 하는 오이카와 토오루 이야기가 살아가는 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이야기를 꽤 듣고 있어서 걔의 생일을 기념할 겸 한 번 정리해보는 오이카와 토오루 이야기.


캐해석이라는 건 다분히 해석자의 경험을 비추는 것이다 보니

오이카와 토오루는 사실 이런 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

그냥 내 눈에 보이는 오이카와 토오루는 이런 애다, 정도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작년부터 오이카와에대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이걸 다 찾는것도 무리고 어떻게 정리를 할 까 하다가...

얘를 좋아하기 시작한 내 시간을 따라가며 정리해보기로 했다. 


내 상태에 따라 꽂히는 부분이 계속 변해왔어서 

인용하는 작중 시점이 뒤죽박죽일 수 있다는 점, 유의해주시길 바라며...





여기서부터 숨죽여 쓴 사랑 시.


근데 과몰입해서 말투가 다소 험악함,,


..


.






-

카게야마를 최애로 잡고 하이큐판에 들어와서 작년 초까지만 해도 오이카와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하이큐를 두 번 정주행하고도 "재피센갈"이 명대사인지도 몰랐을 정도...(와 진짜 관심없었다!) 많은 최애러들과 비슷하게 카게른쪽으로 유입되었고, 많은 른러들이 그렇듯 왼을 그렇게까지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카게야마와 붙였을때의 케미가 중요한 정도였지. 캐릭터를 이렇게 소비하는 게 나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캐릭터를 소비하고 나 또한 오이카와를 저런 방식으로 소비하던때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러다가 얘가 나를 팍 치고간 게 바로 작년 7월 20일 하이큐 완결 시점이었는데...



사실 과거 트위터 글들을 보면... 처음엔 거의 얼굴이랑 피지컬로만 앓았었다. (와! 가슴이 웅장하다! 뭐 이런트윗만 오십개 있음) 뭐, 얘 서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했으니 당연한 결과였고... 


그런데 계속 생각 할 수록...

너무 좋은거다...

얘가 국대가 됐다는 게...


이 당시 탐라 플로우에...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월간배구'잡지의 하이큐 국대라인업 스포일러.

이 잡지가 7월 15일에 발매되었고, 하이큐 일본국대 라인업을 담고 있었는데 여기 오이카와 토오루가 없었던 거다. 

그런데 당시 점프는 원래 13일 발매였던 게 코로나관련으로 일주일 밀리면서 7월 20일에 완결이 난 거였고... 그래서 저 월간배구 잡지가 사실 스포는 아니고 완결 후 결말... 같은 거였어서 탐라에서 오이카와는 도대체 어디 갔냐며 자와자와 했었는데

그때 좀... 한이 맺혔던 것 같음 ....


당시 한 맺혀서 쓴 트윗도 발견했네 여기...



와! 지금 보니 엄청 오글거린다! 왜저랬담!!

머암튼 저런 텐션으로... 왜 우리애는... 막화에 안나오냐.... 

그랬는데 애가 귀화해서 저렇게 나타난거야.



이 때부터 원작 다시 읽을때마다 오이카와만 보이면 글자단위로 파먹기 시작했음.


-



완결 후 하이큐 4기 2쿨을 하던 시점이라 저 장면부터 보게 되었다. 보통 오카러라면 카게야마의 성장에 즉시 반응하는 오이카와 토오루<<에 주목을 하는데 (나도... 그 포인트를 좋아함. 그런데...) 왜 저렇게 오이카와한테 감정이입해서 앓아놨대....ㅋㅋㅋ 지금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글이네.

근데 조금만 오이카와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저게...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닐 것 같긴 하다. 오이카와는 푸아그라 발언까지 하며 후배의 성장을 기대하던 선배는 맞지. 맞는데.. 어찌됐던 자기는 3학년 마지막 시합에서 전국은 커녕 현내 우승도 못했고... 그런데 자기가 꿈꿔 마지않던 그 무대를 자기가 한 때 엄청난 열등감을 느끼는 대상이었던 후배가 밟고있네... 저 상황에서 이 악물고 달려가는게 슬퍼보이는 건 나뿐만이 아닐거라고 생각 <<






-

그리고 한동안 또 조용하다가 올해 3월쯤 오이카와가 정말 갑자기 실트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게 타이밍이 참 기가막혔던게

사실 당시 거의 카게야마 최애이신 분들만 탐라에 있다보니 오이카와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나눠줄만한 사람들이 주변엔 없었고... 연초부터 세 달을 혼자서 앓는 기분이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가슴에 담아두던 이야기들이 굉장히 굉장히 많았는데

어느 날 문득 스메시 입은 42권의 오이카와가 진짜 너무 너무 보고싶어서 애니메이션 설정화처럼 걔 얼굴을 각도별로 10개정도 그리고있는 와중에 저게 실트를 간거다...

약간 그게 도화선이 되어서 와다다다다 터져버렸던 게 저 타래였음.


탐라에서 진짜 많이 말했지만 나는 42권의 오이카와를 가장 좋아하는데, (트위터에 "@HQ_estnut 42권"이라고 검색했다가 미친듯이 웃고 나왔음. 닉네임 뇌절로 바꿔야할듯ㅋㅋ)

사실 저 타래에 핵심은 다 들어있어서 여기 뭐 더 풀 이야기가 있나 싶긴 하지만



나는 다른 장면들 보다도 이게진짜.... 이거만 보면 좀 미쳐버릴 것 같아..... 진짜 조그맣게 지나가는 장면이거든? 그런데말이야...

오이카와가 지금까지 이렇게 막.... "...?" 하는 캐릭터로 묘사된 적이 없었거든 걔는 카게야마에게는 하늘같은 선배였고 이와이즈미를 비롯한 세죠3넨한테는 헤실헤실거리면서도 무게감있는 주장이었고 우시지마한테도 내 하찮은 자존심~~거리면서 날세우던 애였고 뭐 암튼 모르는 것도 아는 척 아는 것도 아는 척 헤실거리기만 했지 저렇게 찐으로 외국어 못알아듣는 상황에 당황해서 "...?"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단말이야 내가...

근데 얘가 42권에서 히나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저기 저 동료들이랑 스페인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한다 이게 무슨 의미겠니....

쟤는...

배구 하면서... 스페인어 공부도 했어... 영어도 아니고 스페인어 고등학교때까지 생판 배워본 적 없었을 언어를...


내가 외국 생활도 해봤고 언어로 어느정도 고생을 해봐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은데 아무튼 쟤가 저 "...?"에서 시작해서 팀을 리드하는 세터가 되는 그 과정의 시간들이 느껴지면서 너무 좋다 저 장면이... 진짜 하루종일 운동하고 집 오면 완전 녹초되어서 터덜터덜일텐데 졸린 눈 비비면서 스탠드 켜놓고 안경 끼고 스페인어 공부할 오이카와 생각하면 또 너무 좋고 어쩔때는 그대로 꾸벅꾸벅 졸다가 책상 위에 잠들어버려서 새벽에 비척비척 일어나서 대충 침대에 자리 펴고 누울 걔를 생각해도 너무 좋고... 젠장


이거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트윗을 했군요 발견한대로 붙여봅니다...

 




스페인어 말고도 저 42권의 묘사들이 좀 죽을거같은부분이 바로 여긴데...

(종이책으로 보다보니 일일이 폰카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 양해좀...)



"위를 목표로 하는 이상 힘든 일이 더 많다." < 1 KILL

"힘들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은 것과 다름 없다는 믿음같은 것도 있었다." < 2 KILL

"하지만 그런것과 상관 없이" < 3 KILL

"배구가 즐겁다는 것을" < 4 KILL

"잊었다가" < 5 KILL

"또 다시" < 6 KILL

"떠올린다" < 7 KILL


너덜...

터덜....

밤브리...




뭐 이미 트위터에 다 앓아놔서 그냥 캡쳐만 하면 된다 쉽네.... 

(대체 왜 저렇게 한을 먹었담, 싶은 글들도 꽤 보이지만 뭐.... 그때그때 앓는 텐션이 다르니 알아서 거르면서 봐주시면..... 술 마시고 쓴 날도 있고 뭐... 그럼..... 인생.... 미성년자 여러분들 술은 성인이 되어서도 가급적 드시지 마십쇼 사람이 저렇게됨 암튼...




아니 근데 진짜

저 "잊었다가"

때문에 진짜 돌아버릴거같음!!!!!!!!!!!!!

으악!

진짜 살면서 그렇게 좋아하는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걔는 배구를 좋아했단말이야

왜 우시지마를 이길 수 없냐고 성질을 낸 날도 카게야마랑 교체되어서 경기장 벤치에서 무릎 꽉 쥐고 부들부들 떤 날도 걔는 오버워크- 하지 말라는 소리 들어가면서 배구를 했다

그런데 그렇게 몰아부치다보니까 배구가 즐겁다는 사실을 잊었다는거야 이게 참 아이러니하지


근데진짜ㅠㅠㅠ 살면서 이렇게까지 자기를 몰아붙여본 적 한 번쯤 있지 않냐 나는 있어 그래서 더 열이 받아버린다구~~ 제엔장~~~~~~!!!~!!


너무 재밌어서 손에 놓지 못하고 숨쉬듯 즐겁게만 해 왔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압박으로 다가와 그 생각만 하면 갑자기 가슴이 콱 막혀오고 손 떨리고 밤마다 살짝 센치해져서 울면서 잠들고 약간 그랬을 오이카와 토오루 생각하면 나 또 가슴 쥐어... 그리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저 부분에서 더 가슴치는듯... 




제엔장 그런데 더 열이받아버리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쟤가

배구를

계속!!!!!!!!!!!!!!!

ㅆ다는 부분이다..... 젠장... 제엔장......




갑자기 뭐냐면 제 3D최애이자 민간신앙 유일신으로 섬기는 연느님인데 (이렇게 사람을 우상화하면 안됩니다 유나킴은 그런거 싫어할거같음 암튼)


오이카와토오루에게서 저 비슷한 결을 느껴...

일단 한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라는 자서전을 보면 연아님도 스케이트가 매우 ㅈ같은 순간들이 있었다..(물론 이렇게는 말 안합니다 내 뇌에 저런식으로 남아있을 뿐) 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그래도 그냥 했다고...그냥....

그러다보니까 김연아가 되었다....



이게 진짜 살면서 무언가 이루고자 할 때 많은.... 힌트와 귀감과 위안을 주는 것 같애 아무튼 오이카와토오루는 좀 그래




-

올 초에 멘탈이 안좋아서 최애를 저렇게 한으로 퍼먹다가 (야(( 

요즘 20후 30초 많이 영글어진 오이카와토오루 망상하다보니 요즘은 또 캐해의 방향이 살짝 바꼈는데.... 그러다 나온 타래가 최근에 저거 (아마 이거 정리해달라고 페잉해주신분이 저걸 보고... 해주신걸까 싶은)








그리고 다시 근본으로 돌아와서 이 짤인데,




야 해설 니가 몰알아!

...

.......

저게 진짜 죽겠는거임...........................

나는 해설 말미에 저걸 굳이굳이 껴넣은 후루다테 진짜 변태같고 고소하고싶은게.....

저 해설 나오기 전까지 우리는 "야 역시 오이카와 토오루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해낼 줄 알았다!! 개쩌는 내최애 마지막화 주인공은 오이카와 토오루~~" 이러고 있었단말임.

근데...

저 설명으로 우리는 순식간에 하이큐 세계관 안으로 들어가버리잖아

쟤는 무명에 전국 출전 경험도 없는... 그러니까 저 TV를 보는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에게 초면인.....

그런 애인거잖아 그거 새삼 상기시키면서 오이카와의 위치를 더 대단하게 만들어버리는

이래서 후루다테~ 후루다테 하는구나....



으흑.



그리고 위의 내용들이 하코더에 발매될 제 개인지에 담겨있습니다. 대충...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듯

능력부족으로 다 담아내진 못하고 저거의 5%정도 찔끔... 있는 느낌이지만 그 이면엔 이런.... 생각들이 있었다는 점. 알아주셔도 좋고 모르셔도 좋으니 아무튼 다들 행복하시길 바라며...





여기서부터 오이카와 토오루 연성 백업

위의 뇌절에-뇌절을 다 읽고 보시면 조금 더 새로울 것들만 모아모아...


-



태초에 이 연성이 있었지...

이거 매년 생일때마다 리메이크할까봐

그림 는거도 확인할겸







온전히 승리의 순간만을 안겨주고 싶었다




위에 잠깐 언급한 오이카와 실트갈 당시 뇌절하고있었던 각도별 얼굴<인데 못그려서 백업하고싶지 않았지만 뭐...... 나중에 더 잘 그려주지









열받














그러니까 이제는 이런저런 위와 같은 깊이와 무게로 오이카와를 먹고있는.



아래서부터는 별로 안궁금할 내용 진짜 내연성 좋아하는 사람만.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하세요? 포스트를 구매하고 이어지는 내용을 감상해보세요.

  • 텍스트 1,158 공백 제외
5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