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누군가를 속인 날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공범이 뒤에 숨어있었다.
그를 일부러 숨겨줄 생각은 없었다. 한 일주일 전부터
알아서 그곳에 숨어 있었다.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실없는 농담으로 그와 시간을 때우면 어느새 밤이 왔다.
그와 함께라면 밤이 참 쉽게도 왔다. 멍하니 거짓말을 생각하기보다 방치를 선택했다.
그는 책임감을 요구하지 않았다. 처음 누군가를 속인 날
그는 흔한 책임감 하나 없이 뒤에 숨어 노려보고 있었다.
세상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를 방치했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나도 저것을 탈 수 있었다며 자랑했다.
처음 누군가를 속인 날
나는 그에게 도로 위의 바람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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