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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휴학생 지성은 흐리멍텅한 눈으로 앞치마를 두른다. 사람은 왜 일을 해야할까. 휴학을 했으면 정말 쉬어야 하는데 나는 왜 일을 하고 있을까. 돈이 꼭 필요하긴 한 거겠지. 어서 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왜 어서오세요 인사 해야 할까. 왜 감사 하지도 않은데 감사해야 할까. 부정적인 생각은 잘 하지 않는 지성이지만 알바만 오면 가끔씩 다른 사람이 되는듯 하다. 그러면서도 눈을 싱그럽게 접으며 저에게 카드를 내미는 손님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내가 따뜻한 아메리카노 시켰는데?"

"아, 분명히 아이스라고 하셔서,"

"그럼!!!! 지금 내가 잘못 말했다는 거야?"



이럴 때마다 울고만 싶다. 마스크를 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를 악문채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금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제조한다. 아니 본인이 잘못 시켜놓고 왜 나한테 뭐라고 하지? 그러나 단순한 지성은 다음 손님의 위로 한마디에 금세 기분이 사르르 풀린다. 그래 이렇게 좋은 사람들도 있는데 말이야. 큼.


그래도 이 정도면 지성은 상냥한 카페 알바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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