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er Truck





달의 표면은 차가운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다.

고로, 우주복의 바깥 소재인 유리섬유 직물을 무기로 발을 내디뎌 자국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재개발 동네의 뜨거운 아스팔트가 채 굳기 전, 성질 급한 아저씨가 앞뒤를 보지 않고 시끄럽게 통화를 하다 공사판의 한가운데를 밟아 자욱이 난 발자국보다 수억 배는 더 가치로운 타행성의 그것.

하지만 NASA의 우수 모범사원이 아닌 이상, 암스트롱이 달 탐사를 했는지 진실의 여부를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자자, 발자국은 무엇인가?

도보를 의미한다.

걷는 것보다 빠른 것은?

조선 시대는 끝났으니, 말타기라 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로, 자동차다.

발자국을 냈으니, 핸들을 잡고 순식간에 기어를 바꾸는 멋들어진 운전 정도는 해야 2021년에 행성을 탐사했다 말할 수 있지 않겠나!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어렸을 때부터 항상 ‘끝 너머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왔다.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부모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당황한 높낮이가 역력하던 그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고, 희미하게만 기억난다. ‘우주 안에 있는 걸 다 밝히지도 못했는데, 그 이상을 생각하면 어떡하냐’ 고 대답을 들었던 것 같다.

1단계를 풀고 나면, 2단계 3단계를 차례로 푸는 고리타분한 어른들이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형 스카이 콩콩이나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는 플라잉 자동차를 타고 1533단계로 점프할 수 있지 않을까? 잭과 콩나무의 콩나무도 있고.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아 먹힌 프로메테우스가 매달린 절벽의 가파른 높이만큼 오르고 싶었다.

여느 때와 같이 노트북을 120도로 펼친 후, 멍을 때리다가 벼룩처럼 튀어 올라 또다시 ‘끝’을 생각했다.

갓 딴 따끈한 1종 면허증을 이마에 붙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지구의 ‘표면’(끝과 일맥상통하다)을 포터로 운전해서 일주하면 참 재밌겠다!


탐사의 정의를 추가하고 싶은 겨울날 밤이다.




얼렁뚱땅 김제로의 진지하고 코믹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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