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선와의 발걸음은 ...



선와의 머리통은 둥글둥글

                                                          선와의 눈은 반짝반짝

                                                          선와의 코는 오뚝오뚝

                                                          선와는 언제나 방긋방긋

 

곤륜허의 아침은 요즘 날마다 지나치게 큰 선와의 노래소리로 시작된다. 

선와는 혼자서 이렇게 노랫말을 지어서 노래를 불렀다. 

사실 이렇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건 일주일도 안된 일이지만 곤륜허의 제자들은 마치 이 노래를 일년을 들은 것처럼 귀가 고달펐다.  선와의 노래소리가 지나치게 컸기때문이다.  


그래서 곤륜허의 제자들은 지친 귀를 달래며 

선와의 뒤에서 선와 모르게, 

 선와의 노래 끝에 다음과 같은 후렴구를 붙여서 슬슬 흥을 붙여 중얼거렸다. 

'선와의 목소리는 천둥소리, 선와의 주먹은 무쇠주먹, 선와의 발걸음은 번개보다 더 빠르지.' 

더구나,

선와는 힘이 보통이 아니었고 

게다가,

선와는 고집도 엄청 세지.

아마 곤륜허의 제자들이 선와에 대해 얘길 시작하자면 반나절은 족히 걸릴지 모른다. 

선와는 갑자기 자라면서 더 특별해졌다. 

선와를 매일 마주 대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며 스승의 말을 착실히 실천하고 있는 첩풍은 이제야 왜 묵연이 그토록 선와에 대해 그에게 특별히 당부를 했는지를 서서히 깨닫고 그저 혼자서 알 수 없는 침묵이 깊어져갔다.

선와는 뭔가 이상했다.

무엇보다 평범하지가 않았다.  

그보다 뭔가 아주 특별했는데 그 특별한 것도 지나치게 특별했다.  


첩풍의 시름과 고민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깊어졌으나 아무에게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서 그저 어서 그의 사부인 묵연이 빨리 곤륜허로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며 바라고 바랬다.

그게 아침에 일어나면 그의 바램이었고 저녁에 잠들기전의 그의 바램이 되었다. 

그렇게 이미 날이 흐르고 흘러서 한달이 되어간다. 


그러나 묵연은 그렇게 쉬이 곤륜허로 돌아올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GaR7hwuBgeA  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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