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초반부 젴 아주아주 좋아해요

스스로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걸 자각도 못한 채로 계속 엠씨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젴

엠씨더러 하여튼 특이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하루종일 자꾸 떠올리는 거지


내가 이 사람과 연락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건 한나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령 성격이 너무 안 맞아서 연락하기 싫었더라도 연락해야 했을 거라고 자기 변명하는 젴 보고 싶다.

그러면, 한나를 찾으면? 만약에 이 일이 다 끝나고 나면, 이 연락은 없어지는 건가? 하면 안 되는 게 되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감각이 드는 거지. 아… 나 큰일났구나. 끝장났어. 이건 정말… 멍청하고, 위험한 일이야. 그러면서 엠씨의 프로필을 멍하니 보고 있는 젴.


톡톡톡. 저도 모르게 홀린 듯이 메세지를 쓰는 제이크.

- 사귀는 사람 있나?

보내기 버튼을 누른 순간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자기가 저지른 짓에 화들짝 놀라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다가 옆에 두었던 물컵이라도 엎질렀으면 좋겠다. 아, 아, 아. 내가 뭐라고 한 거지? 지금 뭐 한 거야? 돌았어? 하고.

그때 날아온 답장은 “아니, 없어.” “왜 물어?😊”

너는 마치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엎지른 물컵을 치울 생각도 못하고 젴은 자리에 주저앉아 긴 한숨을 내쉰다.

- 난…

도저히 뒤를 이을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긴장 때문에 손가락이 떨려서 뭐라고 타자를 치지도 못하겠다.

- 너는 나를 매혹시킨다.

이것은 또 하나의 고백. 너한테 빠져들고 말았다는 또 다른 약점의 고백. 그리고 도망치듯이 메신저를 종료하고 랩탑을 닫아버린다. 심장 소리가 조용하고 어두운 방 안을 채운 것처럼 시끄럽다. 방 밖으로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그때 그때 좋아하는 것을 막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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