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서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눈이 뜨였다. 다시 잠들기에도, 일어나기에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기묘한 감각이 발끝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열었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사람의 촉이나 예감이라는 게 실제로 있나 보다. 


말과 글이라는 건 참 쉽다. 하지만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실제가 어떠하든 외부로 뱉어내는 순간 실체가 된다. 그래서 실제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있었고, 그것이 문자화 되는 순간 사실이 되었다. 놀랍다. 그리고 좀 무섭다. 


애초에 혼자 마시려고 조용히 끓인 홍차였다. 그러다 점점, 이 구석진 곳까지 찾아와 한 잔 두 잔 같이 마셔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더 행복할 수 있었다. 그 중엔 내 찻물이 미지근하다든지 맛이 떫다든지 너무 달다든지, 아무튼 취향이 아닌 분이 계실 수도 있다. 그건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가지 않는 카페의 커피 맛까지 여기에 책임을 묻는 것은 조금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저런 수식어 다 떼내고 한 마디로 말하자면.. 어리둥절하다. 



새벽의 끝을 붙잡고 있는 가로등 불빛이 우울하다. 마음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겠다. 다시 한 번 원칙을 상기해보자. 


‘나는 워너원 팬이고, 최애는 녤윙이며, 최애가 예뻐서 알페스를 한다.’ 

‘그러므로 워너원에게 녤윙에게 워너블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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