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Hello Future: The 1st Album Repackage>로 공개된 3곡만을 대상으로 쓰인 글입니다.

* 본 컨텐츠는 매우 주관적인 리뷰를 담고 있습니다.


<Hello Future>


해찬이는 현명한 아이였다. 아니면 <Hello Future> 노래 가사처럼 미래를 보고 온 건지도 모르겠다. 

해찬이가 일찍이 고라니 재채기를 연마했던 이유는 이런 노래가 타이틀 되었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코시국의 미래에 <Hello Future> 라는 가사는 완벽하게 맞아 들어간다. 행복한 미래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 시기에 '기다렸어 어서 와'라던가 '아무 걱정 하지 마 잘 될 거야 Hello Future'라는 가사는 어쩐지 뭉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노래 역시 SM의 세계관 놀이에 점령당해버렸다. Future 라는 키워드에서 약간의 쎄함을 느끼긴 했었지만 그래도 아닐거야^^;; 하며 가지고 있던 일말의 기대가 1절에서 바로 무너져 버렸다. 

<맛>이 남반구의 어딘가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었기에 광야를 피해갈 수 있었나보다. 

광야... 그 놈의 KWANGYA... 물론 나도 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광야에 스며들 거라는 걸... 하지만 광야라는 키워드가 귀 속에 박히는 순간, 얼굴이 썩어가면서 음악에 대한 몰입감이 와장창 깨져버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SM이 당분간은 SMCU를 포기할 것 같지 않으니 연구 과제로써 가사 속에 SMCU를 암시하는 단어들을 넣으면서 음악에 대한 몰입을 깨지 않을 방법에 대해 고민 좀 하셨으면 좋겠다.


이제 곡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는 문샤인 곡들의 선호도가 그닥 높지 않은 편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여자가수들에게 준 곡들은 좋아하고 남자 가수들에게 준 곡은 대체로 그저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좋아했던 문샤인의 남돌 노래가 NCT DREAM의 <Drippin'> 정도...? 


문샤인이 남돌에게 준 노래들이 특히 별로였다기보단 문샤인의 사운드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여성 보컬들이 얇은 목소리로 부를 때가 오히려 더 조화롭게 들리는 느낌이었다. 남성 보컬은 아무래도 목소리 자체가 두껍고 낮은 경우가 많으니까 트랙의 중저음 부분과 섞여 혼잡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Drippin'>을 좋아했던 이유도 아마 코러스 부분의 끼긱 끼긱하는 자동차 스키즈 마크 소리 비스무리한 게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여서 피곤해진 귀를 환기시켜주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Hello Future>의 보컬 멜로디들은 벌스, 코러스 할 것 없이 다 높다. 기본적으로 멜로디가 높은데 '기다렸어 어서와~'의 '와'~ 부분의 음이 엄청나게 높을 뿐이다. 그리고 이 음이 엄청나게 자주 나온다. 가사만 바꾸고 계속 등장한다. SM은 속히 프로폴리스를 구매해서 하루 3번씩 멤버들의 목구멍에 뿌려주길 바랄 뿐이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Hello Future>는 나에게 있어 오랜만에 등장한 문샤인 남돌 호(好) 곡이다. 문샤인의 번잡하리 만큼 많은 소스들 사이에서 드림 보컬 멤버들의 높은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고 곡과의 조화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해찬의 뚫고 나오는 목소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트랙들이 많았는데 이번 <Hello Future>와 해찬의 조합은 서로 윈윈하는 조합이었다고 생각한다.




 <Bungee>


이 노래 벌스 멜로디가 너무 어렵지 않나요? 

웬만한 노래는 두세번 들으면 멜로디가 입력되는 편인데도 벌스 멜로디가 아직도 헷갈린다.

그래서 그런가. 나에겐 이 노래가 어딘가 조화롭지 않게 들렸다. 벌스는 되게 요즘 스타일인데 코러스만 어딘가 90년대 붐뱁 스타일이라 그런가? 멜론 악스홀 같은 데서 손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점프! 점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아 그래서 번지 점프...?

그런 의미에선 <Diggity>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Diggity>에 한 표를 주겠다.


벌스 떼고 코러스만 들으면 코러스 화음 쌓은 것도 좋고 단순하게 즐기기 좋은 노래인데 3분 30초를 다 듣기엔 조금...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지막 즘에 주전자 물 끓는 소리 같은 게 들어가 있는데 너무 랜덤해서 웃겼다.

아 뭐야?! 이 노래도 <Diggity>도 문샤인이 썼구나?! 어쩐지... 문샤인 님들 열일하셨네요. SM A&R 팀 분들이 놓아주질 않으셨나보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르골 (Life Is Still Going On)>


앨범 소개보니까 이 노래가 'R&B 팝' 이라고 소개되어 있던데 SM의 앨범 소개에 처음으로 의심 아닌 의심을 갖게 되었다. 

K-POP, 특히 아이돌 음악은 한 곡 안에 워낙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으니까 행여나 '트로피칼 R&B 힙합 얼터네이티브 팝'이라고 쓰여 있어도 솔직히 별 생각이 안 드는 요즘이었다. 그만큼 K-POP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니까. 웬만하면 납득할 수 있었는데... 음... 


이 노래의 어디에서 R&B를 느끼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아웃트로의 천러 애드립? 내 음악 지식이 부족한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귀에 이 노래의 주인공은 이었다. 

특히 808 베이스 위에서 하는 랩이나 리듬 악기를 빼고 랩을 해서 박자를 헷갈리게 하다가 중간에 스네어와 햇이 추가되어서 랩과 트랙의 리듬이 맞아들어가는 쾌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 등이 나에겐 너무나 랩 곡처럼 들렸다. 장르를 힙합이라고 못 박기엔 조금 애매할 수도 있겠지만 R&B보단 낫지 않았을까 싶다.


노래 소개에 괜히 열 올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정말 안타까워서 그런다... 이 노래만큼 드림 내 랩 라인의 실력 및 음색을 잘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모든 디스코그라피를 포함해서.

다른 가수의 앨범에 이 노래가 있었다면 놀랍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드림 앨범에! 드디어!! 이런 곡이 수록되는구나 싶어서 내심 감동했다. 브릿지 파트 (2:47-2:59)만 빼면 고등래퍼 파이널 같은데 나와도 손색이 없는 트랙이라는 생각한다. 이런 트랙 위에 랩 하는 힙합 가수들의 모습이 너무나 쉽게 상상이 갔다.


드림의 랩라인은 마크의 유무가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긴 한다. 누군가의 입맛에 마크를 제외한 드림의 랩라인은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곡을 들으면서 각자가 잘하는 몫을 가져갔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랩 멤버들의 성장도 느껴졌고.

마크-제노/지성-재민 이렇게 묶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크는 다 잘 하니까 패스. 제노는 자신의 랩톤을 찾은 것 같았다. 가끔은 마크라는 산이 크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대로 기죽지 말고 해줬으면 좋겠다. 그에 반해 재민이는 아직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목소리니 조금만 더 자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성이...! 지성이의 목소리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데 NCT 전 멤버를 통틀어도 이렇게 낮으면서 허스키하고 오묘하게 특별한 목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성이 기존에 해오던 빠른 랩이나 음정이 부여되지 않은 랩을 할 때 그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의도치 않게 단점으로 작용했다. 

랩 파트의 트랙에는 베이스가 강조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소리가 낮으면 베이스 소스에 묻히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로우 톤 랩퍼들은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깔끔하게 들리게 한다거나 아니면 아예 웅얼거리는 랩을 하는 등 목소리라는 자신만의 무기를 제련할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노래에서 지성이는 음이 주어지지 않은 일반적인 랩도 하지만 싱잉랩 파트후렴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난 이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하는데 지성의 싱잉랩 파트에는 후렴에서도 등장했던 글로켄슈필이 싱잉랩의 멜로디를 같이 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성의 음색과 대비가 되어 되려 음색을 돋보이게 한다. 

이런 부분들이 곡의 분위기를 환기해준 덕분에 반복되는 후렴 멜로디를 질리지 않게 소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공개된 3곡 중에서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하고 많이 듣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성이는 꼭! 꼭! 노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성이가 노래에 욕심이 혹시나 있다면 연습 많이 해서 노래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지성아... 할미랑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해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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