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어.. 그러니까, 실수에요. 내 눈도 못 보고 얘기하면서, 아까 있었던 일을 얼버무리려는 너의 얼굴이 가증스럽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네가 나에게 자겠다고 얘기해 놓고, 술집에서 발견된 적도 있고 집 앞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걸 본 적도 있다. 그럼에도 난 왜 너와 헤어지지 못 하는 걸까.

그렇게 변명하고서 고개를 올려다 나를 바라보는 너의 그 반짝이는 눈동자 때문일까, 아니면 밤마다 나에게 사랑한다고 거짓말하는 그 예쁜 입술 때문일까. 네 눈을 바라보며 침묵이 찾아왔다. 나오려는 욕지거리를 집어 삼키고 한숨을 푹 쉬었다.


“효종아. 오늘 얘기해봐야 좋은 말이 안 나올 것 같아. 내일 얘기하자.”

“형…”


이대로는 정말 헤어지자는 말을 할 것 같아서, 내 손을 붙잡은 너를 처음으로 뿌리쳤다.

글쟁이 글쟁이 글글쟁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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