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스티브 / 오메가 토니

코믹스 타임라인을 대체로 따라갈 예정입니다

큼지막한 코믹스 사건들에 대한 스토리 및 설정 스포일러(주로 아이언맨 사이드)가 있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정발된 건 거의 포함된다고 보셔도 될 것 같네요

클래식의 존대하는 스토니도 써보니 좋군요 묘한 거리감이 상당히 매력적인.. 






사랑을 해야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멍청하게 호르몬에 휘둘려서는 엄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나 해대지 않는가. 사랑도 호르몬 작용이라면 까짓 거 못할 것이 무엇일까. 이 세상에는 받는 사랑이 없이 주는 사랑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게 토니 자신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하여 토니는 평소보다 열심히 파티를 돌아다녔고, 평소보다 열심히 사람을 만났고, 많은 대화를 했고, 섹슈얼한 텐션을 주고 받았다. 그 어느때보다 성실히 살았음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럴수록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아니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은 것에 있었다. 자신이 아이언맨이고 가슴의 플레이트 때문에 플라토닉한 관계 밖에 가질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심각한 문제였다.

정말 아무도 없었다. 호감가는 사람이야 있었지만 거기에서 끝났다. 계속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가슴떨리게 사랑받고 싶은 사람도 사랑하고 싶은 사람도——, 여기에서 토니는 생각을 멈췄다. 그 다음은 뱉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호르몬 작용이니까 분명 화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알파와 오메가는 사장되다시피 한 학문과제였다. 주제가 그 성들이 엮인 역사적 흐름이 아니라 그 자체라면 별종 취급을 받을 정도로 인기 없는 분야기도 했다. 토니는 구할 수 있는 모든 논문과 연구자료를 모았지만 그것들은 그 자신이 알고 있는,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결론은 하나였다. 토니는 관련 연구를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사랑 찾기를 관두지는 않았다. 어차피 같은 호르몬 작용이라면 그게 좋은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토니는 정말 외로워서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너무 외로웠다. 지금까지 느꼈던 애정결핍이 우스울만큼 각인 알파를 두고도 채워지지 않는 애정의 부재는 정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나마 토니의 마음을 채워준 게 어벤져스 활동이었다. 그게 누군가를 구하는 행위라서인지 각인 알파인 스티브와 함께 있어서인지 솔직히 구분이 잘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것마저 없었다면 정말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 찾기를 하면 할수록 왜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지만 알 것 같아 토니는 결국 사랑 찾기를 멈췄다. 대신 어벤져스 멘션에 자주 드나들게 됐다. 어벤져스 맨션엔 스티브가 있었다. 아이언맨으로써 만나는 게 표정을 숨길 수 있어 가장 좋았겠지만, 어벤져스가 나설만큼의 빌런이 매일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아이언맨은 토니 스타크의 경호원이었으니 결국 평화로운 시간은 토니 스타크가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 어벤져스 맨션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스티브를 만나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그게 다 뭔가요, 토니?”

“간단하게 파티라도 하죠. 여기 피자와 맥주를 잔뜩 사 왔어요.”

맨션을 들어서자 제일 먼저 자넷, 와스프와 앤트맨, 행크 핌이 날아와 토니를 반겼다. 오늘은 어벤져스 정기 모임이라 상주하지 않는 다른 멤버들도 있는 걸 알고 있었기에 파티는 좋은 명분이 되었다. 정기모임이라 해도 친분을 쌓고 근황을 주고받는 정도였기에 긴급한 회의가 아닌 이상에야 아이언맨은 참가하지 않았다. 그 기회를 토니는 대신 자신이 그들과 친분을 쌓는 걸로 이용했다.

그 자리엔 맨션에 상주하는 스티브를 포함하여 자넷과 행크, 그리고 토르가 함께였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고, 토니는 슬그머니 스티브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으면서도 그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며 같이 웃고 떠들었다.

맥주는 금방 동이 났다. 아쉬워하는 멤버들을 보고 토니는 자비스를 시켜 맨션의 지하에 있는 와인 셀러에서 와인을 몇 병 꺼내오게 했다. 그러자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사람은 슈퍼 솔져 세럼 탓에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스티브와 금주 중인 토니 뿐이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군요, 토니.”

“네, 금주 중이라서요.”

스티브의 입가가 달싹이는 것을 본 토니는 피식 웃었다. 아무리 이름을 부르는 사이라 하나, 저 머뭇거림이 실제 지금 저와 그 사이의 거리였다.

“눈치채셨군요. 사실 지금도 참는 게 좀 힘들어요, 캡틴.”

“그래도 참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의지력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토니. 대단해요.”

스티브의 칭찬을 들은 토니의 얼굴에서 가면이 한 겹 벗겨지고 옅은 홍조와 기쁨의 감정이 드러났지만, 스티브는 골똘히 말을 고르는 중이라 눈치채지 못했다.

“실은 제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술에 취했을 때 저지른 일들을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끝내 술을 끊지 못했어요. 술이 보이면 무조건 입으로 가져갔고, 조금만 힘들어도 금세 술을 마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걸 끊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압니다, 토니.”

아이언맨이 취했을 때 어찌 그렇게 잘 알아차렸나 했더니 중독자를 알고 있어서 그랬군. 냉정한 분석과 더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뒤섞여 토니는 가만히 제 손가락만 괴롭혔다. 솔직히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고맙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스티브가 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 드는 행위는 겨우 둑으로 막아놓은 욕구를 다 쏟아내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스티브, 아까 다른 멤버들이 이야기하던 라디오는 뭔가요?”

결국 할 수 있는 대답은 말을 돌리는 것이었다. 다행히 스티브는 토니의 의중을 의심하는 일 없이 토니가 던진 이야기를 받았다.

“우연히 들린 골동품 점에서 찾았습니다. 그걸 보니 예전 생각이 나더군요. 하지만 너무 오래되서 쓸모는 없었습니다.”

멤버들이 헛돈을 썼다고 놀리더군요. 더 좋은 걸 사다 주겠다고도 했고. 담담히 이어지는 말과 달리 미소짓는 입매가 못내 쓸쓸해보였다.

“제가 좀 봐도 됩니까?”

스티브가 어느 부분에서 쓸쓸함을 느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토니는 그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쓸모없는 것이란 정의를 저 자신은 그게 무엇이든 부정하고 싶었다.

스티브가 들고 온 구식 라디오는 전쟁 중 대다수 가정에서 자주 쓰이던 제품이었다. 토니는 그 제품을 보자마자 스티브가 느낀 쓸쓸함이 무엇 때문인지 바로 깨달았다.

얼음에서 깨어난 스티브는 새 시대를 적응하는데 거부감이 없었고, 새로운 문물을 습득하는 것도 빨랐다. 혼란스러워 했던 건 처음 뿐, 그는 자신의 위치를 판단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판단했고, 이 시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판단했다. 누가 봐도 모범적인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 그를 모두가 인정했고 존경했지만 그의 상태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그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던 것이다.

어째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모습이 조금 거슬린다 싶었더니 역시 마음은 아직 그 시대 속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 이 시대에 줄 여유는 더욱 없겠지. 의무감과 사명감이 그를 붙들고 있을 뿐, 그가 아니어도 된다면, 혹은 그가 그걸 외면할 수 있다면 그는 언제라도 그 시대로 가 버릴 사람이었다.

스티브의 옆에서 그나마 외면한 척 할 수 있었던 외로움이 다시금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맨션은 상시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라 추울 일이 없을 텐데도 토니는 추위를 느꼈다.

다행인 점은 묵묵히 집중할 수 있는 게 눈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었다. 

속마음이야 어떻든 손은 주인의 원대로 망설임없이 움직였다. 집중하는 토니의 옆에서 스티브도 아무말 않고 조용히 토니가 하는 일을 바라보았다.

라디오는 다행히 부서진 부품과 녹슨 부분을 교체하고 다듬기만 하면 되었다. 수리를 마친 토니가 다시 커버를 씌우고 전원을 키자, 생명을 되찾은 듯 주파수를 잡은 기계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중에 스피커도 바꾸면 조금 더 깨끗한 소리로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작동 못할 만큼 망가지진 않았었네요.”

“세상에, 토니!”

“왜 그래요, 스티…, 으앗!”

스티브가 토니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토니도 잘 아는 브랜드의 바디 소프 냄새가 호흡과 섞여 훅 들어왔다. 맞닿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지금껏 닿아온 그 누구의 것보다 따뜻했다. 짧은 군인의 머리카락이 토니의 관자놀이를 스쳤다. 부드러웠다. 이 모든 것을 토니는 비현실적이라 느끼며 굳어 있었다.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너무 기뻐서 그만…. 아무리 그리워도…, 더는 그 시절의 것을 겪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어깨를 끌어안은 팔은 금방 풀렸다. 팔이 풀리고 다시 거리가 벌어지자 보인 표정은 들뜬 목소리와는 다르게 뒤죽박죽이었다.

슬픔과 기쁨이 섞인 얼굴은 토니가 지금껏 보아온 캡틴 아메리카의 얼굴이 아니었다. 전혀 다른 사람의 얼굴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래, 굳이 따지자면…,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라 스티브 로저스의 얼굴.

감정이 복잡한 순간에서조차 페로몬 한 톨 내어주지 않는 철저하고 야속한 알파의 얼굴.

“괜찮…, 습니다. 놀라긴 했지만, 싫은 건 아니었어요.”

싫을리가 없었다. 오히려 더 닿고 싶었다. 

‘아, 가슴의 플레이트…!’

이것 때문에 필요 이상의 접촉을 피해왔건만. 

다행히도 스티브는 금방 팔을 풀고 떨어졌고, 그 덕분인지 옷 속의 플레이트 역시 눈치채진 못한 것 같았다. 

토니는 내심 안도하며 음악이 흐르는 라디오를 들고 추억에 잠긴 스티브의 옆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죽을 때까지 채워질리 없는 결핍을 유일하게 채워줄 수 있는 존재. 그게 허상이든 아니든 그곳이 천국이라 믿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존재였다. 

본능은 그에게 사랑받고 싶었지만, 이성은 그를 사랑 하지 않는 그런 존재였을 터였다.

제기랄. 사랑 찾기는 진작에 그만뒀는데.

보고만 있어도 이렇게 가슴 떨리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망했구나, 토니 스타크. 어떻게 이렇게 최악의 패만 골라잡을 수 있는지. 

이것도 능력이라면, 끔찍하게 잔인한 능력이었다.





마음을 깨달았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밑도끝도 없이 사랑 받고 싶어, 사랑해줘, 에서 나는 너를 사랑해, 그러니 나도 사랑해줘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면밀히 따져보면 더 악질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다 집어치워보자. 알파도 오메가도 아니고, 아이언맨도 아니었으면 쉽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만날 일조차 없었겠지. 그럼 여기서 알파와 오메가만 빼 보면? 그래도 이 가슴에 있는 것 때문에 아이덴티티가 들킬까 무서워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지진 못할 것이다. 

아니, 다 부질없다. 빼 놓고 봐야 뭐 하나. 하나같이 뺄래야 뺄 수가 없는 것들인데.

그럼, 만약에 나중에 언젠가 스티브가 아이언맨이 토니 스타크라는 것을 알게되고 난 다음에는 어떨까.

좋은 가정은 아니었다. 아이언맨은 계속 영웅이고 싶은 자아였으니.

그래도 그렇게 되면 이제…, 다가가는 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미래주의자인 토니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미래는 끝내 부정적이었다.

정의감이 넘치는 캡틴 아메리카, 누구보다 개개인의 자유와 인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티브 로저스는 굴복하고 굴복시키는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티브가 알파이고, 토니가 미성숙한 오메가인 이상, 그것도 그에게 각인을 해버린 오메가인 이상 그 관계를 아주 배척할 수가 없다. 솔직히 토니 자신도 굴복당하는 그런…, 관계를 이성적으로는 원하지도 않고.

그래도 각인만 없어지면…, 하지만 각인이 없어져도 자신이 오메가 성이라는 건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애당초 그 오메가 성이 알파의 보호를 받고 자라지 못해서 지금 이 사단이 난 것이 아니었나?

스티브를 각인 한 게 사라져봤자, 미성숙한 오메가 성이 갑자기 성숙해지는 것도 아니고 스티브 다음의 누군지 모를 다른 알파를 만나면 그 알파를 또 각인하겠지. 

토니는 알파와 오메가 연구 자료를 통째로 들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2차 성징도 지나 이미 성인이 된 오메가를 무슨 수로 다시 성장시킨단 말인가. 가능하다해도 필요한 건 지속적으로 제공이 가능한 알파 보호자의 페로몬과 세포 조직의 재성장이다.

“다시 태어나란 소리군.”

기록에 소모품이 된 오메가 성의 각인은 알파가 죽어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아기가 성년이 될 기간동안 각인 알파의 페로몬에만 노출되었어도 오메가의 죽은 자궁이 되살아났다는 사례도 없었다. 각인은 그저 죽은 자궁이 울부짓는 보상심리 비슷한 것일 뿐이다. 알파의 사망 여부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은 곧 각인이 오메가 본인의 문제라는 말이기도 했다. 

결국 유추되는 가정으로써 각인을 끊을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각인을 한 오메가 자신의 죽음 뿐.

“각인을 할때마다 죽으라니 목숨이 100개나 되는 고양이도 아니고.”

변하는 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변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은밀한 관계는 어쩔 수 없지만 어쨌거나 토니는 스티브가 이 시대에서 행복했으면 했다.

스티브 로저스가 시대 속 미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로 토니는 성심성의껏 스티브를 대했다. 그리고 그건 그가 아이언맨일때 특히 더했다. 아이언맨은 기사도 넘치는 영웅이라 누구에게든 신사적이었고, 후원자인 토니 스타크보다는 같은 어벤져스 동료인 아이언맨이 더 자주 스티브 로저스와 만날 수 있어서이기도 했다.

의사인 도널드 블레이크 박사는 토르의 친구였는데, 그의 소견으론 스티브에게 우울증 증세가 없다고 했지만, 스티브 로저스의 진짜 얼굴을 본 토니는 그럴리 없다고 판단했다.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모든 인간 관계가 갑자기 다 사라져버렸는데 우울하지 않을리가 있나. 

스티브가 우울증이 아닌 건 캡틴 아메리카이기 때문이다. 온전히 스티브 로저스로 있어야 되는 시간은 문득 과거의 향수에 우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언맨은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시간에 뭐라도 할 수 있게 스티브에게 종종 현대의 문화나 유행 같은 것들을 추천했다. 스티브는 진지하게 들었고, 때때로 흥미가 일면 아이언맨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그럴때면 아머 안의 토니 스타크는 환희에 찬 표정으로 성실하게 대답했다. 무엇이든 좋았다. 무엇이든 그가 시대를 헤메이는 그 불안정한 혼란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 덕분인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동료애는 급속도로 깊어졌다. 아이언맨이 술에 취해 실수하던 그때의 일을 가볍게 회상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언맨은 캡틴 아메리카를 윙헤드라 불렀고,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을 쉘헤드라 불렀다. 시간이 지나 그들은 점점 서로의 히어로명보다 별명으로 부르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러는 사이, 토니는 자기 자신만의 특수한 페이스 메이커, 가슴의 플레이트를 에너지원의 크기만으로 경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항상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점은 변함이 없었지만 언젠가는 심장 속 파편들을 없앨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벽은 사라지는 셈이다. 더는 가슴의 이 장치 때문에 타인과 깊은 관계가 되는 걸 피하지 않아도 된다. 스티브 말고 다른 사람이라도…, 그런 방법도 시도해볼 수 있었다.

결국 그런 것이다. 아이언맨이 캡틴 아메리카와 둘도 없는 동료 사이가 되어도 미성숙한 오메가 성의 애정결핍에서 오는 외로움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토니의 가슴 안쪽에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아하는 걸 합니다

우설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