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것이 정말입니까?"



달리아는 너무 놀라 입이 벌어진 채 프랑크 황제 오토 4세에게 되물었다.


올해 88세인 황제는 주름쳐 쳐져 거의 가려진 눈 너머 달리아를 지친 눈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난 살 날이 얼마 안남았소. 달리아 총리.

그러나 그대 브리태니아야말로 시간이 얼마 안남았을텐데?"



달리아는 고개를 거칠게 가로 저었다.


"믿기지 않는 말씀이라 그렇습니다!

프랑크제국 현 황실역사가 무려 천년입니다.

그것을 포기하시다뇨?"


"왜? 황제가 노망나서 헛소리 하는 것으로 보이오?

헛.헛.헛."

그리고 포기하다니?

염연히 프랑크 황실 혈통에게 황위를 넘기는 것인데.

에드워드5세의 어미가 내 6촌 조카라는 것을 잊었는가?"




"하지만 한스 헤르만 황태자가..."


"그 놈은 이제 씨없는 멜론이오.

후계가 없단 말이지.

그놈이 제 형제를 몰살했으니, 자신이 저지른 댓가를 받는거지.쯧.

그러니 내가 이제 믿을 것은 아름다운 내 금지옥엽 아델레이드 황녀밖에 더 있겠소?"


달리아의 눈이 반쯤 감겼다.


달리아는 거의 주름에 가려 안보이는 황제의 눈동자를 깊이 응시하며 그의 숨겨진 의도를 찾으려 노력했다.


90년 묵은 늙은 너구리의 배속에 시커먼 흑심이 있을 수 있었다.



"시간이 없을텐데.달리아.

이러고 있을 시간에 에드워드5세와 그 유일한 후계자가 죽을 수도 있어.

참 비극이야. 

프랑크 황실과 브리태니아 왕실이 동시에 대가 끊기게 되다니 말야."



'지금쯤 폐하와 군터가 무려 100만대군이나 상대하며 힘겹게 싸우고 있을텐데...

마르타는 지시대로 후계자를 무사히 데려올 수 있을까?

늦으면 후계자까지 모두 몰살당한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아라곤의 여우 샤를3세 황태자조차 혀를 내두르는 천하의 달리아였지만,이 늙은이의 속셈을 예측하기는 정말 힘들었다.


달리아는 양 주먹이 하애질 정도로  꽉 쥐었다.


"하겠습니다."

달리아는 두 눈을 부릅뜬 채로 답했다.


 오토 4세는 그제서야 회심의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그럼 이제 프랑크 제국이 약속을 지킬 차례군.

80만 대군만 밀어주지.

비록 내일 죽을 늙은이지만, 내 하나뿐인 사.위.를 위해 그 정도는 해줄수 있다네!"




*********


탈리야는 철가면 너머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눈으로 제롬과 하람을  뚫을듯이 보고 있었다.


 먹이를 발견한 승냥이의 눈빛이었다.


그가 터벅 터벅 걸어 왔다.


한쪽 다리를 약간 절면서도 그의 걸음걸이는 강하고 힘이 넘쳤다.


그의 걸음걸이에서 제롬은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하람은 어찌할바를 몰라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제롬은 완전히 나체였고, 그 자신은 하의를 홀딱 벗은 채였다.


누가봐도 포로를 잡아 몰래 겁탈하려던 현장이었다.


평범한 포로면 모르겠으나, 소년의 믿기힘들 정도의 빼어난 미모로 보아 탈리야는 바로 소년이 에드워드5세의 정부라는 것을 이제 금방 알아챌 것이다.


그 상황에 허겁지겁 다시 바지를 입기도 부하들보기 민망하고,벗고 있자니 아래 육봉이 부풀어 덜렁거리는 것이 황제 폐하가 노여워 하실 수도 있었다.


그래서 할수없이 하람은 커다란 두 손으로 자신의 중심부를 가렸다.


엉성하게 두손을 모아 가운데 둔 상태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하람은 황제 탈리야를 맞이했다.


"폐..폐하.그러니까.. 제가...."


"하람.짐은 너를 매우 좋아하나 그렇다고 해서 네 거시기까지 좋아하진 않는다.

빨리 옷을 다시 입어라."


하람은 귀까지 빨개져서 바지를 재빠르게 챙겨 입었다.


탈리야는 두 손목이 결박되어 위로 올려진 상태로 말안장에 묶여진 제롬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가면 너머 눈으로  천천히 훑었다.


'그럴줄 알았지.황제는 저 아이가 마음에 든거야.

곧 제것으로 만들려 하겠지 '


하람은 철가면 넘어 탈리야의 연회색 동공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쩝. 아깝게 됐네.

그래도 한번 폐하께 요청이라도 해봐야지.'


"폐하.저. 신이 청이 하나 있습니다."


탈리야가 무심하게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뭐지?"



하람은 비굴하게 두손을 비벼가며 탈리야의 눈치를 보았다.



"저 아이가 제 마음에 꼭 듭니다.

머리가 완전 맛이 가서 제 스스로가 에드워드5세라 주장합니다.

보아하니 흔해빠진 이제리아 귀족놈들의 인형노리개 같은데,제게 주십시오."


탈리아가 웃고 있었다.


적어도 최측근인 하람은 저 철가면 뒤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탈리야는 말없이 말채찍 손잡이로 제롬의 턱을 들어 올렸다.


탈리야가 제롬의 작은 턱을 들려져, 제롬의 바로 코앞까지 얼굴을 가까이 들이 대었다.



"가짜라..."


"네.넵...진짜 에드워드5세 일리가 있겠습니까? 폐하.

그냥 흔한 어린 남창녀석일 뿐입죠. 

어린 얘가 불쌍하게도 제 어린 누이를 전쟁통에 잃고 머리가 획가닥 한것 같습니다.

돌은 꼬마 먹어봤자 무슨 재미겠습니까?

아라곤을 정벌하여 그곳의 진짜 예쁜 귀.족.미소년들을 드시는 게..."


탈리야는 한참을 말없이 제롬의 얼굴을 응시했다.


제롬은 철가면 속의 두 눈동자가 흔들리고, 채찍을 든 그의 손이 가늘게 떠는 것을 보았다.



탈리야의 철가면속의 두 눈을 보며 제롬은 절망에 빠졌다.


'아.틀렸다.

오늘 난 죽는구나. 이 자는 나를 죽일 작정이야.

안느. 미안해. 

너의 제로미가 이번만은 약속을 못 지킬것 같아.

넌 꼭! 꼭 살아서 브리태니아로 돌아가!'


팽팽한 긴장감이 공기를 채웠다.


하람은 침을 꿀꺽 삼키고 탈리야의 반응을 유심히 보았다.


한참만에 탈리야의 입에서 어둡고 음침한 목소리가 나직히 흘러 나왔다.


"이 순간을 15년이나 기다려왔다.

에드워드5세. 

너에게 다가가기 위해 난 무슨 짓이든 다했고,  물불안가리고 닥치는 대로 죽였지.

어린 아기도, 수많은 선량한 양민들도 예외는 없었다.

이제리아를 지도에서 없애야만 나의 원한이 사라질 것 같았어."


제롬의 턱을 받쳐든 탈리야의 채찍 손잡이에 힘이 가해졌다 .


그는 제롬의 두 푸른 눈동자를 마주보고 응시하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복수의 끝은 바로 너 에드워드5세지!"


"그..그러면..."


제롬은 낮익은 목소리에 심장이 떨려 왔다.



탈리야의 채찍 손잡이가 서서히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제롬의 몸을 감상하듯 천천히 제롬의 목을, 가슴을, 배를 뚫어져라 보았다.


"아흣!"


채찍 손잡이의 차갑고 딱딱한 부분이 제롬의 가슴 오른쪽에 있는 붉은 유두에서 멈췄다.


" '그 여자'의 아들답게 창녀 기질이 다분하군.

이 상황에도 느끼다니.큿."


채찍손잡이가 제롬의 봉곳 솟아오른 유두를 강하게 짖눌렀다.


"그래.몇 명이나 되는 사내가 여기 이 탐스런 꼭지를 빨았을까?"


탈리야가 나머지 한쪽손을 들어 제롬의 나머지 왼쪽 유두를 잡고 비틀었다.


"흐아아.."


 제롬은 온몸이 짜릿해지며 온몸의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롬은  적들 앞에서 자신의 유두가 시뻘겋게 부어 오를 정도로 비틀리고,손가락 끝으로 유룬을 빙빙 돌려 만져지며 희롱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아야만 했다.


제롬은 수치스러웠다.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브리태니아 국왕로서 품위있게 죽고 싶었다.



"아흐.. 황제..내게 이런 수치를 줄꺼면 차라리 지금 나를 죽여라...으응..."



"가짜 왕 주제에....꼴에 자존심은 있나보지?

창녀의 사생아 주제에..."


옆에 서 있던 하람이 이해가 안간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폐하.그 말씀은?"


탈리야는 대답없이 제롬의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탈리아의 차가운 손에 의해 유두가 거칠게 만져지며 어느새 제롬의 앙증맞은 음경이 바짝 서있었다.


탈리야는 제롬의 앙증맞은 좆을 바라보며 귀엽다는 듯 웃었다.



"에드워드4세...그는 이곳이 너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거대했다."


"!!!!"



탈리야는 이번에는 한손으로 제롬의 작은 좆을 콱 움켜 잡았다.


"흣! "


탈리야는 제롬의 귀에 입을 바짝 갖다대고 속삭였다.


"자.이제 말해봐.

네 진짜 아비가 누구인지?

적어도 엔리크는 아닌 것 같군.

그의 자지는 장도리 모양으로 사이즈가 어마어마했지.

아들이라면 좆도 닮았겠지."


제롬은 작은 고개를 도리 도리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제 스스로 사생아일까봐 두려워 직접 모후의 입으로 확인했다.


'나..나는 에드워드4세의 적장자야.

다 헛소리야!'


제롬은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입밖로 내뱉고 싶었지만 신음소리가 흘러 나올까봐 대답할 수 없었다.


이제는 돌아가신 선왕의 이름까지 나오고 모후가 창녀로 일컬어지자, 제롬은 가슴 밑바닥 깊숙히서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발가벗긴 채로 가슴과 아래를 희롱당하며 몸을 비틀고 신음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영락없는 매음굴의 소년 남창의 모습이었다.


"자. 말해봐. 에드워드 5세.

너의 진짜 이름을.

적어도 너는 에드워드4세의 진짜 아들은 아냐."



하람은 에드워드5세란 이름이 나오자 , 멍한 표정으로 제롬을 한참 보다가 다시 탈리야를 바라 보았다.


"폐하! 그럼 이 꼬마가 정말 에드워드5세란 말입니까?

그 브리태니아의 국왕 말입니다."


탈리야가 긴 손가락으로 제롬의 턱을 움켜 쥐었다.


"네가 말해보아라. 제로미.

네가 진실을 말한다면 네 목숨만은 살려 주마.

네 어미가 몸을 막굴려 어느 남창새끼랑 딩굴었는지 네 친 아비이름을 대라.

스스로 외쳐 보란 말이다.

나는 가짜왕이다! 에드워드5세가 아니다! 라고."


제롬의 머리가 차게 식었다.


선왕과 모후를 모욕하는 이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분명히 들어본 목소리, 그가 보여준 몸동작에서  그가 아는 그 누군가의 향기를 느꼈다.



"네 놈은 누구냐? 탈리야가 본명은 아니지?

네 억양은 브리태니아 발음의 특유의 것이다.

넌 브리태니아인이야! 누구냐?

네 정체를 먼저 밝혀라!"


제롬의 깊은 푸른 눈동자에 하얀 불꽃이 솟아 올랐다.


"내가 누군지가 중요한가?

끝끝내 제 진짜 아비를 안 밝리려 하는구나.

그렇게 브리태니아 국왕으로 죽고 싶다면 그리 해주지!"


탈리야가 부하들에게 명했다.


"이 아이 옷을 입혀라!"



"폐....폐하..그냥 미친 어린애입니다.

죽이실 것 까지야...죽이기엔 미모가 너무 아깝습니다."


하람이 당황하여 두손을 내저으며 탈리야를 말렸다.



탈리야는 하람의 말을 들은 채도 안하고 명했다.


" 나는 네놈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에드워드5세.

원래는 내 부하들에게 던져 주어 죽을때까지, 네 구멍에 수백개 좆이 박혀서 생을 마감하게 해줄 생각이었어.

네 부하들에게 발가벗긴 채로 두 다리가 벌려져 입과 아랫구멍에 사내들 좆물이 그득한 채, 시체로 발견되면 정말 볼만할 테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밖에 오랜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없구나.

너를 국왕으로 믿고 있는 불쌍한 브리태니아 군들앞에서 네 목을 효수해주마.

그것이 네가 그토록 원했던 '에드워드 5세'의 명예로운 죽음일테니!"



륜 제국군들은 제롬의 옷이 갈가리 찢기어 도로 입힐 수 없게 되자, 수도사들이 입는 길다란 후드 망토옷을 입혔다.


성인용 수도사 옷은 제롬에게 옷이 너무 커서, 소매는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고, 커다란 후드가 머리를 덮다 못해 얼굴 앞면까지 내려와 가려졌다.


소매뿐 아니라 기장도 길어 제롬이 걸을 때마다 바닥에 질질 끌렸다.


그 모습을 본 하람은 가슴이 미어졌다.


진짜 브리태니아 국왕이란 것도 놀라왔지만, 에드워드5세가 이토록 어리고 미소년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설사 그가 국왕이란 것을 알았다해도, 하람은 제롬을 해칠 의도는 애당초 없었다.


비록 잠깐 동안이었지만 어린 국왕의 미모는 하람의 눈과 심장을 송두리채 차지했다



욕정에 눈먼 사내였을지라도 어린 소년에 대한 연정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탈리야의 부하들이 제롬의 손목을 뒤로 결박해서 묶었다.


그들은 제롬을 강제로 질질 끌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어두운 긴 공간을 끌려 나가며 제롬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된 기분이었다.


국왕이 되기전부터도 모후와 엔리크 공작이 수많은 귀족과 정치인을 끌어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국왕이란 자리가 언제든 목이 날아갈수 있는 자리지만,사실 실제 제롬에게 그날이 닥쳐오리라고 상상한 적은 없었다.


늘 병약했던 제롬은 병사로 요절하거나 정적들에 의해 독살당하는 것은 두려워해왔으나, 적군들에게 사로잡혀 목이 날아가는 것은 적어도 고려해본 적은 없었다.


곧 동굴입구가 나오며 온세상이 환하게 밝아졌다.


어두움에서 빛이 가득한 공간에 나오자 눈이 부셔 제롬은 눈을 뜰 수 없었다.



탈리야가 말한 대로였다.


환한 세상에 눈이 익숙해지자 곧 동굴밖에서 진을 치고 있던 군터와 줄리앙과 그들의 군대가 보였다.


군터의 얼굴은 창백해져서 탈리야를 노려보았고, 줄리앙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뭐야? 저 꼬마 수도사는."


줄리앙이 제롬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제롬의 갑옷이 갈가리 찟기며 수도사옷으로 갈아 입었기 때문에, 거대한 후드 모자가 제롬의 어깨와 가슴 전체를 덮어 누가봐도 그가 에드워드5세인지 알수 없었다.


단지 어른 옷을 입은 어린 수도사가 륜제국군에게 포박되어 바닥에 무릎이 닿아가며 질질 끌려 나오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탈리야는 제롬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어, 군터와 줄리앙의 바로 눈앞에서 무릎 꿇혀 앉혔다.


그리고 바로 제롬을 뒤덮고 있던 커다란 후드 모자를 벗겼다.


"아니!  제로미!!"


"안돼! 폐하를 해치지 마라!!"


줄리엉과 군터가 동시에 소리쳤다.


탈리야는 제롬의 바로 뒤에 섰다.


그는 거대한 시미타 검을 들고 제롬의 머리위에 올려 들었다.


초승달모양의 이가 잘선 은빛 칼날이  햇빛을 반사해, 제롬은 눈이 부셨다.


"자. 보아라! 이제리아인들이여!

너희 국왕 에드워드5세의 최후를!!"






조아라 노블레스 작가. 회사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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