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건이가 항상 꾸는 꿈속에서 매번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현관문을 열었는데 사혁이 있던 자리에 회색늑대 한마리가 얌전히 앉아있...는데 곰의 팔같은 것을 우걱우걱 먹고 있음 좋..겠다ㅋㅋㅋㅋㅋㅋㅋ


세건: .......니가 왜 여깄어(경악)
서현: 늑대는 소년의 좋은 친구니까?(으쓱)
세건: 미친놈아 뉘앙스가 이상하잖아


서현: 음..이 맛은 고향의 맛이군. 다같이 모여앉아 불곰을 해체하며 지그춤을 추었던 그날의 추억이 떠오르는걸...(음미한다)
세건: (정말 역겨운 광경이다)

세현: 어 개다 나 개 짱 좋아하는데!
서현: 개 아냐 늑대다.
세건: (머리가 터진 형이 전범새끼를 쓰다듬으면서 좋아라하고있다.)
세건: 머리가 터졌는데 왜 움직이고 있는거야?
세현: 머리가 터진 채로 말도 하는데 못 움직일 건 또 뭐야.  
서현: 고지식하긴(비웃)
세건: (짜증)
세현: 안녕하세요 세건이 형입니다. 나 늑대인간이랑 대화해보는건 처음이야.
서현: 나도 머리터진 인간이랑 얘기해보는 건 처음이야.
세현: 우리 세건이때문에 고생이 많지?
서현: 오 알아주는군. 역시 형이라서 그런가 말이 통하는 것 같아. 생전에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세현: 형은 형끼리 통하는게 있기 마련이지. 동생이란 것들은 속만 썩이고 형한테 비비적거리는 거 외에는 할 줄 아는게 없다니까.
서현: ㅁㅈㅁㅈ 당신 진짜 마음에 든다. 근데 왜 동생은 저 모양이지?
세현: 쟤가 좀 꼴통이긴 했어 좀 오냐오냐하며 키웠더니..
세건: (짜증)(둘 다 꼴보기 싫다)


세건: (문을 열자 잔다르크가 튀어나온다.)
서현: 요리요리컴!
잔다르크: !!
세건:
세건: 잔다르크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서현: 첩삼아달라고 부비적거리고 있는데?(멋진미소)
세건:
서현: 생전엔 미인이였을텐데 이렇게 썩어버리다니 아깝네.
세건: 미친놈아
서현: 애견인으로서 한 말이거든?(정색)
세현: 서현이라면 우리 맹순이 남편감으로 딱이였을텐데.
서현: 수간 취미는 없어서 말이지(멋진미소)


세건: 이건 뭔가 잘못됐어.
서현: 너라는 인간 자체가 잘못되긴 했지.
세건: 닥쳐봐 애초에 이건 내 꿈이잖아. 내 무의식이라고. 근데 왜 내 무의식이 너랑 친하게 지내고 있는거지?
서현: ...내가 너무 멋진남자니까?
세건: (때린다)
서현: (깨갱)
세현: 개를 때리다니! 한세건 너 그렇게까지 인간 말종이였냐!
세건: 지금 개를 때린게 문제냐!
서현: 개 아니라 늑대라고!


세건: 차라리 맨날 꾸던 악몽으로 되돌려보내줘...
서현: 꿈에서까지 자기학대를 하고 싶은 자기피학적 성향은 잘 알겠는데, 네 꿈에 나오는게 전부 네 무의식일거라고 단정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지. 그렇게 따지면 나도 네 무의식이게?(부엌에 간다)
서현: 어이쿠 아주머니 여기서 이렇게 누워계시면 입 돌아가요 방에 들어가시죠.
세건: (엄마가 피를 뚝뚞 흘리면서 일어나서는 피곤한 얼굴로 방에 올라가고 개새끼는 냉장고를 열고 있다.)
서현: 역시 잘사는 집이라서 그런지 부르조아 냄새가 풀풀나는 식재밖에 안 보이는군. 고기는 없나? 햄버거는? (뒤적뒤적)
세현: 개사료는 어때?
서현: 당신 동생한테 주지 그래. 잘 먹을 거 같은데.
세현: 쟤가 먹는 인간 사료보다 이게 더 비쌀걸.
세건: (아 정말 싫다)


세건: (머리터진 형이 즉석에서 햄버거 비슷한걸 개새끼한테 만들어줬다.)
서현: 오옹 쩌는데 당신 능력있어?
세현: 일등신랑감 한세현이라고 불러다오.
서현: 어디 겉모양만큼은 그럴듯한데..말해두겠지만 내 입맛은 꽤 까다로워 어설픈 흉내만으로 내 미각을 만족시킬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
서현: (얌)
서현: 맛있다!
세건: 빵사이에 고기 낀 거면 다 맛있지 너는!
서현: 아니아니 이거 진짜 맛있다니까 당신 형 진짜 쩐다. 존경스러워.
세현: 그렇게 띄어줘도 나 어차피 이미 죽었고..(코쓱) 이야 쑥스럽네
세건: (저것들은 왜 저렇게 죽이 잘 맞지) 


세건: 정했다. 난 여기서 나가겠어.
서현: 나가긴 뭘 나가. 뺨이라도 꼬집게?
세현: 뭘 또 그렇게 심각한 얼굴이야. 커피마실래?
세건: (탕탕탕)
서현: 이런 미친새끼.
서현: 이미 머리가 터진 인간을 아예 재기불능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리네. 니 형이거든?
세현: 아이고 동생이 형을 곤죽만든다
세건: 닥쳐봐 무의식새끼야. 다음은 너다.(철컥)
서현: (절레절레)
서현: 하여간 답이 없어요.


서현: 집안꼴이 개판 오분전에서 아예 폐허가 되버렸네.  
서현: 당신 진짜 답없는 마조히스트다. 동의하지?
세건: (말을 섞지말자.)
세현: 알고보면 착한 애라서 그래.
서현: 그지경이 되고도 변호를 해주다니 하여간 형이란 건..
세현: 손해보는 역할이라니까.
세건: (얼마남지도 않은 형의 머리를 밟아 짖뭉개 비벼 없앴다.)
세건: 이제 좀 조용해졌군.
서현: 우와 인간말종새끼. 


서현: 그게 진짜 당신 형이면 어쩌려고 그래. 욕먹을거다.
세건: 그럴 리 없어. 아니, 진짜 형이라해도 상관없어.
세건: 나한테 이딴 걸 보여주는 저의가 뭐야?
서현: 흠. 딱히 저의랄 건 없는데.. 그냥 걷다보니 들어온 것 뿐이고.
세건: 그럼 당장 나가.
세건: 내 꿈에서 나가.
세건: 내 죄의식을 방해하지마.
서현: (쇠사슬이 한세건을 꽁꽁 싸매고 있다.)
서현: 흠
서현: (와그작)
세건:
서현: 아야야 이빨 다 나가겠네 이거 진짜 단단하다
세건: (짜증) 


세건: 너따위가 끊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냐?
서현: 시끄러워.(눈물) 얼마나 단단한지 가늠한 것 뿐이야.
서현: 확실히 이걸 끊어내는 건 불가능하겠군.(앞발로 툭툭)
세건: 갖고놀지마.
서현: 잡아당길수는 있을까?(영차) 오
세건: ?!

(절그럭 절그럭 절그럭)

세건: (개새끼가 날 끌고 달리고 있다.)
세건: (쇠사슬에 감겨 옴짝달싹 못하는 나는 마치 오토바이에 매달려 질질 끌려다니는 린치를 당하는 인간처럼...)
세건: 이게 뭐하는 짓이야?!
서현: 나가라길래 나가고 있는 중인데.
세건: 혼자 나가라고!
서현: 난 니가 그렇게 말하면 꼭 반대로 하고 싶어지더라.
세건: (시발) 


서현: 여기서 좀 쉬자.(쇠사슬을 놓았다.)
세건: ....내 꿈인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절그럭)
서현: 넌 원래 꿈에서도 학대당하고 피곤해하는 인간이잖아.
세건: 아 그랬지. 가 아니라!
세건:
세건: 여긴 어디야.
서현: 내 꿈.
세건: (곳곳에 눈이 쌓인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세건: 전쟁터가 아니군.
서현: 나라고 매번 하드보일드한 꿈을 꾸진 않거든.(으쓱)
서현: 그치만 저 집 안엔 들어가지마. 존속살해의 현장이 보존되어있으니까.
세건: (충분히 하드보일드하거든?)


서현: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곳이니까 네 꿈의 흉가보단 훨씬 편안한 곳이지?
세건: 니 동생으로 보이는 어린애가 울면서 집에서 뛰쳐나오는데.
서현: 저게 반복재생되는것까진 내가 어쩔 수 없고(으쓱)

롯시니: 훌쩍훌쩍
롯시니: 이샤가..이샤가 엄마를 죽였어...

서현: 가엾은 롯시니.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세건: 니가 할 소리냐.
서현: 왜이래 나도 상처받았어.
서현: 그러니까 이걸 계속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있는거잖아.
서현: 내가 지은 죄는 이것뿐만이 아니지만.(히죽)
세건: 전범새끼.
서현: 테러리스트새끼.


세건: (바람이 불때마다 나무에 매달린 타이어 그네가 천천히 움직인다.)
세건: (하늘은 맑고 풀냄새는 싱그럽고.)
세건: (눈앞에서 아웅다웅하는 피냄새나는 어린애 둘만 아니면 정말 평화로운 광경이군.)

서현: 이상한 기분인데.
세건: 뭐가.
서현: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내 꿈을 지켜보는 거.
세건: ...아까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이제 좀 알겠냐?
서현: 자위현장을 들킨 기분같아.
세건:
서현: 이게 자위현장이란 건 아니고.
세건: 닥쳐.


서현: 열에 하나 정돈 이런 꿈을 꾸는 것도 나쁘지 않네.
세건: 지랄하네. 난 돌아갈거다.(절그럭)
서현: 어디로 어떻게 가는진 알고 그러시나?
세건:
서현: 안달하지마 통금시간 지켜야하는 여대생도 아니고. 어차피 꿈이잖아? 기다리면 깨게 돼있어.
서현: 무의식의 영역에서까지 자기 학대를 시간 맞춰가며 꼬박꼬박 지키려하다니 어디까지 마조히스트인거야 당신.
세건: 너처럼 얼굴에 철판을 깐 범죄종합선물세트가 아니라서 말이다.
세건: 그리고 내 무의식을 너같은 괴물이 침범한거부터가 기분나빠.
서현: 그렇다면 이건 괴물의 수작질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기지개)
서현: 그리고 그 괴물조차도 당신의 죄의식을 벗길 순 없었다고 하면, 납득하겠어?
세건: ....
세건: 흥(절그럭)(앉음)
서현: 피곤한 소년이라니까.(으쓱)  
세건: 닥쳐.    


세건: (꿈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간다.)
세건: (손 언저리를 개새끼가 코끝으로 꾹꾹 누른다.)
서현: 쓰다듬어줘.
세건:
서현: 너 아까전에 니 형 부럽다는 듯이 쳐다본 거 다 알아.
세건: (짜증)(문질문질문질)(개털이군)
서현: 아야 아파 아프다고 좀 살살해!

세건: (문질문질)
서현: 한세건. 난 당신이 싫어.
세건: (쓰담쓰담)
서현: 그러니까 당신이 온 몸을 바쳐 희대의 자학쇼를 하다보면 전력으로 방해하고 싶어지지만  
세건: (문질문질)
서현: 내가 착하니까 봐주는거야.
세건: 지랄한다.(꼬집)
서현: 아파

세건: (내가 아는 가장 평화로운 하늘과)
서현: (내가 아는 가장 평화로운 땅이)
(하나로 합쳐진다.)


세건: (뒤적이는 소리.)
세건: (볼것도 없이 그 녀석이다.)
세건: (정해진 시간보다 30분 일찍 일어났군.)
서현: 엉 일어났냐? 배고파서 먼저 챙기고 있었다.
세건: .....
세건: (항상 그랬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더 짜증나는 몰골이다.)(왜지.)
세건: 보기 흉하니까 옷 좀 입고 다녀라 개새끼야.(짜증)(옷던짐)
서현: 왜? 섹시하냐? 어풒 (맞음)
세건: (옷가지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회색머리가 눈에 밟힌다.)
세건: (쓰담쓰담)
서현:
서현: 너 지금 나 개취급하냐?(짜증)
세건:
세건: (그대로 머리채를 잡고 냉장고 문에 쿵 소리나게 박아버렸다.)(역시 짜증나는 개새끼야.)(멋진미소)
서현: (한국욕)(러시아욕)(5개국어욕)(욕지거리)

두 사람 모두 이상하게 상쾌한 아침이였다.

끝!

트위터: @akj00ng 메일: yonni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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