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현이 류건우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제와 부정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그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 2년 간 조금씩 부서져갔으며, 끝내 죽은 연인을 되살리기 위해 자살했다. 그 시간은 사랑의 강도를 집착과 동일하게 굳혀버렸다.

 겹겹이 쌓인 과거의 기억을 이제와 새삼 들춘다 하여도 신재현에게서는 약간의 동요 밖에 얻어내지 못하겠으나, 그 과거의 기억이 상실의 2년과 맞닿아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는 작은 파동으로 끝나지 않을 터였다. 박문대를 잃었던 경험은 신재현에게 있어 그 정도의 충격을 남겼다.

 하지만 반대로. 류건우가 그 정도로 신재현을 사랑하는가, 하면. 글쎄?

 그리고 그러한 의심이 신재현의 불안을 키웠다. 류건우가 다시 한 번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다면 신재현은 이를 버텨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불의의 사고, 혹은 류건우의 자의. 어느 쪽이 더 끔찍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비참한 일이었다.


📷: 뭐하냐?

 

 신재현은 옆구리에 붙어오는 온기를 느끼고는 고개를 들었다. 휴대폰을 보던 눈이 자신을 올려다보는 검은 눈과 마주치자 예쁘게 휘었다.

 

🦋: 형 다시 만난 날을 떠올리고 있었어요^^


 신재현의 대답에 대기실 안의 몇몇이 주의를 이쪽으로 기울이는 게 느껴졌다. 촬영 서포트를 위해 두 사람을 따라온 LeTi 쪽 스태프들도 대기실에서 함께 대기 중이었다. 신재현은 기민하게 가늠했다. 그들 중 누가 케어 하는 아이돌의 개인사에 쓸데없이 관심이 많은지.  

 그러면서도 손은 자연스럽게 옆에 붙어 앉은 류건우의 허리께를 단단히 당겨 안았다.

 

📷: 밖에선 자제하라니까(속닥)

🦋: 이 정도도 안 돼요? 🥲

📷: ...여기까지만이다. 더듬거리지는 마.

🦋: 네에^^

 

 류건우는 약한 것들에게 약한 남자였고, 신재현은 원하는 걸 위해선 얼마든 약한 흉내를 내줄 수 있었다. 살아온 기간으로만 따지면 손자손녀 뻘인 팬들에게 철판 깔고 애교도 부리는 마당에 약한 척이 별 것인가. 신재현은 속으로 조소했다.

 옆에 붙은 온기와 팔 아래의 육체는 사실 가끔씩 낯설게 느껴지곤 했다. 아마 가상현실에서 류건우와 1년 간 함께 활동하지 않았더라면 더 그랬을 것이다. 박문대의 얼굴로 만나 몇 년을 부대끼고 또 반년을 뜨겁게 불태우다 2년을 홀로 더듬더듬 추억해냈던 탓에, 이제 1년도 함께하지 못한 류건우의 몸은 아직도 온전히 익숙해지지 못했다.

 그래도 안에 든 것이 같은 탓인지 결코 거북하진 않았다. 신재현은 껍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휴식기 사이 현대 의학의 힘으로 얼굴 등급을 올리고 나타나는 이들이 발에 차이는 판이다. 껍데기가 중요한 것이었다면 이미 신재현은 십 수 번도 더 사랑에 빠졌으리라.

 이번 생은 이대로 쭉 함께일 테니까, 언젠가는 반대로 박문대가 낯설어지는 날이 오겠지. 신재현은 슬쩍 몸을 기울여 류건우의 어깨에 뺨을 부비면서 생각했다.


📷: 의상에 화장품 묻어.

🦋: 매정해라...^^

 

 그 말대로 류건우가 입고 있던 베이지색 카디건에는 약간 얼룩이 남아있었다. 코디가 기겁해서 두 사람을 떨어뜨려놨다. 신재현은 류건우의 손을 잡은 채 불퉁한 얼굴을 하고 잔소리를 들었다. 이런 하찮은 대접도 꽤 오랜만이었다.

 

🦋: 저 속상해요...

📷: 아닌 거 안다. 메이크업 수정이나 받아.

🦋: ^^ 건우 형은 날 너무 잘 안다니까.

📷: (어디서 기분이 좋아진 거지?)

👤: 브이틱~ 촬영 다시 들어갈게요!

 

 딱 신재현이 메이크업 수정을 끝냈을 때 촬영 스태프가 대기실 밖에서 둘을 불렀다.


🦋: 하하. 저렇게 대충 묶어서 부르는 것도 오랜만이네.

📷: 뭐 어때. 둘만 있긴 하지만 우리가 브이틱은 맞잖아.

🦋: ...

📷: 왜 그렇게 봐?

🦋: 브이틱 류건우가 새삼 뿌듯하고 설레서?^^

 

 신재현과 류건우는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 다시 세트장으로 향했다. 검은 바닥과 검은 벽 위에 구역을 나눠 세워진 소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촬영 준비를 마친 스태프들과 속속들이 도착하는 출연진들도.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90도 폴더 인사를 하며 제 자리를 찾아가 섰다.

 오늘 두 사람이 촬영하는 예능은 슬슬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씬 오브 크라임>이었다. 종편 채널에서 시작한 예능임에도 시즌 3까지 진행될 만큼 인기를 끌었던 방송의 시즌 1.

 신재현과 류건우는 소속사 선배 말랑달콤의 소현에게 업혀서 게스트 출연을 하게 됐다.

 LeTi는 데뷔부터 히트한 VTIC을 소속사의 주력 상품으로 밀 준비를 하며, 그 이전 세대의 소속 가수들을 각계각층에 투입시키고 있었다. 소현의 씬옵크 고정출연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일이었다. 소현에게는 나쁜 일만은 아닌 것이, 씬옵크는 예능 방송이었지만 소현이 이후 연기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된 출연작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LeTi는 그렇게 방송가의 다양한 위치에 퍼트린 소속 가수들을 반대로 VTIC 인지도 상승에 써먹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씬옵크의 다른 고정 출연진 중 한 명이 영화촬영으로 한 주 출연을 못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마자 그 자리에 VTIC 멤버 둘을 밀어 넣은 건 제법 괜찮은 수완이었다 평할 만 했다.


📷: 선배님.

🦋: 네, 후배님^^


 촬영이 시작되었다.

 <씬 오브 크라임>은 추리수사물을 예능화한 프로그램이었다. 매 회차 주어지는 사건과 역할에 맞춰 출연자들은 그들 사이에 있는 살인범을 잡아내야 했다.

 신재현과 류건우가 출연하게 된 회차의 타이틀은 <백화예고 살인사건>.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학생회장과 선도 부장이었다. 신재현의 가슴팍에는 신재현-학생회장, 류건우의 가슴팍에는 류건우-선도부장이라는 명찰이 달려있었다.


✒: 그럼 각자 자기 소개와 함께 피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 뭘 하고 계셨는 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방송의 메인 MC이자 이번 사건에서 학생주임 역할을 맡은 최수호가 진행을 시작했다. 6~7년쯤 뒤에 국민MC라 불리게 되는 그는 이 시점에선 아직 진행 잘하는 호감형 MC,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과거 <토요 파티>에서 그와 촬영한 적 있는 류건우는 그의 가슴팍에 달린 학생주임 명찰을 한 번 보고 신재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 제가 먼저 해도 될까요, 선생님?

✒: 오, 우리 학생회장. 역시 타의 모범이 되는 구나!

🦋: 안녕하세요, 학생회장 신재현입니다^^ 


 두 사람은 대타 자리, 게스트 자리를 합쳐 함께 투입된 인원이었던 만큼 가장 마지막에 역할 뽑기 기회를 받았다. 정확한 사건의 내용도 범인도 모른 채 제비뽑기처럼 역할 분배가 이루어졌다.

 둘 중 먼저 역할을 고른 것은 신재현이었는데, 그는 봉투 표지에 붙은 [학생회장], [선도 부장] 역할을 보고 망설임 없이 학생회장을 골랐다.


🦋: 저희 그룹 내에서 제가 리더 역할이거든요. 익숙한 역할이니 좀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는 자동으로 선도부장을 맡게 됐네요. 사실 군기반장 같은 역할도 옆에 청려가 다 해서… 평소랑은 조금 다른 역할이지만 보시는 분들이 몰입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정해진 역할은 예상과 달리 서로 학년이 갈린 설정이었다. 학생회장은 3학년이었지만 학생회 간부인 선도 부장은 2학년. 실질적인 업무를 맡은 학생들은 수능까지 기간이 남은 2학년들로 채우고 그들을 이끄는 학생회장은 3학년으로 뽑는다는 디테일한 설정이 붙어있었다.

 덕분에 신재현과 류건우는 아주 오랜만에 선배님, 후배님이라는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게 되었다.


🦋: 저는 피해자인 지희와 연인관계였습니다. 교제를 시작한 지는 반년 정도 되었고요.

📷: ….

🦋: (힐끔힐끔)

🖌: 회장! 선도부장 눈치를 왜 그렇게 봐ㅋㅋㅋ 아, 우리 학교 교내 이성교제 금지야?


 미술 교사 역할을 맡은 개그맨이 너스레를 떨자 스튜디오에 웃음소리가 퍼졌다. 신재현은 머쓱한 얼굴로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 사건이 있던 시간, 저는 제 2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습니다. 곧 시대회가 있어서 연습 중이었어요. 지희와 함께 하교하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돼도 오지 않아 연락을 남겼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 그래서 혼자 집에 간 건가요?

🦋: 아뇨. 학생회실로 지희를 찾으러 갔다가 선도부장과 마주쳐서 둘이 함께 하교 했습니다.


 신재현의 말에 출연진의 시선이 류건우에게 쏠렸다. 류건우는 바통을 이어받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소개를 마친 신재현이 제 자리로 돌아오며 류건우와 스쳐지나갔다. 어깨가 잠시 스쳤다.


📷: 안녕하세요. 선도부장 류건우입니다. 2학년이고요, 피해자인 지희와는 학생회 일로 알게 된 사이입니다.

✒: 피해자가 부학생회장이었죠?

📷: 네. 1학년때는 함께 선도부원으로 활동했고 2학년이 되어 지희는 부학생회장이, 저는 선도부장이 되었습니다.

🖌: 이거 이거 사실 삼각관계 이런 거 아냐?


 류건우가 잠시 신재현 쪽을 돌아보았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씬옵크의 출연진들은 가진 정보를 숨길 수는 있었지만 거짓으로 전달할 수는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범인뿐이었다. 그 외 출연진은 확고한 증거가 나타나거나 핵심을 파악한 질문을 받으면 이에 관해 반드시 실토해야했다.

 류건우가 삼각관계에 관해 얼버무리고 넘어간 것은 실제로 이와 관련된 설정이 존재한다는 답변과 다를 바가 없었다.


✒: 그래서 우리 선도부장은 피해자가 사망한 시간에 뭘 하고 있었죠?

📷: 저는 오늘 하교 지도 후 교내 순찰 당번이었기 때문에 교내 순찰 후 학생회실에서 일지 작성 중에 있었습니다.

✒: 교내 순찰 중에 피해자를 만나진 않았나요?

📷: 마주쳤습니다만 제가 피해자를 만난 건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사망 시간에는 회장 선배와 함께 있었습니다.

🖌: 수상해 수상해~ 알고 보니 치정싸움일지도 몰라~


 그렇게 류건우까지 자기소개를 마치고 나서 다른 출연진들도 하나 둘 앞으로 나가 자기소개를 진행했다.

 <백화예고 살인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에 위치한 한 예고에서 여학생 하나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학생은 2학년 학생이었는데, 매학기 수석을 할 정도로 똑똑한 학생이었다. 인망도 있는 편이라 부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 대체 누가, 왜 그 애를 죽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두루 교우관계도 원활한 아이였다.

 용의자는 총 일곱 명.

 학생주임과 미술교사, 학생회장과 선도 부장, 피해자의 절친, 같은 반 친구, 1학년 후배.

 이 중에 피해자를 살해한 범인이 있었다.


📷: 1차 현장 조사 최 선생님이 같이 가자고 하셔서 선생님이랑 다녀올게요.

🦋: ^^... 나랑 안 가고?

📷: ㅡㅡ 선배님이랑은 이미 하루종일 붙어다니잖아요.

🦋: 나랑 안 가고? 

📷: ...(방송에서 각자 다녀야 분량챙기기 좋은거 뻔히 알면서 이 자식..)

🦋:...나랑…안 가고…?


 결국 류건우는 시무룩한 얼굴의 신재현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옆에 있던 다른 출연진들이 깔깔대며 그런 둘을 놀렸다.


🎀(절친/소현): 회장~ 누가 보면 선도부장이 회장 애인인 줄 알겠어요. 

🖌: 재현아! 선생님이랑 조사하러 가자!

✒: 아휴, 김 선생님은  재현이 눈에 안 차지~

🖌: 아니 내가 어디가 어때서!


 류건우는 이마를 짚고 앓았다. 이제 자컨만이 아니라 예능에서도 신재현 이름에 건우바라기, 건우껌딱지, 건우성애자 같은 게 붙게 생겼으니.

 하지만 신재현은 류건우가 조사 시간동안 자기 눈에 안 보이는 곳에 가 있는 것도 싫고 다른 출연자랑 알콩달콩 분위기 만드는 것도 싫었다. 예능의 몰입을 깬다는 건 알았지만 류건우 일엔 자제가 잘 안 됐다.

 그야. 또 안 보이는 곳에서 덜컥 죽어버리면 어떡해?

 하필이면 살인이니 뭐니 하는 사건이 배경인 예능이라 그런가 더 날이 섰다. 신재현은 이제 류건우를 잃는 건 지긋지긋 했다. 그런 일은 한 번으로 족했다.

 

🦋: 근데 건우야.

📷: 왜.

🦋: 지금 반말 한 거야? ^^

📷: ...요. (내가 또 이새끼한테 강제로 존댓말을 써야하다니.)

🦋: 지희 정말 네가 죽인 거 아냐?

📷: ...저는 선배님이 의심스러운데요.


 설정 상 학생회장과 선도 부장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학생회 일로 얼굴 보는 일은 많았지만 사적인 친분이 있느냐 하면 애매했다. 

 두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는 지희였다. 회장의 연인, 선도부장의 친구.


🦋: 내가 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겠어.

 

 역할을 말하는 걸 알면서도 신재현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칭한 것에 류건우는 기분이 좀 상해버렸다. 그렇다고 여기서 과몰입해 네가 날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 할 만큼 류건우는 채신머리없지 않았다. 그가 맡은 선도 부장 역 또한 이 상황에서 적개심을 드러낼 인물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류건우는 그냥 흐음, 하고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 사랑하는 사람 손에 죽으면 죽었지, 내가 그 사람을 죽게 할 일은 없지.

 

 이어지는 말에 류건우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보며 웃는 얼굴과 마주쳤다. 척 봐도 저한테 하는 말이라 류건우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늘 그렇듯 빙글거리며 던지는 플러팅이었지만 하필 그 내용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지라…. 류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서 신재현 쪽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신재현이 슬쩍 몸을 뒤로 물렸다.  

 류건우도 그제야 아직 카메라가 저들을 찍고 있음을 상기했다.

 

🦋: 어서 가자. 시간 없잖아.

 

 신재현은 류건우보다 한걸음 앞장서 학생회실 세트 안으로 들어섰다.

 

📷: 시간이 부족한데 따로 다니는게 낫지 않을까요?

🦋: 음, 안 돼.

📷: 왜요.

🦋: 우린 한 팀이니까?


 장난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류건우는 신재현의 눈 안에서 불안을 읽었다. 그리고 그쯤에서 연인의 죽음을 겪고 그 범인을 조사하는 역할을 연기중인 신재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약간 걱정스러워졌다.

 처음 이 예능에 섭외되고, 역할을 결정했을 때만해도 류건우는 VTIC의 이름값을 높이는 것만 생각했다. 신재현의 말 대로면 이전엔 이 예능출연 대해 논의는 있었지만 실제로 섭외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VTIC이 시작부터 포텐셜을 터트리기는 했으나 류건우가 함께할 때만큼은 아니었고, 신재현도 VTIC의 노선을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보다 신비주의 쪽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재현도 이 예능에 직접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류건우는 그 얘기를 듣고 이 기회를 VTIC에 유리하게 가지고 가기 위해,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각자의 캐릭터성을 확고하게 드러내는 것에 집중했다. 분서 신재현과도 역할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범인이 둘 중 하나일 때 그걸 서로 알게 되면, 또 그 사실을 들키면 여러모로 좋은 말은 안 나올 테니까.

 그래서 지금에서야 신재현이 '연인을 잃은' 소년을 연기중이란 사실을 제대로 실감했다.


📷: 그래요. 같이 다녀요.


 류건우는 신재현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 놓고 카메라를 들었다. 증거수집용 카메라는 작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라서 평소 들던 것보다 분명 가벼워야했는데, 어쩐지 묵직하게만 느껴졌다.

 

🦋: 의욕적이네.

📷: 범인, 잡고 싶어졌으니까.

 

 신재현은 류건우를 잠시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트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학교로 꾸며진 세트장을 돌아다니면서 조사를 이어나갔다. 인당 10장의 필름만 쓸 수 있었던 까닭에 각자 이건 내가 찍겠다, 하며 한 팀처럼 움직였다. 물론 사이사이 연기도 빼먹지 않았다.

 

📷: 예상보다 담담하시네요. 선배님.

🦋: 슬픔을 속으로 삭히는 중이니까?

📷: 흐음.

🦋: 그러는 후배님도 지수랑 친했던 것 치고는 꽤나 침착하네.

📷: 범인을 찾은 뒤에 슬퍼할 겁니다.

 

꽤나 오랜만에 선후배 놀이를 하다보니 자신이 박문대였던 때가 떠오르는 류건우였다.

 그때는 정말 저 놈을 선배취급 해야했는데... 교복을 입은 채 이쪽을 보는 앳된 얼굴에 류건우는 고개만 절레절레 내젓고 말았다. 신재현은 무슨 생각인지 그런 류건우를 보며 빙글빙글 웃을 뿐이었다.

 제한 시간이 5분 남았다는 말에 증거를 수집하는 두 사람의 행동이 바빠졌다.

 피해자는 체육관 창고에서 죽었고, 사인은 기도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 목에 노끈이 감긴 채 천장 기둥에 메달려있었던 탓에 모두가 노끈으로 인한 교살을 의심했다. 그러나 1학년 후배 역할을 맡은 출연자가 밧줄 아래로 남은 손자국을 발견해냈다. 덕분에 노끈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 불확실해졌다.

 피해자를 묶은 노끈은 학생주임의 책상에서 같은 종류의 것이 발견되었고, 피해자의 일기에서 학생주임의 공금횡령을 피해자가 알게 된 정황을 역시 파악되었다.

 하지만 손자국이 발견된 이상 만약 노끈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니라면 학생주임도 범인이 아닐 수 있었다. 손 크기에 맞는 용의자는 학생주임, 미술교사, 학생회장과 선도 부장, 피해자의 동급생 총 5명.

 미술교사에게는 부정입학 비리를 피해자에게 들킨 이력이, 학생회장에게는 얼마 전 피해자의 바람을 의심하며 크게 다툰 이력이, 피해자의 동급생에게는 피해자에게 고백했다가 크게 망신당했다는 이력이 존재했다. 유일하게 범행동기가 불명확한 사람은 선도 부장뿐이었다.

 

🦋: 그래서 의심스럽단 말이야.

📷: 글쎄요.

 

 신재현은 학생회실을 뒤지면서 계속 선도부장의 짐들을 살폈다. 선도부장의 짐에서 휴대폰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뭔가 특이한 이력이 없었다.

 

📷: 애인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웠다는 배신감에 범행을 저지르신 게 아닌가요?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네가 그 부분을 지적하면 좀 그렇지 않나?

 

 역할을 의식한 건지 아니면 진짜 연인이 애인의 바람 어쩌고 하는게 거슬려서인지 신재현이 약간 날카로운 어조로 받아쳤다.

 류건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학생회장이 피해자의 바람 상대로 의심중인 대상이 바로 선도부장이었던 탓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었지만.

 

📷: 지희와는 그냥 친구사이였어요.

🦋: 새벽까지 통화하는 친구라. 후배님의 휴대폰과 지희의 휴대폰만 찾으면 밝혀질 일이지.

 

 신재현은 그렇게 말하며 학생회실을 마저 뒤졌다. 그러다 선도부장의 락커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위아래 칸을 나누는 칸막이 사이에 숨기듯 구겨넣어둔 쪽지였다.

 

🦋: 이건...

 

 쪽지에는 [이제 제발 포기하고 좀 떨어져!]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글씨체는 사전에 출연진들에게 전달된 피해자의 글씨체 정보와 같았다.

 

🦋: 후배님. 이게 뭘까요?

 

 신재현이 건수를 잡았다는 듯 쪽지를 잡고 웃는 순간.

 

[제한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세트장 천장의 스피커에서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 이런.

📷: 흠.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나와 다시 대기실로 향했다. 신재현은 추궁할 기회를 놓친게 퍽 아쉬워보였지만 카메라가 꺼지자마자 다시 건우 껌딱지 재현이로 돌아갔다.

 

🦋: 건우 형. 진짜 형이 범인 아니에요?

📷: 글쎄. 나는 여전히 네가 의심스러운데.

 

 그런 둘의 모습을 비하인드 카메라가 찍고 있었다. 신재현은 이미 류건우의 키를 손가락 두 마디쯤 추월한 상태였지만 몸을 굽히고 류건우에게 찰싹 붙어서 한껏 아양을 부렸다.

 

🦋: 내가 왜 내 손으로 애인을 죽이겠어요. 딱 붙어서 알콩달콩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 바람 피우고 있다고 의심중이잖아.

🦋: 바람 상대를 죽여야지, 애인을 왜 죽여.


 그 말에 류건우가 잠시 움찔 했다가 신재현을 물끄럼히 바라보았다.

 

📷: 내가 그 바람 상대 후보 역할인데.

🦋: ...

 

 신재현도 덩달아 건우를 쳐다보다가 팔을 뻗어 류건우를 꼭 끌어안았다.

 

🦋: 우리 죽는 얘기 그만해요.

 

 귓가에 속삭이듯 들려오는 목소리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서 류건우는 신재현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렸다. 


📷: 그래, 죽는 얘기 그만하자.


 둘이 한참을 꼭 끌어안고 있을 때, 촬영 스태프가 그들에게 대기를 주문했다. 신재현과 류건우는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다시 대기실로 움직였다. 신재현이 류건우를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아서 두 사람의 걷는 폼이 펭귄처럼 뒤뚱뒤뚱 거렸다.


📢: 건우씨 잠시만.

 

 그때 메인PD가 류건우를 따로 불러냈다. 덕분에 홀로 신재현은 덩그러니 남겨졌다.

 신재현은 PD로부터 무언가 지시를 전해듣는 류건우를 가만히 응시했다. 진행과 관련된 내용이라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정도까지는 떨어져있어야 했지만 신재현의 눈만큼은 쭉 류건우에게 붙어있었다. 그리고 그런 신재현을 스탭들이 힐끔거렸다.

 신재현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막 데뷔한 그룹에서 특정 멤버끼리만 과도하게 친분을... 그것도 암암리에 '그런' 사이가 아니냐는 의심이 돌정도의 친분을 과시하는게 그룹의 롱런에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류건우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또 어디선가 죽어버리는건 아닐지, 혹은 이 모든 것이 박문대를 잃은 자신의 백일몽이 아닐지. 밀려드는 불안과 공포에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것을 어떻게 하겠나.

 류건우와 떨어져 초조한 마음에 사고를 치는 것보다야 차라리 미심쩍을 정도로 붙어다니면서도 '청려'로서 보여야할 것들을 보여 실력으로 논란을 묻는 편이 나았다. 실제로 그게 나은지 보다 신재현의 유일한 선택지가 그러하니 그게 최선이라 믿는 수밖에 없었다.

 신재현은 자신이 마치 회귀 초반의 불안정한 시기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졌다. 는 피식 속으로 웃었다.

 그때는 아직 완전히 마모되기 전이기에 남아있던 조각난 인간성과 감수성의 단면들이 그를 찔렀다면... 지금은 박문대와의 만남 이후 어설프게 쌓아올린 것들이 그를 잃고 무너지면서, 날카로운 파편을 만들어 그를 찌르고 있는 것이었다.

 류건우를 바라보는 신재현의 눈이 어둡게 침잠했다.

 이게 다 당신의 업보야. 날 어설프게 건져올려두고 도로 버렸으니 결국 물귀신이 되어 들러붙는 게 당연하지.

 청려를 완성하기 위해 죽어야했던 무수한 신재현들의 흔적을 그러모아 되살린 이 '신재현'의 책임자는 류건우였다.


🦋: (그러니까 책임을 다 해.)


 류건우를 향해 속으로 내뱉은 말은 분명 원망을 담았음에도 절박하게 떨려와서… 만약 류건우가 들었다면 퍽 괴로워했을 터였다.

 신재현은 아직 이어지고 있는 메인 PD와 류건우의 대화를 다시 지켜보았다.

 씬옵크의 메인 PD는 소위 명장병에 걸린 이였다. 걸작을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욕과 사명감에 불타고 있었다. 영화 촬영장에서 메가폰을 들어야 했을 사람이 예능판에 있었으니 시청자들이야 재미있어 한다지만 출연자들은 여간 팍팍한게 아니었다.

 그 덕에 브이틱은 데뷔 몇 달만에 정규편성 예능에 발을 들였으니 그들에게 나쁠 건 없었지만.

 롤플레잉을 해야하는 씬옵크 특성상, PD는 유명 연예인보다 실력은 되지만 기존에 굳어진 이미지가 옅은 뉴페이스들을 매화 게스트로 데려오길 원했다. LeTi는 그걸 알고 있기에 적당히 기름칠을 해서 씬옵크에 VTIC을 찔러넣을 수 있었다.

 류건우가 합류한 VTIC은 신재현이 설령 다시 또 재시작하더라도 그 이상을 만들 수 없을 거라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완벽했다. 아직은 다른 멤버들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해서 다듬을 곳이 많았지만, 구성에 있어서만큼은 의심의 여지 없이 완벽했다.

 신재현은 이 완벽이 이번에야말로 끝까지 이어지길 바랐다.

 

🦋: 두 번은 안 돼.

 

 또 한번 류건우를 잃는다면 이번에야말로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원래부터 없던 것과 가졌다가 잃은 것은 그 타격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커서, 신재현은 가끔씩 자신이 이렇게 나약했던가 의아할 정도로 상실에 공포를 느껴야했다.


 📷: 기다렸어? 가자. 다음 조들 촬영 끝날 때까지 대기하라셔.

 

 마침 PD와 대화를 마치고 돌아온 류건우가 신재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신재현은 자연스럽게 류건우의 손목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신재현의 손 안에 잡힌 가는 팔목에서 일정한 간격의 맥박이 전해져왔다.

 

🦋: 건우 형.

📷: 어.

🦋: 즐거워요?

 

 신재현의 물음에 류건우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단순히 촬영이 즐겁냐는 물음이라기에는 너무 무거운 목소리였기 때문에. 잠깐 고민하던 류건우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어. 즐거워.

 

 여전히 류건우는 테스타의 멤버들이 그리웠고, 큰달이 그리웠으며, 러뷰어가 그리웠지만 VTIC으로서의 삶도, 함께하는 동생들과의 일상도, 무대도, 티카들의 애정도, 옆에 있는 신재현도 모두 사랑하게 되어서.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한쪽을 선택하기 힘들 만큼 지금을 아끼게 되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그 대답의 깊이를 알아들은 신재현이 손목을 쥔 손에 작게 힘을 주었다.


 🦋: 나도 그래요.

 

 아주 조금, 불안이 옅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대기실로 돌아가 각자 소파 양끝 팔걸이에 기대앉아서는 소파 위로 다리를 얽었다.

 나란히 붙어앉고 싶었지만 각자 받은 설정집을 다시 복습하느라 그럴 수 없었다. 서로에게도 자신이 범인인지 아닌지는 숨기는 채였으만큼.

 신재현은 들고있는 설정집 너머로 건우를 힐끔거렸다. 표정이 평소 같이 담담해서 속내를 알기 어려웠다.

 

🦋: (진짜 아닌가. 범인...)

 

 신재현이 맡은 학생회장은 범인이 아니었다.

 피해자의 연인이고, 바람을 의심해 다툼이 있긴 했지만 범인은 아니었다. 학생회장은 애초에 진심으로 피해자를 사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신재현이 맡은 학생회장이라는 역할은 그야말로 그린듯한 우등생이었다. 성정우수, 용모단정, 교우관계 원만. 선생님들에게도 인정 받는 그런 모범생.

 한 가지 숨기고 있는게 있다면 그건 학생회장이 사회화된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이었다.

 그가 아직 어릴적, 자신들의 아이가 선천적인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졌음 알게 된 부모가 그를 열과 성을 다해 교육시켰던 덕에, 그는 가슴으로 이해하진 못 해도 하면 안 될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의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법 역시도.

 그 과정에서 이성에게도 인기를 끌게 되었지만, 학생회장은 이성이고 동성이고 인간에게 어떤 감정적 애착을 갖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적당히 거절하며 주변을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에 너는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 왜 애인을 사귀지 않냐, 게이거나 고자인 거 아니냐. 하는 또래 남학생들의 질시 어린 놀림을 받게 되었다. 언제나 '평범함'을 연기해왔던 그는 학창시절에 한 두명 쯤과'사랑놀음'을 할 필요가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나랑 사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던 차에 눈에 들어온 것이 한 학년 아래의 '지희'였다. 자신과 같은 우등생이고 주변 평판도 좋은 아이인만큼 함께했을 때 여러모로 이미지를 구축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그는 연인으로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웠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지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회장이 사실은 자길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와 헤어지는 건 여러모로 손해였다. 그는 대외적으로 좋은 연인을 연기하고 있었고, 한 학년 선배였던데다 주변 인망도 좋았다. 거짓으로 그를 매도할 것이 아니라면, 그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란 지희의 호소는 복에 겨운 투정이 될 터였다. 헤어졌을 때 구설수에 오른다면 지수에게 불리한 여론이 만들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결국 지희는 제안했다. 학생회장이 졸업할 때까지는 완벽한 연인을 연기하다가, 그가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헤어지자고. 학생회장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솔직히 슬슬 연애놀음을 한다고 한 사람에게 정성을 쏟는 일이 성가시게 느껴지던 참이었다.

 그리하여 둘은 남들 앞에선 풋풋한 하이스쿨 커플을 연기하고, 둘만 있을 땐 냉랭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학생회장은 최근들어 지희가 선도부장과 유독 자주 연락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학생회장은 지희가 선도부장과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게 됐다.

 그가 선도부장과 이야기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선도부장을 따로 데려가 둘만 시간을 보내거나, 늦은 시간까지 연락을 나누는 등. 지희가 그에게 숨기는 것이 갈수록 늘어나기도 했다.

 학생회장은 이것을 계약위반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좋지 않게 헤어진다? 그건 그가 원한 '평범'의 범주 밖의 일이었다.

 결국 사건 당일 지희와 그 문제로 크게 다투게 되었고, 끝까지 사실을 털어놓지 않는 지희에게 계약 관계의 종말을 고한 채 자리를 떠나야했다.

 그 후에 듣게 된 건 지희의 사망 소식이었다.

 

 설정집을 받았을 때 신재현은 약간 곤란한 기분이었다. 안 그래도 인상 때문인지 연차 좀 찰즘되면 심심할 때마다 '청려 저 새끼 눈깔이 싸하다.'는 말이 도는데 아예 소시오패스 역할이라니? 그나마 범인이 아니라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 (방송 나가면 대놓고 애교라도 떨어야겠네.)

 

 마뜩찮은 얼굴로 신재현은 설정집을 도로 덮었다.

 한편 반대쪽의 류건우는 아직도 집중한 얼굴로 설정집을 읽고 있었다. 두세페이지 정도를 계속 반복해 읽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설정을 확실히 암기하려고 하는 듯 보였다.

 신재현은 얽혀있는 다리를 움직여서 류건우의 무릎을 툭툭 건드렸다.

 

📷: 왜.

🦋: 후배님.

📷: ...네에, 선배님.

 

 신재현의 장난에 류건우는 피식 웃고는 받아쳐주었다. 신재현도 같이 작게 웃었다.

 짧은 장난 뒤에 둘은 다시 세트장으로 불려나갔다.

 

✒: 조사를 바탕으로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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