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님이랑 사귀는 거니까 감수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상처입지 않을수는 없었으므로, 마음의 데미지가 조금씩 쌓이면서 너도 서태웅에게 연락을 점차 줄이게 됨. 그대신 너는 공부에 매진함. 농구하는 서태웅 보면서, 서태웅은 저렇게 몰입하는게 있는데 나는 왜 그런게 없을까- 부러운 마음도 없잖아 있었거든.

그런데 이게 꽤 도움이 되었는지 고1, 첫번째 중간고사는 네 인생 최고점으로, 무려 전교 열 손가락의 석차에 들게 됨. 이 기세를 유지하면 중학생 때는 생각도 못 했던 대학에도 진학 가능하다고 선생님이 격려해주심. 너는 그 말을 듣고 열심히 공부해야지! 결심하게 됨. 서태웅에게 말했더니 대단하다. 감탄해서, 그래서 이제 너 자주 못 볼 거다. 말하니까 끄덕이기만 함. 서운해? 물으니 고개 저음.

 

너한테는 공부가 더 중요한 일이잖아. 

 

서태웅은 그런 놈이었음. 너는 웃었지만, 입맛이 썼음. 네게 농구가 더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면, 나도 그 정도로 열심히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말은 덧붙이지 않기로 했음. 

간혹 서태웅이 상처투성이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네가 속상해서 찡그리면 서태웅은 신경 쓰지 마. 라고만 했음. 농구 하는데 왜 몸까지 다쳐가면서 해야 해? 그건 미련하게 여겨져. 말하면 서태웅은 아무 대답도 안 했음. 너는 서태웅의 농구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확고해서 네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말한대도 씨알머리도 안 먹힌다는 점이, 주관이 뚜렷한 점이 멋있지만 섭섭하다고 생각했음. 농구 외골수인 서태웅을 사랑하느라 외로웠고, 그걸 표현해봤자 달래줄 놈이 아니란 것도 알아서 속으로 삭였지만 어쩐지 슬프다고 생각했음. 

나는 너랑 사귀는데도 짝사랑하는 기분이야. 슬퍼서 속으로 삼키는 말이 점점 마음속에 고여갔지만 내색은 안 하는 너.


그 후로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밤에 전화 통화를 하긴 했지만 서로의 일상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음. 너랑 서태웅은 이른 주말 아침, 길어도 1시간 정도 카페에 앉아 밀린 근황 주고받다가 (거의 너만 떠들고 서태웅은 듣기만 했지만) 너는 도서관으로, 서태웅은 농구장으로 떠나는 게 둘의 데이트였음. 대화 역시 너무너무 건전해서 남이 보면 그냥 갓생러로 투두리스트 공유하는 그룹으로만 보일 지경임. 너는 오늘 영단어를 100개 외웠다, 수학문제를 몇페이지 풀었다, 말했고 서태웅은 연습시합이다. 지구예선이다. 전국대회다. 농구부의 성과를 말했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드림주야, 너 농구 좋아해? 티켓이 생겼는데 같이 보러 안 갈래? 클래스메이트가 권유함. 그의 가족이 산왕 농구부 후보생이라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함. 어색한건 아니지만, 평소 어울리는 그룹이 달라서 내가 같이 가도 돼? 얼떨떨한데 네가 농구 좋아하는거 같아서. 라는 말에 네 얼굴이 붉어짐.

가방에 달고 다니는 열쇠고리도 농구공 모양이고, 농구 룰도 잘 알고, 체육 실기시험에서도 농구 A 받았잖아. 그래서 너도 농구 좋아하는구나, 생각했거든.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랑 가는 것보단 나을 거 같아서.

남의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이는 걸까, 너도 몰랐던 사실에 너는 속으로 깜짝 놀람. 정작 너는 하나도 달갑지 않은데 너도 모르는 사이 서태웅과 닮은 구석이 생겼나 봄. 그건 모두 서태웅 때문에 생긴 버릇이었음. 세상에 관심사가 딱 둘, 잠과 농구뿐인 서태웅과 말 한 번 더 섞어보려면 네가 농구를 보다 더 알 수밖에 없었으니까. 주입식 교육 같은 건가. 아닌데, 나 농구 싫어하는데. 오히려 세상에서 제일 싫은 스포츠일 텐데. 생각과는 달리 응, 고마워. 꼭 갈게. 웃으며 말하는 너. 그래서 너는 몇몇 여자애들과 뭉쳐 산왕VS북산전을 보러 감. 서태웅은 빈말로나마 구경 오라고 말한 적 없어서 경기 보러 가면 놀라려나. 생각함.

 

그 시합은 네게 대단히 강렬하게 느껴졌음. 너는 활약하는 서태웅을 보다가 너도 모르게 울고 말았음. 북산은 지금까지 예선전도 통과 못 하던 약소팀이었고 선수층이 얇아서 교체도 어렵다고 했음. 부상을 당하는 선수도 있었음.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이 점점 더 지쳐가는 게 눈에 보였음. 선수 전원이 한계까지 삐걱거리는 몸을 움직이면서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감동을 주었지만, 그중에서도 서태웅은 특별했음. 약소팀, 북산의 에이스. 1학년인데도 수비도 공격도 완벽한 기량이 뛰어난 선수. 농구코트 위의 서태웅은 아름다웠고 열정적이었음.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플레이였고 누구보다도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였음.

너는 서태웅은 내 것이 될 수 없는 인물이구나, 실감했음. 저 애는 농구를 사랑하는데 그런 이의 마음을 억지로 나한테 묶어두려고 했구나. 처음부터 농구 말고는 아무것도 관심 없는 애인데 일방적으로 내가 밀어붙여서 시작한 관계라는 걸 통감하여 눈물이 남. 서태웅이 착해서 말을 못하는 거겠지. 아니, 그게 더 못되게 구는 건가. 

경기 초반에는 농구 명문고 산왕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드높았지만 북산 선수들의 맹활약에 관중들이 탄성을 지르며 북산을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졌음. 너도 감정에 북받쳐서 눈물 흘림. 제일 마지막, 서태웅이 팀원과의 인상적인 연계 플레이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게 되는 장면에서는 너무 대단하게 보여서, 서태웅이 하염없이 먼 존재로만 여겨져 어깨를 들썩이며 격렬하게 울었음. 

같이 간 같은 반 친구들은 네가 명문 산왕을 꺾는 북산의 플레이에 감동한 줄 알지, 진짜 의미는 몰랐음. 저기 저 대단한 선수가 내 남자친구다.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심정을 누가 알까. 너는 그날을 계기로 서태웅과 이름뿐인 연인관계는 끝내자고 결심함.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년이 흘렀음. 고 2를 앞두고 또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오고 있었고 너는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음. 전에는 한입 크기의 작은 하트초콜릿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성인남자 손바닥만큼 큰 모양이었음. 너는 그 위에 초콜릿 펜으로 흔히 하는 LOVE가 아니라 GOODBYE 라고 적었음. 서태웅이 농구코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 반년 가까이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이어서 의외로 덤덤하게 그 작업을 할 수 있었음. 눈물 젖은 초콜릿을 만들지 않아서 다행이다. 만약 그랬더라면 더 처량했을 거야. 서글픈 네 마음과는 달리 초콜릿은 예쁘고 맛있게 만들어졌음.

그간 네가 서태웅에게 헤어지자고 말할 기회는 차고 넘쳤음에도 전하지 않았던 건, 비록 전국 제패는 못했다지만 여전히 서태웅이 농구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임. 너는 서태웅의 동기가 몸을 다치는 바람에 북산 농구부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것과 그 와중에도 실력을 인정받아 주니어 국가대표팀 선수가 된 서태웅을 알고 있었음.  아무리 밉다지만 여전히 너는 그를 존중했음. 굳이 힘들 시기에 이별을 얹어 서태웅의 멘탈을 흔들 이유는 없다 싶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까지 질질 끌게 된 거였음.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태웅의 동기는 부상을 회복하여 돌아왔고 농구부 전체도 사기가 올라서 윈터컵에 진출하여 우승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음. 약소농구팀이었는데 활약해서 학교의 지원도 늘었고, 서태웅 세대가 3학년이 되어서는 전국 제패도 꿈이 아닐 거라는 평판의 농구부로 거듭났다고 함. 같은 학교도 아닌 네 귀에까지 들려올 정도의 활약을 하고 있으니 너는 이제 말해도 되겠지, 충분히 인내했다고 생각했음. 2학년, 새학기가 시작하기 전이니까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로 여겨졌음. 

그런데 서태웅이 나랑 헤어진다고 충격받을 위인이긴 한가? 오히려 반색하는 건 아닐까, 싶어 헛웃음이 나옴.



2월 14일이 되었음. 어제 전화로 내일 초콜릿 주려고. 언제 찾아가면 돼? 물었을 때, 서태웅은 밤 10시라고 어이없는 시간을 말했지만 너는 익숙하게 그래, 대답했음. 이미 2월 15일이 가까운 시간에, 서태웅은 북산 체육관에서 땀투성이로 너를 맞았음. 역시나 이 농친놈은 지금까지 혼자 연습하고 있었던거임. 발렌타인 데이는 어땠냐고, 또 못 먹을 만큼 잔뜩 받아서 부활동 멤버한테 나눠줬냐고 너는 가볍게 농담했음. 헌데 서태웅은 의외의 대답을 했음. 


올해는 안 받았어. 모두 거절했어.

뭐? 왜?

네가 줄 거니까.

  

서태웅은 네게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여겼나 봐. 허울뿐인 거 전부 아는데. 이제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은 중에도 너는 서태웅의 그런 대쪽 같은 점을 좋아했다고 생각함. 그래, 마음 써줘서 고맙다. 웃고 초콜릿을 건네줌.

 

지금 먹어봐. 

 

말대로 서태웅은 눈앞에서 포장을 뜯었고 너는 웃으면서 이제 무리해서 남자친구 흉내 안 내도 된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함. 서태웅은 손에 든 초콜릿을 눈으로 먹을 기세로 뚫어져라 내려다보다가 입을 열었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이게 내가 주는 마지막 초콜릿이라는 거야. 너도 그게 더 마음 편하잖아.

헤어지자고?

그래.

왜?

 

왜? 냐니.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만 아냐고. 하- 네 입에서 길게 한숨이 나오는데 서태웅은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는 눈치인 게 속상했음. 둔해 빠진 놈. 이름값 하는 곰 새끼. 이제는 화도 안나. 화가 난다는건 상대의 행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니까. 실망해서니까. 타인과 갈등 상황을 만들 걸 굳이 지적하고 태도를 고쳐서라도 옆에 두고 싶어 하는 건 애정에 기반한 행위였음. 하지만 너는 이미 속을 까맣게 태운 후였음. 이미 가슴앓이하다 못해 불살라져 재만 날리는 네 마음은 화가 나는게 아니라 그냥, 서태웅은 원래 그런 애니까. 제3자의 시선으로 수용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음. 

서태웅은 원래 농구밖에 모르는 애다. 애초에 억지스러운 관계였다. 나는 서태웅을 바꿀수 없고 서태웅은 억지로 연애 놀이 해준 것 뿐이다. 머릿속에 새길수록 오히려 왜 지금까지 이걸 질질 끌고 있었나, 이상할 정도로 부자연스럽다고 깨닫는 스스로가 너무 가엾게 느껴져 울고 또 울었던 너임. 비참하지만 그게 두 사람의 관계였음. 그러니까 여기서 정리하는데 좋은 거잖아. 싶어도.......이런 복잡한 심경을 저 서태웅이 알아먹을 리 없으니까, 그냥 심플하게 대답함.

 

너랑 사귀는 게 즐겁지 않아.

 

간단할수록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 먹힌 건지 서태웅은 손에 든 초콜릿을 만지작거릴 뿐 말이 없음. 그 대신 너는 할 말이 넘쳐서 그간 가슴속에 아프게 맺혔던 안타까운 짝사랑의 감정을 속사포처럼 머신건처럼 쏘아댔음.

나는 너랑 같이 있어도 언제나 네가 낯설었다. 긴장해서 네 얼굴도 제대로 못 바라봤다. 너는 언제나 너무 멀었다. 나랑 같이 있어도 머릿속엔 농구뿐인 것 같았다. 여기 나랑 앉아있는 게 아니라 농구코트로 달려가고 싶다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괜히 붙잡는 거 같고 너한테 몹쓸 짓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참 안 좋았다. 그리고 너, 사귀면서 정말 재미없더라. 너는 농구밖에 머리에 없어서 상대를 많이 울릴 것 같았어. 근데 알고 시작한 건데도 힘겹더라. 다음에 누구 사귀면, 제발 그러지 마. 솔직히 내 성격 알면서 왜 그러냐면 할 말은 없다. 먼저 시작한 건 나인데 미안해, 이기적이라서. 물론 너도 좋은 점 많은 애인 거 안다. 근데 이제 내가 지쳐서 못 하겠다. 미안하다. 헤어지자.

그간, 네 마음에 쌓인 말을 조용히 듣던 서태웅이 고개를 확 들고 말함.

  

그래도, 내 여자친구는 너 말고는 생각해 본 사람 없어.

 

어이없는데, 고작 그 한마디에 마음이 약해지는 제가 싫어서 눈물 고일법한 눈에 힘주고 노려보는 드림주.

 

너, 나 좋아한 적 없잖아.

 

누가 모를 줄 아냐고, 내가 부탁하니까 받아준 거 다 안다고, 우연히 내가 사귀자고 말한 첫 사람이었고, 너는 얼떨결에 받아들인 것뿐 아니냐고, 내가 아니어도 너는 누구여도 나처럼 대했을 거라고, 내가 특별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는 거 알고 있다고, 스스로 입 밖에 내기 비참한 말 하면 서태웅은 혼란스러워 보였음.

 

싫은데 같이 다닐 리가 없잖아.

 

왜 그런 간단한 걸 모르냐고 되려 너를 말이 안 통하는 이상한 사람 보듯 하는 눈길에 너는 속이 다 썩어 문드러지듯 하- 한숨밖에 안 나옴. 서태웅의 말이 맞았음. 하지만 그건 친구 사이에도 가능한 일이잖아. 네게 농구가 너무 큰 존재고, 그걸 접어두고라도 우리가 전혀 특별한 사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는 게 헤어지는 이유라는 걸 서태웅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음.

 

너는 말이 너무 부족해.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이 없는 서태웅이 너무 얄미움.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 볼썽사납게 눈물이 나고야 맘.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가가 시큰거리더니 눈구멍에서 퍽 뜨거운게 치솟는데 말 그대로 주체할 수 없이 줄줄 흘러내려서 서태웅은 흠칫 놀라는 것 같았음. 다가오려는 거 오지 말라고, 이제 우린 그런 사이 아니라고 소리 지르니까 또 고지식하게 제자리에서 붙박이는 서태웅이어서 너는 교제 이후 처음으로 서태웅에게 네 성질대로 악을 씀.

넌 나랑 연인다운 일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보통은 그렇게 안 한다고, 내가 널 좋아하니까 노력해서 맞추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울면서 하는 네 말을, 서태웅은 말없이 듣고만 있었음. 나라서 참아준 것을 누구라도 감내할 거라고 여기지 말라고, 너처럼 연애하는 애는 없을 거라고, 나는 너랑 지내는 시간이 행복한 게 아니라 네 눈치 보는 시간이었다. 네가 나랑 같이 있는 게 싫고 지겨워하는 게 다 보이는데, 자존심 상해서 모른 척 했다고. 왜냐고? 내가 널 좋아하니까. 내 마음이 네 곱절은 넘게 좋아하니까 네 애정이 부족한 건 내가 더 좋아하는 거로 메꾸려 했다. 그런데 이젠 못 참겠다. 한계다. 너무 힘들다. 넌 너무 무심하다. 연애는 즐겁고 행복하려 하는건데 너랑은 그게 안 됐다. 정작 사랑하느라 상처받는 내 마음은 안 챙겼다고, 이제 그런 바보짓 안 할 거라고, 그동안 섭섭해서 맘에 쌓아왔던 거 터져서 서태웅에게 상처 주려고 작정하고서 긁어댔음. 

그런데도, 서태웅은 네가 뭐라고 해도 여전히 무표정했음. 너는 네가 느꼈던 슬픔의 조각만큼이나마 전하는 것조차 실패했다 싶어 약이 바짝 올랐다가, 곧 허탈해짐. 그냥, 서태웅에게 나는 그 정도의 애였던걸 더 뼈저리게 깨닫고 잔정마저 떨어졌을 뿐임. 넌 참 지겨운 애였다고, 지긋지긋하다고 마지막으로 힘겹게 빈정거려봄. 

 

농구로 꼭 대성해라, 서태웅. 잘되라고 빌어는 줄게. 잘 지내라. 

 

네가 돌아서니까 잠깐만. 기다려. 서태웅이 생전 처음 듣는 다급한 목소리로 너를 부름. 하지만 너는 좋긴 커녕 이제 와서? 싶어 따라오면 소리 지를거야! 쏘아붙이고 체육관을 나감. 서태웅의 시선이 끈질기게 따라오는게 느껴지지만 네가 잡지 말라고 외친걸 기억해서인지 널 쫓아오지는 않았음. 너는 서태웅의 그런 점이 좋은데도 싫었음. 너는 빠른 걸음으로 체육관을 나서고, 서태웅이 아주 보이지 않게 되고, 체육관을 떠나 북산 학교의 정문을 빠져나오는 순간에야 서러워서 목놓아 엉엉 울음을 터트림. 중학생때부터의 짝사랑이 끝나는 순간이었음.



농놀중인 닌자이자 백수이자 로드레이서인 오타쿠 (닉넴은 파는 장르가 자꾸 늘어나는데서 유래. 지금은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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