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드게임 스토리가 기본적으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학생들이 빠져나간 강의실은 어느새 고요함이 맴돌았다. 어느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피터가 말을 고르는 사이 오늘의 침묵을 깨고 나온 것 역시 토니였다.


“잘 지냈어요?”

“그냥 뭐..”

“복잡할 것 같아서 기다렸는데 그냥저냥이었으면 기다리지 말고 연락할 걸 그랬나 봐요.”


그의 말에 피터는 그제야 그가 연락이 없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배려 아닌 배려였던 것 같은데 그래도 심술은 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피터도 알고 있는 괜한 심술이었다. 피터가 대답이 없자 작게 웃은 토니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나저나 교수님은 내가 무슨 질문 할 줄 알고 학생들을 다 보낸 거예요? 혹시 그 찌리릿이었나? 걔가 뭐 말해줬어요?”

“찌리릿 아니고!”

“왜 그거 귀여운데.”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네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냥 센스라고 할까요?”


피터가 작게 인상을 썼다. 토니의 시선이 그 조금 구겨진 미간에 닿았고 또 한 번 웃으며 손을 뻗어 그 구겨진 미간을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여기 이러면 주름 생겨요.”

“아니!”


당황한 피터가 한걸음 물러났다. 손이 허공에 멈추게 된 토니가 어색하게 어깨를 으쓱하곤 어색한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난 사실 애들 앞에서 해도 상관은 없었는데 그래도 둘만 남았으니 지금 질문해도 괜찮죠?”

“그, 그래요.”

“교수님 오늘 이 수업 뒤에 수업 없으시죠?”


토니의 말에 피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학기는 3과목의 수업이 각기 다른 날 배정되어 있었다.


“그럼 이후에 일정 있으세요?”

“아니요. 딱히?”

“그럼 점심 같이해요. 제 질문은 그거였어요. 나랑 점심 같이 먹을래요?”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갑자기 안 하면 지난번처럼 약속 잡는 데만 이틀 걸릴 것 같아서. 수업이 있거나 약속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아니면 어차피 먹어야 하는 점심 나랑 먹어요.”


토니의 말에 뭐라고 답해야 하나 잠시 망설이던 피터의 머릿속에 며칠 전 네드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 네 첫사랑 이번엔 성공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잖아!’ 그 말이 떠오르자 조금은 긴장이 되며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눈앞엔 피터의 답을 기다리며 빙그레 웃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을 보니 심장이 조금 더 빨리 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 얼빠 인가 봐. 속으로 중얼거리던 피터가 일단 툭 말을 한마디 던졌다.


“뭘 먹을 건데요?”

“음 교수님이 먹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곳이 따로 있다면 지금이라도 해피한테 예약하라고 일러둘게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고개를 45도 정도 기울인 토니가 생긋 웃어 보였다. 그는 분명 알고 있는 거였다. 자신이 저런 얼굴로 보면 거절하기가 어렵다는 거. 피터의 마음속에선 또 한 번 심술이 치고 올라왔다. 괜히 어깃장을 놓고 싶은 그런 심술이었다.


“좋아요. 가요.

“deal! 어디로 모실까요?”

“차 가져왔어요?”

“물론이죠.”

“그럼 내가 운전할게요.”

“운전도 해요? 예전엔 면허도 없다더니.”

“그게 언제적 이야기람. 키 주고, 안내해요.”


피터의 말에 토니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곤 앞장서 걸었다. 피터는 제법 어른스럽게 말한 것 같은 스스로를 속으로 칭찬하며 토니의 뒤를 따랐다. 피터의 머릿속엔 이동할 코스가 떠올랐다. 그러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들이 어쩌면 데이트 같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멈칫 피터의 걸음이 잠시 멈추어졌다.


“왜요?”

“아, 연구실에 잠시 들려야 할 게 생각나서, 주차장으로 갈게요. 주차장에서 봐요.”

“금방 나오죠?”

“네, 그럴게요.”


고개를 끄덕인 피터가 걸음의 속도를 내 연구실로 향했다. 그리고 가는 길 열심히 메시지를 보냈다. ‘네드 네드 네드 네드 큰일 났어! 네드’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다급한지를 보여주는 메시지 그리고 누가 보세라 연구실 문을 닫고 심호흡을 하며 답을 기다렸다. 지금 피터가 믿을 수 있는 건 네드 하나뿐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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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문 앞에 선 피터는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고리만 꼭 잡은 채 서 있었다. 사실 밖에서 기다릴 토니를 생각하면 얼른 나가는 게 맞는 건데 이상하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불안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피터에게 네드는 시원하게 웃으며 뭐라고 했던가... 그래 아마도 ‘뭘 떨고 그래. 소개팅한다고 생각해! 처음 만나서 밥 먹고 차 한잔하며 서로 알아가는 거지!’라고 답했던 것 같다. 하지만 평생을 살면서 소개팅이란 건 온라인의 글이나,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한 구전설화로 접해온 피터에게 자연스러움은 사치와 같았다.(물론 네드도 피터와 크게 다를 게 없는 상황이기에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상대도 아니었다.)


“아니야, 떨지 말자. 피터 파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진 피터가 조금은 비장한 얼굴로 연구실 문을 열었다.


“엄마야!”


물론 열자마자 보인 사람의 모습에 연구실 바닥에 주저앉게 되었지만 말이다. 놀란 와중에도 천장에 붙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를 생각하는 스스로가 신기하기도 했고 말이다.


“아, 미안해요. 놀랐어요?”

“아니 여기서 뭘..”

“아 차는 이 건물 앞에 주차해놨는데 조금 걸리는 거 같아서 와봤어요.”


토니의 말에 피터는 딱히 해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자신이 늦게 나온 것도 맞았고 그가 무턱대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그냥 기다린 거니까. 일단 토니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난 피터가 조금은 부끄러운 얼굴로 한발 앞서 연구실을 나섰다. 토니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곤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목적지는 결정됐어요?”

“아마도?”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 정도는 알려주면 안 돼요?”

“자 일단 키.”


피터가 손을 내밀자 토니가 그 손위에 자신의 차 키를 올려 두었다. 피터는 운전석에 토니는 조수석에 올랐다. 그리고 차는 자연스럽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토니는 속으로 생각했다. 피터의 운전 실력이 기대 이상이라고 말이다.


“운전은 언제부터 했어요?”

“음... 대학생 때부터?”


토니의 머릿속에는 대학생 시절 피터의 모습이 들어 있지 않았다. 왠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대학생 때는 어땠어요?

“흠.. 어땠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피터의 말에 토니가 또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은 언제 입학했어요?”

“음, 블립 끝나고 그다음 해에 입학했어요. 학교에서 조기 졸업을 추천했거든요.”


피터의 대답에 토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에 둘이 함께 있을 땐 잠시도 쉬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오던 피터였는데 이젠 상황이 바뀐 듯 토니가 이것저것 물어왔고, 피터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답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한참 피터의 대학 생활에 대해 질문을 하는 사이 피터는 길 한쪽에 주차하기 시작했다.


“도착한 거예요?”

“아 여기 있어요. 내리지 말고.”


벨트를 풀며 물어오는 토니에게 고개를 저은 피터가 입을 열었다.

“내가 내려서 사 올게요. 학교 근처엔 보는 눈이 많아 그렇고 여기서 사서 근처 조용한 공원에 가서 먹음 좋을 것 같아요.”


그제야 토니가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앞엔 샌드위치 가게가 있었다. 토니의 입에서 작은 실소가 새어 나왔다.


“아니 더 좋은 거 사준다니까.”


토니의 말에 피터가 고개를 저었다. 단호하게 거절의 의미를 담은 눈빛이었다.


“일단, 오늘 점심은 내가 살 거예요. 왜냐? 어쨌든 내가 연장자니까! 두 번째, 여기 엄청 맛있어요. 먹어보면 깜짝 놀랄걸요?”


피터의 말에 토니는 자기가 졌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금 전 학생 때 이야기를 할 때의 피터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훌쩍 커 어른이 된 것 같았는데 아직도 샌드위치를 좋아한다는 모습은 누가 봐도 자신이 기억하는 10대의 피터 파커 같아 괜히 웃음도 나왔다.


“대신 다음 점심은 내가 살게요. 내가 표면상 나이는 어려도 이런 카드를 가지고 있으니까?”


토니가 주머니에서 블랙카드를 꺼내 흔들었다. 왠지 예전에 받았던 그 카드와 비슷해 피터의 입이 작게 벌어졌다.


“일단 오늘은 사주시는 샌드위치 잘 먹을게요. 난 피클만 빼면 될 것 같아요.”

“아니 피클이 얼마나 맛있는데!”

“에이, 밥 사준다고 취향을 무시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무시한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된다는 거죠! 일단 알겠어요. 차 잘 지키고 있어요.”


피터가 차에서 내려 조금 바쁜 걸음으로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차 창문을 내리고 그 창문에 기댄 토니가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단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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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와 커피를 사 온 피터가 토니에게 봉투를 넘기고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손안에 쥐어진 따끈따끈한 온도에 괜히 배가 고파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고소한 빵 냄새도 한몫했고 말이다.


“근처 공원에 가서 먹으려는데 괜찮죠? 아니면 차에서 먹어도 돼요.”

“내려서 먹어요. 바람도 쐴 겸.”


토니 스타크라면 생각도 못 할 여러 가지 일들을 행크 팔머는 하나씩 해보는 중이었다. 다시 토니 스타크가 된다면 다음은 없을 수도 있으니 이렇게 한가롭게 눈치 안 보고 거리에서 샌드위치 먹는 것도 언젠간 그리워지겠지. 토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의 동의에 피터는 다시 차를 몰았다.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의 공원은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 몇 명 외엔 조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피터는 커피 두 잔을 들고 토니는 샌드위치가 든 봉투를 들고 좀 걸었다. 조금 더 사람들이 적은 곳으로. 그리고 적당한 그늘이 있는 벤치를 발견하자 둘은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피터가 각자의 옆에 커피를 한 잔씩 두자 토니는 봉투 안에서 P라고 쓰여진 포장지를 가진 샌드위치를 피터의 커피 위에 놓아주었다.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교수님이 사신 거잖아요.”

“아, 그러네요.”


작게 웃은 피터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번 바라보았다.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하늘 그 위에 한가로이 떠 있는 몇 없는 구름. 그리고 살살 불어오는 바람은 어느새 더운 기운보다는 기분 좋은 시원함을 안고 있었다. 그런 피터를 바라보던 토니도 같은 자세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둘은 잠시 말이 없었다. 하늘을 멍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충전이 되는 기분이었다.


“하늘 참 예쁘죠?”

“그러네요.”

“패트롤 돌면서 보면 더 예쁜데. 특히 해질 때 옥상에 있으면 이거보다 3000배는 더 예뻐요.”

“전에도 사진으로 몇 번 보낸 적 있잖아요. 해피 폰으로.”

“어? 맞아요!”


피터의 말에 토니가 작게 웃으며 예전을 생각했다. 해피가 꼬맹이가 사진을 보내왔다며 토니에게 전송하고 그걸 프라이데이가 화면으로 띄워 보여주던 그때. 그 시간이 하루 중 얼마 안 되는 토니가 창밖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던 시간이었다.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커피로 카페인을 충전하던 그 기억. 피터로 인해 생겼던 좋은 기억이었다.


“패트롤 요새도 돌아요?”

“매일은 못 돌아도 시간이 날 땐 하려고 하는 편이죠. 보스턴에도 친절한 이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으니까요!”

“그럼 슈트는?”

“어떤 훌륭한 독지가께서 제게 연구실을 하나 남겨주셨거든요.”

“허 그분 누군지 몰라도 참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가 트여있는 분이신가 봐요. 생긴 것도 엄청나게 잘생겼겠어요.”


토니의 말에 피터가 황당하단 얼굴로 그를 보다 고개를 저었다. 토니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토니가 남겨준 연구실은 그날의 사고로 비행기가 터지며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토니는 그보다 더 앞을 내다본 건지 피터 개인이 쓸 수 있는 연구실을 하나 마련해 주었다. 해피에게 그 연구실을 소개받았을 때 얼마나 울었던지. 그 안에서 피터는 토니가 연구하던 자신의 슈트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다. 막힐 땐 캐런이 함께 해주면서 그렇게 제법 잘 유지해 오고 있었다.

물론 그날의 사건 이후 피터가 큰 사건에 끼지 않고 친절한 이웃에만 집중해 온 것도 부족함 없이 슈트를 사용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고, 말이다.


“말해 뭐 하겠어요. 샌드위치나 들죠.”

“그래요. 안 그래도 교수님이 언제 먹자 그럴까 기다렸어요.”


피터가 미안하다고 말하며 샌드위치에 포장을 벗겼다. 익숙한 샌드위치의 향이 좋아 두 손으로 붙잡고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토니도 그런 피터를 바라보다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다. 샌드위치를 먹은 다음 피터의 손은 커피로 향했고 따듯한 커피가 들어가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때요?”

“괜찮네요. 교수님 추천 메뉴.”

“거봐요. 내가 괜찮을 거라 그랬죠?”

“그래도 다음 식사는 제가 살 테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뭘 얼마나 대단한 걸 사려고 그래요?”

“고민 중이에요. 집에서 먹을지 나가서 먹을지부터?”

“집이요? 더미!”

“응?”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야기를 듣던 피터가 토니의 집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집은 자연스럽게 그의 랩실에 살아(?)있다는 더미로 이어졌다. 토니는 갑작스럽게 피터의 입에서 나온 더미란 이름에 무슨 이야긴지 이해하려고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어디서 밥 먹을지 고민한다는 자신의 말과 더미는 쉬이 이어지는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토니가 열심히 머리를 굴릴 때 피터가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너무 의식의 흐름이었죠?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더미라면 우리 집에 있는 알록달록해질 뻔한 그 더미?”

“그게... 더미 못 본 지 오래된 것 같아서 조금 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더미가 보고 싶어서 더미 이름을 갑자기 불렀다고요?”

“팔머군 집에 가면 더미가 있을 거고 그럼 가서 더미를 볼 수 있겠다. 뭐 이런 이야기?”

“아, 그럼 난 반대.”

“응? 갑자기 왜요?”

“나보다 더미가 더 보고 싶다니 절대 반대. 다음 식사는 밖에서 해요. 좋은 식당 예약해 둘 테니까. 아 그리고 혹시 모를까봐 이야기하는 건데 나 지금 심술부리는 거 맞아요. 집에 가서 더미 알록달록하게 색칠해 버릴 거야!”

“아 그건 안 돼요. 진짜!”


피터의 머릿속에 알록달록해져서 더 바보 같아 보일 더미의 모습이 떠올랐다. 못 본 지 오래되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종종 들어주던 소중한 친구 더미를 바보처럼 보이게 할 순 없었다. 피터가 입술을 비죽이며 토니를 바라보았다. 토니는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내가 색칠 하는 게 싫으면 내 기분을 풀어줄 방법을 연구해 봐요.”

“무슨 연구?”

“그거야 교수님이 알아서 해야죠. 교수님만 과제 내줄 줄 아는 거 아니랍니다.”


토니의 얄미운 대답에 피터의 눈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토니의 눈엔 아직도 귀여운 아이 같았지만 말이다.


“과제 잘 끝내면 색도 안 칠하고, 더미 보게 집에도 불러 줄 테니까요.”

“샌드위치 샀는데 그걸로도 안 돼요?”

“그건 내가 기분이 안 좋아지기 전에 샀던 거라 무효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원래 과제는 내는 사람 마음 아닌가요?”


토니의 말에 피터가 휙 고개를 돌려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니 뭐 알려주지도 않고 마음을 풀래. 뭘 해야 풀 건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영 답을 모르겠으면 연락해요. 그럼 그때 힌트라도 줄 테니까. 못하겠으면 지금 손들어도 무방해요.”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해볼 거야.”

“역시 교수님다운 좋은 자세네요.”


피터가 다시 휙 고개를 돌려 토니를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토니는 빙그레 웃으며 하늘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피터도 다시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는 보기만 해도 좋은 하늘이었는데, 이젠 온통 다른 생각에 하늘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comment.

여덟번째 이야기 입니다.

본인들은 모르는거 같지만 첫 데이트란걸 시작했네요. 점점 좋아지면 좋으련만.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열심히 써서 다음 꺼 들고 올게요! 

+ 여러번 읽고 올리긴 하지만 오타나 실수가 있을 수있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부드럽게 알려주세요.

++구독해주신 분들, 좋아요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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