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 입니다.




게스트하우스 MIYAGI

어서오세요. 오키나와 여행에 저희 숙소를 선택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곳은 저희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는 집입니다.

저희 가족은 손님들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세심히 노력했습니다.

불분명한 점이 있거나 궁금한 점은 언제든 질문해 주세요.


프론트 운영 시간    오전 8:00 ~ 오후 7:00
휴게 시간                오전 11:00 ~ 오후 2:30

Check in             오후 3시 부터
Check out          오전 10시 30분 까지

오후 3시보다 빠른 입실은 불가합니다.(짐 맡기기 가능)
프론트 운영 시간 외 체크 인, 체크 아웃을 희망하면 연락 해주세요.

연락처   080-XXXX-XXXX
밤 10시 이후에는 응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Miyagi's Guidebook

  • 마키시 공설시장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다양하게 판매합니다. 
    숙소의 키친에서 직접 요리도 매우 추천합니다. (아이스 백 렌트 가능)

  • 숙소 뒤편의 길을 걸어서 10분 내에 멋진 바닷가가 나옵니다.
    해가 지는 시간이 특히 추천입니다.

  • 거실의 책을 읽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세요.
    자판기도 있습니다.

  • 여행이 곤란하신가요?
    멋진 추억 장소, 맛있는 식당을 알려드립니다.

  • 가이드도 하고 있습니다. 프론트로 문의 주세요.

  • 아침 시간, 주말에는 저희 가족이 보일 수 있습니다.
    놀라지 마시고 상냥하게 대해주세요.



Service & Stay

시설 안내

Wi-Fi 
SSID   guest_MIYAGI
Pass   souta0731

아침 식사
조식은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OPEN  8:30~10:00
숙소 예약 또는 체크 인 때 신청해주세요.
신청하지 못한 손님은 1일 전 오후 2시까지 말씀해주세요.

조식은 '일본식'과 '양식'의 선택이 가능합니다.

[일본식] 밥(일본쌀), 국물 1종류, 지역 토산물 반찬. 후식(다시마 차, 귤 팥과자)
[양식] 직접 구운 빵, 신선한 샐러드, 햄과 달걀 프라이. 후식(커피, 미니 고구마 타르트)

*계절과 식재료 상황에 따라 반찬의 종류가 다소 변경 됩니다.
*매일 다른 반찬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해 해주세요.

1인 : 980엔 (세금 포함)

프리미엄 목욕
프라이빗 사우나를 시간 예약제 운영합니다. (정원 2인)
핀란드식 사우나를 재해석한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리프레시 시험 해보세요.
신경 쓰이는 점은 프론트로 문의해주세요.


세탁기, 건조기, 다리미, 드라이기, 고데기 이용 가능합니다.
긴 여행에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세탁 세제는 직접 구매입니다. (세제, 섬유 유연제 1포 각 200엔)


타올은 숙소 인원 1인 당 1박 1개 제공합니다.
추가 비용 100엔 / 1개


택배 또는 짐을 미리 받을 수 있습니다.
체크인 날짜에 도착 한정으로 가능합니다.
수화물에는 예약자 성함과 체크인 날짜를 알 수 있도록 적어주세요.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 가능 대수 : 5대 (소형차 기준)
❌잔디 위에 주차 금지


House Rules

이용객 약속

키친, 식당, 거실은 공용 공간입니다.
모두가 즐겁게 이용 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세요.
오후 10시 이후에는 조용히 생활 부탁합니다.

주방 화기 사용 금지 시간 : 오후 10시 ~ 오전 7시
※ 화재 사고 방지를 위해 협조 해주세요.

숙소는 전체 금연입니다.

성인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는 머물 수 없습니다.

숙박하지 않는 외부인은 출입을 금지합니다.

남녀 욕실은 분리 되어있습니다. 또한 사우나는 전 투숙객의 공통 이용 시설입니다. 불건전한 행위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음주 후 해수욕은 매우 위험합니다. 금지합니다.

사전에 협의 없는 모임과 파티를 열 수 없습니다.

기물 파손 시 벌금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당에서 바베큐 가능합니다! (23년 9월 하순 개시)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맛있는 바베큐를 즐기세요.

제공 시간 : 오후 6시 ~ 오후 10시
준비된 것 : 화로대, 그릴, 조리 도구, 조립 천막, 테이블과 의자

스스로 설치, 청소하는 셀프 바베큐 입니다.
캠핑 소모품이 없을 경우 바베큐 날짜 1일 전까지 신청 해주세요.
비용은 재료 준비에 사용합니다. (숯, 장작, 식기류)
비용 : 1,500엔 (cash only)

꼭 읽어!

- 식기류와 식재료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 주방의 식기류는 외부로 가져올 수 없어요!

- 우천 시에도 진행 할 수 있습니다.

- 심한 태풍으로 취소 될 경우 재료 비용을 환불 해드립니다.



가이드 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멋진 장소로 떠나요!

렌트카, 대중 교통 투어 모두 가능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르세요.

Hours        8시간 / 1일
Price          3,000엔 / 1인
Language 日本語, 한국어

가이드 시간은 출발 시각부터 숙소로 돌아오는 시각까지입니다.

만약 현지에서 개별 복귀를 희망하는 경우 가이드는 종료합니다.

이로 인해 환불 또는 시간 연장은 되지 않습니다.














맥주병이어도 OK

우리 아이들의 첫 다이빙 데뷔 어떻습니까?

날씨에도 많이 영향을 받지 않는 온화한 바다의 누구나 다이빙 코스입니다.


다양한 어종이 놀러오고 투명도 높은 산호 해안

현지 다이버들이 더 많이 찾는 매력적인 북부에서 추억을 듬뿍 남깁시다!



아이 동반 플랜 ▼ (만 5세 ~ 12세)

초심자 플랜 ▼

상급자 플랜 ▼

✔︎ 버디와의 1대 1 잠수로 풍요로운 바다 속을 자유롭게 유영 할 수 있습니다.

✔︎ 신청 요건
다이빙 수업 최소 200시간 수료 또는 국제 공인된 자격증 보유자 (AIDA Lv3, PADI Freediver 등)




10월 출발 확정일

1일, 2일, 3일, 4일, 5일, 6일, 7일, 8일, 9일...

인기 많은 지역으로 빠르게 마감 됩니다. 서둘러 문의 하세요!
(희망 날짜를 클릭하면 예약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다이빙 코스 안내

※신청 입력 전에 필히 독서

▲현지 집합시간 : AM 8시 30분(9:00 출발), AM 10시 30분(11:00 출발), PM13시 30분(14:00 출발)

한국어가 가능한 스태프 반드시 있다.


코스 

사키모토부공원(집합 장소) → 접수와 장비 착용 → 포인트 이동(20분) → 다이빙 체험 → 고릴라 춉(기념 촬영) → 종료

*전체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를 예상합니다. 세부 시간은 현지에 맞춰 유동적으로 변화합니다.
*포인트 지점은 선장의 판단으로 당일 정해집니다.


개인 준비물 : 타올, 수영복, 젖어도 되는 신발, 썬크림, 먹기 편한 간식(선택 사항)

  1. 수영복을 겉옷 아래 착용 한 후 집합 해주세요.
  2. 보트에서 간단한 샤워가 가능합니다.
  3. 집합 장소에 샤워장, 주차장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샤워 시설에서 샴푸, 배스 용품의 사용은 환경보호를 위해 사용자제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부디 협조를 당부합니다.


포토 스폿 [고릴라 춉]

우홋 우홋! 해변에 우뚝 서 있는 바위가 고릴라의 형상!?

한 손을 들어올려 춉! 고리가 격파 자세를 하고 있는 유니크한 풍경 체크 하지 않으면!

*다이빙 코스 중의 모든 촬영물은 투어 종료 후 현장에서 즉시 전송 해드립니다. (고-프로, 최신 기종 핸드폰)



주의사항

- 집합 시간에 늦어지는만큼 코스 시간이 줄어듭니다. 다른 참가자분들의 피해를 주지 않도록 출발 30분 전까지 반드시 도착 해주세요.

자동차로 오실 때
목적지 崎本部緑地公園 검색
주소 :5232 Sakimotobu, 本部町 Motobu, Kunigami District, Okinawa 905-0225

대중 교통으로 오실 때
YKB 888 버스 [모토부항(本部港)]에 하차하여 도보 5분

- 당일 조류, 날씨 변화로 인한 바다의 상황에 따라 스태프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투어가 중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요금은 100% 환불 됩니다.

- 집합과 투어 종료 후 복귀는 각자의 방법으로 이동 하셔야 합니다. 공항 픽업 또는 사무소(시내) 복귀를 원하시는 경우 거마비가 추가 됩니다. (옵션 선택지 가능)

- 출발 3일 전까지 최소 인원이 모이지 않을 경우 투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 투어 날짜에 임박하여 취소하시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제외한 환불이 가능합니다.












나하 타임즈 714호

사설•르포


사카에 마치의 리커버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복의 닻이 되어

UPDATE 2021.06.XX



조용하다. 원래부터도 태양 빛을 피하도록 만들어진 상점가 안이 서늘하기 그지 없다. 한창 더위로 들끓어야 하는 시장 안을 두 눈으로 헤집었다. 뒤집혀진 스티로폴, 겹겹이 쌓아놓기만 한 스툴에 묻어있는 손때가 적적하다. 드물게 상점 앞에 나와 앉아있는 이들은 말없이 부채질만 반복한다.


지난 달 하루 신규 감염자가 300명을 넘어서서 스스로의 최고점 기록을 깨버렸다. 보도 이후 감염자율은 미진한 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변이바이러스의 강한 감염력 영향을 고려, 긴급사태 선언을 한달 더 연장키로 발표했다. 오키나와를 제외한 전국 도도부현이 '위드 코로나'를 내걸고 단계적 일상 회복을 논한다. 도쿄올림픽 주재 기관의 회담 뉴스가 구름 위의 이야기로 읽힌다.


진한 갈증을 느낄 무렵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올 법한 올드 팝의 노랫말이 들려왔다. 가게 전면의 들창을 열어놓고 점두에 앉아있는 남자를 만났다. 한낮임에도 조명이 들어와있다. 이곳에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듯 하다. 영업 중 팻말에 조각 된 시사 두 마리와 눈인사를 나눴다. 위트있는 가게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줄 게 물 밖에 없네. 주스라도 갈아올게." 넙죽 얼음물을 얻어마시고 카운터 석에서 유리잔을 꺼내는 그를 구경했다. 다채로운 주종이 자랑거리인 점주의 낯에 기죽은 면은 없었다.


오키나와는 명실상부 침체 위기다. 기업들의 체력은 이미 고갈되었다. 덩치에 관계 없이 차츰 도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실제로 남자의 가게 양 옆의 점포는 해안 절벽에 깊게 파인 동혈같이 텅 비었다.


"꽤 버텼지. 돌아온다고 했지만…… 애썼으니까 좀 쉬어도."


"까놓고 말해서 이곳 형편이 좋았던 적은 없으니까."


신선한 망고를 듬뿍 넣은 주스를 마주 놓고 두런두런 이야기 보따리가 풀렸다. 그가 말한 '이곳'이란 가게가 위치한 시장에 한정한 말이 아니었다. 그는 오키나와 삼대의 이야기를 알려줬다.

조부는 전후 소바를 삶아 그의 가족과 마을 부양에 힘썼다. 황폐한 길바닥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 세번 줄을 섰다. 손님들은 돈 대신 군납품이나 곡식, 금속 자재를 놓고 가기도 했다. 

도시 정비가 물이 오르고 긴장이 풀리지 않는 분위기 속에 군인, 외국인들의 왕래가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A사인 업소 허가증이 발급됐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일이었다. 


"가지고 있지. 내가 받은 건 아니지만. 뭐 거창하게 말하면 뿌리일까."


그는 A사인 증서가 담긴 액자를 들고와줬다. 사실 가게에 들어설 때부터 벽면에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프레임에서 세월이 느껴졌지만 종이는 색이 바랬다정도일 뿐 여전히 깨끗해보였다. 낡은 액자에 손수 장식한 것인지 엠블럼같은 스티커들이 여러장 붙어있었다. 


조부는 집안의 경사처럼 여겼다. ⟪건강음식점⟫ 간판으로 갈아달고 영업이 끝나면 주방부터 홀 전체 소독작업을 했다. 하루라도 건너뛰는 날은 없었다. 청소에는 막 소학교를 졸업한 아들까지 동원됐다. 


"아버지는 유난히 치과를 싫어했어. 소독약 냄새 지긋지긋해 울렁인다고. 내가 여섯 살인가— 어쩌다 한번 치과를 데려가줬을 때야. 충치는 내가 생겼는데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아버지? 본토에 있지. 평범하게 정년퇴직한 샐러리맨이야. 할배 가게를 잇고 싶다 했다가 무지막지하게 부딪쳤지. 요즘에야 간신히 연락하는 수준이라고."


"살아는 있냐. 뭐 그런 기분인 거겠지."


난데없는 전염병 사태가 가족의 골을 메꾸었다. 그는 다 지난 일이란듯이 후련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련미가 넘쳐보이는 그는 얼마나 이 시장에서 영업해온 걸까. 


"16년. 그땐 젊었지. 무작정 ‘해낸다’ 그 외엔 요령도 없어서 괜한 고생도 하고 돈도 잃고.. 그런데 나 말고도 모여든 녀석들끼리 어째서인지 죽이 맞아들어서."


이름부터 번영을 뜻하는 사카에마치栄町 시장의 뿌리는 활짝 영글은 장소와 거리가 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간호요원으로 강제동원 된 오키나와 제일여고 건물이 그 전신. 어린 학도들의 참담한 희생 이후 비어버린 건물에 군물자를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며 지금의 형상과 유사해졌다. 

상업지 조성 계획지구 중 하나가 된 후에는 현의 보조를 받아 빠르게 발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흐르는 곳엔 질 나쁜 것이 고이기 마련. 각종 이권을 내세운 업체들의 등장으로 밤에는 퇴폐 업소가 즐비한 윤락가로 전락했다. 결국 쇠퇴한 유령 시장 상태로 주민들에게 외면 당했다.

그러다 수년전쯤부터 변화가 감지되었다. 젊은 사장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이 시장의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재생의 맥동이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끈질긴 것 말고는 장점도 없으니까."


꽤나 중후하게 자란 수염을 문지르며 이를 드러낸 그의 미소에 결의가 있다. 후한 대접을 받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당장의 바람을 물었다. 답변은 의외의 것. 


"아직도 저쪽 골목에는 캐챠들이 어슬렁거려. 그것은 영혼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야. 

다들 젊잖아. 사지가 멀쩡해서. 무엇이든 해볼 수 있을텐데."


돈을 벌지 못하는 막막한 상황보다 섬의 타락한 젊음을 한탄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편함에 길들여지려는 근성을 탓 하기도 애매모호. 저항. 생존. 우리의 섬은 목숨을 간신히 부지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할아버지의 가게를 장식하던 긍지의 증표는 그저 떨치지 못한 흉터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뿌리'를 도려내기 보다 얽혀 살아가고 있다. 마치 가주마루 나무를 떠올린다. 


왕성하게 줄기를 늘어뜨려 번식하는 이 나무의 생명력을 떠올려보라. 지면을 먹어치우듯이 퍼져나가는 줄기는 그대로 뿌리가 되고 오히려 더욱 더 튼튼해진다. 

이미 얽히고 섞여들어 무엇이 본래의 '나'인지 구분할 수 없지만 단단하게 심으로 굳어진 정신의 뼈대를 그대로 노출한 채 살아가고 있다. 


우치난추 대회 역시 연기의 수순을 밟았다. 세계에 산재한 혈신들의 무사 안녕을 기도할 밖에다. 그 마음이 한결 가벼운 무게로 바뀌었다.
















2023.01.XX


샤시 도어를 힘을 주어 열자 끼긱— 끌리는 소리가 났다. 창틀 홈에 섞인 모래알갱이가 사방으로 튀었다. 점박이 무늬가 난 갈색깔 작은 게가 황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이 집으로 해요.」

운동화를 신은 발 그대로 실내로 들어선 여자 아이에게서 빙긋 지은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자는 아직 결정하기 어렵다는 듯이 두리번거렸다. 고작 세 명이 살기에는 너무 호화로운 집이 아닐까. 눈빛에는 그런 망설임이 감돌았다.

역시 아닌 것 같아. 그런 말을 꺼내 들 수 있도록. 무엇이라도 흠을 잡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고개를 숙여 주택의 구석구석을 살피었다. 목재 기둥에 사인펜 흔적이 남아있었다. 

여자는 잠시 손톱 한뼘 간격 정도로 그어진 눈금자같은 표식을 바라보다 고개를 세웠다.

「아. 이거. 뭔지 알아. 키 재는 거.」

「응.」

「우리집은 눈금도 훨씬 많았고.」

「그랬지.」

동시에 떠올린 집은 다세대 아파트가 아니었다. 곁으로 다가와 있던 여자애는 뒷짐을 쥔 채 허리를 숙여 빤히 구경했다. 어깨까지 닿을 만큼 자란 단발 머리를 귀 뒤로 넘겨 정리했다.

「식물도 키워요. 여기.」

또 다시 총총 기세 좋게 걸어나간 여자애가 두 팔을 벌려 표시한 곳은 과연, 화분을 얼마든지 놓고 싶을만큼 훌륭한 테라스였다. 총 3층의 단독 주택은 오키나와에서 흔히 보이는 형태의 가옥이었지만 현관 포치만큼은 현대적인 멘션 풍으로 세워져 있었다. 차분한 블루 그레이의 바닥재는 단단한 화강석이고 입구부터 쭉 이어지는 테라스는 울타리 없이 탁 트여있다. 

두 사람이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돌바닥 위의 모래가 점점이 흩어져 내렸다. 손바닥으로 차양을 만들 필요도 없이 1층 지붕이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었다. 임시로 벽을 막아둔 불투명한 비닐 덮개가 펄럭, 움직였다.

「텃밭도 좋아.」

꼭 쥐어진 주먹. 언뜻 콧김을 내뱉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말투가 건물 1층의 둘레를 따라 걸으며 이어졌다. 바닷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온 풀과 모래가 주인 없이 시간의 켜를 쌓았을 뿐 벗겨진 곳 없는 페인트 칠은 새하얗게 빛난다.

「1층에 카페를 열자. 여기 이렇게 테이블을 놓고. 봐요, 여긴 1인석이 좋겠어.」

보채는 목소리에 말없이 미소를 짓던 여자는 문득 툇마루에 시선이 멎었다. 

「엄마 케이크도 빵도 팡팡 구웠잖아요? 나. 바리스타처럼 멋있게 커피를 내리고 싶어.」

힘들고 어려운 건 전부 료짱을 시키고. 즐거운 목소리로 손에 주전자를 들고 빙글빙글 돌리는 흉내를 낸다.

「그런 오래 전 일이 기억나?」

「그렇게 멀지도 않아.」

이곳에도 모래 알갱이가 날려와있었다. 창호지 바른 문이 삐걱 삐걱 작게 흔들거린다. 봄이고 여름이고, 비가 오거나 하는 날에도 덧문을 활짝 열어놓고 조그만 아이들끼리 툇마루에 붙어 앉아 노는 뒷모습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당연하게 바라보던 일상이었다.

여자는 희부옇게 가라앉은 마루 단 위로 올라섰다. 그녀의 딸을 따라하듯 발걸음이 과감해졌다. 방풍림의 키가 불쑥 낮아졌다. 밑창에 밟힌 부스러기가 자박인다. 미풍이 실어 온 소금 냄새가 가나가와 해안과는 사뭇 다르다. 그녀의 기억 속 보다 비린내가 거북하게 느껴졌다. 해초가 썩어가고 물 밖으로 밀려나온 산호가 산화하는 냄새들.


붉게 저며들기 직전의 보라빛 물결이 어슬렁 어슬렁. 멀리서 잔잔히 부서지는 소리를 반복했다.

여자의 눈은 기쁜 기색이 없었다. 당면한 어떤 미래에 곤혹감을 감추듯이 숨을 작게 들이켰다.


「중개인의 말. 안나, 너도 들었잖아.」

「응.」

「우리에게 거금이잖니.」


돈도 돈이지만. 혼잣말 끝에 여자는 얼버무리기 위해 웃었다. 본심은 이랬다. 사실 돈은 큰 문제도 아니라고. 벌어둔 것도 모아온 것도. 쭉 아껴두었던 손대지 못한 큰 돈도 남아있었다. 결심에 필요한 것은 환경 탓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매듭짓지 못한 과거에 걸려있었다. 곁에 나란히 선 여자애는 눈치를 보는 것처럼 손가락끼리 맞붙이고 가만히 있었다.


「정말 여기서 다시 살 수 있겠니? 내지와는 달라. 많은 게.」

「난 좋아. 모처럼 료짱의 제안이고.」

이번엔 여자 쪽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다.


'다같이 한번 가볼래요?

뭐하면 살아도 좋고요.'


말투도 태도도 무엇도 우치난추 답지 않은 남자 아이의 말이 낯설다. 왜 그런 생각을 했니. 물어보지 못했다. 그런 저에게 아들은 편지를 한 장 남기고 등교했다.


「용돈도 줄일게요. 응?」

칭얼이는 어리광이 익숙해서 그만 훗 소리를 내고 웃었다. 조르는 방식은 삼남매 모두 닮았다. 쑥스럽거나 기분이 조금이라도 상하면 뚱하게 올라가는 고개짓까지도.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곧 목소리가 딱딱해졌다.

「아르바이트도 할 거니까. 나 앤다의 유니폼 입어보고 싶었고.」

「공부를 우선으로 하렴.」

「그건… 네….」


바닥에 앉아 구부려 세운 무릎 위에 팔을 엇걸어 끌어 안았다. 흩날린 머리카락을 얌전히 정리해 넘겼다. 여자가 바다를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하염없이 시린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눈가에 차오르는 습기를 전부 태우듯이.


「얘 안나.」 

고개를 숙였던 여자애는 다음 말에 냉큼 옆에 앉았다.

「료짱은 사실 아빠를 엄청 닮았어.」 

「처음 듣네.」

「본인도 모르는 걸. 옛날에 딱 한번 너희 아빠가 어릴 적 사진을 보여줬단다. 그런데 어쩜 료타가 한명 더 있고….」

「에, 난데없이 연애 썰?」

「특히 토라지면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게 판박이. 아빠랑 엄마 그거로 엄청 싸웠었거든.」

「헤에. 응. 그건 확실히… 오빠랑 똑같네.」

「료짱 작았을 무렵엔 집에서도 얼마나 잘 숨었는지 몰라. 그런데 꼭 찾아내는 건 소타였어.」

「그거는 언제쯤의 이야기야?」

「안나가 기저귀를 차던 아가였을 때 일까.」

「흐흥…. 헉! 잠깐 그럼 료짱 언젠가 대머리가 되어버리는거야?!」


흣 흐흣. 흘러나오던 숨소리 비슷한 떨림은 곧 한껏 웃는 소리로 바뀌었다. 여자는 눈가를 훔치듯이 문질렀다. 

「아니야. 머리를 바짝 깎는 버릇도 어쩐지 닮았던 것 뿐이야.」

사진 속의 ‘아빠’는 확실히 빡빡이 씨다. 

「예-전엔 엄마가 잘라 준 적도 있었지.」

자라 난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 거린다. 그녀는 고개를 팔에 묻은 채 돌아보았다.

「해볼까?」

「맡겨드릴게용.」


경보도 없이 해일처럼 덮쳐 온 인생의 격랑 끝에 그녀의 죽음관은 단조롭게 마모되었다. 어딘가 붕 뜬 기분. 뜨겁게 사는 것도 냉소하는 것도 유난스럽게 느껴져 모든 것이 쓸려나간 해안을 그저 관망했다. 폐허 속을 다시 밟고 서는 것도 두려웠고 가꾸어나가는 무엇도 서글프기만 했다.

'네 큰 오빠는 먼 섬에 살고 있어.' 그런 옛이야기 따위. 그냥 심플하게 알아듣게 말하는 게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여자는 어릴 적에 비해 그다지 변하지 않은 딸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았다.


「자식은 정말 순식간에 커버리는 구나.」


여자 아이는 경적 소리를 들은 동물처럼 눈동자를 세워올렸다. 


「너희가 제대로 하면 엄마는 의외로 쓸쓸해.」


눈에서 떨어지는 그리움을 말없이 닦아냈다. 아이는 엄마를 끌어안았다.



정한거지? 마음에 든 거지?

응.

소짱 사진 꺼내놓을 거야?

그러기로 얘기했잖아. 

응. 좋아. 그 편이 훨씬.



마당이 될 지 텃밭이 될 지 아직은 모르는 미지의 땅 위로 여자 아이가 내려선다. 양팔을 쭉 뻗고 제자리에서 뱅글 뱅글 돈다. 여자는 맨발에 닿는 백사장의 감촉을 상상했다.







(계속)









주석


시사 : 사자를 닮은 상상 동물. 건물의 문이나 지붕에 세워놓으면 귀신과 액을 막아준다고 한다. 원래는 성문이나 귀족들의 무덤 입구에만 장식되었으나 현재는 오키나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장식품으로 쓰인다. 또한 시사는 암수 한쌍으로 세워둔다. 입을 다문 것이 암컷, 열고 있는 것이 수컷이다. 


A사인 : 오키나와 미군정 시절 1953년부터 1972년까지 시행되었던 '미군 공인 영업허가제'의 약칭. A는 '승인'을 뜻하는 Approved에서 따왔다. 미국 정부가 자국 병사들이 출입하는 식당, 술집, 성매매 업소 등을 사전 검열하여 기준에 부합한 가게에 발급했던 일종의 영업신고증이다.
오키나와전 이후 오키나와는 물리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 체제가 몰락했고 미국의 물자 지원과 미군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A사인 업소는 수혜자 그룹이자 현지민들 사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가게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미국 자체 브랜드는 A사인 없이도 미군 출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식민주의적 측면을 알 수 있다.


캐챠 : 호객군(삐끼)를 이르는 말


가주마루 : 아열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활엽수. 공기뿌리Arial Roots가 자라나는 것이 특징이다. 땅에 닿은 줄기는 수분을 흡수하며 점점 단단하고 굵어지며 모목母木과 이어진 형태로 자라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나무 하나에 여러 그루가 휘감겨 자라난 모양처럼 된다. 오키나와 큰 길가의 가로수로 보기 쉽다. 둘레가 20m에 이르러 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놀거나 주민들의 그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앤다 :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A&W를 오키나와에서 부르는 애칭. 1963년 오키나와에 오픈한 A&W매장을 일본 최초의 패스트푸드점으로 본다. 현재 오키나와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레트로한 건물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키미나토점이 랜드마크다.


우치난추 : '오키나와 사람'을 뜻하는 오키나와 어. 넓은 의미로 '류큐인'을 뜻함.


세계 우치난추 대회 : 1990년부터 시작하여 5년 주기로 열리고 있는 축제. 이민자가 많은 오키나와 특성상 해외에 흩어져 있는 ‘현계인(오키나와 출신자 및 그 자손들)’이 찾아와 라이브 공연, 전통예술 등을 공유하는 지역 이벤트이다. 


끝으로..

연애 썰 : 엄마에게 恋バナ!? 라고 놀라는 안나짱을 쓰고 싶었어요. 번역을 어케 해야할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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