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보: Photo by Andriyko Podilnyk / Unsplash 



반쪽만 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슬픔에 무뎌진 왼눈이 세상을 곧게 향하고

눈물에 중독된 오른눈이 세상을 굴절시키고

망가진 눈물샘이 하늘을 거부하며 울어대고

망막에 맺혀 울먹이는 상마다 눈감아 흘려보냅니다.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금이 간 각막의 틈새를 벌리고 들어오는

고장난 눈으로 담기도 벅찰 새파란 빛

시리고 쓰려 웅크린 채로 외면합니다

고개도 가누지 못해 눈동자를 떨어뜨립니다.

 

반쪽짜리 날개는 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젖어서 축축해진 오른날개를 털어봅니다

하늘도 구름도 날개도 들먹이지 않습니다

내게 있어 하늘이란 비 온 뒤 물웅덩이에 잠겨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드러누운 하늘뿐입니다.


-2019.5.20~2021.1.5.

어둠을 헤매는 자에게 글로써 작은 빛줄기라도 비추어 그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고 싶다. 세간의 병든 운석이 나를 상처 입히려 해도 나만은 이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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