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춰 놓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 스티브는 눈을 떴다.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는데, 품에 안긴 따끈한 몸이 뒤척였다. 스티브는 저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유진, 약속한 시간이에요.” 


“..으응...” 


유진은 스티브의 단단한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난 2년 새,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흩어졌다. 스티브는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주면서, 볼을 콕콕 눌러 그녀를 깨웠다. 


“어서. 약속했잖아요? 같이 일어나서 운동한다고.” 


“...계약서를 폭파해 버리던가 해야지...” 


유진이 끙끙거리며, 겨우 눈을 떴다. 까만 눈에 잠기운이 아직 가득했다. 졸린 눈으로도, 유진은 스티브를 향한 원망을 잊지 않았다. 


“...스티브, 양심 없어요? 약속이고 뭐고, 그렇게 해 대고 이 시간에 깨우다니.” 


스티브가 민망하게 웃는데 유진은 무릎에까지 남은 잇자국을 보여주며 그를 타박했다. 


이게 뭐야, 이갈이해요? 작작 좀 물어요, 진짜! 


평소 언행이 젠틀하기 그지없는 구식 군인은, 침대에서는 상당히 사나운 편이었다. 스티브와 밤을 지낸 다음 날이면, 유진은 온 몸에 남은 울혈 자국과 잇자국에 기함하곤 했다. 


“미안해요. 아팠어요?” 


스티브가 유진이 들이대는 무릎을 잡아, 그 위에 키스했다. 벗은 채로 순식간에 위압적인 몸 아래 깔려, 유진은 얼굴에 열기가 몰렸다. 


“으아! 아니, 스팁! 운동! 운동 가자면서요!”


“오, 유진은 운동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싱글싱글 웃으며 다리를 벌리려는 스티브에게, 유진이 으아악 소리 지르며 몸을 가리려 애썼다. 꽤 오랜 시간동안 자주 밤을 보냈는데도, 유진은 상대방에게 몸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을 어색해했다. 


첫 만남 때, 잠들어 있던 스티브의 하의를 대담하게 벗기던 그녀가 떠올라 스티브는 유진의 목에 얼굴을 묻고 큭큭 웃어댔다. 

스티브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챈 유진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또! 또 그 생각하죠! 안 한다고 약속했으면서!”


“아니에요, 유진. 아무 생각 안 해요.”


스티브는 냉큼 고개를 들고 태연한 척을 했지만 유진는 어깨까지 빨개져서 얼굴을 감추곤 옆으로 돌아누웠다. 


“내가 진짜… 꿈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러니까 유진은, 꿈 속에서 나한테 그러고 싶었던 거죠.”


“와, 요즘 토니랑 친해졌어요? 말하는 거 봐...”


유진이 바르작거리며 투덜대는 것을, 기어이 못 참고 스티브가 고개를 숙여 몸 곳곳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장난기서린 비명이 울리는데, 느닷없이 방의 전등 불이 환하게 켜지며 허공에 화상 통화 화면이 떠올랐다. 


[좋은 아침입니다, 미스 유진, 캡틴 로저스.]


- 아아. 떨어져, 솔져. 아침 해가 떴어. 부끄럽지도 않아? 


자비스의 인사와 함께 짜증서린 기색의 토니가 나타났다. 금방이라도 유진의 방에 쳐들어오고 싶은 것을 참는 얼굴이었다. 


“토니, 일찍 일어났네요. …안 잤어요?”


- 내 방에 허니가 없는걸. 


순식간에 불쌍한 척을 하는 토니에게, 스티브는 유진의 옷을 주워 입혀주며 말을 가로챘다. 


“어제 유진 데리고 오후까지 누워있었잖아. …새벽부터 무슨 일이야?”


흥, 토니가 코웃음을 치더니 사뭇 즐거운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 로키 셉터, 찾은 듯 해. Suit up, Cap. 







“Nope.”


단호한 거절에 유진은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은 것을 참았다. 최대한 이성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스스로 다짐하며 유진은 차분히 입을 열었다. 


“왜요?!” 


“...유진, 고집 부리지 마. 당신을 현장에 데려갈 순 없어, 우리가 당신을 지키면서 싸울 순 없잖아.” 


일부러 밉살스레 말하는 토니에게, 브루스가 한숨을 쉬었다. 유진은 솔직히 조금 상처받았다. 


“누가 지켜달래요? 토니가 줬잖아요, 아이언 수트. 그거 입고 훈련도 내내 했고! 나 이제 잘 날아다녀요, 높은 곳 안 무섭다구요.” 


“Gosh, Honey. That’s a Rescue Suit not an Iron Suit!” 


토니가 기어이 언성을 높였다. 유진은 지지 않았다. 


“그래요, 레스큐 수트! ...내가 당신들 구하는 레스큐 수트요!” 


“놉, 아냐, 유진. 저건 당신만을 구하는 레스큐 수트야. 다른 인명 구조는 우리한테 맡겨. ...우리 자신들도 포함해서.” 


“그럼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건데요?!” 


결국 유진이 발을 쾅 구르면서 울분을 토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브루스와 나타샤가 서로 눈짓을 했다. 


“다른 가이드들은 센티넬 활동 때 동행하잖아요. 그런데 토니 당신은 항상 날 이 타워에 가둬놔요. ...내 일은 당신들을 구하는 건데!” 


“...유진.”


클린트가 미간을 문질렀다. 


“...냉정하게 말할게. 당신이 동행하면 우린 우선순위가 당신을 지키는 게 되어버려. 다른 가이드들과 당신은 달라. 혹시라도 당신이 다치면 이 사람들은 더 큰 문제야. ...당신을 대체할 가이드가 없다는 거, 알잖아?” 


침착하고 냉정하게 저를 달래는 목소리에, 유진은 울컥 올라오는 울분을 삼켰다. 


“...안 다칠게요. 무사할 거예요. 레스큐 수트는 내 탈출을 가장 우선시하도록 설정 됐잖아요.”


“유진.” 


나타샤가 부드럽게 뒤에서 유진을 안아왔다. 


“...이렇게 고집 부린 적 없었잖아. ...뭘 알고 있는거야?” 


“...” 


유진은 입을 꾹 다물었다. 

영화에서 이들은 소코비아에서 막시모프 쌍둥이를 만난다. 로키의 셉터도 무사히 되찾고 마지막 하이드라 기지도 폭파시키지만, 울트론이 만들어지고, 공격이 이어지고, ...완다 막시모프에게 당한 브루스가 결국은 떠나게 된다. 

유진의 흔들리는 눈이 흘끗, 브루스를 스쳤다. 


유진이 견딜 수 없는 것은, 영화 내용이 정말 이루어지는 것도 싫었지만 혹 그보다 더 심한 일이 벌어질까, 그녀는 모르는 미래가 두려웠다. 

브루스가 떠나는 것은 싫다. 완다의 정신 조종에 모두가 상처받는 것도 싫다. ...하지만 사카아르로 떠난 브루스가 나중에 토르를 돕는다. 

 

유진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야는 한 건지, ...이러한 갈등을 어벤저스에게 말해도 되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스티븐.’ 


스티븐에게 묻고 싶었다. 대답을 해 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 묻는다면 불안한 미래에 대한 가닥이 조금 잡히지 않을까. 


하지만 스티븐은 생각보다 아주 가끔씩만 얼굴을 비추었다. 그것도 간혹 유진이 혼자 잠드는 밤, 새벽에 찾아와 가만히 유진의 잠든 얼굴을 두어번 쓸어보고 금방 사라졌다. 아침에 일어난 유진은 간밤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방문했습니다, 라는 뒤늦은 자비스의 보고를 받을 뿐이었다. 


유진이 고집스레 입을 다물자 토니는 한숨을 쉬었다. 


“...스위티, 부탁이야. 당신이 위험한 상황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건, 내 숨통을 조여.” 


“...당신들이, 위험해지는 게 나한테는 어떨 것 같은데요?” 


기어이 유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였다. 유진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난 당신들을 지키는 가이드잖아요. ...내 일을 하게 해 줘요.” 


“...유진.” 


스티브의 큰 손이 유진의 얼굴을 붙잡았다. 고개를 올리니 따뜻한 손가락이 눈물을 닦아준다. 


“...절대 다치지 않을게요. 믿고 기다려줘요, 우린 당신 생각보다 강한 사람들이에요. ...우리 약점은 당신 하나 뿐이에요.” 


“외롭네...” 


클린트가 들으란 듯이 중얼거렸다.  유진은 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가, 금새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영화에서 클린트가 다쳤었는데. 


“...토니, 헬렌이랑 최근에 연락 했었나요?” 


뜬금없는 물음에 토니가 의아한 얼굴을 했다. 


“닥터 조? 지금은 서울에 있을 텐데. ...떡볶이 먹고 싶어? 아니면 한국식 치킨?” 


유진의 의도를 지레짐작한 토니가 금새 밝은 얼굴이 되었다. 헬렌과는 종종 한국 -비록 유진의 한국은 아니지만-이야기도 나누고, 그녀가 뉴욕을 방문할 때마다 맛있는 한국 음식을 찾아 데이트를 하곤 했었다.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헬렌도 바쁜 사람인데 괜히 귀찮게 할 생각 말아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다만,” 


유진의 눈이 모두를 하나 하나 짚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조금이라도 다친다면 다음 임무에는 무조건 동행할 거예요.” 


“Thanks, Sweetie.” 


내심 긴장하던 토니가 불쑥 다가와 유진의 이마에 키스했다. 


“약속해, 절대 다치지 않을게.”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요.” 


유진은 걱정스레 토니를 올려다보다가 발뒤꿈치를 들고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명심해요, 토니. 난 여기에 있어요. 내가 당신들을 지킬 거예요. 알고 있죠?” 


“...알고 있어.” 


토니는 밀려들어오는 가이딩에서 그녀의 불안과 염려를 맛보았다. 가늘게 떠는 등을 마주 안아주면서, 토니는 유진의 뺨과 머리카락에 애정을 담아 키스했다. 


“알고 있으니까, 당신도... 불안해 하지 마. 우린 괜찮아.” 


[Sir, 토르 오딘슨이 도착했습니다.] 


“다들 준비 되었는가?!” 


자비스의 보고와 동시에 천둥의 신이 우렁차게 들어섰다. 토르가 지구에 온 것은 꽤 간만이라, 유진은 토니의 뺨에 입술을 한 번 누르고는 포옹을 풀고 토르에게 뛰어갔다. 


“토르!” 


“유진! 강건하였소, 그대? 그리웠다오.” 


유진은 반가워하는 토르에게 화답할 정신도 없이, 그의 안온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를 붙잡고 키스했다. 비워져 있던 가이딩이 빠르게 차 올랐다. 토르는 오랜만에 마주하는 황홀한 몸을 안아올려 고개를 꺾고 혀를 휘저었고, 키스가 더 깊어지려는 찰나 토니가 토르의 허리를 볼펜으로 찔렀다. 


“적당히 해, Point Break. 우리 지금 가야 한다고.” 


심술이 다분한 찌름에도 토르는 허허, 웃으며 마냥 기분좋은 얼굴로 유진의 뺨에 키스했다. 


“보자마자 아쉽지만, 유진,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내 승전보를 울리며 귀환하리다.” 


“다치지만 마요. 알았죠?” 


Promise me, 하며 진지한 얼굴을 하는 유진에게 토르는 맹세하오, 라 속삭이고 그녀를 내려놓았다. 


“Okay, Everybody, gear up!” 


짝, 토니가 짧게 박수를 치며 아이언수트를 소환했고 스티브를 선두로 한 사람씩, 유진의 뺨과 이마에 키스를 남기고 홀을 떠났다. 


“...” 


순식간에 넓은 홀이 휑해졌다. 

고개를 떨구고 빈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던 유진은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정말 똑같은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지만, 혹시라도 완다 막시모프가 브루스를 건드린다면. ...브루스가 사람들을 해치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사람들이 브루스를 두려워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했다. 

클린트가 다쳐서 온다면... 다음 임무는 율리시스 클로를 만나러 가는 거겠지. 최대한 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둬야 했다. 


유진은 발코니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자비스를 불렀다. 


“자비스, 훈련 프로그램 열어 줘.” 


[알겠습니다, 미스 유진.] 


유진이 손을 뻗자 걸어가는 걸음 사이사이로 레스큐 수트의 파츠가 날아와 하나씩 장착되었다. 그리고 완전히 수트를 입은 유진은 그대로 몸을 뒤집어 발코니 끝에서 뛰어내렸다. 







“...유진아.” 


“...언니.” 


훈련을 끝내고, 녹초가 된 몸을 씻은 후 유진은 브루스의 랩실로 향했다. 고요한 랩실 앞 복도의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슬쩍 잠이 들었다가, 익숙한 한국어에 눈을 떴다. 

서울에 있다던 헬렌이 상냥한 미소로 그녀를 깨우고 있었다. ...필시 토니의 연락으로 날아왔을 것이다. 


그러지 말기를 바랬는데. 영화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에 유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누가, 다쳤어요?” 


헬렌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바튼. 총을 맞았대. ...별 일 아니야, 언니 실력 알잖아.” 


“...”


“뉴욕 상공 들어왔대. 같이 나갈래?” 


“...아니요, 여기 있을게요.” 


그래, 그럼. 

헬렌은 여전히 상냥한 미소로 답하곤 스탭들을 챙겨 밖으로 나섰다. 

잠시 뒤, 헬렌과 스탭들이 이동용 침상에 뉘인 클린트를 끌고 급하게 지나갔고 나타샤가 그 뒤를 따랐다.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진에게, 토르가 다가왔다. 


“유진.” 


“...토르.” 


토르는 자연스레 유진을 한 팔에 안아들었고 유진은 어깨에 늘어진 토르의 금발을 만지작거렸다. 


“...셉터는, 찾았어요?” 


“무사히 되찾았다오. 지금은 스타크와 배너가 잠시 살펴보겠다고 가져갔소.” 


토르는 거둔 승리에 만족한 듯, 기분 좋은 얼굴로 유진의 볼에 입 맞추었다. 


“스타크가 승리 축하연을 연다 하오. 그 때까지 나도 잠시 쉬어도 되겠지. ...함께 있기를 청해도 되겠소?” 


“으음. 새치기 금지야, 블론디.” 


쟁반 가득, 녹즙잔을 담은 토니가 퍽, 무릎으로 토르를 걷어찼다. 

스위티, 한 잔 줄까? 권하는 것을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잘 들어, 블론디. 자네가 중간에 새치기하면 내 순서가 밀리잖아. ...물론 이건 유진 마음이지만, 불문률로 유진은 골고루 순서를 배정해 주고 있다고.” 


토니는 쟁반을 든 채로 배너의 랩실로 들어섰다. 유진은 토르에게서 내려서서 토니의 뒤를 따랐다.


“오, 이런. 바튼 죽었네. 사망시각은?” 


“No, no, no, 난 영원히 살 거야. 플라스틱 인간이 돼서.” 


침상에 누워있는 클린트가 키들대며 토니가 건네는 음료를 받았다. 헬렌은 흥,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이건 완벽한 당신 세포에요, 미스터 바튼. 심지어 여자친구도 모를걸요.” 


“으음, 여자친구가 없어서요.” 


“아, 그건 내가 못 고쳐요.” 


정겹게 오가는 대화에 유진은 문가에 기대어 그들을 구경했다. 


“봐요, 토니. 이게 다음 세대의 과학이에요. ...당신의 엉터리 금속들은 얼마 못 간다구요. 전부 사라질테죠.” 


헬렌의 빙글빙글한 웃음에 토니는 마주 웃었다. 


“오, 그게 딱 내가 원하는 거야.” 


“...”


유진은 뒤켠에서 손을 뻗어 토니의 손을 잡았다. 토니가 다정하게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평화. 

강력한 로봇 군대로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려 하면서, 사실은 아무런 무기 없이도 평화가 이루어지길 원한다. 

그의 바람은, 유토피아적인 평화. 


유진은 토니가 이끄는대로 몸을 붙여 그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아, 닥터 조. 토요일에 파티 있는데 참가할 시간 있지?” 


“난 당신처럼 한가하지 않아요.” 


“유진이 좋아하는 한국식 치킨도 할 건데.” 


“...맙소사, 토니, 난 유진이 아니에요. 먹을 걸로 꼬시다니. ...당신 와이너리 열리나요?” 


토니와 헬렌이 투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유진은 막막한 상념에 잠겼다. 


...울트론을 막아야 할까? 

최종적으로는 이로 인해 비전이 탄생할텐데. ...하지만 희생이 너무 커. ...막아야 할까? …과연 영화처럼 흘러가기는 할까? 

...애초에, 내가 막을 수는 있을까? 


유진은 들키지 않도록 한숨을 흐리며, 토니가 장난스레 흔드는 등에 얼굴을 묻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방향조차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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