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이 두 사람의 대화로만 구성되어있어 읽는 내내 희곡 같다고 느꼈는데 찾아보니 실제로 여러번 연극으로 시연된 작품이었다.  평범한 나와 반사회적인 그, 알고보니 한 사람. 이런 소재는 지킬 앤 하이드씨 대성공 이후 쭉 연극계에서 잘 팔려왔기 때문에 ... 심지어 이 소설의 텍셀(딴말이지만 텍스토르 텍셀 이름 발음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 이름이 소설에서 가지는 함의는 충분히 알겠으나 자꾸 말하다보면 테스토스테론(;;)이라고 하게 됨)은 우린 지킬과 하이드도 되지 못한다며 비웃는다. 선하고 정의로운 자아와 무자비하고 잔인한 살인마로 착각하면 오산이라고. 너는 흔해빠진 보통의 위선자일 뿐이며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에 가지고 있는 적, 분리해낸 추악함과 음습함, 의도적으로 잊고 지내는 죄의 얼룩과 같은 존재라고. 텍셀은 아무 것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앙귀스트를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조롱한다.

2.

사람에겐 모두 앙귀스트(불안)와 텍셀(불안을 자극하는 죄책감,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있다. 글 속 텍셀만큼 적나라하게 역겹진 않을지 몰라도 우린 분명 알고 있다. 내 안에 적이 산다는 걸. 내면의 '텍셀'은 잊을 만하면 자꾸 나의 비열함과 추악함을 보여주며 이런 것조차 나의 일부임을 자각시킨다. 평소엔 곱게 화장을 하고 타자인척 잠잠하게 있지만 잠이 오질 않는 조용한 밤 은밀히 찾아와 우릴 괴롭히기를 반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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