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요소 주의!









짐승은 어찌해도 짐승이란 말인가. 다스 시디어스는 통탄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기껏 관용을 베풀어 제 하고 싶은 대로 두었더니 개새끼는 단 것만 찾는 건지 날카롭던 이빨이 다 닳아있었다. 아니, 어쩌면 애정을 못 먹어 비쩍 마른 것일 수도 있지. 늙은 시스는 킬킬 웃으며 목줄을 잡아당겼다. 개가 실컷 물어뜯고 먹고 마시게 하기 위해 그는 만찬을 준비했다.
 눈을 번뜩이며 이를 드러내는 개의 앞에 사냥감을 던져놓자 잔뜩 흥분한 목울림이 들려왔다. 시디어스는 뾰족하게 솟은 뿔을 톡톡 두드리며 주의를 주었다. 개는 성난 근육을 꿈틀거리며 얌전히 있지를 못했지만 적어도 멋대로 튀어나가지는 않았다.


 "위선이 어디까지 가나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지. 어떨 것 같은가, 마스터 케노비."


마찬가지로 줄에 매여 끌려온 이는 푸른 눈을 차갑게 빛내며 침묵했다. 단 위의 옥좌에 앉은 시스 군주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그래, 이런 나쁜 버릇을 배워왔단 말이야. 이 늙은이가 교육시킨 보람이 없어."

 "......"

 "길들인 짐승이란 주인 명에 충실한 것들이라 한 번 눈이 돌아가면 뭐든 다 물어뜯고 본다네. 평소에 아끼고 잘 갖고 놀던 장난감일지라도, 그게 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먹이고 재우는 주인의 말이 가장 중요하지."

 "......"

 "그래, 같은 짐승의 처지인 마스터 케노비의 고견이 듣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망가트릴 수는 없을 거다."


늙은 시스는 그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온갖 산짐승의 시체가 가라앉은 진흙탕보다 더 진득하고 숨 막히는 웃음이었다. 오비완은 평정을 잃지 않으려 마음속으로 제다이 강령을 읊었다. 감정이 없으면, 평화가 있으리라. 무지함이 없다면, 깨달음이 있으리라. 격정이 없으면, 평온이 있으리라. 혼돈이 없으면, 조화가 있으리라...
 하지만 가당키나 한가. 오비완 케노비는 거짓말쟁이 제다이이다. 누구보다 충실한 척하며 모든 것을 어겨왔다.

 제다이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짐승의 광기 어린 노란 불꽃을 마주하고 눈을 감았다. 불에 가까이 손을 내밀면 살이 타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알면서도 그랬던 것이니 탓할 것은 자신의 미련함 뿐이다. 


 "자네를 죽일지 살릴지는 그 아이에게 물어보는 게 어떠한가?"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섬뜩한 소리를 즐기며 다스 시디어스는 옥좌에 편히 기댔다. 미친개를 접붙이는 것은 그의 바쁜 일상 속 작은 유희이다. 개라는 동물들은 어찌나 미련한지.
 그러니 가련하고 또 귀엽지 않은가.







열망. 평화는 거짓이며 열망만이 존재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지? 개는 한참 허리를 털다 떠오른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래에 깔린 사냥감이 작게 꿈틀거리자 그는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개는 자기 몫을 빼앗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뺨에 차가운 손이 닿자 그는 근원을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져 점멸하는 푸른빛을 쫓았다. 회색기가 섞인 익숙한 푸름이다. 가만히 멈춰 그것을 바라보자 꺼져가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네가 원한 게 아니잖아."


네가 원했던 것도 아니잖아, 가물가물 흐려지는 목소리 끝에 그를 쓰다듬던 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개는 불길한 싸늘함이 맴도는 손을 잡아 그 안에 제 뺨을 기댔다. 일렁이는 시야에 누군가의 얼굴이 비친다. 피로 얼룩진 얼굴은 한두 방울 떨어지는 맑은 물방울에 조금씩 씻겨나갔다. 의문에 눈을 깜박일수록 핏줄기는 묽어져 연한 분홍빛을 띠고 창백한 피부를 가로질렀다.
 작은 한숨과 함께 그는 눈가를 힘겹게 닦아내는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문득 입안에 맴도는 혈향에 개는 공포를 느꼈다. 도망쳐야 해, 여기는 위험해.

 하지만 가시가 박힌 목줄에 여러 갈래의 빛줄기가 흐르자 그것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고 사냥감의 드러난 어깨에 다시 고개를 처박았다. 신선한 피, 얕고 빠르게 펄떡이는 심장,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고결한 심장.
 불쾌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찰그락 거리는 쇠사슬 소리.







다스 시디어스는 잠든 개들이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피 웅덩이 위를 지났다. 발끝이 더럽혀짐에도 그의 입꼬리는 유쾌하게 올라붙어있었는데, 제법 좋은 구경을 했기 때문이다. 길들여진 개라는 건, 얼마나 귀여운지.
 자신의 감정에 길들여진 제다이는 온전히 제다이라 할 수도 없다. 감정은 그들을 약하게 만드니까. 약해빠진 평화의 수호자라니 정말 재미있지. 재미있고 말고. 
 소중하게 여기는 대상이 주는 고통은 다른 것보다 더 큰 상흔을 남긴다. 대상의 의지가 어떻든 원망은 아주 조용히, 쉽게 생겨난다. 그로 인해 상처가 썩어 들어가면 흉터 아래로 분노가 고인다. 또 그것을 들쑤시면, 아주 끈적하고 더러운 애증이 흘러나올 것이다. 과연 언제쯤 마스터 케노비의 눈이 금빛으로 물들지 늙은 시스는 무척이나 궁금했다. 목줄을 풀어줬을 때, 짐승처럼 빛나는 눈을 하고 그의 제자를 베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아, 정말 예쁘겠구나!

 하지만 이내 그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새로운 어린 개를 들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아이에게는 어떤 목줄이 어울릴까 시스 군주는 무척이나 가슴이 설레었다.











오비완 케노비는 늘 가장 마지막에 놓인 사람이었다. 사원의 영링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선택되었고, 어쩌다 그를 데려와 가르치던 스승은 아직 어린 제자에게 꼬마애를 덜렁 맡기고선 진리를 좇아 떠나버렸다. 열과 성을 다해 길러낸 아이의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으며 저 멀리 달려 나가 스승을 돌아보는 일이 없었다. 한때 미묘한 기류가 흘렀던 만달로리안 공작도 그녀의 권좌에 매여 눈인사를 마지막으로 서로를 놓아주었다. 
 그는 늘 누군가의 소중한 것들 중 가장 마지막에 놓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비완도 자신을 가장 마지막에 두었다. 당연한 것이다. 제다이의 삶이란 그런 것이다. 나보다 타인을 우선하고, 개인의 감정보단 집단의 행복을 추구하고, 나아가 평화를 수호하는 기사로 살아가는 삶이다.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평정을 찾고 흘려보내며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내려야 한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마스터 케노비는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정해졌다. 근본이 선해서 그런 것일까, 그는 불만이 없었다. 힘들어도 견디고 버티다 보면 그럭저럭 해나갈 만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딜레마에 고뇌하고 규율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오비완은 제 나름의 올바른 선택을 하였고 한 명의 훌륭한 제다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감히 악을 의심하지 않고 그것이 건넨 마음을 처단하지 못하여 차게 식은 피 웅덩이에 누워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맹목적인 것은 상상보다 훨씬 여리고, 또 달콤한 것이라 제다이는 쉽게 그것을 들어내지 못했다. 눈치를 보며 구석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것을 들어내지도 끊어내지도 못했다.

 미안. 맨 앞에 서있는 건 처음이라 좋아서 그랬어. 내 자리는 거기가 아닌데.



오비완은 떨리는 손끝을 느끼고 눈을 떴다. 온통 붉은색이었다. 차마 어떻게 하지 못하고 그를 내려다보는 붉은색이 하나, 바닥을 가득 적신 붉은색이 하나. 그는 가만히 생각했다. 출혈이 심하네.

 그때 알겠다고 했어야 됐던 걸까? 떠나자고 했을 때 떠나야 했나? 하지만 몇 번을 돌아가도 그러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아니야, 처음부터 시작도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미 시작해버린 것을 돌려놓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끝내야 하나? 여기서 끝나는 걸까? 만약 그러고자 한다면 이 얕은 웅덩이에도 빠져 죽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장례 정도는 치러주겠지. 그렇지? 하지만 네 죽음은 누가 봐주지? 원래 내가 너의 마지막을 봐 주려 했었는데. 내 손으로...
 모르겠어. 순서가 바뀐 것 같아. 그럼 같이 떠나는 건 어떨까. 같이 가자고 했잖아. 아, 어지럽다.
 괜찮아. 내 비석에는 아무것도 새기지 마. 난 깔끔한 게 좋거든. 네 비문은 뭐라고 새길까? 그래, 이름 정도는 남겨야 내가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팔을 들어 올리려다 하얗게 드러난 뼈를 모른척하고 쓰라린 목으로 애써 입안에 고인 피를 삼켰다. 


 "이름은 뭐라고 써줄까?"

 "말하지 마."

 "원래 이름이 좋겠는데."


그 애는 나를 곧 부서질 마른 꽃다발 껴안듯 안아 올렸다. 내 방에도 꽃이 하나 있어. 문에 달아놨는데 말이야, 지금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 그 생각을 하다 분명 웃었는데, 밖으로 기침이 터져 나와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대답을 들을 때까지 나는 계속 물어보았다. 인내는 제다이의 중요한 덕목이니까. 
 결국 질척한 발소리는 멈추고 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너무 오래돼서 잊어버렸어."


그러면 어떡하지. 아, 좀 더 일찍 물어볼걸.


 "미안해."


그 말에 몰은 다시 울어버렸다. 왜 그래. 울지 마. 나는 희미한 의식 끝에 매달리며 중얼거렸다.


 "... 라자냐가 먹고 싶어."


지금은 죽어 없어진 누군가가 그렇게 라자냐를 좋아했다던데, 그 사람이 뭐랬더라?

멍하니 물에 잠긴 태양을 바라보다 나는 눈을 감았다. 





네, 마스터 케노비. 제정신으로 다시 생각해보세요.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아미달라 의원은 한숨을 쉬며 걸치고 있던 숄을 의자 위에 아무렇게나 걸쳐놓았다. 어두운 방안에 작은 조명 하나만이 은은한 빛을 내고 있다.
 아나킨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펠퍼틴 수상의 도움을 받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비밀 연애 중인 연하의 예쁜 남자 친구가 음흉한 늙은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파드메의 근심도 늘어졌다.
 이마를 짚고 한참 수심에 잠겨있던 그녀는 오랜 정치 생활 끝에 얻은 능력으로 차분하게 말할 수 있었다.


 "대화를 원한다면 앞으로 오시고, 아니라면 돌아가 주시겠어요?"


오른쪽 어깨 위가 뜨끈해진다 싶더니 붉은 선이 시야의 한 편에 걸렸다. 파드메는 목덜미 근처에서 빛나는 라이트 세이버를 흘긋 내려다보고는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비완은 어디 있지?"

 

한밤중의 무례한 손님은 아주 조용했다. 품 안에 들은 통신기를 떠올리며 의원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재차 권했다.


 "할 말이 있다면, 앞으로 와."


여전히 뒤편에 선 사람은 감감무소식인지라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확 돌렸다. 미처 그 낯짝을 보기 전에 붉은 빛이 거두어지고 그나마 있던 조명도 틱 소리를 내고 꺼져버렸다.
 찾아온 손님의 용모를 살필 수는 없었지만 파드메는 그가 누구인지 확신하고 있었기에 손에 무기 하나 들지도 않고 제법 대담하게 쏘아붙일 수 있었다. 


 "다스 몰. 듣던 것보다 겁이 많군."


근처에 있던 작은 등을 켜서 침입자에게 들이대자 로브 아래로 노란 눈이 번뜩였다. 붉은 바탕에 이지러진 섬뜩한 검은 문양들. 그것을 마주하자 본능적으로 심장 아래에서 꺼림칙함이 올라와 흠칫 놀랐으나 파드메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오비완을 흉내 냈다.


 "최악의 악몽이라더니... 수학 귀신 정도는 되겠네."


시스의 감정 없는 얼굴에 미약한 불쾌감이 스쳐 지나갔지만 아미달라 의원은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순간 시스가 그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토끼와 수열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떠올랐지만 그녀는 잡생각을 떨치고 물었다.


 "오비완은 어디 있지?"

 "오비완이 시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군."


아주 낮고 고요한 목소리였다. 의원은 잠시 미간을 찡그리다 이내 시스가 포스로 그녀를 읽어냈음을 추측했다. 물론 파드메는 포스 사용자가 아니기에 특별히 무언가를 느낀 것은 아니었고 다만 시스의 표정이 꼭 마스터 케노비가 누군가에게 마인드 트릭을 걸기 전 보이는 미묘한 표정과 유사함을 알아챈 것이다. 이런 게 좋아하면 닮는다는 걸까? 


 "오비완이 정말 시스였다면 좀 더 치밀하게 위장했겠지."


뜻밖에도 시스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파드메는 시스를 똑바로 노려보며 또박또박 물었다.


 "오비완을 어떻게 한 거지? 무사한 건가?"

 "지금 너를 죽이지 않으면 오비완이 죽는다."

 "무사하다는 말인 거지?"


시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파드메는 발끝에서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분명 아나킨이 말했었는데, 시스의 그 감정만은 진실이라고. 아주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구출된 스승을 넘겨받을 때 굳이 확인하려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고.
 그녀의 스카이워커가 은연중에 내비쳤던 신뢰가 오비완의 실종 이후로 두 사람의 안일한 위안이 되었었다.

 시스는 그의 라이트 세이버에서 다시 붉은빛을 밝혔다. 

 정말 소중하다면 오비완을 그냥 두었어야지! 파드메는 두 주먹을 꾹 쥐었다. 시스를 비난하는 대신 그녀는 제자리에 꼿꼿이 서서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물으려 했다. 그러다 다스 몰의 시선이 문을 향해 고정된 것을 발견하고, 그에 뒤를 돌자마자 벽력 같은 굉음과 함께 아나킨이 등장하여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파드메!"

 "애니!"


추락하는 매처럼 날아들어온 나이트 스카이워커는 그 어느 때보다 분노한 얼굴로 라이트 세이버를 내리찍었다. 광검이 맞닿으며 공기를 찢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애니!"


파드메는 빠르게 구석으로 물러나며 아나킨을 불렀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침입자를 내쫓는 것이 아니다. 협상 테이블 앞에 앉히고 상황을 묻는 것이지. 부르지도 않았는데 달려와준 건 참 고맙지만 파드메는 아나킨이 시스의 팔이나 다리 어쨌든 그 어떠한 신체 기관도 훼손하지 않았으면 했다.(당연히 아나킨이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아니, 잠깐. 한두 개 정도는 괜찮을지도.


 "애니! 멈춰! 애니!"


아나킨은 시스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방안을 휩쓸고 다녔다. 제다이 연봉으론 꿈도 못 꾸는 값비싼 커튼이 부욱 찢어지는 소리와 도자기가 쨍그랑 깨지는 소리, 가구의 섬세한 부조가 또각 부러지는 소리. 그리고 그 사이를 뚫고 아미달라 의원의 노성이 메아리쳤다.


 "아나킨 스카이워커!"


아나킨은 막 검을 내리치는 척하며 시스의 뻘건 낯짝을 발로 차 주려다 기우뚱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은 채로 라이트 세이버를 반 바퀴 돌리며 나이트 스카이워커는 연인이 있는 곳으로 뒷걸음질 쳤다.


 "파드메! 괜찮아?"

 "아나킨! 멈추라고 했잖아!"


다스 몰 역시 짧은 전투의 열기에 휩싸여 이를 드러내고 낮게 으르렁거리다 고개를 털고는 라이트 세이버를 꺼트렸다. 그는 두 연인이 말이 짧네, 미안하네, 그런데 누나가 어쩌고, 제발 대화를 저쩌고, 요즘 어떠니 저떠니 하는 양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파드메! 오비완이 나를 시스로 만들 거라고 했어. 너를 죽이고 내 분노를 이용해서 나를 시스로 만들 거라고!"

 "세상에, 애니! 그걸 지금 나한테 믿는다고 말하는 거야?"

 "당연히 안 믿지! 그런데 네가 위험에 처해있는 걸 느꼈어...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어!"

 

파드메는 숨을 들이켜고 잠시 그의 어린 연인의 푸른 눈을 들여다보다 손을 맞잡았다. 따듯한 피부 아래로 심장 박동이 천천히 느려지는 것이 전해져 왔다.


 "그래, 아나킨. 이제 괜찮아. 아무 일도 없었어."

 "응... "

 "그래서, 어디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온 거야?"

 

아나킨은 완전히 누그러진 말투로 대답했다.


 "펠퍼틴 수상과 같이 있었어. 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못 듣고 나와버렸네."

 

그 말에 다스 몰은 눈을 크게 뜨며 얼어붙었다. 그는 잔뜩 굳은 손가락 끝을 몇 번 까딱거리곤 아마 그의 시스 인생에서 가장 빠른 속력으로 부서진 문을 한 번 더 부수며 달려 나갔다.
 아미달라 의원은 당황하며 시스를 불렀다.


 "다스 몰!"

 

그리고 본능적으로 그 뒤를 쫓는 나이트 스카이워커의 휘날리는 금발을 눈으로 좇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며 침실 구석에 숨겨져 있던 블라스터를 찾아들고 격납고로 향했다.

 오비완, 살아있으면 일단 된 거예요. 살아있어야 희망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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