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남주는 울지 않는다

: 반정부군(1)










글. 마스

이 글은 모두 픽션이며 실존인물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전화가 끊기기 전, 들려오던 소리에 불길함을 느낀 여주는 그림자를 통해 정우의 곁으로 이동했다. 

알콜 냄새와 비릿한 피 냄새가 동시에 코를 찔렀다. 저절로 찌푸려지는 미간을 한 채로 정우를 바라보면 블러드 센티넬의 이능에 당한 듯 붉은 피로 만들어진 창이 그의 복부를 관통해 있었다. 

정우의 몸속을 관통한 무기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몸속에서 변형해 장기를 파괴해버린 탓에 움직이는 피를 따라 리커버리를 사용하지만 한 꺼번에 많은 장기를 손상시킨 탓에 정우가 죽지 않고 버틸 수 있게 최대한 빠르게 이능을 쏟아낸 지성의 가이딩이 빠르게 고갈되어갔다. 



“누나!”

“치료에 집중해.”



상황 판단을 끝낸 그녀는 방사 가이딩을 풀어 지성의 가이딩 수치를 채워나갔다. 

정우에게 박힌 붉은 창이 꿈틀거리는 것을 본 유타의 빠른 판단으로 곧장 두 사람을 의국으로 이동한 덕분에 이 정도였지, 급한 마음에 현장에서 리커버리 했다면 정우는 죽고, 지성 역시 폭주까지 갔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주의 이능이 그러하듯, 반정부군의 이능은 본래의 이능과 차이가 있었다. 같은 등급, 같은 종류의 이능이다 하더라도 인체 실험을 통해 개조된 그들의 이능은 예측이 불가능했다. 

정우를 시작으로 공격이 시작되었기에 습격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순간 이동 센티넬들이 계속해서 왔다 갔다 정신을 잃고 다친 센티넬들을 두고 사라졌다.



“현장으로 가야 할 것 같아. 가이딩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문자나 전화해. 워치는 고장나서 못 쓰니까. 일단 이거부터 받고.”

“네, 걱정 마세요. 이래 봬도 의국 짬밥이 있는데!”



여주는 의국에 있는 가이딩 대체재 샘플에 자신의 가이딩을 주입시킨 뒤 지성에게 건넸다. 지성이 그녀를 안심시키듯 웃어보이면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건네고 의국을 나섰다. 

빠르게 뛰어 이동하며 여주는 그림자 군대를 소환해 센터 곳곳으로 퍼트렸다. 타임 컨트롤 이능으로 그녀의 몸속의 이능을 감지하는 워치가 고장 난 탓에 팀원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 그녀를 불안한 듯 이를 악물었다. 

정우의 모습을 본 뒤로 자꾸만 머릿속에 이상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던 탓이다. 온몸을 난도질당한 채 싸늘하게 죽어 있는 재현과 동혁, 팔 다리가 잘려나가 토막 나 있는 재민과 다은 등, 차마 떠올리기 힘든 잔인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 팀원들의 모습이. 

타임 컨트롤 이능이 그녀에게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아 자꾸만 불안했다.  



“정재현, 뒤에!!”

“여주? …큭.”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재현의 모습이었다. 열 댓 명을 혼자 상대한 탓에 재현은 꽤나 지친 듯 보였다. 뒤에서 기습을 노리는 센티넬을 발견하지 못한 듯해 소리치면 힘겹게 공격을 막아낸다. 

그녀를 발견한 반정부군들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빠르게 그곳을 벗어나려는 듯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여주의 그림자들이 그들을 따라가고 그녀는 재현에게 다가가 가이딩 수치를 확인한다. 78%, 아직 여유로운 수치였지만 언제 다시 가이딩할 수 있을지 모르니 할 수 있을 때 해둬야겠다는 생각에 방사 가이딩을 풀었다.



“…너, 이게 무슨.”

“설명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우선 다른 멤버들부터 찾아야 하니까요.” 



손을 잡는 접촉이 빠를 테지만 급박한 상황이라고 컨트롤하지 못했던 이능을 갑자기 조절할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방사 가이딩을 선택했다. 안 그래도 위험한 상황인데 자신의 이능으로 위험을 더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팀원들은요?”

“흩어져서 몰라, 일단 지금 정우가…”

“의국 먼저 들렀다 왔습니다. 지성이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우선 그림자 병사 다섯 정도 두고 가겠습니다. 가이딩 떨어지면 전화나 문자로 알려주세요.”

“워치는?”

“고장 났습니다. 타임 컨트롤 때문에 제 몸에 이능을 건드리는 기계는 닿으면 다 고장 나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은 멀쩡하거든요.”



길게 대화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기에 여주는 재현의 가이딩이 채워지자마자 가보겠다며 그림자 늑대 위에 올라탄다. 곧장 출발하려던 그녀는 난도질당한 채 숨을 쉬지 않는 재현의 이미지가 점점 선명해져가는 탓에 살짝 뒤돌아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죽지 마세요. 특히 커터나 날카로운 이능을 가진 놈들은 조심하시고요.”



그럼 이만. 빠르게 늑대를 타고 사라진 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재현은 상황에 맞지 않는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잠깐이나마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여준의 걱정과 관심. 전혀 당연한 게 아닌데도 재현을 비롯한 아이들은 그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지 못했었다. 자신들에게 오던 관심과 애정이 다른 아이들에게 넘어가고 있음에도 결국 여준이 있을 곳은 자신들의 곁일 거라 자만했다. 

삐진 거겠지, 어리광 부릴 연차가 아닌데, 감정 컨트롤하나 제대로 못해서 공과 사 구분도 못해, 왜?

멋대로 여준의 감정을 단정 짓고, 그 아이의 감정을 별것 아닌 취급을 했다. 그들 중 누구도 여준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런 주제에 팀을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표현해 본 적 없는 마음을 왜 모르냐며 윽박지르기나 했던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하세요? 포스트를 구매하거나 멤버십 정기 후원을 시작하고 이어지는 내용을 감상해보세요.

  • 텍스트 2,898 공백 제외
  • 이미지 4
200P
마스

마스 님을 정기 후원하는 멤버는 특정 유료 포스트를 별도 구매 없이 감상할 수 있어요.

멤버십 전용글 열람 가능
서브남주, 드림해적단 열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