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얼음이 녹은 자리마다 손가락을 담그는 것을 좋아했고 신발을 꺾어 신는 것을 좋아했어 비가 오던 날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쓰고 팔짱을 끼고 걷던 그 밤 나는 지하철을 타고 너는 버스를 탔지 마지막인 것처럼 잡아주던 손

 아직도 기억해 너를 안으면 나던 그 냄새들 잊지 못하고 있어 마지막에 마셨던 키위주스가 참 맛있었는데 이제 와서 얘기를 해 너랑 하는 거면 뭐든지 괜찮았어 서로 마주 보며 피던 담배 연기는 누구의 것인지도 몰랐지

 새벽에 와달라는 말에 아무 말 없이 너는 왔어 한 번 와본 우리 집을 잘 찾아와 서있던 차와 편의점에서 산 커피를 들고 서있던 너 뭐가 미안한지 묻는 말에 너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나도 사실 모르겠어 너를 많이 생각한 날엔 꿈에 네가 나와 보고 싶었다고 말하면 뭐가 달라져

있잖아 다시 돌아가도 돼 아무도 하지 않은 말이 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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