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 유성아!"

"시끄러! 이게 다 따지고 보면 네가 적한테 부동뇌명검을 빼앗기는 바람에 생긴 일이야! 내 말 틀려?!"

 주작에 의해 천유성은 동료들에게 차례차례 독설을 퍼부으며 상처를 입혀갔다.

"네가 그 점쟁이 아줌마를 만나러 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안 벌어졌을 거라고...!"

"천유성,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

"선화 누나도 마찬가지예요!"

심지어 그 매서운 화살은 선화에게까지 향했고, 천유성은 멈출 줄을 몰랐다.

"염라대왕님께 인간계를 지키라는 명령을 받고 오셨으면서, 지금까지 저희를 포함해서 제대로 지킨 것들이 하나도 없잖아요!"

"천유성...!"

"애초에 본래 인간일 뿐이었던 누나는 염라대왕님의 에너지를 받고 겨우 살아있는 건데,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생각 안 들었어요?"

"......."

"인간도 요괴도 아닌 그 어중간한 몸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요!"

팍-!!

"언니...!!"

 엄청난 기운으로 그를 강하게 뒤로 밀쳐내는 선화.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그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게 되어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이라 생각하고 말리려 하였다.

"잘도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구나..."

하지만, 그녀가 실질적으로 밀쳐낸 대상은 그가 아니었다.

"주작."

"!!"

 선화가 요력으로 약간의 충격을 주자 천유성의 몸속에서 떨어져나온 커다란 새 한 마리.

이 붉은 새가 바로 주작 창천참의 주인, 주작이다.

"훗, 눈썰미가 제법이군."

"애들한테는 몸에 요력이 흐르고 있어서 다루는 게 가능하다고만 얘기했지, 그게 염라님으로부터 비롯된 에너지고 생명의 절반을 채우고 있다는 건 말한 적 없거든."

"이런, 그 부분에서 들켜버린 건가?"

 그제야 방금 전에 벌어졌던 일이 주작에 의한 것임을 깨달은 아이들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으며, 진실을 꿰뚫어 본 선화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네. 검무마신은 전부 요마검을 들고 싸운다고 알고 있는데... 주작, 너 그 모습으로 검을 들어...?"

"당연히 아니지..."

 새의 발로 검을 쥐고 휘두르는 꼴이라니, 검무마신으로서의 강인함은 커녕 우스꽝스러울 뿐일 거다.

"나는 지금 검무마신이 아닌 '환수'의 모습으로 있는 거다."

"환수...?"

 환마와 거의 동일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요괴, '환수'. 이 요괴들 중에서 탁월한 능력을 그들의 우두머리인 환왕에게 인정받으면 요마검을 하사 받을 수 있고, 그 후부터 검무마신으로 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뭐, 어쨌든 간에- 아까 들어서 잘 알고 있지? 여기 있는 도영이는 부동명왕과 계약해서 부동뇌명검을 다뤘던 아이야. 하지만 주탄동자 녀석이 어떻게 한 건지 슬쩍 훔쳐 가버린 바람에 그걸 되찾는 여정을 하게 생겼어."

"그래서 내 힘을 빌리겠다?"

"맞아, 그러니까 같이 좀 도와줬으면 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

"너는 아까 한 그 말 사과해야 되기도 하잖아...?"

"앗."

'은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구나...'

 어차피 준비해놓은 관문들은 전부 통과하였으니 힘을 빌려줄 생각이었으나, 주작은 그녀의 근처에서 검은 오오라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걸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승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좋다. 너희들의 힘과 용기를 봐서 내 힘을 빌려주마."

2차 창작 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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