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넌 그저 작은 도움을 받는 평범한 시민을 구하길 원하는 거지?"

정적을 깬 건 토니였다. 토니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했다. 저런 생각이 14살 한테서 나올 수 있는 거였구나. 그는 아주 빠르게 방탕하게 술쳐먹고, 위스키를 한잔하며 클럽에서 트월킹 추던 그의 과거를 회상했다.

"네, 네, 네 맞아요.. 그냥 그렇게 제 자리를 찾는 거에요"

복잡해 보이는 피터의 표정에 토니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아이는 10대라기엔 너무 많은 짐을 얹고 사는 아이였다. 메이와의 대화로 추정해 보아 피터는 고아였다. 성씨가 파커인걸로 봐서는 유전학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의 아들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마 어떤 사고에 의해 죽은 걸로 기억한다.

토니가 일어나려고 하자 피터는 그가 이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 줄 알았는지 다시 휠체어로 몸을 옮기려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토니는 급하게 저지시켰다.

"그냥, 그냥 거기 앉아있어."

피터는 그제서야 휠체어에서 손을 뗐다. 일어나서 살짝 스캔해본 그의 체격은 그가 유튜브 동영상에서 본 스파이더맨과 매우 흡사했다. 피터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체가 동시에 들썩였지만 하체는 거의 미동도 없었다. 그리고 토니가 자리를 옮긴 이유는 피터를 위로해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위대한 토니 스타크가 유일하게 못하는 건 위로였다. 그의 위로는 최악이었다. 페퍼조차 그의 위로를 듣고 자리를 박찼었으니까. (그날 그는 페퍼의 집 앞에 거대한 곰돌이 인형을 선물했다.)

토니는 그의 옆에 앉았다. 매트리스에서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어색하게 손을 들어 어디를 다독여야 할지 고민했다. 아니 그는 10대를 위로 할 수 있을지에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손을 어깨로 옮겨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좋은 일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는 피터가 대꾸하기도 전 먼저 말을 이었다.

"여권 있어?"

"아니요 운전도 한번도 해본적이 없-"

"말리부 가본 적 있어?"

"아뇨 아뇨, 한번도.. 그리고 절대"

"그래 넌 거길 좋아하게 될 거야."

피터가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쳐다봤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이다.

"잠깐만요 잠깐, 전 말리부에 못 가요."

"왜?"

 토니가 진지하게 물어봤다. 그는 14살에 말리부든 독일이든 하와이든 최상급 파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돌아다녔다. 물론 토니도 그가 특수적인 아이였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말리부에 토니 스타크와 가자는 제안을 거절할 아이언맨을 사랑하는 10대는 별로 없었다. 대답은 과간이었다.

"저.. 저 숙제해야 해요"

미친거냐고 말하려다 말았다.

"못들은 걸로 할게."

토니가 자리에 일어나자 그는 끙끙 걸리며 휠체어에 올라탔다.

"아니 저 정말 진지해요! 그냥 그렇게 학교를 빠질 수는 없잖아요!"

"니 섹시한 숙모에게 이거에 대해 말할-"

순간 무언과 쾅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어느새 토니의 손엔 거미줄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쾅하는 소리의 원인은 다름아는 피터에게선 난 소리였다.

토니는 분명히 보았다. 잠깐이지만 그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물론 거의 0.3초만에 넘어지긴 했지만.

"이봐! 꼬마야 괜찮은 거야?"

"으...으,"

피터는 끙끙거리며 그의 팔힘으로 만이라도 일어나려고 낑낑거렸다. (물론 피터가 최선을 다했다면 이 낡은 빌라의 바닥이 망가졌을 것이기에 그는 힘을 조절하려 노력했다.) 토니가 그가 다른 한손에 거미줄이 걸린채로 그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그는 재빨리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런적이 몇번정도는 있었는지 그는 휠체어에 (위태롭긴 하지만) 몸을 다시 올려놓았다. 토니가 그에게 걱정어린 말을 하기도 전 그가 먼저 말을 가로챘다.

"메이한테는 말하지 마요."

"알겠어. 스파이더맨"

피터의 표정에서 아주아주 약간의 미소가 번졌다. 그가 그 상태로 가만히 있자 그는 곁눈질을 하며 말했다.

"거미줄"

"아! 아 죄송해요!"

그는 휠체어 바퀴를 굴려 재빨리 문고리로 달려가 스프레이를 (거미줄 청소 스프레이였다.) 뿌렸다. 피터는 휠체어를 타고 그에게 책상의자를 가져다 주었다. 토니가 먼저 말을 시작했다. (토니가 보기에 피터는 매우 수줍어 하는 타입이다.)

"어쨌든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따로 있어."

"스파이더맨 말고도요? 참 말되네요 스타크씨"

피터가 푸흐흐 거리며 웃었다. 웃는게 참 예뻤다. 볼에는 보조개라기에는 애매한 보조개가 홍조와 함께 피어올랐다. 귀엽네 그는 그가 생각하고도 흠칫 놀라 움찔 거렸다. 내가 10대를 귀여워 하고 있다니.

"음.. 그래서요?"

피터는 토니가 흠핏 거리는 것에 눈치가 보였는지 피터는 재빨리 주요로 화제를 돌렸다.

"니가 워크숍에 와줬으면 좋겠어."

피터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물론 슬퍼보이는 미소였다. 토니는 재빨리 저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실수한 건 없었다.

"못가요 스타크씨"

"음, 왜?"

토니는 여전히 스타크라는 호칭이 불편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한텐 말리부랑 스타크타워랑 같은 곳이에요. 차이도 별로 없어요."

"그게 무슨말이야 키드. 말리부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곳이고 스타크 타워는 택시 하나면.." 

피터는 자신의 다리를 가리켰다. 세상에 그거였구나. 토니는 최대한 무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현재 그의 마음속은 죄책감의 구렁텅이에 빠져있었다. 천재 토니스타크가 그저 이 아이가 침대에 앉아있단 이유로 그 아이의 바로 앞에 있는 휠체어를 인식하지 못했다니. 그는 역시나 어벤져스 감은 아니었다. 그 늙은 엉덩씨(캡틴을 칭하는 말이다)의 말이 맞을 지도.

"알다시피 다리가 이래서 어디 가기도 힘들어요. 학교도 겨우 다니고 있고, 사고날 뻔한 적도 많고요.. 사실 학교에서도 ㅍ.."

그는 말을 그만 두었다. F 로 시작되는 그 단어가 뭔진 모르겠지만 피터의 아픈부분임이 확실했다.

"F뭐."

그가 최대한 미안한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 덤덤하게 말하자 피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전.. 놀림받기 싫어요."

"아무도 널 놀리지 않을 거야 키드"

아마 토니는 자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키드라는 말을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헤이 키드, 넌 내 옆에 있을거야. 내가 계속 니 옆에 있을거라고."

"고마워요"

피터가 싱긋 웃어보였다.

"그래서, 워크숍에 오는 걸로?"

"그럼요, 당연하죠!"

피터가 활짝 웃어보였다. 저 아이의 미소는 정말로 귀여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하나 더 있어"

토니는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바꾸는 능력이 있었다. 아마 이게 그가 마법사라는 증거일지도?(우스갯소리다, 몇몇 사람들은 사실 토니가 마법사라고 주장하곤 한다.)

"그게 뭐죠...?"

피터가 분위기에 맞추어 조용히 대답했다.

"너, 어떻게 일어난 거야."





"그래서 스타크씨와는 무슨 얘기했니?"

"장학금... 인턴십.. 그런 이야기들요"

"인턴십이라니, 자상하기도 하셔라."

메이가 남은 라자냐를 먹으며 말했다.

"음, 메이 제가 말하지 않아서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사실 경쟁률이 어마어마 하다보니 될지도 몰랐어요.. 한동안 메일을 청소하지 않기도 했고.."

"아니야 피터, 난 그저 니가 우수한 아이라는 거에 감사해.."

"제가 더 감사해요 메이"

메이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피터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피터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물론 기분이 좋았다.

"외식할래?"

"저야 좋죠."

피터는 겉옷을 챙겨 입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조카를 메이는 그저 바라보았다. 슬픈 눈으로, 하지만 입은 웃고 있었다. 자신의 조카가 아이언맨을 좋아한다. 그리고 스타크를 존경한다. 10년전 그날의 사건은 왜 그저 낙석사건으로 치부되었는가.





"오늘도 같은 곳 갈거죠?"

 메이는 차가운 여름 밤 공기를 맞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주로 단골 식당에 가는 것을 즐겼다.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같은 특별한 날 빼곤 말이다. 모두가 그렇듯 피터와 메이도 그들을 쳐다보는 시선을 즐기지 않았다. 그게 섹시한 중년의 여성과 잘생긴 청년의 외모에 의해서든, 아니면 피터의 특이사항 때문이든 말이다.

익숙한 벨소리와 함께 메이는 유리문을 열었고, 피터와 메이는 실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 메이 사실 부탁할게 있어요."

"뭐든지 말해도 좋아 피터."

"..그 스타크씨의 워크숍에 가고 싶어요! 물론 자금같은 건 다 마련해 주실거에요.. 그리고.."

"음, 피터 그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자."

메이는 여전히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메이는 그가 그녀와 떨어져 있는 것을 불안하게 여겼다. 그럴만도 했다. 초등학교를 다닐 시절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놀이 공원에 간 그 사이에 피터는 집에 올 때 피떡이 되서 왔다. 휠체어가 턱에 걸려 당황해 하다가 무리를 놓쳤고, 그런 피터를 좋은 먹잇감으로 본 고등학생들의 소행이었다.

"메이, 이제 괜찮을 거에요."

피터가 메이의 손을 꽉 잡았다. 저를 키우느라 많이 낡은 손이었다. 이런 부탁을 하는 것 조차도 미안했지만 그는 꿈많은 내일이면 15살인 소년이었다.

"생일 선물로 부탁해요 메이."

"다쳐서 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타워즈 디비디는 꿈도 꾸지마"

"당연하죠!"

"키드, 정말 사랑해."

메이가 피터의 손을 어루만졌다. 

"제가 더 사랑해요 메이."














분량.. 미안합니다..

다음편은 스타크 워크숍이에요! (더불어 피터 와기의 생일!)

내일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D-1! 

진짜 기대되요 정말로 와 진짜 엄청 보고 싶어요!

(다음화엔 피터가 구릅니다 엉엉.. 하지만 그만큼 행복한 일도 많이 일어날거에요! 정말로!)



_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