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단배를 띄울 거야.

그것은 꽤나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고, 대화의 문맥에 전혀 맞지 않는 문장이었다. 문맥에 올바르지 못한 문장을 찾으라는 학교의 시험 문제가 문득 떠오를 만큼. 그러나 피터는 개의치 않았다. 웨이드와의 대화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미 상대가 제정신이 아니었으므로. 거기에 아무말을 하는 것은 저보다 웨이드가 더 심했기 때문에. 그 생각대로 웨이드는 피터의 뜬금없는 말에 어이없어 하기는커녕 그래! 하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럼 지금 당장 띄우러 가자. 돛단배든 초호화 여객선이든 내가 사줄게, 거미야. 넌 그냥 YES라고 말만 하면 돼.

곧 손이 잡혀 반은 억지로 일으켜진 피터가 웨이드의 손을 맞잡았다.

그래.

그리고 그들은 달렸다. 돛단배를 띄울 해안가로. 어릴 적 선생님은 다른 답을 적어놓은 그 문제에 빨간색 줄을 하나 그어놓았었다. 그렇지만 지금에서야 피터는 선생님이 틀렸던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그 문제에는 정답이 없었음을. 눈을 감고 돛단배를 띄울 바다를 상상한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바스라지는 소리가 귓가에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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