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진행합니다.



W. 재재








この野郎、口を開けて!"

(이 자식, 입 열어!)


"크읍, 윽!"





경성에 위치한 중구경찰서. 중구경찰서 지하의 깊은 곳에서 커다란 소음이 흘러나왔다. 일본인 경찰이 소리치는 소리, 치이이익- 살이 익는 소리, 그리고 한 남성의 비명을 참는 신음. 피비린내와 살 타는 냄새도 진동을 하는 곳에서 한 남성이 목숨을 내걸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인두기를 불로 달구던 일본경관은 이를 악다물고 신음을 참는 남성에 인두기를 내려놓았다. 남성을 고문하던 경관이 손을 들어올리자 뒤에 있던 순경 둘이 남성을 속박하고 있던 구속구를 풀었다. 남성은 얼마나 고문을 당한 것인지 온 몸에 끔찍한 상처들이 가득했다. 살이 찢긴 상처가 가득했고, 인두기로 인해 살이 타며 검게 변한 곳 주변은 살갗이 말려들어갔으며, 그 주변은 새빨갛게 화상자국이 남았다. 손톱과 발톱은 모두 빠져있었고, 커다란 고통으로 인해 얼굴은 심하게 부어있었다. 남성이 비틀거리며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고 무너지자 경관은 채찍을 들어 남성을 가격했다. 크윽!



あの椅子に座って。(저 의자에 앉아.) 주전자가 놓여있는 테이블 옆에 있는 딱딱한 나무의자. 경관이 그 의자를 가리키며 명령하자 남성은 의자를 쳐다본 뒤 고개를 숙였다. 짜악! 早く動かない!(빨리 안움직여!) 다시 한 번 내리치는 채찍질에 남성을 부들부들 떨리는 팔과 다리로 기며 겨우 의자에 도착했다.





"口を開かなければ、死を与えるしかない。"

(입을 열지 않는다면 죽음을 선사하는 수밖에.)


"윽, 그래, 차, 라리 날.. 죽여."


"偉大な日本語を使いなさい。"

(위대한 일어를 사용해라.)


"큭, 이다이나? 위대하긴 개뿔이. 너흰 그냥, 강탈자야."





일본 경관은 남성의 말에 피식- 조소를 내비췄다. 死を恐れていないようだな。(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보군.) 조선어 다 알아듣네? 남성이 비웃음을 흘리며 말하자 일본 경관은 얇은 천을 가져와 남성의 얼굴을 덮었다. 기싸움이 이어지다 경관이 손을 내밀자 상황을 지켜보던 순경들이 얼을타며 버벅댔다.





"お湯を沸かさずに何したの!"

(물 안끓이고 뭐했어!)


"すみません、住友警長。"

(죄송합니다, 스미토모 경장님.)





순경들이 허둥지둥 주전자의 물을 끓일 때 남성은 얼굴이 천에 덮혀있는 상황에도 스미토모를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얼빵한 후임 가리키느라 힘들겠어 스미토모. 黙れ, 今どういう状況なのか把握できない?(닥쳐, 지금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돼?) 스미토모는 화를 참지 않고 남성이 앉아있는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의자에 묶여있던 남성은 의자와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私が君を殺すと思う?"

(내가 널 죽일거 같아?)


"윽, 하아.."


"殺してくれと祈らせてやる。 ジョンジョングク"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어주지. 전정국.)


"....."










전정국. 창씨개명조차 하지 않은 남성의 이름이었다. 1930년대에 들어 일본은 도를 넘은 행동을 강행하고 있었다. 일본과 대한제국은 하나다. 그러니 조선인 모두 일본인이다. 우리의 조상을 기만하고 문화와 나라 자체를 말살시키는 짓이었다. 그러면서 전쟁 최전선은 왜 조선인만 앞세우는지. 일본은 조선의 성씨를 모두 없애기 위해 창씨개명을 강행했지만 정국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죽더라도 일본의 성씨를 절대 받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그렇다고 창씨개명을 한 사람들은 모두 친일파인가? 강제적으로 강행된 창씨개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키지 않고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죽고싶지 않아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성씨를 바꾼 사람이 존재한다.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환경에 굴복했을 뿐 일본에 굴복하지는 않았다. 단지 성씨만 바꿨다고 조선인의 의지를 없앨 수는 없었다.





정국은 이런 창씨개명을 주도한 매국노 이상익을 절대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이상익 이 자는 을사늑약 때부터 활동하던 매국노였는데 동지의 칼에 찔리고도 살아남은 질긴 놈이었다. 1919년 3.1.운동 이후 어느정도의 자유를 준다던 일본은 말로만 지꺼릴줄 알지 실제로 지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더 분열시키고 기만하기만 할 뿐이었다. 말로만 느슨해지고 실제로는 더욱 강압적으로 바뀐 일본을 앞세워 살아올 수 있었던 이상익을 죽이기 위해 정국과 한인애국단 단원들은 치밀하게 계획하고 또 계획했다. 이번엔 실수하지 말자. 일본을 앞세워 같은 민족의 등에 칼를 꽂고 다니는 저런 새끼는 살려둘 수 없었다.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자들의 땅을 먹기 위해 조선으로 온다는 이상익의 정보를 들은 정국은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거사 당일 자신을 희생해 폭탄을 날리는 윤지근 동지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며 정국은 눈물을 떨궜다.


쾅!! 폭탄이 터지고 아수라장이 된 선박장에서 정국은 윤지근 동지가 무사한지 살펴보았지만 결국 그는 붙잡히고 말았다. 정국은 붙잡히는 동지를 바라보고 이를 악물며 주변을 살폈다. 이상익 그 자가 죽어야 이 거사는 성공이었다.


쾅! 하나의 폭탄이 더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국은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





"폭탄 하나를 더 만들어주시오."


"실패를 대비해서 입니까?"


"아니, 내가 죽지 못하고 붙잡힐 것을 대비한 것이오."


"....."





윤지근 동지의 말에 무기 제조를 의뢰 받던 김남준과 윤지근과 함께 왔던 전정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두 번째 터진 폭탄으로 잠시 떨리는 숨을 고르던 정국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붙잡았다. 이상익.. 그 자가 지난번 처럼 살아남았다면 동지들은 또다시 개죽음이 될 것이었다.


뿌연 매연 속에서 비틀거리는 인영하나가 보였다. 잘 움직이지도 않아보이는 몸으로 서둘러 몸을 피하는 모양이었다. 정국은 수상해 보이는 인영을 확인하기 위해 미간을 찌푸리며 확인했다.





"...이상익.."





쿨럭이며 매연속에서 급히 빠져나오는 인물은 이상익이었다. 반대편 건물의 동지들은 이상익을 확인하지 못한건지 서둘러 주변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래, 동지들은 빠져나가시오. 이상익은 무슨일이 있어도 죽일테니. 이상익을 경호하던 일본의 무사들과 경관들은 이 아수라장에서 금방 정신을 차리며 주변에 있을 것이 분명한 윤지근의 동지들을 찾아 흩어지고 있었다. 정국은 자신이 있는 건물로 들어오는 경관들을 확인했지만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국은 건물 난간에 자리를 잡고 총을 장전했다. 다시 장전할 수 있는 시간은 없어. 한 발. 딱 한 발만 쏠 수 있어. 내가 죽더라도 저 새끼는 꼭 죽이고 만다. 함께 거사를 진행한 동지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며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정국은 그 자리에 멈춰 총을 쏘았다. 한 발. 이 한 발로 내 동지들의 목숨값이 정해진다.



탕-



근대화 되어 둥근 기와 대신 평평한 건물이 된 곳 꼭대기에서 이상익을 노리던 정국은 숨을 참고 총을 한 발 쏘았다. 폭탄의 매연에 감춰져 있어 검게 서있던 인영이 멈췄다. 그리고는 앞으로 쓰러졌다. 됐다. 정확히 그의 뒷목에 꼿힌 총알에 정국은 드디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동지 성공했소. 이제 곧 만납시다. 들이닥치는 일본 경관을 바라본 정국은 그대로 건물 아래를 바라보았다. 머리부터 떨어지면 죽을 수 있을거야.










"크르읍! 웁!"


"死んだ方がもっといいよね? 死にたいと祈ってみて。"

(죽는게 더 낫겠지? 죽고싶다고 빌어봐.)


"후읍..! 욱!"


"君が死ぬことのできる方法は一つだ。 本拠地のこと"

(네가 죽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야. 본거지를 말하는 것.)


"으우웁! 우윽!!"


"言わなければ… 死ぬこともできずに苦痛の中にいるのだ。"

(말하지 않으면... 죽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 있는거지.)





정국은 건물 아래로 떨어지지 못했다. 정국이 떨어지는 것보다 일본인 경관이 정국을 붙잡는 것이 더 빨랐다.



스미토모는 천으로 뒤집어 쓴 정국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김이 날정도로 뜨거운 물이 정국의 얼굴에 부어지자 정국은 몸부림을 쳐댔다. 몸이 묶여있어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정국의 얼굴에 덮은 천이 뜨거운물로 젖으며 정국의 코와 입을 막기 시작했다. 숨도 쉬기 어려워진 정국은 입 안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물을 꼬르륵 뱉어내려 하며 발버둥 쳤다. 스미토모는 정국이 본인에게 웃었던 것 처럼 비웃음을 흩날렸다. 死にたいの? じゃあ、言ってみて。(죽고싶지? 그럼 어디 말해봐.)  あ、今は言えないのか。(아, 지금은 말 못하나.)  킥킥거리는 웃음소리조차 들을 정신이 없는 정국의 몸부림이 조금씩 멎어가기 시작했다.





정신을 잃어가는 정국을 눈치챈 스미토모는 정국의 얼굴을 감싼 천을 벗겨냈다. 퉁퉁 붓고, 화상으로 시뻘개진 정국의 얼굴에서 천을 무자비하게 벗겨내자 살이 드문드문 벗겨졌다. 스미토모는 동지도, 가족도 알아보지도 못할것 같은 정국의 얼굴을 바라보며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찬 물을 퍼와 정국에게 쏟아부었다. 촤악- 얼굴에 뿌려지는 차가운 물에 정국은 잃어가는 정신을 강제로 붙잡을 수 밖에 없었다.





"커헉, 컥, 쿨럭, 쿨럭!"


"君は思いのままにすることもできない。"

(너는 마음대로 정신을 놓을 수도 없어.)


"허억, 헉, 커억."


"あざ笑っていたあの笑いはどこに行ったんだ?"

(비웃던 그 웃음은 어디갔지?)


"크흑.. 흑.. 쿨럭..!"


"早く殺してほしいと祈ってみろ。 じゃあ、私があんたを楽にしてあげるか どうやって分かるの?"

(어서 죽여달라고 빌어봐. 그럼 내가 널 편하게 만들어줄지 어떻게 알아?)





정국은 멈추지 않는 기침을 계속해서 뱉어냈다. 목도 화상을 입어 기침을 하는 것 조차 고통이었다. 온 몸이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정국은 겨우 기침을 멈추고 이를 악물었다. 아슬아슬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조금 들어올려 스미토모를 노려보았다.





"나라를.. 크흑.. 빼앗..기, 는 것이 쿨럭! 더 큰 고통이라, 이정도는.. 커헉!"





퍼억! 스미토모는 정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국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そうだ, いつまでそんなことを言うのか見ていろよ.(그래, 언제까지 그딴 말을 할지 두고보자고.) 퍼억- 퍽- 단단한 구두굽으로 정국을 짓밟기 시작한 스미토모는 화가 가라앉지 않는 듯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정국은 점점 눈이 감기며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때 고문실의 문이 열리며 소란스러운 중구경찰서의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何だよ!!"

(뭐야!!)


"すみません、警長。 外に朝鮮人義兵たちが…!"

(죄송합니다, 경장님. 바깥에 조선인 의병들이..!)





정국은 감겨오는 눈을 억지로 뜨지 않았다. 이상익을 죽이고 동지들의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않은 것만으로도.. 내 임무를 다 한거야. 독립을 못본건 아쉽지만.. 그래도.. 언젠가.. 독립이 될 수 있다면... 정국은 밀려오는 졸음에 자신을 밀어넣으며 조용한 의식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 방탄 생각하면서 고문장면 못쓰겠어요.. 너무 힘들어.. 안돼,, 방탄이들은 평생 행복만 해야되는데...ㅠ


원래는 고문장면의 묘사가 좀 더 구체적이었는데 성인딱지 붙여야 할거 같아서 약간 순화해서 수정했습니다.

이정도는 괜찮겠죠..?



다음화는 정국이를 구출해보겠습니다..! 태형이는 언제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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