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지마는 오이카와의 새빨간 입술을 보고 있었다.

파르라니 떨리는 입술위에는 평소보다 많은 감정과 적은 단어가 올랐다. 왜, 네가, 어째서. 우시지마는 그 모든 감정을 보고 있다 조용히 답했다.

그렇기에.

사형 선고처럼 내려진 자신의 말에 오이카와는 흐린 눈동자를 감았다. 그 날은 오이카와가 우시지마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날이었다.



7월 5일




우시지마 와카토시에게 오이카와 토오루라는 인물의 존재는 사뭇 낯선 것이었다. 우시지마는 준비된 사람이었다. 그의 앞길은 곧고 탄탄했다. 우시지마는 단 한번도 그 미래를 의심해 본 일이 없었다. 또한 그에게 준비된 사람들도.

자신이 완벽하기에 타인에게 완벽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시지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자신을 가혹히 내몰면서도 타인의 완벽을 기대하지 않음이, 일견 잔인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모드는 이였다. 그렇기에 우시지마는 그런 존재의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완벽한 사람.

처음 오이카와를 만났을 때, 우시지마는 믿을 수 없었다. 그에게 자신과 같은 인종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으니까.

[시라토리자와로 와라.]

우시지마는 그렇게 말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남자는 뭐 이런 게 다 있냐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우시지마는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과 같다는 것을, 그의 심연에는 자신이 들어 있다는 것을.

[시라토리자와로 와라.]

우시지마는 한 번 더 이야기했다. 얇은 입술을 씰룩이던 오이카와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가자, 이와쨩. 그 뒷모습에 대고 우시지마는 막연한 분노를 느꼈다. 이유를 알 길 없는 분노였다.








-사족 덧붙이는거 안 좋아하는데 아마도 덧붙여야 하는 글이라서....

2017년 7월 5일에 손풀기로 썼던 글이고,

우시지마는 천재지만 자신의 천재성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이고, 세상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포기했을거라고 생각해서 쓴 글.(아마? 지금 다섯달이나 지나서ㅋㅋㅋㅋㅋㅋ

아마 오이카와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천재가 아닌데, 자꾸 달라붙는 우시지마 때문에 기분이 꽁기했을 겁니다. 둘 다 고등학생이니까요.

윽흑흑 내가 너희를 이렇게 사랑해...... 너네 사랑해......







레즐리Lesely Christmas=체리크렉Cherry Crack 마약처럼 중독시킬 수 있는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Miss, 크리스마스라고 불리고 싶었던 라스트네임은 잊혀진 지 오래. with all my XO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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