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반점은 3대를 이어서 영업하고 있는 인천의 중식당이다. 인천에는 3대를 이어서 하는 중식당이 몇 있지만, 아마 그중에 가장 덜 유명한 곳이 연중반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인천에서 꼭 가봐야 할 중식당을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세 손가락 안에 넣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처음 연중반점을 방문한다면 간짜장과 옛날볶음밥, 고기튀김을 먼저 먹어보자.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메뉴는 고기튀김이다. 간짜장과 옛날볶음밥도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이 수준의 간짜장이나 볶음밥은 인천에서라면 먹을 수 있는 곳을 제법 여럿 찾을 수 있다.(항상 말하는 거지만 중식은 인천이다.) 반면에 연중반점의 고기튀김은 인천에서도 범상치 않은 수준의 것이다.

연중반점의 고기튀김은 ‘바삭’하다. 가벼운 ‘파삭’도, 무거운 ‘아작’도, 부드러운 ‘와사삭’도, 단단한 ‘빠삭’도 아니다. 가볍지만 너무 가볍지 않고, 무겁지만 너무 무겁지 않으며, 부드럽지만 너무 부드럽지 않고, 단단하지만 너무 단단하지 않다. 이 고기튀김에는 ‘파삭’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작’을 좋아하는 사람도, ‘와사삭’을 좋아하는 사람도, ‘빠삭’을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중용의 ‘바삭’함이 있다. 게다가 이 ‘바삭’한 튀김옷은 핑크빛으로 촉촉하게 익은 적당한 두께의 질 좋은 살코기까지 품고 있으니,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신음과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온다.(트위터에 올라온 연중반점 깐풍육에 대한 증언도 이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짜장은 이렇게까지 뻑뻑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올드한 스타일인데, 간짜장의 간이 마를 건(乾)의 중국 발음이라서 간짜장이라는 걸 몸으로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뻑뻑해서 잘 비벼지지 않는 간짜장을 열심히 비벼서 먹어보면, 잘 비벼지면서 맛있는 간짜장과는 다른 특유의 맛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 맛이 바로 한국 짜장면의 발상지인 인천의 근본의 맛이고 정통의 맛이라 하겠다.

참고로 유니짜장도 맛이 나쁘지는 않지만, 간짜장에 비해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누가 유니짜장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써놓은 걸 보고 먹어봤는데, 간짜장은 싫은데 무언가 짜장을 먹고 싶은 게 아니라면 굳이 시킬 필요는 없겠다. 반면에 일반 짜장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게, 근본은 잃지 않으면서 현대를 살짝 가미한 맛이다. 간짜장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일반 짜장면을 시켜보는 것도 좋겠다.

유니짜장도 간짜장처럼 소스가 따로 나오지만 사진은 면 위에 소스를 붓고 찍은 것이다. 사진으로도 그 평범함이 보이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간짜장보다 일반 짜장면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간짜장보다는 단맛이 가미되어 있지만 그리 달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옛날볶음밥은 사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짬뽕밥의 인기에 밀려 블로그 등에서는 먹는 사람을 보기 어려운 메뉴이다. 왜냐면 짬뽕밥의 밥도 볶음밥으로 나오고, 거기다 짜장 소스까지 나오니 짬뽕 + 볶음밥 + 짜장의 세 가지 맛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해서, 어차피 볶음밥을 먹는다면 굳이 옛날볶음밥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짬뽕밥을 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짬뽕밥의 볶음밥은 그냥 허연 볶음밥인 반면, 옛날볶음밥은 잘 태운 불향이 입혀진 불맛 나는 볶음밥이다. 그리고 짬뽕국물은 옛날볶음밥에도 나온다. 짜장 소스는 안 나오지만, 아시다시피 불맛 나는 볶음밥에 짜장은 필요가 없다. 물론 잘 볶은 맛 = 불맛은 아니다. 하지만 불맛의 매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먹었을 때의 볶음밥 또한 잘 볶은 맛보다는 불향이 앞서는 볶음밥이었고, 불향이 좀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연중반점의 짬뽕밥보다는 연중반점의 옛날볶음밥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연중반점은 인천 2호선 석바위시장역 바로 앞이라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편하지만, 가게 앞에 주차장이 있어 차를 가지고 가기도 좋다. 식사 후에는 자동차로 13분 거리이며 역시 주차장이 있는 대형 카페 코스모40을 가보시면 좋겠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서, 시원하고 널찍한 카페에서 노닥거리고 있으면 극락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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