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가 눈 느리게 깜빡이며 잠에서 깨어남

“일어났어?”

언제부터 일어나있던 건지 강세가 미소 지음. 멍한 남수가 말없이 눈만 껌뻑이다, 헉 하며 순간 뒤로 몸 뺌. 그러다 지난밤이 생각나 아.. 내가.. 무슨 짓을.. 귀 끝까지 열이 올라 두 손으로 얼굴 가림. 강세가 남수를 보다가 큭큭 대곤 다가가 껴안음.

“생각났어?”

얼굴 가린 채로 고개 끄덕임. 강세가 가려진 얼굴 잠시 말없이 보다가

“진짜 귀여웠는데.. 특히 내 위에서,”

“아아..!!”

장난치자 남수가 급하게 소리 내며 말 끊어냄. 크흑- 웃음보 터트리자 부끄러운 듯 남수 몸이 옅게 떨림.

“놀려서 미안해. 근데 진짜.. 알았어, 그만할게.”

한 대 툭 맞고. 흠흠 헛기침하고.

“지금은 어때?”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음

“난 좋은데.”

남수 어깨 감싼 손에 힘줘 더 껴안고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

“얼굴 보고 싶은데.”

여전히 묵묵부답이자 손가락으로 슬며시 손 옆으로 밀어냄. 입 앙 다물고 시선 피해 눈깔아 아래 보는 새빨개진 얼굴이 보임. 필사적으로 강세 눈 피하며 입 오물거리다,

“저.. 저도..”

“응?”

“...좋..”

“응.”

“좋.. 아.. 요...”

계속 빙긋 웃고 있던 강세 얼굴에 만연히 웃음이 피고 눈 꼭 감은 남수 볼에 가볍게 입맞춤.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가만히 얼굴 응시함. 조용해지자 남수도 슬며시 강세 보고. 그렇게 마주보다,

“남수야.”

“..네.”

“좋아해.”

“...”

“정말.”

그 말에 마음이 무겁게 눌림.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저 빤히 강세 눈을 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음. 대답을 기다리는 건지 그냥 보는 건지 시선이 올곧게 자기를 향하고 있음. 눈 감아 코로 심호흡하고 서서히 떠 마주 향하고.

“..저도 좋아해요.”

“...”

“...강세 형.”

강세가 미소 지으며 남수 제 가슴에 꼭 껴안고, 아.. 좋아. 진짜.. 행복하다는 듯 들뜬 목소리 냄. 남수는 가만히 강세 목에 있는 타투 올려보고. 그렇게 포옹하고 있다가,

“아, 어제 술 마셔서 속 안 좋겠다. 뭐 좀 먹을래? 먹고 싶은 거 있어?”

“...밥 먹고 싶어요.”

“밥?”

“네. 처음에 해주셨던 거.. 맛있었어요.”

“알았어. 쉬고 있어.”

강세가 남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마에 쪽. 하고는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감. 남수는 멍하니 있다가 몸 일으켜 천천히 침대 아래로 내려옴. 한 발짝 한 발짝 찌뿌듯한 허리 주먹으로 톡톡 치면서 주변 짚으며 걸어가 방문 엶.

“나왔어?”

한창 국 끓이던 강세가 인기척 느끼고 뒤돌아 물어봄.

“왜, 더 쉬지 않고.”

강세가 다정하게 권유하는데 남수가 슬쩍 미소 지으며 고개 절레절레하고 테이블에서 의자 빼 앉음.

“여기에서 기다릴래요.”

예쁘게 눈웃음 짓는 남수에 강세가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매 둥글게 말고 말없이 부스스해진 머리 정리해주고 뒤돌음. 귀 끝이 좀 붉어져있음. 더운 듯 비어 있는 손등으로 볼 한 번씩 누르고. 흐흠, 괜히 목 푼 후에 뚜껑 열어 맛보고 후 불어 뒤돌아,

“먹어볼래? 나한테는 괜찮은데.”

아래에 손으로 받침해줌. 남수가 한 입 먹고 맛있어요. 고개 끄덕이자 다행이라는 듯 웃고 밥상차림. 남수가 수저라도 올려놓으려 움직이려 하자 자기가 올려버리고. 남수가 눈 깜빡이자 아무렇지 않은 척 등 돌려 그릇에 요리 담고. 멍하니 있던 남수가 웃음이 새어나오더니 큭... 결국 소리 내고 몸 부들부들 떨며 소리 참아내며 웃음. 강세가 웃지 마라는 듯 말없이 탁 소리 나게 식탁 위에 요리 올림. 볼 조금 빨개져선 마주 앉아 밥 먹기 시작하는데 남수는 웃느라 국물 떠놓고 못 먹음. 강세는 안 들리는 척 남수 쪽은 보지도 않고 요리만 보며 입에 넣고 우물거리고, 그러다 흠흠 남수가 헛기침한 후 진정함.

“사장님 되게 무뚝뚝한 줄 알았는데 로맨티스트시네요.”

영화관에서 놀림 당한 게 생각나 괜히 한번 찔러보고 국물 마시는데

“너니까 그렇지.”

목 뒤로 넘기다가 사레들려서 쿨럭거림.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 아침.. 아점 먹으면서..? 굳어 있다가 가만히 밥만 먹어야겠다 싶어 고개 숙이는데

“너는?”

“네?”

“너도 그래?”

갑자기 차분해진 분위기에 민망해서 괜히 뒷목 한번 긁고 다른 데 보며

“..네..”

강세가 씩 웃곤

“강세라고 부르라니까.”

민망한 식사를 마치고 같이 양치하며 간단히 씻고

“형, 제 옷 다 말랐어요?”

나오면서 아직은 입에 안 붙는 형을 부르며 물어봄

“아직 아닐 걸. 왜?”

“슬슬 집에 돌아가려고요.”

“가게?”

강세가 눈 동그랗게 뜨며 물어봄. 왜 이런 반응인지 모르겠어서 고개 한번 갸웃하고

“네.”

“...왜?”

강세 목소리가 약간 낮아짐

“어.. ..제가 너무 오래 실례한 것 같아서..? 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남수가 자기 눈썹 까닥이고 고개 기울이며 답하고, 강세는 가만히 남수 보며 눈 깜빡임. 잠시 둘 사이에 정적이 생기고, 남수가 강세 시선 피해 눈 내리까는데,

“...안 가면 안 돼?”

슬쩍 강세를 보니 꽤 서운한 표정임. 강세가 손 뻗어 새끼손가락을 남수 새끼에 걸고

“너랑 있고 싶어..”

남수가 멍하니 있자 손가락에 힘줘 슬쩍 자기 쪽으로 당기고

“응?”

고개 기울임. 결국 남수가 남은 손으로 눈 가리고,

“아, 알았어요..”

강세가 씩 웃음 짓고 약간 허리 숙여 시원한 볼에 뽀뽀함. 그리고 자연스럽게 허리에 팔 두르고 기분 좋게 흐흥 웃음.

특별한 거 없이 tv 하나 켜놓고, 소파에 앉아서 서로에게 기대고 켜놓은 건 보지도 않고 남수 손으로 꼼질꼼질 놀고, 그러다 꼭 껴안고 어깨에 턱 올려 빤히 쳐다보고. 남수는 민망해서 눈 굴리다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프로그램인데 화면에만 시선 고정하고. 종일 일상의 보통 연인들처럼 시간 보냄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떤 날은 강세 집에서 출퇴근하고 어떤 날은 남수가 집에 들어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말해서 강세가 잡고.. 주말에 같이 보내면 되잖아요. 겨우 달래(?)서 집에 들어가고 회사에서 데이트하면서 보냄.

약속한대로 금요일에 사랑을 나누고 토요일 느지막하게 일어나고. 그러다 오늘이 금수 만나는 날인 게 떠올라, 아. 하면서 몸 일으킴. 왜 그래? 남수 몸 껴안고 있던 강세도 일어나고.

“저 오늘 친구 만나기로 했었는데..”

남수가 말끝 흐림

“주말 나랑 같이 보내기로 했잖아.”

“그게.. 선약이었는데.. 제가 잊어서..”

남수가 목소리 조금 낮아져서 자기 빤히 보는 강세 눈치 봄

“...다음으로 미루면 안 돼?”

투정부리듯 볼 맨 소리하는 강세에 남수가 난처하게 아... 함

“너랑 있고 싶은데.”

한 마디 더하자

“일단 연락 한 번 해볼게요..”

겨우 달래고 금수에게 문자함

[선배님, 오늘 못 만날 것 같아요..]

[왜?]

보내자마자 바로 답장이 와 순간 살짝 놀람. 뭐라 보낼까 머뭇거리다, 나강세랑 있다며 사실대로 말하고, 지금 나가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여 보냄. 강세는 그 동안에도 절대 보내고 싶지 않다는 듯 남수 허리 꼭 껴안아 어깨에 이마 비비적댐.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잠시 후에

[알았어. 시간 되면 다시 연락해.]

답장이 와 네. 보내고, 강세에게 일단 미뤘다고 말함. 그러자 강세가 반색하며 남수 쳐다보고. 남수가 대신.. 다음엔 꼭 만나야 해요. 속으로 긴장하며 조곤조곤 말함. 그러자 응. 알았어. 제대로 듣긴 한 건지 방긋 웃음.

“그럼 오늘은 데이트하자.”

눈 반짝임. 남수가 고개 끄덕이자 볼에 쪽 하고 침대에서 내려가 두 손으로 남수 당겨서 일으켜 흐흥 작게 웃으며 씻으러 감.

강세 차로 드라이브 나가서 브런치 먹고 카페에서 한적하게 대화 나누고 매일 보는데도 할 얘기가 끊이질 않고. 그러다 갑자기 영화보자고 하더니 자리도 괜찮은 데가 없어서 심야로 예매하고. 이제 뭐할까 하다가

“아로마 테라피.”

강세가 읊조림 그러다 남수가 ? 하고 보자 눈 딱 떠올리며

“우리 마사지 받자.”

남수 보며 말함. 너무 뜬금없어서 눈 깜빡이다가 예약은 했냐며 물음. 강세가 똑같이 눈 깜빡이다가 잠시만. 하더니 어디에 전화를 걸음 마사지 하는 곳인지 안녕하세요. 오늘 가려고 하는데 되는 시간 있나요? 네. 아, 네. 네, 괜찮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짧은 통화를 마침. 그리고는 눈웃음 지으며

“1시간 후에 예약했어.”

다른 의미로 대단하다.. 남수가 멍하니 보며 네.. 고개 끄덕임. 강세가 남수 허리 끌어안으며 어깨에 볼 비비며(옆자리에 앉아있었음) 흐흥, 좋다. 나른하게 웃음지음. 남수도 남은 음료 빨대로 쪽 빨아 마시며 고개 끄덕임.

“피로도 풀고, 남수 몸도 보고... 아, 나만 봐야 하는데. 그냥 가지 말까? 취소?”

나른하게 말하더니 이내 장난치는 강세에 남수가 곁눈질하며 몸 떨어뜨림. 큭큭거리며 허리에 손 푸르고 이만 슬슬 가자. 일어나 갖고 온 쟁반 챙겨 두는 곳에 쓰레기 정리한 후에 남수 어깨동무하고 다시 차에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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