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인연인가. 또 만나네?”

 

흠칫- 어제 M호텔 클럽 앞을 지키고 있던 가드가, 1포인트 지점에 있는 클럽의 문지기를 하고 있다. 아이, 씨발. 고개를 돌리며 작게 욕을 하는 소리가 정국의 귀에 들어온다.

 

“새꺄, 아무리 그래도 사람한테 대놓고 욕하기 있냐? 난 개반가워서 그러는데.”

 

“아닙니다. 안에 들어가시려고요?”

 

“어, 야, 오늘 물 좋냐?”

 

정국의 해맑은 질문에, 문지기는 어이가 없다. 미친, 형사가 클럽 물 좋냐고 묻고 앉았다고. 하, 진짜 이 새끼 또라이 맞다니까. 왜 하필 일로 왔냐고.

 

“예예, 좋습니다.”

 

“야, 니 끗발로 뭐 서비스 해줄 수 있는 거 없냐?”

 

“없습니다.”

 

“아니, 씨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 몰라? 야박한 새끼.”

 

정국이 투덜거리며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주말도 아닌 평일에, 손님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다. 정국은 인이어를 끼운 뒤, 손목에 감긴 마이크에 대고 입장했음을 알린다.

 

-여기는 넘버원, 입장 완료.

-넘버원 카피.

 

김반장의 목소리가 인이어를 타고 나왔다. 상황보고도 했겠다, 한잔 마셔볼까. 정국은 바에 가서 마티니 한잔을 주문했다. 뭐 칵테일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고. 칵테일이 나오자마자, 들고 한 모금 마신다. 캬- 잠복근무 중에 술이라니, 알고 보면 경찰도 꽤 할 만한 직업이야. 정국이 안을 휘 둘러보는 동안, 2팀의 팀원들이 모두 자리를 잡았다.

 

-여기는 둥지, 위치 잡았으면 졸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있도록. 특히 넘버원, 딴 짓 하다 걸리면, 바로 대민 업무행이다.

-넘버원, 통신 불량.

-까분다, 이 새끼.

 

헹- 참도 그러시겠다고. 정국이 담배꽁초 사건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릴 뻔한걸 막아준 사람은 김반장이었다. 갓 들어온 신입을 위해, 서장 앞에서 사표 쓰겠다며 길길이 날뛰었다고 한다. 정국은 그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이 된 걸 후회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고, 양심과 법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했다.

 

그날은 3일 동안 속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잠복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겨우 시간을 내, 근처 편의점 화장실을 빌려, 속옷을 사 갈아입고, 양치질과 세수를 했다. 피곤이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덕지덕지 달라붙어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정복을 벗고 사복을 입는 수사관이 되었다는 기쁨에 다른 건 다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담배 한 대였다. 3일 동안, 참고 참았던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차에 처박혀서, 눈이 빠져라 앞만 쳐다보고 있다가, 나온 밖은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모른다. 양치를 하고 개운한 입에 담배 한 대를 물었다. 담배 맛 죽인다고, 이 맛에 사는 거 아니겠냐고 정국은 야무지게 담배를 끝까지 빨았다. 그리고 바닥에 버렸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일이었다. 사진이 찍히는 줄도 몰랐다. 형사인줄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런 건 나중에 생각이 났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진이 초단위로 찍혀서 민원이 접수됐다.

 

씨발, 개좆같다고. 경범죄 딱지를 스스로 떼고 벌금을 납부했다. 이러면 됐지 않냐고, 조용히 묻힐 사건이 정국의 태도불량 때문에 준법의식 개선 요구로 이어졌다. 정신감정 평가를 다시 제출해야한다고 했다. 담배꽁초 하나 버렸다고, 버릴 수도 있지, 벌금 내면 되지 않냐고 따졌다고, 나쁜 놈들을 잡아 가두고,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던, 정국의 신념이 의심받았다.

 

준법의식 개선이라니? 뭔 놈의 법이 내 담배꽁초에만 그렇게 민감하냐고? 씨발, 세상 천지에 나쁜 놈들 투성인데,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3일 밤낮을 불철주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한 경찰한테 이래도 되는 거냐고, 어? 정국은 그만두겠다고 사무실을 박차고 나갔다. 씨발, 아쉬울 것도 없다. 어차피 집에서도 경찰하는 거 탐탁치 않아했고, 사설 경비업체라도 들어가면 페이도 지금의 몇 배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걔들이야 경찰 출신이라면 환장하니까.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발을 뗐는데, 정국은 경찰서 문을 나서기도 전에, 팀원들에게 잡혀 도로 끌려왔다.

 

“야, 법의 경중을 니가 왜 따져? 그럼 판사 했어야지. 니가 뭔데 법의 경중을 따지냐고, 니가 잘못한 건 잘못한 거지. 개소리 까지말고, 시말서나 한 장 써.”

 

김반장은 정국에게서 받아낸 시말서 한 장과 본인의 사직서 한 장을 보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정국의 철없는 반항은 그렇게 막을 내렸지만, 아직도 정국에게는 신념을 의심 받았다는 데서 오는 회의감을 다 떨쳐내지 못했다. 언제 칼 맞아 뒤질지도 모르는데, 고작 담배꽁초 하나에, 목숨 걸고 뛰어든 직업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뿌리깊이 자리 잡았다.

 

하- 또 생각났어. 진짜 담배 말린다. 정국은 뒷문으로 나가려다, 이미 팀원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씨발 어디 담배 피울 데 없나. 정국이 주변을 살펴보다, 2층의 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이른 시간이니, 비어있는 룸 하나쯤은 있겠지. 가드가 서있지 않은 맨 끝의 룸 앞을 어슬렁거리다가 안으로 잽싸게 들어섰다. 아오, 잘못 들어왔네. VVIP룸인 모양이다. 정국도 룸을 몇 번 들어 가봤지만, 이런 사이즈의 룸은 처음 본다. 크고 화려한 룸에는 이미 술병과 잔들도 세팅이 되어 있다. 몰라, 금방 한 대 빨고 나가면 되겠지. 저런 건 누가 처 먹는 거야. 뭐 재벌 집 아들이라도 오나. 한 병에 수백은 호가하게 생긴 양주였다. 정국은 입맛만 다시며, 다 피운 담배꽁초를 휴대용 재떨이에 집어넣었다. 어휴 씨발, 이놈의 재떨이 때문에 가오 다 죽는다고.

 

“뭐야?”

 

벌컥 문이 열렸다. 허이쒸, 정국은 나가려다 말고, 당황해 그 자리에 박힌 듯이 섰다.

 

“그때 그 형사님이시네. 여긴 어쩐 일로?”

 

“아, 아 그게.”

 

“킁킁- 뭐지? 실내흡연 어쩌고 하더니, 여기서 담배피우셨나?”

 

박이사다. 정국은 대가리에 총을 연발로 맞은 것 같다. VVIP룸에 들어온 게 박이사라서 놀랐고, 흡연하다 걸린 게 쪽팔렸다. 어우야, 오늘 진짜 재수 없는 날이구나. 그럼 그렇지, 씨발 내 주제에, 워라벨이 말이 되냐고.

 

“어떻게, 구청직원 불러드려?”

 

씩- 웃는 박이사가 왜 이렇게 꼴 보기 싫은지. 정국은 못 들은 척 하고, 룸을 나선다. 어휴 씨발 쪽팔려, 진짜. 등 뒤로 박이사의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으으- 하필이면 박이사 들어갈 룸이었냐고. 이 클럽을 박이사가 관리하는 거였나. 정국은 워커로 쾅쾅 찍으며 계단을 내려간다. 아오, 저 새끼만 만나면 되는 게 없네.

 

-넘버포, 골목에 수상한 그림자 둘 발견.

-넘버포, 카피. 넘버파이브 백업 준비해.

 

인이어를 타고 나오는 작전 명령에 정국은 걸음을 멈췄다. 범인이 클럽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 때문에 정국은 클럽 안에서만 활동을 명령 받았다.

 

-넘버포, 폴스 알람.

-넘버포, 카피. 모두 다시 위치로.

 

제이선배랑 바꿔줄 걸 그랬네. 팀원 중 가장 베테랑인 제이는 골목을 맡았다. 정국은 그리로 갈 걸 그랬다고 후회가 밀려온다. 담배 한 대 피우려고, 개쪽은 다 당하고. 어휴, 씨발. 정국은 다시 바에 가서 앉았다. 마티니를 주문하고, 잔만 만지작거린다. 괜히 술 냄새라도 나면 잔소리를 얼마나 듣겠냐고.

 

“왜 만지고만 계실까?”

 

아이씨, 언제 따라왔어. 박이사가 곁에 앉으며 묻는다.

 

“몰라서 물어? 근무 중이잖아.”

 

“요새 경찰은 참 좋아, 클럽에서 술 시켜놓고 잠복이라니. 이런 것도 경비처리 해줍니까?”

 

“그래, 해준다, 왜.”

 

박이사가 바텐더를 향해 손을 들자, 스트레이트 잔 하나가 그 앞에 놓여졌다. 진열장에서 위스키를 꺼내와 붓는 손이 빠르기도 하다. 박이사는 잔이 채워지자, 단숨에 들이켜고, 다시 잔을 손가락으로 톡 친다. 다시 잔이 채워졌다. 그리고 그 잔을 정국 쪽으로 민다.

 

“드세요. 제가 사는 겁니다. 밤낮으로 애쓰시는 경찰관님을 위해서.”

 

“됐거든. 근무 중이라 안 마신다고.”

 

“어, 그렇게 빡빡하게 안 보이시는데? 아아- 혹시 술을 잘 못하시나? 형사들은 다 말술이라던데, 애기형사라 아직 그 정돈 아니신가?”

 

“누가 애기형사야? 씨발, 이거 못 마신다고 애기 형사냐?”

 

정국이 앞에 놓인 잔을 들었다. 에이씨, 모르겠다. 뒷일은 뒤에 생각하자고, 술잔을 입에 대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다. 와, 독하네. 잔을 내려놓자, 박이사가 픽하고 웃는다.

 

“그럼 수고.”

 

박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단을 올라가는 박이사의 뒷모습을 보다, 문득 쟨 왜 내려온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술 사주겠다고 내려왔나. 깡패가 경찰이 반가울리도 없는데, 굳이 와서 술까지 사주냐고. 하, 알 수 없네, 진짜. 양주 한 잔은 생각보다 독했다. 정국은 술 냄새를 없애려고 물을 몇 병이나 마셨다.

 

-여기는 둥지, 오늘은 이만 철수한다. 전원 복귀.

 

새벽 5시가 지나서야 복귀명령이 떨어졌다. 정국은 잠복하는 내내, 박이사가 들어간 룸을 몇 번이고 올려다봤다. 그 룸에는 아무도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않았다. 혼자 마시는 건가. 정국은 쓸데없이 떠오르는 생각에 머리를 털어내고, 차에 오른다.

 

“야, 안에 물 좋디? 빵빵한 애들 있고 그래? 얘기 좀 해봐.”

 

아, 씨발. 제이선배의 말에 그제야 여자를 꼬시기로 마음먹고 들어갔던 걸, 새까맣게 까먹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담배 하나에 말려서, 완전히 잊어버렸다.

 

“아 뭘 빵빵해요. 빵빵하긴.”

 

“너 뺀찌 먹었냐?”

 

“아니거든요?”

 

“맞네, 이 새끼 꼬셔볼라다 뺀찌 먹었네. 그니까 이렇게 죽상이지. 킬킬.”

 

“아니라니까요. 이 얼굴로 뺀찌 먹겠어요? 마음먹고 꼬시면 다 넘어오지.”

 

“아이, 씨발. 잘난 얼굴이라 좋겠다 그래.”

 

제이가 정국을 향해 방탄조끼를 벗어 던진다. 어휴, 진상. 클럽 안으로 들어갔던 정국만 빼고 모두 조끼를 입었다. 그렇지만 지가 입었든, 입지 않았든, 조끼를 가져오는 것도, 반납하는 것도 모두 정국의 차지다. 총기를 제외한 비품 반납은 어느 팀이건 막내의 역할로 정해져있다. 드럽지만, 그것도 조직 생활의 일부니 어쩔 수 없다.

 

“내가 할게, 넌 들어가라.”

 

진국이 정국에게서 조끼를 빼앗듯이 가져간다. 됐어요, 제가 할게요. 정국이 됐다는데도, 진국은 끝끝내 정국에게서 조끼를 빼앗아 간다. 잠복 내내 서있냐고 힘들었을 텐데, 진국은 오히려 정국을 챙긴다. 항상 그랬다. 동기이긴 해도 두 살 차이나는 형이니, 정국은 함부로 친구 대하듯 할 수 없었고, 진국은 그런 정국에게 고마워했다. 형 대접해줄 것 없다고, 일은 똑같이 하자고 했으면서 오히려 정국보다 잔심부름은 더 많이 했다. 대들고 엇되게 행동하는 정국을 수습하는 것도 진국의 몫이었다. 대학 때는 윤기가 그러더니, 경찰이 되고 나선 진국이 그렇다. 모르긴 몰라도, 인복은 있는 모양이다.

 

 

집에 도착한 정국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상황에 웃음이 터질 뻔 했다. 골 때리네. 아- 존나 골 때려. 그렇게 보고 싶던 옆집 새끼가 정국의 집 초인종을 부술 듯이 누르다가, 정국을 보곤, 자기 집으로 들어가려고 번호 키를 마구 눌러대고 있었다.

 

“너였냐? 하, 씨발. 진짜 인연이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요.”

 

어오, 씨발. 똥 밟았다고, 완전 똥 밟았어. M호텔 클럽입구에서, 어젯밤 클럽입구에서, 그리고 오늘 연속으로 세 번이나 마주친 짭새가, 새벽 내내 집을 귀곡 산장으로 만들어놓은 옆집 또라이였다. 한 대 쥐어 패려고 나오라고 문을 두드리며, 초인종을 연타로 눌러대던 참이었다.

 

“나 찾아?”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담배 피우러 나온 겁니다.”

 

“어어, 그래? 그럼 수고.”

 

정국이 번호 키를 누르고 들어가려하자, 문지기가 닫히는 문턱에 발을 밀어 넣는다.

 

“하하- 형사님.”

 

“응?”

 

“저.. 그 소리 좀.. 제가 아침엔.. 자야하는데..”

 

문지기는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말을 이어간다. 그래, 어쩐지 늦은 새벽에만 있다 했어. 클럽에서 일하니 당연한 거 아니겠냐고. 그러니까 몇 달 동안 마주치지도 못했지. 마주치기라도 해야 한마디 할 텐데, 한번을 못 마주친다 했다고.

 

“넌 재주도 좋다? 애인이야?”

 

“뭐가 말입니까?”

 

“어? 그렇게 나와?”

 

정국이 문을 다시 닫으려 하자, 문지기가 ‘애인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며 다시 문을 잡는다. 씨발, 재주도 좋네. 애인도 아니고, 매일 여자를 바꿔가면서 떡을 쳤단 말야? 어오, 깡패새끼들 팔자가 더 좋은 건 확실하다니까. 정국은 괜히 부아가 치민다.

 

“가서 자, 꺼줄게. 너 침대 벽에서 띄워. 니 떡치는 소리에 새벽마다 깨거든?”

 

“알겠습니다. 앞으로 집에서 절대 떡 안치겠습니다.”

 

“아 뭐, 그렇게까지 할 건 없고.”

 

“아닙니다. 그럼 쉬십쇼.”

 

문지기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간다. 하, 깡패새끼가 예의도 바르네. 정국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소리에 달려가 노트북을 껐다. 와, 씨발. 나 같아도 달려오겠다고. 30초도 듣지 않았는데, 털이 비쭉 서는 것 같다. 개무섭네, 이거. 효과는 만빵이고만. 옆집이 저 새낀 줄 알았으면 스피커 산다고 돈 안 써도 되는 거였는데. 박스도 찢어버려서 환불도 못하고, 아까워 죽겠다고. 그래도 오늘부턴 새벽마다 깨지 않아도 되겠구나. 효과 드럽게 좋네. 하루 만에 끝날 걸, 몇 달을 개고생 했다고.

 

 

 

“야야- 지랄정국이.”

 

“아, 진짜!!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요. 왜요?”

 

“내가 어젯밤에 꿈이 안 좋았단 말이지. 너 베스트 입어.”

 

김반장의 말에 정국이 픽 웃는다. 아니, 뭐 꿈에서 내가 뒤지기라도 했나? 노인네들은 그런 거 참 잘 믿는단 말이야.

 

“입으라고, 조끼.”

 

“아 됐어요. 클럽 가는데 조끼를 어떻게 입어요. 옷도 이렇게 얇게 입고 왔는데.”

 

“너 몸 사려라. 뭔 일 있으면 바로 지원요청 하고, 어? 혼자 해결하려다 큰일 난다, 어?”

 

9월의 날씨는 아직도 낮엔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더웠다. 클럽 안은 땡볕이 내리쬐는 낮보다 더 덥다. 손목에 감긴 마이크 때문에 억지로 걸친 셔츠만 해도 더워죽겠다고, 그런데 방탄 조끼라니? 누가 봐도 이상한 그림이지.

 

“먼저 내립니다, 수고하십쇼.”

 

인이어를 빼 목덜미에 넣고, 정국이 클럽의 문 앞에 섰다. 역시나 옆집의 떡남이 문지기를 하고 있다.

 

“넌 이름 뭐냐?”

 

“이규태입니다. 오늘도 들어가시려고요?”

 

“어. 안에 물 좋냐?”

 

“주말이니까 괜찮죠. 어젠 하나 건지셨습니까?”

 

“아니. 너 아주 내가 편해졌다?”

 

“아, 자주 뵙다보니까. 죄송합니다. 들어가십쇼.”

 

웃긴 새끼네. 아주 지 친구처럼 맞먹고 앉았네. 정국이 클럽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는 넘버원, 입장완료.

-넘버원, 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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